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15
도도봉봉(허나영 대표)
■ 도도봉봉 독립서점을 개업하게 된 동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처음 이 공간은 선배언니와 함께 작업장으로 시작했다.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선배언니와 함께 작업장을 찾고 있었다. 도봉구에 거주하는 선배언니와 내가 사는 노원구의 중간지대를 찾다보니 창동으로 오게 되었다. 그 후 선배언니가 나가고 봉봉이와 스터디를 하게 되었다. 봉봉이가 도봉구에는 아직 독립서점이 없으니 이곳에 독립서점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봉봉이의 제안으로 독립서점을 개업하게 되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독립서점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동업자인 봉봉이가 여기저기 독립서점을 데리고 다녔다. 설명을 들어보니 취지도 괜찮고 작가가 아니어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봉구가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지만 노원구와 다르게 옛날 분위기가 남아 있고 멋스러움이 있다. 이런 분위기가 참 좋다. 하지만 도봉시민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자부심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오히려 나처럼 외부에서 유입되는 젊은 사람들이 도봉지역의 재밌는 포인트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것 같다. 젊은 층이 봤을 때는 도봉은 참 재미있는 곳이다. 도봉구가 알려지면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다.
독립서점의 주인들은 서로 친하다. 한 번은 길이나 대학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길 냥이 집 만들기’를 했다. 이것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마포에 계신 독립서점 주인께서 함께 홍보를 해주셔서 마포에 계신 분들이 오셔서 함께 도와주셨다.
■ 독립출판서점과 일반서점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최근 도봉구에 '사유의 사유'가 생겼다. 이 서점도 독립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예술전문서적만을 취급하고 있다. 독립서점은 주인의 취향에 따라 책을 진열하게 되고 주인과 취향이 맞는 사람들이 서점을 찾게 된다. 남해의 봄날 같은 경우 북스테이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전국각처에서 이곳을 찾고 있다. 서점도 거대 자본을 갖은 회사가 지점을 내고 운영하거나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서점의 경우 북센이나 송인서적(현재는 부도로 인해 문을 닫음)과 같은 큰 도매상을 통해 베스트셀러나 신간서적을 일괄적으로 받아서 판매한다. 그에 반해 독립서점은 거대자본이 있는 회사나 큰 유통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서점을 말한다. 때문에 거대 서점에 비해 일부분에 국한된 서적들이 주로 진열된다. 저희 서점은 인문학이나 에세이, 문학책이 많다. 책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좋은 책을 진열해 놓는다. 좋아하는 작가나 좋아하는 책들을 골라서 진열해 놓는다.
■ 도도봉봉에서는 어떤 출판물을 취급하나요?
문학, 인문학, 가벼운 사회학 그리고 독립출판물을 취급하고 있다. 아마 도봉구 다른 서점에서는 독립출판물을 거의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독립출판물의 좋은 점은 지역에서 내가 내 것을 만들고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스스로 창조해가는 능동적 소비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자가 감상자에 머물지 않고 직접 작품을 생산하는 문예의 프로슈머(prosumer)가 되는 것이다.
■ 독립출판물의 경우 대중적인 소비가 어려워서 개인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소량으로 인쇄한다. 300부를 찍으면 백만 원 정도의 비용이 나온다. 이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또한 출판물이 안 나갈 경우 악성재고로 남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인터넷판매를 하려고 한다. 인터넷판매를 활용함으로써 타 지역에 계신 분들도 서점을 이용할 수 있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활용범위를 확장하려고 한다.
■ 도도봉봉의 재정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정부보조금 사업과 모임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사실 만 원짜리 책 한 권 팔면 순수하게 떨어지는 돈이 2,000원에서 2,500원이다. 북센과 같은 출판유통업체에서 75%를 가져간다. 나머지 20-25%가 서점에 떨어진다. 작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작품을 출판해준다는 생각에 염가로 계약을 한다. 때문에 인세를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일러스트 작가들의 경우, 최근 작가들이 표준정가제를 통해 합당한 임금체계를 만들어보자는 시도를 했지만 출판사나 관련 업체에서 이를 저지했다.
출판계도 개인이 출판을 하는 이유가 출판사에서 너무 많은 인세를 가져가다보니 직거래를 통해서 자신의 몫을 더 챙기게 되는 이유도 있다.
저희 같은 독립출판서점은 출판사나 출판유통업체가 많이 가져가는 수익구조에서 작가들이 수익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도도봉봉에서 진행하는 모임은 어떤 모임이고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거의 글쓰기모임이나 드로잉모임, 재즈 듣는 모임 등 단발성의 여러 모임이 많다. 어떤 것이든 저희 색깔과 맞는 것이면 다 해보려고 한다. 시모임, 생활만화, 쇼트쇼트 장르적 글쓰기 등이 있다.
모임은 소확행을 추구하는 젊은 친구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모임을 통해 책과 저희 도도봉봉을 알리는 홍보를 하고 있다.
■ 운영이나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저희 서점을 찾으시는 고객 때문에 힘든 일은 거의 없다. 사실 운영하는데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유통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구조의 불합리함이 크지만 변화가 어렵다. 이런 유통구조의 불합리함을 아는 사람들은 알라딘과 같은 서점을 이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출판유통업체에서 가져가는 수익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릴 적 책을 좋아해서 책방에 놀러가곤 했다. 책방을 자주가다 보니 책방 아저씨와 친해졌던 추억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책방에 대한 추억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실 작은 가게들의 역할이 분명히 있는데 소비의 편리성 때문에 작은 가게들이 사라지고 있다. 작은 가게들은 사람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소비의 편리성 때문에 가게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쌓을 수 있는 추억이나 감성, 인간관계의 기회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돈을 벌겠지만 소상공인들은 없어지고 결국 개인들은 황폐함과 피폐함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인간관계에 대한 맥락에서 볼 때 작은 가게들이 잘되어야한다.
트레바리는 이러한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와 결핍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장 뜨는 곳이다. 이곳은 돈을 받고 독서모임을 제공한다.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16만원을 지불하고 독서모임을 갖는다. 트레바리를 통해 인간관계를 맺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책을 다른 사람과 함께 읽기위해서 모임에 참여한다. 결국 사람을 만나고 인맥을 쌓기 위해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많은 젊은 층이 참여하고 있다.
■ 도도봉봉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특징이 무엇인가요.
내 것이 있고 남의 것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조차 없이 세상이 계속 바뀌다보니 옛것에 대한 동경이 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복고풍(Retro style)이다. 이전 세대에 대한 동경이 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보니 복고적인 성향이 있다. 90년대의 X세대를 동경한다거나 옛것에 주목한다. 방학동이나 쌍문동은 아직 서울의 옛 모습이 남아있어서 그런 것들을 발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일본의 동경(東京)을 좋아한다. 그곳에는 옛것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되는 것에 실증을 느낀다.
그래서 저희의 시선에서 방학동이나 쌍문동에 대한 책자를 만들고 계속 아카이빙작업을 하고 있다.
도봉구의 특징은 약간은 촌스럽고 옛것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희 서점에 오시는 손님들께 일대일로 다가가서 차도 내어드리고 오래오래 손님들과 얘기한다. 왜냐하면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정서적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 활동 중에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어떤건가요.
제일 좋은 것은 손님들이다. 손님들이 이런 거 저런 거 사와주시고, “사장님, 뭐 사왔어요” 하며 같이 먹고 얘기하면서 음식에 대한 추억도 공유한다. 이번 목요 소설 이야기(목소리) 모임에서 도봉구 맛집 기행을 만들었다. 같이 음식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먹으러 다니면서 만들었다.
손님들이 가장 큰 자산이다. 결국에는 사람인 것 같다.
진성고객이 다섯 분정도 되는 것 같다. 책을 꼭 사주시는 분이 진성고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시거나 저한테 힘이 되어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활동방향성이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책 축제를 하고 싶다. 일반서적이 아닌 독립출판서적의 책 축제를 해보고 싶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이나 퍼블리셔스 테이블이라는 유명한 독립출판서점과 함께 책 축제를 했었다. 성황리에 잘 마쳤다. 이런 책 축제를 도봉지역에서 하게 된다면 이 지역이 갖는 이미지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를 지향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지역으로 소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이런 문화를 즐기기 때문에 많은 젊은 층이 유입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필요하다. 인천에 있는 북극서점은 저희보다 작은 서점이지만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오면서 그곳의 지원을 받아 북어택 도서전시회를 개최했다. 창동에 있는 마사회에서 사회공헌차원에서 도서전시회를 위해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마사회로 인해 창동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지만 책 축제를 통해 문화지역으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도봉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열정이 많은 분들이 모인 것 같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서 기획하는 컨퍼런스의 과정이 성실히 기록되었으면 좋겠다. 각 분과 안에서 문제점을 명확히 진단하고 찾아서 그 해의 의제로 삼고 그 후 평가를 통해 해결된 의제와 해결되지 않은 의제를 구분하는 지점이 있어야할 것 같다. 해결되지 않은 의제는 공동의제로 삼아 해결해가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마음 맞는 분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그 부분들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하게 먹고 노는 자리가 필요한 것 같다. 풀어놓고 놀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친해져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서로서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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