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55

 

도봉문화원

(최영근 사무국장)

 

가을햇살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9월이다.

도봉구에 문화와 관련된 기관이 꽤 있다는 것을 알지만

도봉문화원이 구민회관에 있는 줄 이제야 알았다. ㅎㅎㅎ

가끔 구민회관에 교육이나 행사가 있어서 방문했지만

이곳에 문화원이 있는 줄 몰랐다.

 

오늘은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신

도봉문화원 사무국장님을 만나러 간다.

도봉문화재단과는 어떤 결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여전히 코로나 방역이 철저한 시국이다.

방역절차를 마치고 안내원의 안내지시에 따라

도봉문화원 건물로 향했다.

 

좀 일찍 도착한 터라

문화원에 진열된 게시물을 둘러보고 있었다.

낯선 분이 다가오신다.

 

“어떻게 오셨나요?”

“오늘 최영근 선생님과 인터뷰 일정이 있습니다.”

“아 일찍 오셨군요.”

나는 직원 분의 안내를 받고 사무실 탁자에 앉았다.

▲ 대동여지전도(왼쪽) 도봉문화원 입구(오른쪽)

 

❍ 도봉문화원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과 도봉문화원의 설립배경이 궁금합니다.

도봉문화원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얼떨결에 하게 됐다.(웃음)

나는 언론 쪽에서 일을 했다.

20여 년 전 문화원에서 1년 정도 함께 일을 해달라고 제안이 왔다.

당시 문화원은 열악한 상황이었고 보수 없이 일하기도 했다.

1년을 일해 보니 문화원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우연히 문화원에 발을 들이게 됐고 활동하다보니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문화원과 불란서문화원은 알아도 대한민국의 지방문화원은 잘 모른다. 심지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미문화원이 자국의 우수한 문화를 알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처럼 도봉문화원은 도봉의 우수한 문화를 알리기 위하여 설립됐다.

다시 말해 도봉의 고유문화를 발굴하고 현대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지자체에 문화원이 설립되기 시작한지는 70년 이상이 된다.

1947년도부터 설립되기 시작했다. 지방의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설립됐다.

1950년대 미국 공보원 산하 공보관들이 중심이 되어 문화원을 설립하다 보니

정부의 홍보역할을 하는 창구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정책도 문화원을 통해 홍보하곤 했다.

때문에 관변단체 혹은 직능단체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하지만 당시 행정에서는 지방문화원 지원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었다.

70여년의 역사를 거슬러 보면 관례적인 예산 지원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문화원에 대한 지원은 매우 미미하고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 지방문화원과 지역문화재단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역문화재단의 설립근거를 마련한다.

지자체장이 지역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할 수 있고 지역문화기관으로써 역할을 한다.

 

반면 지방문화원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지역의 뜻있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지역민들이 모여서

만든 공공법인으로 법정법인의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지방문화원은 지역의 특수성과 다양성으로 지역문화를 발굴하여 활용하고 있다.

❍ 도봉문화원과 도봉문화재단의 활동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도봉문화원은 도봉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도봉학연구소도 활발히 운영 중이고 지역문화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또 지역의 인물을 중심으로 축제를 개최한다.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다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일반주민들이 봤을 때는 문화재단이나 문화원에서 하는 사업이나 행사를 하나의 행사로 볼 것이다.

문화라는 단어 안에 문화원과 문화재단이 통으로 보일 것이다.

때문에 문화재단과 문화원의 역할을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단이나 문화원이 각각의 제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향유는 훨씬 풍부해질 것이다.

문화원은 도봉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연구하고 발굴하면서 도봉문화를 알린다.

반면 문화재단은 예술지원정책을 바탕으로 곳곳의 문화예술가들을 지원하고

도시재생을 통한 낙후된 공간을 새롭게 재구성해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부흥시킨다.

이렇게 각자의 차별화된 역할을 하다보면 도봉의 문화는 훨씬 더 풍성해질 것이다.

 

▲ 도봉문화원 최영근 사무국장

 

❍ 말씀하신대로 지역주민들이 중복된 행사와 축제를 한다고 종종 말한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중복된 사업을 하게 되면 지역주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때문에 각 단체나 기관마다 특성을 잘 살려서 사업을 하면 된다.

다시말해 각 기관과 문화단체들은 설립 목적에 맞게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

‘~다운 사업을 하면 된다.’ 문화원은 문화원 다운 사업을 하고 문화재단은 문화재단다운 사업을 하고

구청의 문화관련 담당부서는 담당역할을 하면 된다.

 

각자 제 역할을 잘할 때 지역문화가 성장하고 슬기로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

트렌드를 쫓거나 잘되는 사업을 쫓아서 한다면 결국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중복된 결과만 낼 뿐이다.

 

청소년을 위해 운영되는 기관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니어를 위한 기관에서는 시니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된다.

각자 대상에 맞는 기관의 역할을 하면서 상호 교류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관에서 사업하는 것과 교류는 별개의 차원이다.

교류를 통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시민협력플랫폼처럼 각 기관이나 단체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각각의 상황과 현실에 맞게 공동 작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상호소통하면서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 가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전문성을 높여야한다.

 

❍ 도봉문화원의 초창기 활동은 주로 어느 부분에 주력했나요?

우선 전통문화를 계승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초장기 도봉문화원에는 어르신들이나 지역의 유지 분들에 출입이 많았다.

대부분의 연령층이 고령이었고 국악인과 문인들이 많이 왕래하셨다.

당시 나는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젊은 층을 문화원으로 유입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초등생 대상의 지역답사부터 교사연수까지 이와 관련된 내용의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맡아서 운영했다.

그리고 국악강좌를 통해 교육생이 강사로 양성되고 현재는 교육생이 지역의 강사로 활동 중이다.

 

도봉구와 강북구가 분구되기 전에는 현재의 강북구 의회(당시 새마을회관)에 문화원이 소재했다.

1996년 분구되면서 강북에서 현재 도봉 구민회관 이곳 건물 2층으로 옮겼다. 현재는 3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 강좌는 100여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학을 중심으로 지역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문적 체계를 구축하려한다.

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지역의 콘텐츠를 개발하려면 지역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지역학이란 개념을 도입해 학문적으로 지역의 역사자료를 구축해 놓으려한다.

 

❍ 도봉구에 함석헌기념관, 김수영문학관, 간송옛집 등이 잘 알려져 있는데 그에 관한 연구가 별도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나요?

인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지만 현재 집중적으로 하는 연구는 경흥로의 함흥차사길이다.

함흥차사 길은 동대문에서 시작해서 북한 함흥 서수라 까지 연결되는 도로이다. 그 도로가 도봉로 바로 옆길이다.

 

경흥로는 조선시대 6대로중 2대로이며 도봉옛길은 경흥로의 도봉구 구간을 의미한다.

현재 도봉옛길의 관광 프로젝트를 실행 중에 있으며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 도봉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탁본

 

❍ 이런 역사적인 자료나 행사는 어떻게 홍보가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보는 도봉구 공공채널을 이용하고 있다.

이제 막 도봉옛길에 대한 네이밍 작업을 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흥로를 함흥차사길로 알고 있기 때문에 길 표시 작업부터 하려고 한다.

그리고 경흥로가 도봉옛길이라는 길 표시 작업도 현재 준비 중에 있다.

아직은 답보상태지만 하반기 도봉옛길에 대한 세미나와 학술회의 그리고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계획 중에 있다.

 

❍ 문화원에서 활동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어려우신지 궁금합니다.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재정과 문화원에 대한 인식부분이다.

우선 재정은 인건비 등 고정경비에 대한 지원체계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많은 한계를 느낀다.

법과 제도적으로 지방문화원에 대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문화원에 대한 정부의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문화원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시민단체가 아닌 사회단체이다.

그러다보니 관에는 우리를 민으로 보고 민에서는 우리를 관으로 본다.

이런 반민반관에 대한 인식 때문에 우리의 포지션이나 입장을 표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민원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공무원과 똑같이 민원제기를 받는다.

주민들은 우리를 행정기관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이나 대책마련을 공무원처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공무원에 준하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민들의 불평과 욕설을 고스란히 받기만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어려운 점이 있다.

세 번째로 문화예술은 지원을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한다.

충분히 지원하고 어디에 썼는지 확실히 감시하되,

자율성과 독립성을 충분히 부여하고 책임성을 강조하면 된다.

▲ 도봉서원도(왼쪽)/ 도봉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탁본(오른쪽)

 

❍ 선생님께서 도봉문화원에 오래도록 머물게 되는 의미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라는 데가 없어서 머물고 있다.(웃음)

처음에 이 일이 재미있어서 시작했다.

그리고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그런 소소함 때문에 머물게 됐던 것 같다.

돈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곳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웃음)

 

❍ 지역에 있는 시민영역의 단체나 기관에서 변화돼야할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현재 시민영역에 몸담고 있는 분들의 자생력과 관련된 단초가 필요한 것 같다.

그 분들의 능력이 강화돼야한다. 외부의 힘을 빌려서 운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시민영역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열띤 토론을 통해 논쟁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취할 것은 취하고 감내할 것은

감내하면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시민단체 본연의 모습이 아닌가? 그것이 시민단체의 매력이 아닌가?

 

❍ 시민영역이 예전에는 하나의 가치로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었는데 현재는 통일할 수 있는 힘이 부재한 것 같다.

시민단체의 목적이 무엇인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왜 이일을 하는지 망각하고 의미를 찾지 못하면 움직이기 어렵다.

목적이 뚜렷하고 가치가 명확해진다면 함께 움직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소통의 부재로 발생되는 많은 문제가 있다.

토론을 통해 이어가든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소통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 감사장 및 상장

 

❍ 시민사회영역에서 부딪히는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안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나도 잘 모른다.(웃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실행했으면 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원칙을 잘 지키며 활동하면 좋겠다.

나는 제 3자로서 사이드에서 바라보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잘 협의하고 원칙을 정해서 실행하면 좋을 것 같다.

어떤 문제든 대화와 소통을 통해 그 간극을 좁혀하는 과정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기대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이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시민협력플랫폼은 시민(력)을 모이게 하고 경우에 따라선 시민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거나 시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장(場)이자 정보의 플랫폼일 것이라 추측한다.

 

바라는 바는 각 시민영역에서 경험하는 문제점을 잘 해결하고 시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 좋겠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를 통해 공공의 선을 지향하면 좋겠다.

시민영역을 제 3영역이라고 하는 이유가 그만큼 시민영역이 중요하고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지와 격려를 통해 시민들이 각각의 목적지에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지역단체나 기관이 설립목적을 늘 상기하면 좋겠다.

왜 설립을 했으며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정을 가지고 운영한다면

지역에서 건전하게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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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문화원 홈페이지 www.dobong.or.kr/main/index.php

☞ 도봉문화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dobong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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