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도봉에는 정말 금손이 많은가 봐요. 이번에도 금손을 만나게 됐거든요. 이번에는 정말 오래된 팀을 만나고 왔는데요. 바로, 많은 도봉의 활동가들이 사회적경제기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 목화송이 협동조합 한경아 대표님을 만났어요. 3년 전에 새로 이사한 사무실에는 아침부터 팀원들이 분주한 손길로 제품을 만드느라 바쁘더라고요. 목화송이의 제품들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도봉에 이렇게 오래된 목화송이 협동조합을 여전히 모르는 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또 코로나 이후에 목화송이는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인터뷰해 봤어요.


이거 진짜 좋던데 왜 안 만들어주지?

목화송이 협동조합의 시작은 2006년이에요. 면생리대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면생리대를 처음 접하고 만들어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해 보니 건강에도 좋고, 환경 문제도 해소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한살림 조합원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었어요. 그런데 대차게 거절당했죠. 소수의 조합원이 내는 의견을 다 들어주기 어렵다는 게 한살림의 답변이었어요. 그래서 아쉬움을 갖고 있던 때에 '워커즈 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 운동'을 알게 됐어요. 183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오랜 운동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쉽게 말하면, 각자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서 판매하는 거예요. 그래서 한살림 조합원 몇 명이 모여 면생리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도 아니었어요. 대부분이 부정적이었죠. 워커즈 콜렉티브가 뭔지도 몰랐고, 돈도 벌지 못하는데 심지어 출자금을 내라고 하니 조금 당황스러웠을 거예요. 초기에는 제작 공간도 별로 없어서 지하 공간을 매달 3만 원씩 모아서 빌렸어요. 모이는 것 자체가 일이었던 시절이죠. 면생리대를 보급할 목적으로 시작했던 팀은 어느새 사회적기업이자 마을기업이 되었어요. 당시 받았던 교육을 통해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해서 주민을 채용하고 함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죠. 현재는 총 14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지금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주는 다회용품을 제작하여 판매한 수익금 일부를 지역 사회의 환원하고 있어요.

목화송이 협동조합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는 한경아 대표.

목화송이의 길이 탄탄대로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면생리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허가가 필요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만들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식약처가 허가해 준 공간에서 정기점검과 벌레 관리 등 매우 까다로운 관리를 받아야 해요. 지금은 면생리대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수익이 나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업체에서 면생리대를 제작하고 있죠. 그래도 목화송이가 면생리대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작이었기 때문이에요. 현재는 제2의 면생리대가 될 다회용 요실금 팬티를 만들어서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어요.


코로나, 온라인을 준비하는 계기

목화송이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제품 판매를 했던 팀이에요. 그런데 모두들 힘들었던 코로나19가 오게 되면서 매출의 30%가 뚝 떨어졌어요. 쉽지 않았죠. 반나절씩 나눠서 일을 하면서 버티기를 시작했죠.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2년이나 걸렸으니까요. 가만히 있을 수만 없어서 제품을 개발했어요.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기회가 올 것을 준비했어요.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단을 사용하여 가방이나 파우치를 개발했어요. 반응이 꽤 좋아요.

외주 디자이너에게 제품 디자인을 의뢰하기에는 비싸서 주로 직접 개발해요. 직접 디자인 박람회나 섬유 박람회를 쫓아다니면서 원단 등을 구매하죠. 최근 가방, 파우치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 원단 등도 빠르게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디자인 레퍼런스를 참고하여 만들어 봐요. 목화송이가 이렇게 직접 만들 수 있는 건 사무실에 제작실이 있기 때문에 시험 삼아 만들어보고 수정하는 작업을 빠르게 해 볼 수 있다는 거죠.

목화송이 협동조합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단을 이용한 파우치와 로고.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해도 판매할 수 없다는 건 문제였어요. 오프라인으로 판매하지 못하니 급하게 온라인 홈페이지(목화송이 협동조합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게 했어요. 저희 내부에는 온라인을 담당할 전문가가 없었어요. 그래서 올초부터 전문가를 섭외해서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블로그, 인스타그램도 함께 전개하고 있어요. 다행히 최근에는 오프라인 판매도 활성화되면서 매출도 다시 오르고 있는 상태예요.

지금은 가득찬 목화송이의 일정들.


삶의 터전, 도봉

여전히 도봉이 목화송이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하는 한경아 대표.

시작이 한살림 조합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도봉을 위해 환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아요. 매출이 나면 일부를 매월 지역에 돌봄, 아동 등에게 기부하고 있어요. 도봉은 저를 포함한 직원 대부분이 도봉구민이에요. 말 그대로 삶의 터전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체로 도봉에 환원을 하고 있죠. 최근에는 한살림 쌍문 매장과 연계해서 면패드를 판매했어요. 판매에서 나오는 수수료 25%를 수해 지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저희도 한살림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에요. 선배 기업이 된 지금 후배 기업에게 어떤 걸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저희는 특별한 지원사업이 있지 않는 이상은 할인을 잘하지 않아요. 처음이랑 똑같이 환경과 관련된 튼튼한 바느질 제품을 만들어서 착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기업이고 싶으니까요. 가격에서 타협하면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게 되죠. 누군가가 저희 이름을 들었을 때 "목화송이 제품이면 좋지!"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꿈은 목화송이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에요. 아무래도 소비하는 연령층이 온라인 보다 오프라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종종 매장이 어디 있는지 문의하세요. 하지만 모든 제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 없어서 안타까워요. 다른 지역에서 팝업을 열었을 때도 외국인들이 좋아해서 다양한 지역을 알아보고 있어요. 부디 꿈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참으로 어려운 시기예요. 우리가 함께 견뎌낼 수 있길 바라요. 이익이 나면 환원하고 있으니 구민들이 이 또한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목화송이를 애용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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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목화송이 제품을 '스토어 36.5'에서 할인(20%가량)하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진흥원 지원금 덕분에 할인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지원금이 빠르게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사이트 검색창에 [ 목화송이 협동조합 ]을 검새하면 됩니다. 한 번씩 구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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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도봉에는 금손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공방부터 도봉 곳곳에서 열리는 플리마켓까지 정말 다양한 수공예품이 도봉에 있는 걸 새삼 깨달아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수공예품 마켓을 열어오면서 작가 양성 교육까지 척척 진행해 온 팀이 있다는 거 아셨나요? 오늘은 아동복 매장에서 시작해 수공예 작가 양성 교육을 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마마스드림의 김상미 대표를 만났어요.

마마스드림 공방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수공예 작품들


모든 엄마들에게 하나씩 재주가 있더라

마마스드림의 시작은 처음부터 수공예 작가를 양성하거나, 마켓을 주최하지 않았어요. 흥미롭게도 그 시작은 아동복 매장이에요. 아동복 매장을 열기 전에 김상미 대표는 경력단절여성이었어요. 결혼을 하고 경력이 단절된 흔한 경우였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처음부터 공방을 운영할 생각도 없었어요. 시작은 참 단순했어요. 김 대표가 매장에 손님으로 온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무엇을 했던 분인지가 궁금했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들 많은 재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많은 엄마들이 수공예 자격증을 보유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판을 깔아주기로 합니다. 마침 매장은 생각보다 큰 공간을 구한 탓에 구상했던 것을 채우고도 유휴공간이 있었거든요. 이 공간을 활용해서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게 돼요.

그런데 처음에는 다들 '내가 누굴 가르쳐'하는 마음에 거절을 했어요. 그래서 그들의 시작을 독려했죠. 나중이 되니 본인이 초중급 코스를 기획하며 직접 커리큘럼을 준비해 오셨어요. 수업이 진행될수록 강사의 역량 성장이 느껴질 정도로 좋은 시간들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이제 팔아야겠는데?"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매장에서 마켓을 열었죠. 처음에는 벼룩장터처럼 중고도 팔고, 전문셀러를 초대하기도 했어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더니 점차 금손들까지 함께하는 마켓으로 발전하게 됐죠. 지금 생각해 보면 '옆집 엄마'로 만났기 때문에 서로 상생이 되는 관계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서로 셀러이자 구매자가 되기도 하고 정확하지만 따뜻한 피드백을 주면서 함께 발전하는 구조를 갖추니 마켓이 잘 됐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수공예 작가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운영진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었다는 거예요. 작가분들이 요청하는 것들을 처리하기에 부담이 생기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하죠. 공방과 원데이클래스 장소로의 역할을 우선시하다 주객 전도된 아동복 매장을 방학문화예술거리(이하 방예리)로 옮겼어요. 그곳에서도 운영위원회부터 상인회를 소집하면서 많은 역할을 감당했어요. 그래도 개인사업자라는 틀에서 벗어날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옷가게를 그만두기로 해요. 방예리에서 베이커리를 하던 친구를 지금의 마마스드림 공간으로 데리고 왔어요. 공방과 베이커리가 충분히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동복 매장 때부터 시작된 마마스드림을 소개하는 김상미 대표.

저는 주강사를 하지 않아요. 언제나 멍석만 깔아줬어요. 어쩌면 도봉의 많은 작가들에게는 판을 깔아줄 사람과 공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 공간이 마마스드림이 된거죠. 마마스드림 초창기에는 다양한 것을 갖고 있고 판매할 수 있는 문화센터가 되길 바랐어요. 문화센터에서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수업을 진행하지만, 마마스드림은 판매를 위한 수업을 해요. 그래서 강사 라인업도 직접 상품을 판매하시는 분들이죠. 그래서인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빠듯한 수업 스케줄에도 모집인원이 항상 꽉 찼어요. 감사하게 모집에 어려움이 없었죠.


코로나 때 오히려 바빴어요

그렇게 18년도부터 진행했던 마켓과 교육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죠. 그러면서 외부 행사까지 진행했으니 손발이 부족했어요. 운영진끼리는 내년에 대박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20년에 코로나가 등장했습니다. 공간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 마켓을 진행하던 저희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었죠. 가만히 있을 수만 없어 평소 수강신청을 받고 있던 온라인 카페를 이용해서 2달에 한 번씩 온라인 마켓을 열었어요. 반응이 좋았어요. 구매자와 판매자가 온라인으로 거래를 하고 '마마스 라이더'라고 하는 운영진이 물품을 수집해 각 집 문고리에 걸어두는 방식으로 배달을 했어요. 

제품들을 보여주고 설명하고 있는 김상미 대표의 모습.

온라인 마켓뿐만 아니라, 집에만 있는 부모와 아이를 위해 과학 세트, 베이킹 세트, 다유기 키우기 등 다양한 키트를 개발했어요.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이때 키트를 구매한 사람들이 카페에 후기 작성해 주면서 점차 구매자가 늘어나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관공서 등에 키트를 대량으로 납품하기도 했죠. 키트를 만들면서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해 처음 영상을 편집하며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사경센터의 도움으로 21년도에는 사경센터 안에서 오프라인 마켓도 열 수 있었죠. 여전히 코로나 기간이었지만 당시 센터장님과 매니저분들의 도움으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야외에서 진행하는 마켓 특성상 정확한 유동인구 대비 매출 등과 같은 데이터를 얻을 수 없어요. 그런데 코로나 당시 입출입을 위한 QR를 통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어요. 이때 얻은 데이터는 지금도 활용할 정도로 값진 자료죠.

그래서 저희 팀은 코로나 때 더욱 바빴어요. 특히 이 기간에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는 시간이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지역 네트워킹의 힘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죠. 


없어진 마켓 공간

올해 1월 도봉사회적경제협력센터(이하 사경센터)가 없어지면서 갈 곳이 없어졌어요. 항상 마켓을 진행하던 공간이었는데 1월부터 당장 마켓을 진행할 공간이 사라지게 된 거죠. 혹자는 "한 달 정도 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쉽게 말하곤 하지만, 그럴 수 없어요. 마켓 셀러분들은 단 하루를 위해 한 달 동안 제품을 제작해요. 그런 분들에게 장소를 못 구했다고 책임감 없이 말할 수 없었어요. 감사하게 청년미래과의 도움으로 올해 2월부터 창동역에서 마켓을 진행하고 있어요. 

마켓 운영을 오래해서 많은 노하우들이 쌓였어요. 그중에 하나는 유통 제품을 금지하는 것과 마켓 품목을 제한하는 거죠. 마켓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운영진이 마켓 첫 참가여부, 매출, 품목 등을 파악해서 자리를 배치하고, 컨설팅을 진행해요. 또 셀러분들은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그래서 운영진이 마켓 안에 아동체험부스를 운영하죠. 아이들 수준이 높아 매달 다른 것을 선보여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돈을 받고 진행하는 체험이기 때문에 대충 할 수 없어요. 그만큼 높은 퀄리티의 체험부스를 기획하는데 고민하고 있어요.

예전 아동복 매장 때를 되돌아보면 저는 소박하게 도봉에서 돈을 조금 벌면서 엄마들과 친해지고 싶었어요. 그렇게 친해진 엄마들과 이야기해 보니 다들 대단한 작가였던 거죠. 지금은 '엄마들에게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그래서 최근에 더 많은 셀러 양성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최근에는 서초구와 협업할 일이 많아 그 지역을 자주 방문하면서 도봉 안에 금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수공예를 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또 저희 같은 아기 기업을 초반에 더스티치, 목화송이 등과 같은 어른 기업들이 많이 챙겨줬었어요. 최근에는 안녕상점과도 친해졌죠. 안녕상점에서 저희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어요. 다시 한번 지역 네트워크의 힘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저희도 도봉에서 다른 신생팀을 이끌어 줄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도봉의 다양한 행사에 함께하는 마마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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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도봉이 잘하는 게 하나 있어요. 바로, 문화 사업인데요. 문화도시로 도봉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을 딱 찾았어요. 바로 도봉2동 주민자치회 송기정 회장이죠. 대체 문화랑 주민자치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사실 송기정 회장은 한국문화센터 도봉지부의 대표거든요. 이보다 도봉의 문화를 고민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오늘은 송기정 회장을 만나 도봉의 문화와 주민자치가 겪는 상황과 어려운 점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어요.


문화에서의 송기정

저는 도봉에서만 27~28년 정도 거주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친구의 소개로 도봉을 알게 됐죠. 그 친구는 제게 도봉구가 굉장히 좋다고 소개해줬거든요. 막상 오게 된 그 당시 도봉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렇게 한동안 도봉에서 주부로만 살았어요. 저는 타구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했었는데 도봉 외부 활동에 대한 남편의 반대도 있었기 때문에 도봉으로 온 이후에는 활동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러던 중에 2015년 한국문화센터연합회 도봉지부가 오픈한 거죠. 그렇게 도봉에서도 문화 활동을 시작했어요.

한국문화센터가 들어오는 자리에는 언제나 풀잎문화센터가 들어와요. 그런데 도봉구에는 풀잎문화센터가 들어오지 않았죠. 저희는 그만큼 도봉에 시장이 없다고 보는 입장이죠. 그렇기에 한국문화센터가 빠지면 다음에는 다른 문화센터가 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죠. 다들 문화센터와 도봉문화활동가와의 차이에 대해서 물어보시던데, 문화센터는 전문가를 양성해요. 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전문가까지는 양성하지 않죠. 그게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문화센터를 오픈하고 혁신사업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게 남들이 말하는 지역 활동을 하게 됐죠.

도봉은 문화 사업이 특히 잘하는 편이라고 하죠. 그런데 간혹 그 부분이 저희를 어렵게 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 중에는 무료 수업들도 많았거든요. 수업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 무료를 찾아가면 저희는 어려워지는 거죠.


주민자치에서의 송기정

5년 전, 마을기획단 활동을 하게 되면서 동 단위로 들어오게 됐어요. 동네 언니들과 놀게 된 거죠(웃음). 그렇게 주민자치회 활동이 시작되었어요. 구 활동은 쿨하고 시원한 느낌이라면, 동 활동은 아기자기하고 재밌어요.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 마을을 제일 많이 배우게 되고, 마을에 대한 고민이 생겨요. 이게 저에게는 더 넓혀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제가 다른 지역에 오고 느낀 가장 큰 도봉의 장점은 도봉의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에요. 서울인데 각박하지 않죠. 산, 나무가 많은 환경 덕에 여유롭고 마음이 편안한 게 한 몫했을지 모르겠어요.

활동을 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점이 꽤 있죠. 그중에 하나가 서로의 의견을 얘기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거죠.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민과 소통하지 못하면 그건 주민자치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이라 온전한 활동가로 봐주지 않는 시선도 좀 어려워요. 누군가에게는 저는 사업자더라고요. 저를 그저 도봉구 주민으로 봐주시면 좋을 텐데 말이죠. 같은 맥락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도 일반 활동가라고 생각을 안 하세요. 활동가와 사업자의 사이인 '그 어디쯤'으로 보시죠. 


도봉에서의 송기정

도봉2동 주민자치회 1기 때 수석부회장을 거쳐 지금 2기 회장까지 맡고 있네요. 예산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서 위원 간의 호응이 좋아서 정말 기쁘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동안 이렇게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활동하면서 '참 많은 것이 달라졌구나...' 생각이 들어요. 도봉에서 이사 온 사람이니까 지역에 친구가 없었던 저에게 친구도 생긴 것도 큰 변화겠네요. 이사 온 초기에는 놀기 위해서 지역 밖으로 나가야 했거든요. 그런데 도봉 활동을 시작하고 난 후에는 지역 안에서 놀게 되더라고요. 친구가 함께 사는 지역은 참 좋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뚜렷하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말해서는 '잘 모르겠다'가 맞겠네요. 다만, 도봉에서 활동하면서 2가지가 생각나요. 하나는 사람을 배우고 알아가는 중이라는 것과, 도봉을 바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무언가에 덮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자는 생각이죠. 이제 주민자치 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음 스텝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그만두고도 위원으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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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고민했던 단체가 있어요. 참교육학부모회(이하 참학)인데요. 교육의 문제점을 겪을 아이를 위해 함께하기 시작해서 지금의 대표까지 하게 된 박현화 대표를 만나봤어요. 민선 7기와 8기의 모습이 극명하게 보이는 교육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고 해요.


평범한 주부라서 가능했던 참학 활동

2011년, 저는 지금처럼 평범한 주부였어요.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아들이 초등학교를 입학한 거죠. 뉴스로만 접했던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실제 내 아이가 겪을 것을 생각하니 불안감이 느껴지더군요. 그러다 한 책자 속에 끼여있던 참교육학부모회 교육 모집 팜플렛을 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찾아간 첫 교육에서 감동을 받았어요. 내가 듣고 생각했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참학이 정확히 어떤 곳인지 모르겠지만 같이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처음부터 크게 시작할 수 없기에 소모임 활동부터 시작했어요. 그렇게 같이 활동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 놀이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참학의 교육 철학에 공감하게 되고 더 깊은 관계로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인터뷰를 하고 있는 참교육학부모회 동북부지회 박현화 대표.

서울 곳곳에는 참학이 없는 지자체가 꽤 있어요. 그래서 저는 참학이 존재하는 도봉(*도봉에는 참학 동북부지회가 있다) 지역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참학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3년 전부터 대표로 함께하고 있어요. 여전히 한국은 혁신교육에 대한 변화는 적고, 입시 제도가 공고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교육의 작은 변화를 위해서 함께하고 있어요.


없어진 테이블

2015년에 도봉이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사업으로 분주했어요. 참학은 도봉과 노원을 오가며 다양한 혁신교육 사업에 함께했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와글와글 놀이터', 숲 체험을 위한 '땅강아지 사업', 그리고 학부모 네트워크를 통해 정책 나눔과 소통을 하고 공론장도 개최했어요. 물론 한계도 존재했어요. 작년까지 코로나로 인한 현장 학습과 네트워킹에 어려움이 있었죠. 또 참학 교육 철학에 공감하지 못하는 학부모를 설득하는 과정이 어렵더라고요. 그렇게 민선 7기가 지났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참교육학부모회 동북부지회 박현화 대표.

민선 8기에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던 혁신교육 분야도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전까지는 혁신교육을 위한 테이블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 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필수적인 회의 테이블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이게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소통이 줄어들었다는 게 체감되고 있어요. 특히 교육은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소통이 중요해요. 행사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닌 논의의 장에서 만나고 싶어요.

교육 분야에서 학부모 분과가 사라진 것과 공간 대관 문제도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작은 단위의 교육은 참학 공간에서 할 수 있지만, 더 큰 교육 또는 행사를 위해 지역 공간 대관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어요. 주민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목적대로 개방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빼앗긴 기분이 들어요.

요즘에는 공모 사업에서 아쉬운 결과만 받고 있어요. 실제 많이 줄어들기도 했고, 신청해도 떨어지기만 하고 있어요. 부족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묘한 기분이에요. 선정된 단체가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육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

도봉만이 아니라 서울시에서도 많은 정책이 나오고 있어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것과, 기초학력고사 결과를 공개하려고 하는 것 등 다양하죠. 저희는 모든 교육 문제를 소통하고 싶어요. 그동안 했던 성과를 모조리 무시하는 것 같아 참 속상합니다. 그동안 활동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일군 주민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바뀌려고 하지 말고 대화로 풀어냈으면 좋겠어요.

현재는 가만히 있을 수만 없어서 함께 모여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회복적 정의에 대한 내용을 공부해요. 미디어를 통해 학교 폭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주 등장하는 내용인데요.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학습하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듣기도 해요. 최근에 이 스터디모임에 참여하면서 교육적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시민단체에 많이 알리고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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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한 교육과 실천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보통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아이만 참여하거나, 학부모만 참여하도록 했는데요. 이 교육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가 함께 참여해요. 앞서 말씀드린 노원구의 '땅강아지 교육' 사업이 발전된 형태인데 기후위기에 대해 학습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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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도봉에서도 알아주는 전통적인 단체가 하나 있어요. 다들 눈치채셨겠죠? 무려 31년이 된 서울동북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인데요. 오래된 단체답게 현재 회원수가 대략 380여 명정도 된다고 해요. 이번 민선8기 1주년 특집 인터뷰를 위하여 민우회의 김화영 신임대표를 만나보았어요. 인터뷰 장소에 오자마자 제주도에서 온 커피를 내려주며 따뜻하게 맞이해주었어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20살 때 페미니즘에 대해서 알게 됐어요. 학교에서 여성주의 강좌를 듣게 되면서 관심이 생겼거든요. 그 뒤로 등록금 투쟁, 호주제 폐지 등의 활동을 했어요. 이를 기반으로 지역에서도 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의 생활반경은 강북이었기 때문에 2017년부터 '강북여성주의 문'에서 활동을 했어요. 강북과 도봉은 가까웠기 때문에 민우회 활동도 함께하기 시작했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서울동북여성민우회 김화영 대표.


민우회의 강점을 적극 활용한 드리블

민우회에는 성인지⋅성평등 교육활동을 하는 성장통이라는 교육팀이 있어요. 10여 년간 지역에서 활발하게 교육활동을 해왔고 몇 년 동안 교육청이나 도봉구 협치 사업을 연계하여  진행했었죠. 그런데 올해는 교육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예산이나 지원사업이 전무한 상황이에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간 해왔던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17년도부터 해왔던 중고령 여성 지원 활동, 지역 여성 관련 이슈 대응 활동 등이 축소되거나 진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힘들수록 회원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풋살 소모임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기존회원 18명과 열린풋살교실(도봉구젠더스쿨사업)에 지역주민이 많이 신청하셔서 약 30여 명이 참여하기도 했답니다. 이외에도 온라인 운동 소모임과 책모임, 풋살 모임을 기반으로 등산, 여성마라톤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우회원 활동이 활발히 이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회원 만남의 날에 사무실을 캠핑장으로 꾸며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사무실을 캠피장으로 꾸민 모습. Ⓒ서울동북여성민우회 공식 트위터

민우회의 또 다른 강점은 5개의 자치구에 걸쳐있는 10개 여성단체 네트워크가 있다는 거예요. 이를 기반으로 자치구 여성정책 분석 및 모니터링, 성평등 정책 제안과 공론장 등 2017년부터 진행해 왔던 활동 등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에요. 물론 서울시에서 진행해왔던 젠더 거버넌스 활동(자치구 정책을 성평등한 관점에서 모니터링하는 활동)이 21년도에 삭제되기도 하고 제약들이 많지만 그래도 그동안 네트워크가 연대한 힘으로 계속 가능할 거라고 믿어요.


도봉에 우리는 꼭 있어야 합니다

2022년 활동보고서 펼치多. Ⓒ서울동북여성민우회 공식 홈페이지

저희 민우회는 민선8기가 매우 체감이 되는 상태예요. 추진되고 있는 여성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민과 관이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어려운 상황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그래도 도봉구가 여성친화도시 3기로 선정되기까지 해왔던 과정들이 있기에 여성 관련 정책이나 사업들이 앞으로 활발히 진행될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져 봐야죠. 

여성가족과가 가족정책과로 명칭이 바뀌고, 여성⋅성평등이라는 이름이 정책에서 지워지고, 가뜩이나 규모가 작았던 예산들이 더 작아지고 사업들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우회는 성평등한 도봉을 만들기 위한 지역 여성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30년이 넘게 지역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단체가 많지 않고, 성평등이라는 의제로 지역의 여성단체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민우회원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민우회가 문을 닫는 것은 여성주의자이면서 민우회원인 저에게 용납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기에 대표직을 받게 된 이유 중에 하나죠. 도봉은 민우회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굉장히 클 테니까요.

활동보고서 자세히 보러 가기📊➠➠ https://dbwomen.campaignus.me/action/?idx=15091661&bmode=view 

 

[연간보고서] 2022년 활동보고서 펼치多가 나왔습니다! : 오늘의 활동 | 서울동북여성민우회 - 지

한 해 동안의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활동을 한 눈에 갈무리하는, 2022년 활동보고서가 제작됐습니다.성평등 시각으로 일상을 들여다보고, 지역 곳곳에서의 더디지만 분명한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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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여성민우회에서 제5기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 과정을 실시한다고 해요. 나의 조직/공동체에서의 성평등 실천을 상상하고, 동네 페미니스트 동료를 만들어가는 시간에 함께할 여러분을 딱 30명만 모집한다고 하니 서두르는 게 좋겠죠?

자세한 교육내용 보러 가기 📋➠➠ https://dbwomen.campaignus.me/action/?idx=14831311&bmode=view

 

[접수 6/6까지] 5기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과정 모집안내 (6/7~7/27) : 오늘의 활동 | 서울동북여성

서울동북여성민우회에서 제5기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 과정을 실시합니다.나의 조직/공동체에서의 성평등 실천을 상상하고, 동네 페미니스트 동료를 만날 수 있는 시간에 함께할 여러분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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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안방학동에 위치한 숲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어요. 가는 길에도 '대체 이런 곳에 숲이 있다고?' 하며 믿지 않았어요. 몇 번의 골목길을 꺾어 들어가니 거짓말처럼 멋스러운 주택이 한 채 나왔어요. 입구부터 많은 꽃과 작은 나무들이 만개했었죠. 여기가 숲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오늘의 주인공 숲속마을사회적협동조합의 신명수 이사장님이 안내를 따라 호호가든에 가봤어요. 이렇게 예쁜 숲을 언제부터, 그리고 왜 가꾸기 시작한 건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아왔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단순히 꽃과 나무만을 사랑하는 게 아닌, 도봉과 자연 그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6대째 살고 있는 도봉이 좋은 사람

저희 가족은 6대째 도봉에서 살고 있어요. 어느 순간, 다 큰 제가 도봉을 돌아보니 옛 고향, 옛 마을의 모습이 사라져 있더군요. 처음에는 안타까워만 했어요. 저를 일개 주민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한 친구의 권유로 17년도에 진행한 방학2동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함께하게 됐어요. 주거환경개선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주민협의체 5명을 구성해서 회의만 약 200여 번을 진행한 것 같아요. 큰 이유는 없었습니다. 마을의 옛 모습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죠. 19년도에는 옛날 도봉 마을 지도를 제작하고자 했어요. 도봉에서 가장 오래 살고 계신 어르신들을 찾아가 조각난 그들의 기억을 하나로 모아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도봉의 모습이 그대로 있어요.

제 기억에 남은 도봉은 이웃과 가까이 지내고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서로 돕고 나누는 마을이었죠. 그 모습을 지금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죠. 그래서 20년도 1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어요. 마을마다 있던 큰 느티나무에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활을 이야기하며 공유하던 정겨운 모습을 생각하며 '숲속마을'이라는 공동시설도 마련하는 작업이었죠. 수익화 사업을 위해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주민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이 제일 큰 목적인 공간입니다. 편하게 오실 수 있길 바랍니다.


자연을 사랑해서 호호가든을 만들다

저는 자연을 좋아해요. 그래서 19년도 평생 꿈이었던 집 뒤에 있는 버려진 땅(지금의 호호가든)을 구매했어요. 지금의 호호가든 땅은 이전 소유자가 골프장 건설 목적으로 구매했던 땅이에요. 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그 목적을 잃으니 버려졌죠. 버려진 땅에 사람들은 각자의 입맛대로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사람은 아무 작물을 키우기 시작했고, 쓰레기는 당연할 정도였죠. 이 척박한 땅을 동네 사람들이 아무때나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국립공원이라는 제약이 꽤 컸죠. 펜스 하나를 설치하려고 해도 험난하고 지난한 협의와 설득 과정이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도 지나더라고요. 그렇게 3년동안 호호가든을 가꾸었습니다.

호호가든의 변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좌)구매 당시, (우)구매 이후

지금은 협동조합을 설립해서 호호가든을 함께 가꾸고 있어요. 최근에는 전문 조경사 분이 함께하셔서 조경에 대해 잘 배우고 있어요. 조합원이 가든의 부분을 맡아 가꾸고 있어요. 혼자 했을 때보다 강력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는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요. 주민을 위한 공간인만큼 상시개방을 하고 싶지만 알게 모르게 훼손도 하시고, 꽃도 따가셔서 주말 오픈이 고민 되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제가 있는 주중동안 편하게 오실 수 있게 약소하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전면 개방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죠.


주민이 이해 할 수 있는 도봉이 되길 바라며

민선8기 이전에 저는 숲속마을 옥상정원 사업을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했어요. 그리고 그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겠죠. 저는 정치적 변화는 이해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죠. 다만, 정치적 변화에 따른 지역 변화에는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주민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당성이 필요합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건강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기 위해서 시민활동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특히, 저의 입장에서는 도봉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사경센터)가 생활체육회의 사무공간으로 전환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사경센터 입중기업이자 클러스터 사업의 참여자였는데, 사업 기한조차 보장 받지 못했으니까요. 이런 모습에 대해서는 공론장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상생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도봉구 소재의 기관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민사회 생태계가 무너지면 당분간, 어쩌면 계속 회복이 어려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힘을 모아야겠죠. 작은 힘이라도 활동이 유지되기 위해 크고 작은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잦은 교류를 하며 상생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체계화를 만들어야하는 어려운 과제 속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더나은도봉시민협력네트워크(이하 도봉시민넷)는 단발적 사업으로 알게 된 네트워크를 보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도봉시민넷이 그런 모습으로 운영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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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여러분은 생협을 아시나요? 저는 생협 회원이라 종종 생협에서 장을 보러 가요. 왜냐면 건강한데 실제 우리콩두부와 같은 건 가격도 싸거든요. 이런데 제가 안 가고 버틸 수 있겠나요? (웃음) 그런데, 이번에 생협 이사장님이 새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일정을 잡고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이렇게 긴밀하게 얘기한 경험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사장님 개인의 활동과 생협에 고민들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에 대해서 지금 바로 공개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 우물 밖에서 개굴개굴

저는 결혼을 하면서 서울에 정착했어요. 그 첫 시작이 공교롭게도 도봉이었을 뿐이죠. 도봉에서 출산 전까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어요. 활동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런데 출산 이후, 당시 저희 아이가 아토피였어요. 아이에게 유기농 식단을 먹이기 위해 당시 '여성민우회생협'에 가입했어요. 처음은 순전히 나의 필요로 찾았던 곳이었죠. 그런데 당시 생협 프로그램 중에 아이들과 함께 생산지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걸 경험하고 스스로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생각했어요. 그 뒤로는 생협 활동에 조금씩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생협이 갖고 있는 지역 문제가 폭넓고, 함께 모여 활동하는 모습이 저를 꿈틀거리게 만들었죠. 그렇게 당시 활동하시던 선배 활동가분들을 자주 만나면서 '활동'이란 것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방학3동 은행나루가 만들어지기 직전에 '우리 동네에도 부모들이 유모차를 끌고 올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자발적으로 추진위원회로 들어갔어요. 추진위원회 활동을 통해 목적에 맞게 은행나루(방학3동 동사무서 2층 위치) 공간이 만들어졌죠. 이뿐만 아니라, 그간 다양한 활동을 해왔어요. 청소년/아동 분과 활동, 마을 해설사 역할을 통해 마을 알리기, 심지어 조사원으로 시작했던 협치가 나중에는 협치 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하기도 했죠. 생협의 첫 활동을 시작으로 거미줄처럼 여러 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었죠.


문제를 해결하고 나누는 그런 사람

육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육아는 참 힘들어요. 그래서 공동육아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한 달에 2회 모이는 걸로 정하고 나무야나무야 공간을 대여했어요. 반찬을 모아 함께 밥을 먹는 포틀락 파티도 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도 했어요. 강의가 보고 싶다면 강사를 초청했고, 영화가 보고 싶다면 영화를 함께 봤어요.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공모사업도 진행했죠. 공모사업을 통해서 강사와 아이들을 봐줄 시터 섭외가 가능했어요. 육아 때문에 하지 못했던 하고 싶은 활동을 안으로 갖고 왔던 행복한 기억입니다.

사실 처음 공모지원사업은 신청뿐만 아니라, 사업 선정이 돼도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요. 제가 첫 공모사업을 신청하고 진행했을 때, 담당 주문관을 자주 찾아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바빴죠. 그래도 그 도움 받았던 기억이 좋았어요. 그래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지원활동가로 공모사업을 처음 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역할을 맡아 활동했어요. 남을 돕는 것이 참 뿌듯한 경험이었어요.

지금도 계속 마을과 연관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죠.


환대, 나의 활동 원천

저는 '환대'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해요. 10년 전, 제가 느꼈던 환대의 경험을 아직도 기억할 만큼 그 기억이 정말 좋았어요. 내가 받았던 이 환대의 기억이 나한테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도 환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따뜻한 기억 덕분에 제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을 이어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환대뿐만 아니라, 조직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역시 커요. 이게 다 애정이죠. 제가 속한 생활소비자협동조합(이하 생협)은 벌써 올해 34년 차인 오래된 조직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민우회의 뿌리에서 나왔어요. 10년 정도 전에 생협의 덩어리가 커져서 분리되긴 했지만요. 생협의 출발과 가치는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자연과 환경, 더불어 생산자까지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어요. 그렇기에 단순히 물품을 공급받아서 판매만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과 사회의 다양한 사건과 이슈에 참여하는 거예요.

후쿠시마 원자력 관련 캠페인과 방사능 오염수 방출에 대해서 서울광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었죠. 최근에는 횡성의 여성 농민회와 함께, 많이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토종씨앗을 지키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품종씨앗은 1년 단위로 생산하기 때문에 긴 레이스를 하고 있어요. 이렇듯 생협은 단순 유기농만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에요.


도봉에서 생협

이런 생협에 제가 새롭게 이사장이 되었어요. 현재 조직의 제일 큰 고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에 대한 생존 문제예요. 현재 많은 조합원들이 편리해진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서 떠나고 있거든요. 또, 매장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매장 관리에도 큰 고민이 따르고 있어요. 작년 매장을 하나 닫았던 슬픈 기억도 있죠. 저희가 30년이 넘은 단체임에도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생협이 조금 더 지역에서 같이 연대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지역에 있는 다른 단체들과 연대해서 같이 잘 살아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모든 단체가 어려운 상황인만큼 어려운 단체끼리 경쟁하게 되면 더 어려워지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생협과 같은 조직이 지역에 두 곳이 더 있어요.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이름만 네트워크가 아닌 진짜 상생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이 문제로 요새는 밤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특히 저희 조직에게 도봉은 특별해요. 그래서 도봉을 저희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1호 매장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공간 안쪽에서 무언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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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른 식생활 교육 강사 양성과정 15기 모집을 하고 있어요. 벌써 올해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기 강의예요. 유전자조작식품을 아이들에게 먹일 수 없다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그램이에요. 

바른 프로그램 신청하기 📋➠➠ https://forms.gle/EqcTzsHgjt5aZxDu7

2. 4월은 생협의 신입조합원 확대의 달이에요. 그래서 이벤트를 하죠. 가입비가 면제되고 유정란도 드리고 있어요. 가치 소비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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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신은옥 / 에디터

「서울 Watch」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시민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위해 일을 잘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단체들의 네트워크입니다. 10월부터 시민의정감시단을 공개모집을 하고 사전 교육을 거쳐 10월 21일부터 11월 29일까지 의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활동을 하였습니다. 모집된 시민의정감시단은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 활동을 하게 됩니다. 행정사무감사 의회방청과 회의록을 확인한 후 지표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도봉에서는 시민의정감시단으로 5명이 참여했고 각 이경숙, 이은림, 홍국표, 박석 서울시의원 활동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오늘 내용은 서울왓치 활동을 마친 도봉주민 5명 중 4명이 12월 14일 지역에서 모여 활동에 대한 소회를 나눈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 특히 이번 콘텐츠는 가감없이 최대한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고자 했습니다.


「서울 Watch」 시정감시단 활동에 참여한 동기와 기대는 무엇인가요?

신은옥(이하 신) : 올해 지방선거에서 시민사회는 「6.1 지방선거 정책연대」 활동을 통해 13개 영역 23개 의제를 시민사회 공동정책으로 정리하고 구청장 후보에게 제안, 정책협약식을 진행했다. 지방선거 이후 시민사회, 주민들의 지방정치 참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의정감시단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8월에 더나은도봉시민넷에서 「관악구 의정평가단 활동 사례 공유」 강연을 진행하고 지역에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고민하던 중 「서울Watch」에서 시민의정감시단을 공개 모집하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도봉에서 의정감시활동을 시작하기 전 사전 경험으로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영희(이하 이) : 나도 마찬가지로, 지난 8월에 더나은도봉시민넷에서 주관한 강연인 「관악구 의정평가단 활동 사례 공유」 강연에서 해당 사례를 듣고 의정감시단 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도봉에서도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제안을 받아 서울시정감시단 「서울 Watch」에 함께하게 되었다.

고은정(이하 고) :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많다. 나와 같은 서민은 특히 정치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많은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말이 안 되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이 있었다. 심지어 직접 전화를 하여 요목조목 따지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다. 구의원, 시의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고, 제대로 하고 있는지 보고 싶었고 늘 궁금했던 차에 서울시정감시단 「서울 Watch」 활동 모집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되었다.

강주혜(이하 강) : 예전에도 시민사회 안에서 의정모니터링단 활동 경험이 있다. 도봉에서도 여성의정모니터링단 활동을 동북여성민우회가 주축이 되어 예산 분석, 의회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지방선거 이후 2023년 의정모니터링 활동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서울 Watch」활동이 경험과 교육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


시정평가단 활동으로 서울시 의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나요? 그리고 시정감시단 활동에 필요성에 대한 생각이 생겼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행정감사가 이렇게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지 처음 알았다. 행정감사를 통해 시정에 대한 이해와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행정감사를 준비하는 의원의 역량과 자세도 확인할 수 있었고, 서울시 공무원과 산하 기관의 업무 내용과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서울시 의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의원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알게 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서울시 의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없다. 시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시청 공무원, 산하기관 직원들의 답변 준비가 미흡해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행정감사 모니터링만으로 시정에 대해 평가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꼭 예산 분석, 정책 수립 및 이행에 대한 분석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 위원회에서 다루는 범위가 넓어서 사전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변에 성의가 없고, 후속작업에 대한 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결과를 알수 없었다. 모든 걸 다 질의응답할 수 없으니 몇 가지만이라도 확실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정감사결과보고서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없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활동에서 어려웠던 점이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이 있나요?

  • 모니터링지표 활용에 있어서 사전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모니터링의 목표, 점수 배점에 대한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달라 객관적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지 생각됐다. 그렇기에 기준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예산 분석과 정책 이행 결과가 함께 모니터링 되어야 한다. 시정평가단 활동은 행정과 의회 활동을 동시에 평가, 분석해야 하는데 예산과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공무원과 의원의 태도, 자세에 대한 평가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 평가 결과가 시민에게 잘 공유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자료화하고 공유할 것인지 정하고 함께 알려줬으면 한다.
  • 더 많은 주민이 지방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만약 도봉구에서 해당 의정감시활동을 시작한다면, 해당 피드백을 수렴하여 모집 홍보와 사전교육,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잘 수립되었으면 한다.
  • 도봉구의회 회의가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되도록 의회에 요구해야 한다.  실시간 모니터링(혹은 편집 없는 녹화본)을 할 수 있다면 의원들의 활동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도 의회감시단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이 부분은 무조건이다. 구정은 시정보다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기 때문에 구정과 의회를 감시하는 시민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 주민의 대리권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예산 분석, 정책이행 검토, 의회 모니터링 활동이 모두 필요하고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 할수 있는 적극적 방법으로 진행되었으면 한다. 

 

도봉청년 이인철 | 에디터

저는 도봉을 자주 걸어 다녀요. 걸어 다니다 보면 도봉의 골목들이 아름다운 이유를 알게 되기도 하죠. 어느 날 방학천문화예술거리를 걷다가 작고 예쁜 공간이 나타난 걸 발견했어요. 입구에는 '지구도 방학이 필요해'라는 의미심장한 문장이 적혀 있었어요. 대체 누가, 왜 만든 공간인지 궁금하신 여러분을 위해 이 공간을 만든 '그레이티' 팀을 제가 대신 인터뷰를 해봤어요. 

 

지순 | 그레이티 팀 셋째

저희 셋은 6년 전, 도봉에서 각자 단체와 기관에서 일을 하다 만난 사이예요.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은 모두 직장이 바뀌고 원래 만났던 관계에서도 벗어났지만 '환경, 인권 그리고 동물권'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다 보니 어느샌가 저희가 소소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행하는 하나의 팀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팀이 '그레이티'예요.

그레이티는 3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첫째 희영은 동화를 쓰는 연극배우예요. 저희 팀의 특별한 콘텐츠 중 하나가 낭독극인데요. 셋이 나눈 대화가 동화 스토리가 되어 인물로 나타나 생명력을 가질 때면 정말 놀라워요. 기복이 없이 오래가는 장거리 선수인 희영 덕분에 프로젝트를 완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었어요. 저희들의 페이스메이커죠. 둘째 은희는 기획자예요. 지방필 공간의 첫 오픈을 기념해서 진행한 '캐리어마켓' 프로젝트도 은희 메모장 속 잠들어 있던 아이디어였어요. 목표를 정확하게 이해한 뒤에 그것을 수행하는 성격이라, 일하다 샛길로 빠지지 않게 잡아주죠. 특히 정리된 언어로 차분하게 의사소통을 잘해서 외부 미팅 때도 은희에게 많이 도움을 받고 있죠. 셋째인 저(지순)는 공간/시각 디자이너예요. 주로 로고, 포스터, 책자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픽 디자인과 손그림 작업을 같이 해서 스타일이 다양한 편이죠. 동물권에 관심이 많아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공존을 그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저희 그레이티는 방학천문화예술거리(이하 방예리)에 공간을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지구도방학이필요해(이하 지방필)'죠. 지방필이라는 이름을 처음 만들 때 '방학천'이라는 지명이 들어가는 이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셋이서 많은 논의를 했죠. 셋의 마음은 같았어요. 우리 셋에서 시작해 지역 주민, 더 나아가 지구를 위해 '잘 쓰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여러 이름 후보 중에 팀이 하는 일과 가장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 이름이 지금의 '지구도방학이필요해'였죠. 


그레이티가 방예리에 가면

그레이티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생활권 단위로 환경·동물권·인권에 대한 소소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마음을 가진 팀이 만든 공간이 지방필이죠. 22년 10월에 오픈했어요. 서로의 집을 오가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다가,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동안 도봉구 공간들을 기웃거렸죠. 그러다 22년 7월 방예리에 조그만 공간을 인수할 수 있었어요. 특별히 방예리를 염두했던 건 아니에요. 사무실을 알아보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공간을 얻게 됐어요. 타이밍이 잘 맞았던 거죠. 그렇게 만난 공간을 셋이 오픈 전까지 직접 페인트칠도 하고 타일도 붙이면서 공간을 조성했어요.

직접 만들어서 더 소중한 지방필이지만 사람들에게는 뭐 하는지 모르겠으나 가면 재밌는 공간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공간을 기능면으로 본다면 뚜렷하지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뚜렷하지 않고 싶어요. 우리가 재밌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프로그램 속 공간으로 담고 싶을 뿐이에요. 현재는 지방필의 정해진 운영시간은 없어요. 인스타그램(@grei__t)에 프로그램 운영일과 시간을 공지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지방필의 운영시간 확인이 가능한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grei__t/


도봉과 도봉 사이에서 느낀 것들

요새 그레이티는 참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하니, 감사하게도 주변 분들의 소개와 제안을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10월부터 바쁘고 다소 요란한 시간을 보냈죠. 처음이라 우왕좌왕 우당탕탕 실수도 많았지만 앞으로 무엇을 더 채우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쌍리단길겨울축제는 참 즐거웠는데요. 저희에게 쌍리단길축제는 각 점포들의 공간의 영업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거리 곳곳에 방문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를 연출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마침 비어있는 공간이 있으니 구청의 협조를 받아 그곳을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그중 쌍리단길의 '시작'과도 같은 곳인 노말키친이 얼마 전 혜화로 매장을 옮기면서 빈 공간이 되어 현재는 구청이 주차장 부지로 건물을 매입해 놓은 상태라 이거다 싶었죠. 역사와 같은 노말키친 간판이 남아 있는 공간을 크리스마스 포토존으로 활용했었어요. 오시는 분들마다 "여기 맛있었는데 없어져서 아쉽다" 등등 기억을 소환하는 장소가 되기도 했어요. 또 그날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거리마다 트리를 설치하기도 했는데 입구를 장식할 트리가 특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도봉 하면 양말, 양말로 트리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던 차에 '도봉양말협동조합'을 운영하시는 강대훈 이사장님께서 요즘 좀처럼 찾기 어려운 빨간 양말을 기부해주셔서 완성된 트리도 있었죠. 너그러이 전력을 공급해주신 각 점포 사장님들 덕분에 트리들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었어요.

멤버 셋 모두 도봉이 고향도 아니고, 일로 오게 된 지역이지만 도봉이라는 지역에 애정이 있어요. 도봉에서 저희가 서로를 포함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추억도 참 많아요. 방학천의 오리가족, 길 끝에 보이는 도봉산 풍경도 아름답고요! 정겨운 커뮤니티와 풍경이 오래도록 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도봉의 지속적인 함께 살이를 위해 그레이티가 건강한 고민과 프로젝트를 계속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23년에는 소비를 줄이고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다른 이와 나누는 '캐리어마켓'과 환경을 위한 발거음이자 생태낭독극장인 '오늘은 동화가 필요해'를 정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면서 그 외에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기획할 계획이 있어요. 모두들 기대해주시고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짧았을 작년 한 해 동안 그레이티 및 지방필과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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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청년 이인철 | 에디터

도봉에서 청년 공간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곳이 있죠. 바로, 무중력지대 도봉인데요. 5년 동안 도봉의 수많은 청년들이 그곳을 스쳐 지나갔을 텐데요.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무중력지대 도봉은 운영 종료를 알려서 많은 청년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오늘의 인터뷰는 그 무중력지대 도봉의 마지막 매니저이자 도봉에서 청년을 연구하는 연구활동가, 청년 김태환을 인터뷰했어요. 예전부터 도봉에서 활동을 하셨던 분이라면 이분을 모를 수 없죠. 흥미로운 내용을 가득 들고 있는 그의 인터뷰를 만나보시죠.

 

🏃김태환 | 연구활동가

저는 도봉의 바로 옆 동네인 노원에서 살고 있죠. 하지만 예전부터 활동은 도봉에서 하고 있어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청년인정에서 정책, 연구 및 여러 사업을 함께 했었어요. 지금은 무중력지대 도봉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죠.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정도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친구들은 저에게 "너는 전생에 출세하지 못한 선비였을 거 같다"며 선비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죠. 저도 이 단어에 대해서 이해하기로 했어요. 결국은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선비라고 해서 오해하시곤 하는데 저도 다른 청년들과 비슷하게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하고, 유튜브를 자주 시청해요. IT 테크, 순수과학, 게임 채널 등 다양하게 소비하죠. 예전에는 매일 마실 정도로 술을 좋아했는데 몸을 위해서 자주 안 마시게 되더라고요. 대신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따로 러닝 크루 활동은 하지 않지만 가끔 10km 마라톤을 나갈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자유, 성장 그리고, 공감

최근 활동이 좀 뜸하지만, <태이>라는 필명으로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어요. 예전에 적은 글 중 '인생 가치'에 대해 적은 글이 있어요. 초등학교를 지나가다 어느 초등학교에나 있을 법한 문구를 봤어요. 구령대 위에 적힌 그 문구 맞아요. 그 문구를 보니 어쩌면 저것이 한 인간의 가치와 닮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의 가치란 무엇일까 생각했었죠. 그래서 생각했던 저의 인생 가치 키워드가 '자유', '성장' 그리고, '공감'이었어요. 

시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저에게 두 가치는 중요하네요. 따지고 보니 알게 모르게 노력하고 있더라고요. 특히 성장에 있어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하게 경험하고 있죠. 작년에는 안 하던 짓을 하고 싶어서 갑작스럽게 국내 여행을 가기도 했어요. 평소 여행에서 액티비티를 하는 편이 아닌데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도 했죠. 제게 공감은 언제나 숙제 같은 거예요. 평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친구의 이야기라도 납득이 되지 않으면 해석이 필요하곤 해요.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공감을 하려고 하죠.

최근에는 가치를 바탕으로 진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전에는 진로 고민을 했을 때 불안함을 느꼈어요. 생계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기준을 정하니 불안하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어떤 일을 제안받거나,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제가 정한 기준에 충분히 대입하고 생각하고 나면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면서도 마음에 어려움이 없더라고요.

연구활동가 김태환의 다양한 활동 보기 👀➠➠ https://linktr.ee/axmelo


도봉과 도봉 사이에서 느낀 것들

도봉에서 저를 '깝죽거리는 애'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깝죽거렸던 애'라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이 정확하겠죠. 주로 제가 청년인정 활동을 하면서 청년 분야에 대한 주제 발제를 하면서 마이크를 많이 잡았었어요. 그 당시에 저는 도봉과 시민단체를 향한 강한 발언을 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많이 몰랐고, 어렸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에는 과거의 발언에 대해서 조금은 후회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매사의 내 생각을 확고하게 하면서,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시간에 따라 나의 생각이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더라고요.

제가 청년인정 활동을 할 당시, 도봉에는 청년 단체가 그리 많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 저는 도봉이 청년 한정으로 기회가 많이 있는 곳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답답함도 많았어요. 지속적으로 이야기 나오던 도구로만 소비되는 문제, 구체적인 제안을 돈 없이 하거나, 청년 그룹이 부족해서 협업하기 어려운 문제처럼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했듯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현장이 아닌 실무 측면에서 할 것이 많이 없던 것도 아쉽게 느껴졌어요.

지금은 청년 공간의 매니저로 도봉을 경험하면서 전에 갖지 못한 다양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집값이 싸다는 장점 말고는 청년에게 도봉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동네로 보이더라고요. 숫자로만 봐도 도봉의 청년 인구가 빠지고 있죠. 곧 소멸한다는 평가도 나오고요. 그렇기에 도봉에서 청년을 붙잡고, 정착시키려고 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거쳐가는 동네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특정 직군이 정보를 얻어가는 동네일 수도 있는 거죠.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리게

저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현재 저의 목표라고 해봤자 대학원 졸업과 돈을 차곡히 모으는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도 단순해요. 그냥 "열심히 하자!"예요. 예전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집 가훈을 조사한 적이 있어요. 아버지가 저희 집 가훈을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라고 적어주신 적이 있죠. 성인이 되고 생각해보니 참 좋은 말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꼭 필요한 사람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쉽게 들리지만 비록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부단히 노력하는 게 되는 거죠.

앞에서 말한 저의 기준이 바로,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리게 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지금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것들이 비록 큰돈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저의 기준에 알맞다면 불안하지 않아요. 따지고 보면 매번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을 해왔더라고요. 그래서 딱 저 한 문장이 저를 잘 대변해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사회의 힘 있고 불편함 없이 사는 이들보다, 불편함을 감내하며 소외된 삶을 사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해요. 그들 모두가 우리 사회의 평등한 구성원이니까요.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확성기를 대주어 잘 들리게 돕는 것. 그것이 제가 하는 일이자, 바라고 꿈꾸는 우리 사회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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