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9

 

행복중심서울동북생협(안경수)



활동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늘 사람보다는 자연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둘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며 환경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다전공하지 않은 분야에서 일한다는 부담감은 부족함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하지만 하나를 알면 하나를 알리고, 두 개를 공부하면 두 개를 알리고 함께 실천하도록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 운동이라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현실을 피하지 않았다.

환경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전공과 관계없이 환경은 생명이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다. 에너지, , 자연 생태, 쓰레기 등등 환경 문제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그중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농업, 하루 세 번 차리는 밥상에 특히 관심이 갔다환경, 경제, 건강, 지역, 교육, 소비, 여성, 문화, 경제 등의 문제가 함께 차려진 밥상을 보며 행복중심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에 환경 교육도 그랬지만 식생활 교육도 활성화되지 못했었다행복중심 생협(당시에는 민우회 생협)에서 식생활 교육 강사 양성과정이 있었다혼자 책으로만 공부하던 나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수강이 행복중심생협에서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이 되었다. 여러 일을 한 번에 못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환경교육과 행복중심의 식생활 교육팀 활동도 함께 하게 되었다. 열심히 못해 더 하라는 뜻이었는지 이사직을 제안 받았다.

당시 행복중심 이사장님께서 내가 하고 있는 환경운동을 지역에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마음이 열려있는 행복중심의 조합원들과 함께하면 효과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조직을 이끌어 온 선배 활동가들 덕분에 지금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고마웠고, 나도 그 역할을 조금이나마 해야만 조직이 지속성을 갖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사직을 수락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만큼 탈핵위원회를 곧바로 만들어 활동을 하게 되었다.

 

환경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렸을 적에 시골에서 자랐다. 동네 개울에 민물새우가 살 정도로 환경이 깨끗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고 소중한 줄 몰랐다. 그런데 결혼하고 서울에서 살다보니 그 당연한 것이 귀하고 감사한 것이었다. 너무 아쉬웠다. 특히 골프장이 계속 만들어지고 여러 가지 환경문제들이 터질 때마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부분 어린 시절을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 보내며 자연이 주는 특별한 것들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는 것도 아쉬운데 거기에 파괴되고 있는 현실이 우울했다 . 지켜내지 않으면 모든 걸 다 잃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온전한 자연을 줄 수 있도록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환경에 관한 공부를 하다 보니 귀결은 농업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농업이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농업은 안정적인 식량을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농업과 농촌의 존립이 곧 국민의 삶과 연결된다. 농업은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력이 약 23% 정도다. 우리가 대하는 밥상의 80%가 수입 농산물이라고 보면 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농산물 생산량은 줄고 가격은 오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추측할 수 있다. 밥상에는 정치와 경제, 환경 등 모든 것이 담겨있다. 농업을 포기한 나라의 비극은 아이티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농업을 살리지 않으면 종국에는 식량 주권을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식량주권은 우리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권리. 율무나 이런 잡곡들 지금 우리가 소비하지 않으면 농사를 짓지 않게 되고 종국에는 없어지고 만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맛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의무적으로라도 소비해야 된다. 생협에서 협동소비하면 농업과 환경이 살아나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친환경적인 농업은 특히 지속 가능한 농촌을, 국가를 만들어가는 힘이다.


활동하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것과 의미있고 보람되었던 것을 말씀해주세요.

 

 교육을 통해서든 편한 수다를 통해서든 내 이야기를 듣고 삶과 생활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몸에 무한한 에너지가 채워지는 듯하다. 보람차다. 운동의 성과는 변화이다. 내 덕분에 변화되었다. 고맙다는 말만큼 좋은 말이 있을까 싶다.

현재가 어렵다. 사람을 키워내는 일도 어렵다. 자본력이 없어서 어렵게 키워낸 사람을 놓칠 때는 정말 힘들다. 행복중심의 조합원들이 생협을 이용할 때 조직의 지속력과 내용이 커진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활동의 방향성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행복중심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생협이다. 동북의 활동가는 전부 여성이다.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 여성민우회생협으로 출발했던 행복중심생협은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한 밥상을 차리고 부엌에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여성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여성이 주체가 되어 친환경 협동 소비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동안 여성, 환경, 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행복중심생협 조합원은 참 먹거리를 나누고,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생산을 보장하며 생태계를 보호하고,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인간화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이렇듯 생협은 좋은 먹거리만 얻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참 먹거리와 생활재는 물론이고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민주주의가 가능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곳이다. 마을공동체로서 관계가 살아 숨 쉬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행복중심이 함께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에 거는 기대와 당부의 말씀을 해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이 한 두해 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갔으면 좋겠다. 1,2년 앞만 보지 말고 멀리 보되, 걸음은 크게 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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