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청년 이인철 | 에디터

도봉에서 청년 공간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곳이 있죠. 바로, 무중력지대 도봉인데요. 5년 동안 도봉의 수많은 청년들이 그곳을 스쳐 지나갔을 텐데요.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무중력지대 도봉은 운영 종료를 알려서 많은 청년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오늘의 인터뷰는 그 무중력지대 도봉의 마지막 매니저이자 도봉에서 청년을 연구하는 연구활동가, 청년 김태환을 인터뷰했어요. 예전부터 도봉에서 활동을 하셨던 분이라면 이분을 모를 수 없죠. 흥미로운 내용을 가득 들고 있는 그의 인터뷰를 만나보시죠.

 

🏃김태환 | 연구활동가

저는 도봉의 바로 옆 동네인 노원에서 살고 있죠. 하지만 예전부터 활동은 도봉에서 하고 있어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청년인정에서 정책, 연구 및 여러 사업을 함께 했었어요. 지금은 무중력지대 도봉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죠.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정도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친구들은 저에게 "너는 전생에 출세하지 못한 선비였을 거 같다"며 선비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죠. 저도 이 단어에 대해서 이해하기로 했어요. 결국은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선비라고 해서 오해하시곤 하는데 저도 다른 청년들과 비슷하게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하고, 유튜브를 자주 시청해요. IT 테크, 순수과학, 게임 채널 등 다양하게 소비하죠. 예전에는 매일 마실 정도로 술을 좋아했는데 몸을 위해서 자주 안 마시게 되더라고요. 대신 달리기를 하고 있어요. 따로 러닝 크루 활동은 하지 않지만 가끔 10km 마라톤을 나갈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자유, 성장 그리고, 공감

최근 활동이 좀 뜸하지만, <태이>라는 필명으로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어요. 예전에 적은 글 중 '인생 가치'에 대해 적은 글이 있어요. 초등학교를 지나가다 어느 초등학교에나 있을 법한 문구를 봤어요. 구령대 위에 적힌 그 문구 맞아요. 그 문구를 보니 어쩌면 저것이 한 인간의 가치와 닮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의 가치란 무엇일까 생각했었죠. 그래서 생각했던 저의 인생 가치 키워드가 '자유', '성장' 그리고, '공감'이었어요. 

시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저에게 두 가치는 중요하네요. 따지고 보니 알게 모르게 노력하고 있더라고요. 특히 성장에 있어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하게 경험하고 있죠. 작년에는 안 하던 짓을 하고 싶어서 갑작스럽게 국내 여행을 가기도 했어요. 평소 여행에서 액티비티를 하는 편이 아닌데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도 했죠. 제게 공감은 언제나 숙제 같은 거예요. 평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친구의 이야기라도 납득이 되지 않으면 해석이 필요하곤 해요.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공감을 하려고 하죠.

최근에는 가치를 바탕으로 진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전에는 진로 고민을 했을 때 불안함을 느꼈어요. 생계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기준을 정하니 불안하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어떤 일을 제안받거나,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제가 정한 기준에 충분히 대입하고 생각하고 나면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면서도 마음에 어려움이 없더라고요.

연구활동가 김태환의 다양한 활동 보기 👀➠➠ https://linktr.ee/axmelo


도봉과 도봉 사이에서 느낀 것들

도봉에서 저를 '깝죽거리는 애'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깝죽거렸던 애'라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이 정확하겠죠. 주로 제가 청년인정 활동을 하면서 청년 분야에 대한 주제 발제를 하면서 마이크를 많이 잡았었어요. 그 당시에 저는 도봉과 시민단체를 향한 강한 발언을 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많이 몰랐고, 어렸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에는 과거의 발언에 대해서 조금은 후회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매사의 내 생각을 확고하게 하면서,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시간에 따라 나의 생각이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더라고요.

제가 청년인정 활동을 할 당시, 도봉에는 청년 단체가 그리 많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 저는 도봉이 청년 한정으로 기회가 많이 있는 곳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답답함도 많았어요. 지속적으로 이야기 나오던 도구로만 소비되는 문제, 구체적인 제안을 돈 없이 하거나, 청년 그룹이 부족해서 협업하기 어려운 문제처럼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했듯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현장이 아닌 실무 측면에서 할 것이 많이 없던 것도 아쉽게 느껴졌어요.

지금은 청년 공간의 매니저로 도봉을 경험하면서 전에 갖지 못한 다양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집값이 싸다는 장점 말고는 청년에게 도봉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동네로 보이더라고요. 숫자로만 봐도 도봉의 청년 인구가 빠지고 있죠. 곧 소멸한다는 평가도 나오고요. 그렇기에 도봉에서 청년을 붙잡고, 정착시키려고 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거쳐가는 동네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특정 직군이 정보를 얻어가는 동네일 수도 있는 거죠.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리게

저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현재 저의 목표라고 해봤자 대학원 졸업과 돈을 차곡히 모으는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도 단순해요. 그냥 "열심히 하자!"예요. 예전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집 가훈을 조사한 적이 있어요. 아버지가 저희 집 가훈을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라고 적어주신 적이 있죠. 성인이 되고 생각해보니 참 좋은 말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꼭 필요한 사람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쉽게 들리지만 비록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부단히 노력하는 게 되는 거죠.

앞에서 말한 저의 기준이 바로,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리게 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지금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것들이 비록 큰돈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저의 기준에 알맞다면 불안하지 않아요. 따지고 보면 매번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을 해왔더라고요. 그래서 딱 저 한 문장이 저를 잘 대변해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사회의 힘 있고 불편함 없이 사는 이들보다, 불편함을 감내하며 소외된 삶을 사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해요. 그들 모두가 우리 사회의 평등한 구성원이니까요.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확성기를 대주어 잘 들리게 돕는 것. 그것이 제가 하는 일이자, 바라고 꿈꾸는 우리 사회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에요.


카톡 더나은도봉 구독하기 💌➠➠ https://bit.ly/3PKHF6N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