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3
'늘품 글씨문화연구소'를 소개합니다.
■ 지역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2012년에 여성센터에서 하는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전에는 주부로만 육아와 살림을 했다. 약간 우울증도 있었는데 그때 마침 남편이 캘리그라피를 한번 배워보면 어떻겠냐고 권하더라. 캘리그라피 재미에 푹 빠져 매일 집에서 글씨만 썼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무슨 용기가 났는지 도봉뉴스에 마을축제 (발바닥공원 숲속작은도서관 벼룩시장) 홍보를 보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내가 축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냐라고 문의했고 흔쾌히 답해주셨다. 그것을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4년에 마음과 뜻 맞는 사람들과 팀을 꾸려 쌍문동에 작은 사무실을 열었다. 그것이 늘품글씨문화연구소(이하 ‘늘품’)의 탄생이었다. 현재 공간은 작년 8월에 입주했다. 팀원을 정회원, 준회원으로 나눠서 사무실을 공유하고 함께 작업하고 있다. 현재 늘품은 개인사업자로 되어있다. 앞으로 협동조합이나 비영리단체로 인가받으려고 한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나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서 잠시 중단했는데 다시 준비해보려고 한다.
■‘늘품’의 뜻은 무엇인가요.
늘품은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라는 뜻입니다.
■ 늘품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외부에서 진행하는 수업과 내부에서 진행하는 수업이 있다. 현재는 외부에서 진행하는 수업이 더 많은데 점차 내부 수업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
정기적으로 전시회 기획 중이다. 초반에는 찾아가는 전시회라고 도봉 전역 곳곳에 찾아가 전시회를 열었다. 지금은 전시공간도 많아지고 전시도 다양해져서 두 곳 정도에서만 전시회를 진행하고자 한다. 그리고 도봉문화재단과 함께 기획전도 진행해보고 싶다. 작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늘품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가지기 위해 작품 활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
4월 13일에 방학천 예술거리 개관식을 한다. 그날 날이 좋으면 외부에 작품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해보려고 한다. 폭넓은 경험을 위해서 외부 프리마켓도 참여해 볼 생각이다.
■ 활동하면서 위기가 있었는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재정적인 것은 이제 거의 포기상태다. 꾸역꾸역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활동하면서 제일 어려운 것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본 의도는 그렇지 않은데 왜곡되어 전달되서 불필요한 오해와 상처가 생길 때가 힘들다.
정현혜 팀장님이 마을축제에서 캘리 퍼포먼스를 제안했었다. 캘리 퍼포먼스를 통해 나와 외부에 예술작가로 인식되는 것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외부에서 아무리 많은 전시와 작품활동을 해도 지역 내에서 공유되기가 어려웠다. 이것을 계기로 지역과 마을에서 다양한 시도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캘리그라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학교 다닐 때 서양화를 전공했다.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캘리그라피는 그림 그리는 것보다 쉽고 그림 그리는 것처럼 재미있다. 글귀를 쓰는 것이다 보니 내 마음을 글귀에 담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 글귀를 쓰며 내 마음이 힐링되고 글귀를 보며 다른 사람이 힐링 되는 게 좋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만의 매력이 있다.
■ 마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서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외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보다 마을에서 성장한 예술가가 저평가되는 현실이다. 심한 경우 예술가로서 인정을 해주지 않는 모습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을 그냥 수용하고 개인이 이겨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는 게 안타깝다.
특히 예술거리에 있는 작가들은 작품 활동이 생업과 이어져 있다 보니 장사하는 사람으로 비춰지는데 예술가로서 실력과 자질을 높이는 게 과제인 것 같다.
■ 마을에서 성장한 예술가들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개선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봉을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모인 도봉예술인연대가 있는데 여기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도봉문화재단이 안정화되면 도봉 내의 예술인들이 다시 평가되는데 기여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
■ 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한 당부의 말씀 해주세요.
기존에 네트워크가 있었다고 없어지기도 하고 기류들이 너무 많아 중구난방인 느낌이다. 시민협력플랫폼이 권력이 되지 않고 평등하게 소통하고 여러 기류를 하나로 잘 정리하는 네트워크가 되었으면 좋겠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늘품 글씨문화연구소의 조진경 대표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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