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3

 

3동 엄마가 간다

(이순례 회장/이인숙 부회장)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3동 엄마가 간다회장님을 만나기 위해 알콩달콩 사랑방을 찾았다.

신창시장입구를 지나 중간쯤 다다랐을 때 회장님이 마중 나오셨다.

알콩달콩 사랑방에 도착하니 시장의 모습과는 달리 환하고 깔끔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연하기에도 아주 넉넉한 공간이다.

회장님께서 내주신 차를 받고 자리를 잡았다.

초면이라 잠시 통성명을 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3동 엄마가 간다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회장 이순례입니다.”

안녕하세요, 부회장 이인숙입니다.”

오늘은 두 분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 '창3동 엄마가 간다' 이순례 회장

 

3동 엄마가 간다모임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순례: 2007년 창동드림지역아동센터가 설립됐다. 그곳에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었다.

당시 조래연 센터장님이 엄마들끼리 모임을 가져보면 어떻냐는 제안에 그래요하고 첫 모임을 2015년에 가졌다. 첫 모임에 4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아이들을 위해 색다른 무언가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들이 오고갔다.

2013~2015년 당시 이 동네에 불량배들이 많았다. 내가 이 동네에 20대 초반에 들어와서 현재 30년이 간다. 지금은 동네아이들을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다.

당시 우리 아이들을 귀가시키고 난 후 동네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보게 됐다. 어느 엄마가 동네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함께 귀가시키는 방범을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처음 엄마 4명이 시작해서 나중에는 학생들도 함께 봉사로 참여하게 됐다. 수고하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참 예뻤지만 음료수를 마음 편히 사줄 형편이 못됐다. 조연래 센터장님께서 이 상황을 아시고 구청 사업을 알려주셔서 구청으로부터 사업비를 받아 순찰하는 아이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할 수 있었다.

 

씨앗기-새싹기-열매기를 거치는 사업을 받아 한 달에 한 번 소소점을 운영했다.

초기 소소점(소소한 점심 나누기)은 저소득층 및 한부모가정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점심을 제공했는데 아이들이 오기를 꺼려했다. 이곳에 오면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대상을 일반가정의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올 수 있는 모든 아이들로 규칙을 바꾸었다. 그러다보니 안 올 때는 30명에서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함께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소소점을 하고 있다. 전날 학교 앞에 가서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소소점을 홍보하고 있다. 전단지를 보고 오는 아이들도 있고 기억을 했다가 으레 오는 아이들도 있다.

 

3동 엄마가 간다모임명칭의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이순례: 그냥 이사람 저사람 말이 오고가다가 만들어졌다. 초동멤버는 4명이었는데 현재는 2명만 남았다. 총 회원은 11명이다.

 

요즘은 어떤 활동들을 하시나요?

이순례: 한 달에 두 번 2,4째 날은 야간순찰을 돌고 셋째 주 토요일은 소소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부모수다방이라고 해서 엄마들끼리 무언가를 만들어서 판매도 하고 있다.

 

부모수다방에서는 어떤 것을 만드시나요?

이순례: 반찬종류나 식혜 등을 직접 만들어서 시중보다 싸게 판매한다. 판매수익금은 사업이 없을 경우 대비해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실 협동조합을 설립해보려고 교육을 받았지만 금세 내용을 잊어버리고 어려워서 포기했다. 또 회원들이 매달 5천 원씩 회비도 내고 있다.

 

활동하시면서 힘든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이순례: 인력부족이다. 특히 소소점을 운영할 때 힘들다. 야외에서 진행되다보니 천막 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의자, 테이블, 주방집기 등을 나르고 세팅해야한다. 천막은 기부를 받아 구입을 했지만 의자와 테이블은 동사무소에서 빌려와야한다. 옮겨야하는데 남자들이 없다보니 힘들다. 가끔 쉬는 남편이나 아들들을 동행시키지만 한계가 있다. 이일은 대부분 차를 갖고 있는 부회장님이 도맡아한다.

젤 힘든 건 천막을 치고 걷고 의자와 테이블을 동사무소에서 가져오고 가져다주는 일들이다.

 

음식의 분량은 어느 정도 하시나요?

이순례: 50인분은 기본으로 준비한다. 한 번은 50인분을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먹다보니 늦게 온 아이에게 줄 밥이 없어서 마음이 씁쓸했다. 그 후로 넉넉히 준비하려고 한다. 거의 오던 아이들은 꾸준히 온다.

▲ '창3동 엄마가 간다' 이인숙 부회장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하고 인사하면 보람을 느낀다"

이인숙: 우리도 힘들어서 때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건 아이들과 약속이 되어있는 거라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해야 하는 입장이다.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하면 참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면 보람이 크다.

 

소소점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몇 분이나 되나요?

이순례: 시간대는 다르지만 회원 대부분이 참여한다. 우리가 금요일 저녁 9시부터 밤 12, 1시까지 준비한다. 일하시는 분들도 이 시간에 맞춰 짬을 내서 밑작업을 도와주거나 아침에 배달하거나 세팅을 한다. 어째든 활동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이인숙: 단합심이 강하다. 우리 엄마들이 숫자는 적어도 단결이 잘 된다.

100200명의 힘보다 우리 11명이 한 사람이 일하는 것처럼 단결이 잘된다.

우리는 하나다.” “어려울 때 협력해서 모든 것을 같이 해나가자라고 늘 심어주고 있다.

 

이런 결속력과 단결이 잘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작은 것도 함께 베푸려는 마음이 서로를 끈끈하게 만드는 비결"

이인숙: 제 생각에는 회장님이나 저나 많이 베푸는 편이다.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집에 있는 것, 밥이라도 함께 나눠먹으면서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자꾸 만든다.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 그만 두고 싶은 젊은 엄마들도 나가지 않고 서로 대화하고 함께 공유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콩 한쪽도 나누어 먹어야 끈끈한 정이 생긴다. ‘끈끈한 정이게 결속력인 것 같다.

 

방범/순찰, 소소점, 부모수다방 외에 다른 활동이 또 있나요?

이순례: 예전에 아빠와 사는 한부모가정이나 조부모가정에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드리는 봉사를 했다. 하지만 각 가정의 식성을 모르다보니 1년 정도하고 중단했다.

 

순찰은 어떻게 조직해서 활동하나요?

이순례: 보통 10명에서 15명 정도 모인다. 순찰을 돌면서 합류하는 방식이다.

순찰을 돌다보면 거리나 교통안전에 필요한 시설물들을 파악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은 구청에 건의하거나 민원을 통해 시설물을 설치하게 한다. 이럴 땐 뿌듯하다.

 

활동하면서 의미 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엄마들이 순찰을 돈 후 동네가 깨끗하고 조용해졌다. 사고가 날 수 있는 환경은 건의를 해 개선했다."

이인숙: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골목골목에 불량배들이 너무 많았다. 우리아이들도 귀가 중에 돈도 빼앗기고 맞기도 했다. 아이들이 불량청소년에게 몇 번 당하고 나서는 신고를 했다. 하지만 불량청소년을 잡지도 못했고 아이들은 혹시 보복할까봐 두려워했다. 어린이집 뒷골목으로 돌아가면 운동장만한 큰 공간이 있다. 이곳은 섬뜩한(?) 느낌이 드는 우범장소이다.

엄마들이 순찰을 돈 이후 동네환경은 하늘과 땅차이로 변화됐다. 불량청소년도 사라지고 조용해졌다. 동네가 깨끗해졌다. 이런 경험을 할 때 뿌듯하다.

그리고 동네를 돌다보면 전선이 늘어져있거나 사고가 날 수 있는 환경들이 눈에 보인다. 이런 것을 건의하고 민원을 넣어서 환경을 개선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방범을 돌다보면 동네사람들이나 경찰들도 좋은 일을 한다고 격려해준다.

순찰을 돌면서 많은 뿌듯한 경험을 한다.

청소년을 선도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이순례: 처음 순찰을 돌면서 아이들에게 절대 말을 시키지 말자고 규칙을 정했다. 담배 피는 아이들을 보거나 불량스러워 보이는 학생들이 모여 있어도 절대 말을 걸지 않았다. 그냥 순찰복을 입고 옆으로 쓰윽 지나가기만 해도 아이들에겐 충분히 선도의 효과를 줄 수 있었다. 특별히 힘든 일은 없었다.

 

다른 팀과 함께 연계해서 하시는 일이 있나요?

이순례: 그런 건 특별히 없다. 3동에서는 야간순찰을 기동순찰대와 방범순찰대가 한다. 주위에서 여성들만 다니면 위험할 수 있으니 방범기동순찰대 분들과 함께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지만 순찰시간대가 다르다. 우리는 저녁 8시에 순찰을 시작하고 기동방범순찰대는 밤 10시에 순찰한다. 그리고 우리 여성들만 다녀도 우리 자체가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다.(웃음)

 

혹시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을까요?

이순례: 지금 이 활동만으로도 한 달이 금방금방 지나간다.

젊은 엄마의 경우 직장을 다니고 있고 지적욕구를 위해 배우러 다니는 엄마들도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 맞추는 게 어렵다. 사실 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었던 엄마도 있었는데 구청에 교육이 있어서 지금 거기에 가있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보니 무언가를 더 해본다는 것은 사실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순례: 한 번쯤은 다른 기관이나 팀과 함께 협력해서 뭔가 행사를 해보고 싶다. 매번은 못하겠지만 한 두 번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은희(시민협력플랫폼): 3동 엄마가 간다의 모델이 참 좋은 것 같다.

특별히 더 큰 활동을 확대하지 않아도 순찰도는 그 행위자체만으로도 그 동네를 밝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런 활동이 필요한 동네가 사실은 곳곳에 있다.

이런 조직들이 필요하지만 사실 잘 조직이 안 된다.

필요는 느끼지만 내가 나와서 활동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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