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46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센터장 안석희)

 

바람이 꽤 부는 오후시간이다.

오늘은 실무자분들과 함께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를 찾았다.

플랫폼창동61 3층에 위치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워크숍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안석희 센터장님과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실무자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신다.

플랫폼창동61의 구조는 나에게 늘 미로와 같다. ㅎㅎㅎ

잠시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으니 센터장님께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소개해주신다.

인도에서 온 차를 비롯해 독일에서 커피대용으로 마신다는 보리차도 소개해주셨다.

다양한 차 중에 인도의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에 어울리는 차인가보다.

벌써 몸과 마음을 노곤하게 하는 마력이 느껴진다.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입구

 

 

❍ 먼저 문화예술영역에서 활동하시다가 도시재생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문화도시 도봉추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에 대해 알고 있었고,

문화기획을 통한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우연히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장이 공석이라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다.

 

❍ 도시재생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웃음)

말하자면 기존의 것을 없애고 재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건축물을 리모델링해서

기존의 것을 보존·복원하는 방식이다. 거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부흥시키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도시재개발하면 도시계획을 통한 도시공학, 건축·설계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도시재개발의 방식은 도시를 다 파헤치고 아파트와 빌딩을 세운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쫓겨나고 돈 있는 사람들이 이 새로운 도시를 차지하게 된다.

선주민은 배제되고 이주한 신 주민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형태로 현재까지 재개발이 이루어져왔다.

이제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가 환경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야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된다. 이러한 인식은 그 동안 항상 도시개발로 점철되어왔던 도시정책의 방향이 도시재생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됐다.

 

❍ 센터장님께서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노리단 활동할 당시 도시재생에 관한 여러 사례를 접했다.

예를 들면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들과 태극도(증산도) 신자들이 판잣집 800호를 지어 집단 정착하면서 형성된다.

이후 급속한 도시개발 속에서 이 달동네는 존폐의 위기에 처하지만 젊은 여행자와 예술가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존치라는 명제 하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감천동에 위치한 달동네는 감천문화마을로 변신하게 된다.

감천문화마을은 동학사상과 증산도의 교리에 영향을 받아 집을 지었다. 평등사상에 입각해 앞집이 뒷집의 시야를 가리지 않게 집을 지었다. 모두가 평등한 시야를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이다.

6·25가 발발하고 피난민들이 부산지역으로 물밀듯이 유입된다. 그러다보니 주택수요가 급증했고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산을 타고 마을이 형성됐다. 부산의 모든 산중턱에 집들이 있는 이유가 피난민들을 받아들이면서 산중턱에 판자촌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산중턱에 집들이 생성되면서 산동네를 연결하는 산복도로가 개통된다. 이것이 부산의 풍광이다.

하지만 해운대를 중심으로 정책적으로 부산의 강남을 만들기 위한 개발이 시작되면서 낮은 주택단지 사이에 높은 빌딩들이 들어섰다. 부산의 풍광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높게 쌓아올린 빌딩과 건물들은 미분양과 공실로 남고 부산시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었는데 당시 후쿠시마를 겪은 일본의 자본이 부산에 투자하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개발목적의 토건방식은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를 과열시키는 형태로 흘렀다.  그 후 문화적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왔고 있는 것들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도시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방식이 전환된다.

도시재생은 장소를 끼고 문화기획을 하게 된다. 그 공간에 어울리는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함으로써 고유의 특성을 살리고 보존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하게 된다. 부평깡통시장이나 야시장 등이 일례라고 할 수 있다.

도시재생이라고 함은 낡은 것을 싹 밀어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낡은 공간 혹은 옛 공간을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공간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지역주민의 참여와 애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마중물의 역할은 문화예술이 담당한다.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지역에 몇 개의 문화앵커시설과 공유지가 필요하다. 그 공유지에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문화기획자와 예술가 그리고 문화 활동과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에서 중요한 지점은 지역주민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참여이다.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사무실 내부(위)와 워크숍 스튜디오(아래)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는 현재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동북 4구 도시재생센터가 만들어진 전사가 있다.

2008년쯤 한신대의 정건화 교수와 동북 4구(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의 활동가들이 강북이 저개발 되고 베드타운화 되는 것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각 구의 구청장들과 함께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모임을 갖는다.

강북의 도시계획을 각 구별 단위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권 4구가 하나의 권역으로 함께 대응한다.

동북 4구는 행복4구 PLAN을 만들어 박원순 시장을 만난다.

그리고 서울 최초로 권역별 도시계획전략에 의한 창동상계 신경제지구로 발탁된다.

노원구의 차량기지와 창동의 주차장부지에 GTX와 아레나 그리고 R&D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신경제 중심지가 들어서는 노원구와 도봉구에 비해 강북구과 성북구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동북4구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의 역할은 현장을 지원하고 동시에 동북4구를 아우르는 개발을 통해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실 현장지원은 어렵지 않지만 동북4구 전체를 아우르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은 큰 과제이다.

도봉의 도시재생에 있어서 아쉬운 점은 지역주민이나 시민사회와 적절한 소통을 못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재생에 대해 들어봤지만 도시재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른다.

때문에 어떻게 도시재생에 개입하고 의견을 제시해야할지 모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재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창동에 아레나가 만들어지면 음악 산업이 유입될 것이고, 50플러스센터와 청년주거단지가 조성되면 많은 연습생들이 이곳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결이 다른 신주민들이 앞으로 창동에 유입될 것이다. 이들이 이곳에 사는 지역주민들과 어떤 식으로 소통할 것인가도 앞으로의 관심사이다.

지역 안에서 정보 불균형과 소통의 부재로 발생하는 문제들이 앞으로 더 가시화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잘 풀어 갈 것인가도 센터의 과제이다.

 

❍ 스페인 메트로폴리스-30의 경우 민관의 연합체이자 파트너로서 빌바오의 도시재생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민관이 파트너로서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판단하시는지요?

빌바오 사례의 경우 기본적으로 싸우고 협약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돼왔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협약과 숙의과정이 충분히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파트너로서 협업이 가능했다.

동북4구의 경우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기에는 경험치가 모자랐고 행복4구 플랜이 창동상계신경제지구로 현실화되면서 4구의 협력과 균형발전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다.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는 이런 파편화된 사업들을 어떻게 전체적인 거버넌스로 함께 할 것인가를 논의 중이다.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안석희 센터장

 

❍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민관 협치가 잘 이루어지려면 어떤 지점이 개선돼야할까요?

민과 관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려면 일차적으로 언어가 같고 소통이 돼야한다.

예를 들어 '성과' 라는 의미는 관의 입장에서는 '숫자' 이고 민의 입장에서는 '정보가 얼마나 잘 주민들에게 전달됐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화되었는가' 이다.

성과라는 말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것은 처음부터 언어가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비용이 발생해야한다. 함께 모여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이해관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한다.

나이브하게 같이 모여서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면 안 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만든 다음에 협상테이블을 마련해야한다.

관에서 만들어 놓은 사업에 민을 모집해서 실행하는 것은 진정한 협치가 아니다. 그저 일을 수행하는 용역에 불가하다.

진정한 협치가 이루어지려면 시민의 자발성과 시민력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이루어져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섬세한 셋업과 적절한 커팅 그리고 필요한 것을 제때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세 번째로 리더십과 팔로우 십을 통한 협력적 관계성을 통해 창조적인 파트너 십으로 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민관이 파트너로서 함께 하려면 충분한 논의와 숙의의 과정으로 가능할까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어느 때는 논의를 확 줄이고 결정으로 가야한다.

숙의는 매우 좋은 것이지만 때론 숙의를 넘어서는 판단들을 내려야한다.

그럴 때 결정에 대해 반기하면 안 된다. 물론 숙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주의적 훈련과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결정해야할 때는 리더에게 위임함으로써 리더의 선택과 결정을 수용하고 지지를 보내는 리더십과 팔로우 십을 갖추는 훈련과정도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이러한 훈련이 안 돼 있고 관료적인 지시와 수행에 익숙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으로 인해 노점 상인들과 갈등이 있었는데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돼있는 문제들에 대해 센터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규모 사업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존재하고 갈등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갈등을 잘 다루면 사업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이나 우리 같은 중간지원조직들이 적절히 개입하고 무엇보다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신뢰를 쌓아야한다, 그 신뢰가 쌓인다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센터가 중점적으로 추구하게 될 사업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센터가 중요하게 염두에 둔 것은 창동지역의 변화에 걸맞은 몇 가지 대안을 수립하고 창동의 변화에 지역주민이나 주변의 이해당사자들이 가능한 한 서로 협력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동북4구가 각 구별로 구심력을 갖고 활동함과 동시에 동북4구의 공동경험을 토대로 원심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창동·상계지구에서 일어나는 사업들이 동북4구 전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현하고 각 사업이 외화 된 형태로 모두가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창동·상계지구의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협력지원하고 동시에 동북4구가 전체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하는 것이다.

 

❍ 현재 거주민의 지역 환경뿐만 아니라 풀뿌리활동가들의 활동환경도 변화됐다. 이 변화된 환경 속에서 우리 같은 풀뿌리활동가들이 포괄적 네트워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안석희

질문하신 최인설 대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되물어봐야겠다.(웃음)

▰ 최인설

현재의 구조는 전문가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을 통해 그림을 그린 다음

두 개 정도의 안을 가지고 전체 회의를 통해 의견수렴 후 확인 작업을 거쳐 결정하는 구조이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의사를 결정하는 그룹이 지역에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단체는 아니지만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슈나 고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그룹이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안석희

말씀하신 구조는 게이트와 같은 관문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내 생각엔 지역 안에 지지해줄 수 있는 관계망이 존재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지역 안에 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관계적인 지원을 하면 좋겠다.

수많은 관계망 속에서 서로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계의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

특정사업이나 특정이해에 걸리지 않게 잘 균형을 잡았으면 한다.

현재 우리는 변화가 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 흐름을 막으려들지 말고 흐름을 같이 타고 가야한다.

때로는 방파제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막는 순간 낡아갈 수도 있다.

현재의 변화는 나쁜 변화가 아니다. 막아야할 변화가 아니다.

때론 소외된다는 느낌이 저항을 만들어낸다. 그 저항은 또 다른 외면을 낳는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선순환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한다.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힐 때는 이해관계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사람이 중심에 서고 극단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힘을 조금 뺄 수 있게 터치하는 역할을 시민협력플랫폼이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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