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청년 이인철 / 에디터

여러분은 도봉에서 활동을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저는 도봉 청년으로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의미조차 몰랐어요. 과연 활동하시는 모두가 처음부터 그랬을까 궁금하기도 했죠. 그래서 앞으로 다양한 도봉 활동가의 개인적인 스토리를 다루려고 해요.

첫 번째 주인공은 마을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 일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도봉구 주민자치회를 뒤에서 부단히 돕는 분이 있어요. 바로, 강경화 도봉구 주민자치 지원관인데요. 도봉에서 활동하게 된 이야기부터, 솔직한 도봉시민협력네트워크에 대한 생각까지 들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강경화 / 도봉구 주민자치지원관

저는 도봉에서 2012년 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었어요. 좋은 학부모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언젠가부터 제가 혁신교육활동가, 마을교육활동가, 마을활동가 등으로 불리고 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활동가가 되야겠어!'라는 마음조차 없었어요. 아이가 혁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함께 만나게 되는 학부모, 마을 사람들 그리고 도봉이 펼치는 여러 가지 교육을 배우고, 공감되었어요. 배운 것들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알게 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들을 주변에 공유하는 걸 좋아하는 제 성향과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두 저를 활동가 또는 그런 기질이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요.


도봉에서의 활동과 꿈

도봉에서 여러 해 활동하면서 많은 감정을 느꼈어요. 그래도 가장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무도 가보지 않은 주민자치회로의 전환 현장에서 똑같은 문제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태도를 가진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점이에요. 주민자치회에 대한 기우나 선입견으로 초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주민들이 나의 활동을 통해 마음을 열고, 우리가 지역에서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인정하고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어요.

반면에 어려운 점도 존재했죠. 지역에서 5~10년, 어쩌면 그 이상을 활동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이런 분들과 인연을 맺고 더 깊고, 넓게 도모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활동가로서 의미 있는 영역의 활동들이 특정 사업기간 동안에만 소비되고 사업 종료와 동시에 역할마저 끝나는 모습이 참 어려워요.

마을 학교, 마을 공동체, 주민자치 등과 같이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과 가치관들이 반짝하고 휘발되지 않는, 또 도봉이 품었던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이어져 지속되는 도봉을 꿈꿨어요. 지금도 여전히 지역 활동가들이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았으면 싶어요. 그렇기 위해 공익 활동가로서 인정받으며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씨실과 날실을 엮는 사람

앞서 말했듯 저는 혁신 교육 활동가, 마을 활동가 등을 거쳐 지금 주민자치 지원관으로 있어요. 이 일 또한 활동가의 마음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기에 활동가 기질이 뚜렷한 저에게 잘 맞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덧 10년 차가 된 저는 이 활동가라는 일이 처음부터 전문성을 가지고 시작한 일도 아니었어요. 맨 땅에 헤딩하듯 경험으로 터득한 10년이죠. 그간 다양한 영역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부대끼고, 설득하고 때로는 내가 설득당하기도 하면서 지나온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살려 서로 다른 영역의 사람, 관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을 발견하고 씨실과 날실을 엮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든든한 언덕이 되길

우리는 비로소 함께 할 때, 우리 안에서 일맥상통하게 흐르는 중인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을 지역 사회에 심고 가꿀 수 있어요. 이 가치들은 어느 한 영역에서만 필요하거나, 구현될 가치들이 아니기에 더욱 함께 네트워크를 해야 해요.

개인적으로 도봉시민협력네트워크(이하 도봉시민넷)가 보다 앞에서 활동하는(?), 보다 깨어있는 분들만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도봉시민넷은 저에게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 먼 당신 같아요. 사실 특별한 사람을 위한 외로운 네트워크이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저는 도봉시민넷이 정치적 이슈나 도봉의 현안에 대해서 시민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이 안타까워요. 어떤 신념이나 가치관을 한 가지로 지향하는 네트워크가 아닌 우리 사회, 지역의 공익적인 활동(예컨대 행사, 교육, 문화, 예술 등)을 하고자 하는 도봉의 개인, 단체가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워할 때 마음 편히 문을 두드릴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비빌 언덕 같은 존재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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