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신은옥 / 에디터

지난 2월 22일,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시급 400원 인상과 휴식공간 마련 등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페미니스트연대’ 소속 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지난해 3월, 폭등하는 물가에 맞춰 2022년도 시급 400원을 인상해 달라며 시작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싸움은 원청인 학교의 합의 거부로 결국 해를 넘어 이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김건희 총장 사무실에 농성장을 차리고 매일 선전전과 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열악한 상황 속에서 100여일 넘게 농성 중입니다. 오늘은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시급 인상 거부와 손해배상 협박까지..

청소 노조가 있는 서울지역 13개 대학 중 아직 2022년도 임금 합의를 짓지 못한 곳은 덕성여대가 유일합니다. 13곳 사업장이 집단교섭을 맺는 방식이기 때문에 나머지 12개 학교 청소노동자들도 덕성여대가 합의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학생들의 등교시간보다 이른,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하여 평균 1명당 한 건물의 1개 층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1개 층에는 대개 강의실 10개 이상, 화장실이 3~4개, 각 화장실마다 변기가 수십 칸씩 있습니다. 

하지만, 덕성여대 측은 청소노동자의 시급이 2022년 기준 9,390원으로 최저임금인 9,160원보다 230원 높다는 이유로, 시급 400원 인상 요구를 묵살하고 있습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 대부분 10년 이상 숙련 노동자들입니다. 그러나 간접고용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인 탓에 근속연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용역 업체가 빈번하게 바뀌기 때문에 퇴직금을 계산할 때도 이전 근무지가 아닌 최종적으로 속한 용역업체에서 일한 기간만 경력으로 인정되는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2년도에 9일 동안 파업을 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의 월급이 적게는 60만 원부터 많게는 100만 원씩 삭감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측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덕성여대 재학생, “학생을 볼모로 하는 하청 파업 반대한다"

점차 싸움이 길어지자 덕성여대에는 청소노동자 투쟁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학내 게시판에 게시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김건희 총장은 본교 홈페이지에 ‘청소노동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고, 학교 예산은 학생 교육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며 학생과 청소노동자를 노골적으로 갈라치고 있습니다.

올 2월, 학위 졸업식 때 청소노동자들은 장미꽃 110송이를 손수 포장하여 졸업생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우리의 투쟁을 기억해 주세요!’라는 피켓을 든 노동자에게 한 졸업생이 다가와 ‘그동안 감사했다. 깨끗하게 청소해 주셔서 잘 공부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그 말에 현장에 있던 청소노동자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3.8 세계여성의 날 : 여성 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발족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1만 5천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은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시위에서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라고 외쳤는데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합니다. 

오는 3월 8일은 제115회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15년이 흘렀지만 오늘 여성의 ‘노동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은 남성의 68.9% 수준이며 최저임금 미만 여성노동자 비율을 21.1%나 됩니다. 이번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3.8 여성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후퇴해도 우리는 앞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동행할 결심 함께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바로 접속 가능합니다.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참여하기 💜➠➠ https://bit.ly/38여성파업_2023 


카톡 더나은도봉 구독하기 💌➠➠ https://bit.ly/3PKHF6N

활동가 오경희 / 에디터

2008년 도봉 여성희망학교로 시작한 동북시민학교는 올해로 13년째 진행되고 있어요. 도봉에 유일한 대학교인 덕성여자대학과 도봉시민회가 상호교류하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 다양한 소모임을 진행하며 관심을 가지고 지역 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과 실천이 가능한 활동가 양성을 목표로 시작되었어요.


소빙기, 그것이 알고 싶다

그간 13년 째 동북시민학교가 진행되면서 순탄하지만 않았어요. 2019년, 소모임으로 환경 교육과 동시에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무수골에 무슨 일이?'라는 동화책을 발간하는 작업을 하며 기후,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실천 과제를 토대로 활동을 하였는데요.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2년간 중단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동북시민학교는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빠르게 제 모습을 갖췄어요. 2022년 7월부터 '기후환경, 인문학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거든요.

특히, 8월 16일 덕성여대 최주희 교수님이 진행한'역사 속 환경 이야기'는 조선신대의 기후 위기라고 생각되었던 17세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의 이야기 즉, 소빙기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어요. 소빙기는 지구의 평균 기온보다 기온이 낮은 시기로 기온, 강수가 불규칙하여 홍수와 가뭄 등의 재해가 빈발했던 시기를 말하는데요. 평소 공룡의 멸종만을 생각했던 대빙기 만을 떠올랐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이뿐만 아니라, 소빙기의 원인부터 소빙기 시기의 정부의 대응, 직접적으로 와닿았던 민간에서의 대응도 알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변국인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의 기후위기와 기근에 대한 강의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제 우리도 고민을 할 때

과거 조선시대의 경신대기근은 온도가 낮아지면서 일어났다면, 현재 지구의 온도는 1도 올라간 상황이죠. 1도의 변화가 가져온 나비효과를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고, 실감하게 되는 강의예요. 그리고, 현직 교수님들이 전하시는 만큼 최신 자료, 뉴스와 같은 시의성 있는 내용도 함께 접할 수 있어요.

이번 여름은 역대급으로 비가 많이 내렸죠. 굳건하게 느껴졌던 강남이 무너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어요. 이대로 기온이 더 올라간다면 또 어떤 재앙이 발생할지 두렵네요. 코로나의 재유행, 폭우 등 사상 초유의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정부와 민간 그리고 개인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모두 고민해보게 하는 강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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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시민학교가 추가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하네요. 평소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거나, 오늘 제 글을 통해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수강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심지어, 할인도 된다고 하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동북시민학교 추가 신청하러 가기 🏞➠➠ https://bit.ly/3QKq0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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