도봉청년 이인철 | 에디터

여러분은 도봉구에 제로웨이스트샵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방학동문화예술거리에 위치한 안녕상점인데요. 작년부터 재활용이나 새활용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저에게는 2층에 위치한 안녕상점에 들어서면 다양한 친환경 제품과 새활용 제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워요. 마치 서점에 들어서면 느낄 수 있는 안락함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곳이 시끌벅적했어요. 악당들이 출몰했냐고요? 그럴 리가요. (웃음)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준비한 판다마켓이 열렸거든요. 판다마켓이 뭐냐고요? 지금 바로 소개해 드릴게요.


중2, 한창 친환경 좋아할 나이

중학교 2학년 친구들이 친환경마켓, <판다마켓>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착한 안녕상점은 활기가 돌았어요. 안녕상점에서 듣기 못한 데시벨(?)을 경험했거든요. 노란 문을 열고 판다마켓 행사장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었어요. 버블바, 샴푸바, 입욕제 등이 있더라고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은 한 학생이 만든 초밥 모양의 제품이었는데요. 직접 만든 친구가 "다른 제품과 다르게 개당 사이즈가 작아서 여행 갈 때 들고 가기 편해요"라고 설명해 주는데 확 끌리더라고요. 좋은 포인트를 잡아서 차별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도착한 시간은 판다마켓이 열리고 약 1시간 정도 지난 후 방문했는데 대부분 상품들이 벌써 다 팔리고 별로 없더라고요. "저희 오늘 정말 많이 팔았어요. 벌써 부자예요"라고 말하며 남은 제품은 1+1, 떨이 형태로 팔았는데요. 버블바를 하나 사니, 하나를 더 주는 일명 '사장님이 미쳤어요' 전략을 사용해서 크게 당황한 기억이 있네요. 이렇게 팔면 대체 뭐가 남냐며 더 주려던 걸 말리느라 혼났네요. (웃음)

판다마켓은 중학교 2학년 기후위기 동아리를 대상으로 진행한 환경 프로그램에 마지막이라고 해요. 수업을 하면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만들어 본 경험을 토대로 직접 판매까지 해보는 프로그램이죠. 아이들에게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냐고 했더니 "생각보다 쉬워서 놀라웠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저였으면 못했을 텐데 말이죠. 아이들은 안녕상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부터 환경 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이었다고 해요. 이른 나이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들이 참 대견했어요.


"직접 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오히려 즐겁거든요!"

처음에 아이들이 만든 제품을 보고 꽤나 놀랐어요. 애들이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예쁘고,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요. 아이들에게 디자인은 누가 했냐 물어보니, "이건 저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했어요!"라는 당연하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색상 선택부터 패키징까지 아이들의 센스에 감탄하고 말았어요. 가격표 디자인이 예뻐서 애들에게 물어보니 어제 밤새서 만들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더라고요. 경쟁하지 않고 각자의 디자인이 필요했다며 서로를 칭찬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벌써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냐는 물음에 무의식적으로 "그냥 관심을 가져야 해요."라는 대답을 들었는데요. 현장에서는 편하게 넘겨 들었는데, 이 리뷰글을 쓰는 지금 곱씹어보니 약간의 먹먹함을 전달해 주는 문장이더라고요. '그냥'이라는 단어 속에 마땅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라는 큰 생각을 심어주었어요.

친환경을 위해 포장지는 신문을 재활용했어요.

저도 아이들의 판매 실력(?)에 직접 사봤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포장지마저 신문지를 활용해서 만들었더라고요. 제가 구매한 것은 버블바, 샴푸바 그리고, 입욕제였는데요. 사용해보니 일반 제품이랑 크게 다르지도 않고 향도 좋더라고요. 

이번 판다마켓 현장을 짧게 참여하고, 아이들과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참으로 '튠베리 같은 아이들'이 도봉에도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았어요. 아이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환경에 대한 고민을, 어른인 우리에게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오네요. 벌써부터 제2회 판다마켓이 열리길 바라봅니다.

안녕상점의 현장스케치 인스타그램 게시물 👀➠➠ http://bit.ly/3Ylk6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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