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도봉이 잘하는 게 하나 있어요. 바로, 문화 사업인데요. 문화도시로 도봉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을 딱 찾았어요. 바로 도봉2동 주민자치회 송기정 회장이죠. 대체 문화랑 주민자치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사실 송기정 회장은 한국문화센터 도봉지부의 대표거든요. 이보다 도봉의 문화를 고민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오늘은 송기정 회장을 만나 도봉의 문화와 주민자치가 겪는 상황과 어려운 점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어요.
문화에서의 송기정
저는 도봉에서만 27~28년 정도 거주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친구의 소개로 도봉을 알게 됐죠. 그 친구는 제게 도봉구가 굉장히 좋다고 소개해줬거든요. 막상 오게 된 그 당시 도봉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렇게 한동안 도봉에서 주부로만 살았어요. 저는 타구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했었는데 도봉 외부 활동에 대한 남편의 반대도 있었기 때문에 도봉으로 온 이후에는 활동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러던 중에 2015년 한국문화센터연합회 도봉지부가 오픈한 거죠. 그렇게 도봉에서도 문화 활동을 시작했어요.
한국문화센터가 들어오는 자리에는 언제나 풀잎문화센터가 들어와요. 그런데 도봉구에는 풀잎문화센터가 들어오지 않았죠. 저희는 그만큼 도봉에 시장이 없다고 보는 입장이죠. 그렇기에 한국문화센터가 빠지면 다음에는 다른 문화센터가 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죠. 다들 문화센터와 도봉문화활동가와의 차이에 대해서 물어보시던데, 문화센터는 전문가를 양성해요. 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전문가까지는 양성하지 않죠. 그게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문화센터를 오픈하고 혁신사업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게 남들이 말하는 지역 활동을 하게 됐죠.
도봉은 문화 사업이 특히 잘하는 편이라고 하죠. 그런데 간혹 그 부분이 저희를 어렵게 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 중에는 무료 수업들도 많았거든요. 수업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 무료를 찾아가면 저희는 어려워지는 거죠.
주민자치에서의 송기정
5년 전, 마을기획단 활동을 하게 되면서 동 단위로 들어오게 됐어요. 동네 언니들과 놀게 된 거죠(웃음). 그렇게 주민자치회 활동이 시작되었어요. 구 활동은 쿨하고 시원한 느낌이라면, 동 활동은 아기자기하고 재밌어요.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 마을을 제일 많이 배우게 되고, 마을에 대한 고민이 생겨요. 이게 저에게는 더 넓혀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제가 다른 지역에 오고 느낀 가장 큰 도봉의 장점은 도봉의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에요. 서울인데 각박하지 않죠. 산, 나무가 많은 환경 덕에 여유롭고 마음이 편안한 게 한 몫했을지 모르겠어요.
활동을 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점이 꽤 있죠. 그중에 하나가 서로의 의견을 얘기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거죠.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민과 소통하지 못하면 그건 주민자치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이라 온전한 활동가로 봐주지 않는 시선도 좀 어려워요. 누군가에게는 저는 사업자더라고요. 저를 그저 도봉구 주민으로 봐주시면 좋을 텐데 말이죠. 같은 맥락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도 일반 활동가라고 생각을 안 하세요. 활동가와 사업자의 사이인 '그 어디쯤'으로 보시죠.
도봉에서의 송기정
도봉2동 주민자치회 1기 때 수석부회장을 거쳐 지금 2기 회장까지 맡고 있네요. 예산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서 위원 간의 호응이 좋아서 정말 기쁘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동안 이렇게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활동하면서 '참 많은 것이 달라졌구나...' 생각이 들어요. 도봉에서 이사 온 사람이니까 지역에 친구가 없었던 저에게 친구도 생긴 것도 큰 변화겠네요. 이사 온 초기에는 놀기 위해서 지역 밖으로 나가야 했거든요. 그런데 도봉 활동을 시작하고 난 후에는 지역 안에서 놀게 되더라고요. 친구가 함께 사는 지역은 참 좋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뚜렷하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말해서는 '잘 모르겠다'가 맞겠네요. 다만, 도봉에서 활동하면서 2가지가 생각나요. 하나는 사람을 배우고 알아가는 중이라는 것과, 도봉을 바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무언가에 덮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자는 생각이죠. 이제 주민자치 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음 스텝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그만두고도 위원으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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