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예전에 서클이라고 하면 무서운 형, 누나, 오빠, 언니들이 모여 호시탐탐 어린 친구들 주머니를 노리던 부정적인 모습만 떠올랐는데 원래 서클이라는 뜻은 이해관계나 가치관, 취미 등을 교류하는 모임이나 동아리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그런데 방학에도 서클이 있어요. 바로, 방학서클 협동조합인데요. 총 19명의 서클원이 도봉구 특히, 방학1동을 주무대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과연 그들이 꿈꾸는 도봉은 어떤 모습일까요?

 

방학서클 협동조합원 이영숙, 채순희, 이우일 / 인터뷰이

방학서클 협동조합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시에서 시범으로 실행한 사업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방아골복지관에서 3년간 진행한 사업이었는데 이영숙 이사장과 채순희 이사는 2년 차 때, 이우일 부이사장은 3년 차 때 합류했었죠. 거기서 만난 멤버들이 함께 만든 곳이 방학서클 협동조합입니다. 처음에는 자원봉사의 성격이 짙었는데 점차 확대되면서 활동가끼리 뭉치게 된 겁니다. 현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우고, 조합원들과 함께 수익구조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우일 부이사장, 이영숙 이사장, 채순희 이사

만남, 돌봄 그리고 나눔

저희는 기본적으로 돌봄 사업을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주로 방학1동에서 50대 이상 주민들을 만나고, 돌보며 나누는 것이 저희의 주 콘텐츠입니다. 저희는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자체적인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금은 조직의 구조와 사업의 수익화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조직 내부에 대해서 고민한다고 해서 점차 주민들과의 만남 횟수가 줄어들면 활동가들도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익이 없는 현재에는 복지관 사업을 도우며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 산고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은 당연히 어렵고 어지럽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모든 처음은 힘듭니다.

 

통념상 어려운 복지

활동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활동을 하면서 체감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복지에 대한 생각입니다. 돌봄 서비스가 수익 구조화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 주민들을 만나보니 복지는 무료로 제공받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통념을 깨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게 있다고 설명드리면, 일단 달라고 많이 하십니다. 저희가 자체 사업을 수익 구조화하려는 건, 돈이 목적이 아닙니다. 자체적인 사업 전개와 콘텐츠에 대한 후속 투자를 위해서입니다. 그래야 더 큰 복지가 탄생할 테니까요. 복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결코 무료로만 제공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봉에서 활동하다 보니 많이 바빠졌습니다. 고달파졌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지인들에게는 활동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많이 참여할수록 풍성해진다고 믿습니다. 여러 복지가 지속되기 위해서 주민 조직에게 일거리가 주어지고, 그에 합당한 대가가 있어야 하는 거죠.

활동하기 전에는 지역과 마을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습니다. 우연찮게 참여한 활동이지만, 우리 동네가 조금 더 나은 동네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달라지는 게 확 와닿습니다. 저희의 움직임이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지 않을까요? 

 

어려운 것 투성이

실제 활동을 하다 보니 어려운 것이 너무 많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 통념도 문제라고 느꼈지만,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느낍니다. 현재 이용하고 있는 방아골복지관은 방학1동 어르신들이 오시기 불편하셔서 거점이 되는 다다름공작소에서 활동을 하지만, 작은 평수가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홍보에 대한 문제도 큽니다.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사업에 대해서 빠르게 알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게도 전달하기 어려운데 어르신은 더욱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도봉에서 활동하는 팀 간에 협력이 필요합니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홍보를 하고, 사이즈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습니다.

민이 주도하는 도봉

저희는 지금처럼 활동할 예정입니다. 아직 처음이니 배우면서 자신부터 바꿔가면서 활동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도봉이 될 것인가를 늘 고민합니다. 

복지 관련 예산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 대비 관에는 일손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 활동가가 생산하는 복지가 필요합니다. 관이 아닌 민의 주도적인 형태가 나와야 하는 것이죠. 민이 주도적으로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서 꼭 함께 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는 서로 자주 만날 수 있고, 정보 교류가 자유로운 네트워크를 꿈꾸고 있습니다. 꼭지는 하나지만, 각자 활동을 하느라 분산되면 정보가 교류되지 않고 막혀버립니다. 관이 각자 갖고 있는 계획을 공개하면 적재적소에 알맞은 민이 투입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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