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여러분은 생협을 아시나요? 저는 생협 회원이라 종종 생협에서 장을 보러 가요. 왜냐면 건강한데 실제 우리콩두부와 같은 건 가격도 싸거든요. 이런데 제가 안 가고 버틸 수 있겠나요? (웃음) 그런데, 이번에 생협 이사장님이 새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일정을 잡고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이렇게 긴밀하게 얘기한 경험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사장님 개인의 활동과 생협에 고민들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에 대해서 지금 바로 공개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 우물 밖에서 개굴개굴
저는 결혼을 하면서 서울에 정착했어요. 그 첫 시작이 공교롭게도 도봉이었을 뿐이죠. 도봉에서 출산 전까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어요. 활동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런데 출산 이후, 당시 저희 아이가 아토피였어요. 아이에게 유기농 식단을 먹이기 위해 당시 '여성민우회생협'에 가입했어요. 처음은 순전히 나의 필요로 찾았던 곳이었죠. 그런데 당시 생협 프로그램 중에 아이들과 함께 생산지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걸 경험하고 스스로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생각했어요. 그 뒤로는 생협 활동에 조금씩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생협이 갖고 있는 지역 문제가 폭넓고, 함께 모여 활동하는 모습이 저를 꿈틀거리게 만들었죠. 그렇게 당시 활동하시던 선배 활동가분들을 자주 만나면서 '활동'이란 것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방학3동 은행나루가 만들어지기 직전에 '우리 동네에도 부모들이 유모차를 끌고 올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자발적으로 추진위원회로 들어갔어요. 추진위원회 활동을 통해 목적에 맞게 은행나루(방학3동 동사무서 2층 위치) 공간이 만들어졌죠. 이뿐만 아니라, 그간 다양한 활동을 해왔어요. 청소년/아동 분과 활동, 마을 해설사 역할을 통해 마을 알리기, 심지어 조사원으로 시작했던 협치가 나중에는 협치 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하기도 했죠. 생협의 첫 활동을 시작으로 거미줄처럼 여러 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었죠.
문제를 해결하고 나누는 그런 사람
육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육아는 참 힘들어요. 그래서 공동육아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한 달에 2회 모이는 걸로 정하고 나무야나무야 공간을 대여했어요. 반찬을 모아 함께 밥을 먹는 포틀락 파티도 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도 했어요. 강의가 보고 싶다면 강사를 초청했고, 영화가 보고 싶다면 영화를 함께 봤어요.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공모사업도 진행했죠. 공모사업을 통해서 강사와 아이들을 봐줄 시터 섭외가 가능했어요. 육아 때문에 하지 못했던 하고 싶은 활동을 안으로 갖고 왔던 행복한 기억입니다.
사실 처음 공모지원사업은 신청뿐만 아니라, 사업 선정이 돼도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요. 제가 첫 공모사업을 신청하고 진행했을 때, 담당 주문관을 자주 찾아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바빴죠. 그래도 그 도움 받았던 기억이 좋았어요. 그래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지원활동가로 공모사업을 처음 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역할을 맡아 활동했어요. 남을 돕는 것이 참 뿌듯한 경험이었어요.
지금도 계속 마을과 연관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죠.
환대, 나의 활동 원천
저는 '환대'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해요. 10년 전, 제가 느꼈던 환대의 경험을 아직도 기억할 만큼 그 기억이 정말 좋았어요. 내가 받았던 이 환대의 기억이 나한테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도 환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따뜻한 기억 덕분에 제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을 이어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환대뿐만 아니라, 조직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역시 커요. 이게 다 애정이죠. 제가 속한 생활소비자협동조합(이하 생협)은 벌써 올해 34년 차인 오래된 조직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민우회의 뿌리에서 나왔어요. 10년 정도 전에 생협의 덩어리가 커져서 분리되긴 했지만요. 생협의 출발과 가치는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자연과 환경, 더불어 생산자까지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어요. 그렇기에 단순히 물품을 공급받아서 판매만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과 사회의 다양한 사건과 이슈에 참여하는 거예요.
후쿠시마 원자력 관련 캠페인과 방사능 오염수 방출에 대해서 서울광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었죠. 최근에는 횡성의 여성 농민회와 함께, 많이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토종씨앗을 지키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품종씨앗은 1년 단위로 생산하기 때문에 긴 레이스를 하고 있어요. 이렇듯 생협은 단순 유기농만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에요.
도봉에서 생협
이런 생협에 제가 새롭게 이사장이 되었어요. 현재 조직의 제일 큰 고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에 대한 생존 문제예요. 현재 많은 조합원들이 편리해진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서 떠나고 있거든요. 또, 매장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매장 관리에도 큰 고민이 따르고 있어요. 작년 매장을 하나 닫았던 슬픈 기억도 있죠. 저희가 30년이 넘은 단체임에도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생협이 조금 더 지역에서 같이 연대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지역에 있는 다른 단체들과 연대해서 같이 잘 살아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모든 단체가 어려운 상황인만큼 어려운 단체끼리 경쟁하게 되면 더 어려워지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생협과 같은 조직이 지역에 두 곳이 더 있어요.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이름만 네트워크가 아닌 진짜 상생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이 문제로 요새는 밤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특히 저희 조직에게 도봉은 특별해요. 그래서 도봉을 저희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1호 매장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공간 안쪽에서 무언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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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월은 생협의 신입조합원 확대의 달이에요. 그래서 이벤트를 하죠. 가입비가 면제되고 유정란도 드리고 있어요. 가치 소비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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