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2

초록나라 도서관 (김일오 관장)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후,

초록나라 도서관이 이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새 주소를 들고 도봉산역 근처로 향했다.

주택가 안에 자리한 도서관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깨끗하고 아늑한 건물. 주변 환경과 대비를 이루는 듯 했다.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관장님께서 반겨주신다.

안으로 들어가니 빽빽한 도서가 한 눈에 들어왔다.

, 책이 많아요.” 아직 책을 다 정리하지 못했어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창문도 근사하다.

창밖으로 의자가 놓여있고 볕 좋은 날 차를 마시며 책을 본다면 웬만한 카페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바닥이 차다며 담요를 깔아주신다관장님께서 커피를 내오시고 우리는 바닥 탁자에 앉았다.

▲ 초록나라도서관 김일오 관장

 

초록나라도서관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해주세요.

처음에 오게 된 계기는 초록나라도서관 2대 정향란 관장님을 통해서 오게 되었다. 여름방학 유네스코캠프가 개최될 때 이었다. 외국인 대학생들과 어린이가 참여하는 캠프에 와서 밥해줄 수 있냐는 물음에 “네, 할 수 있어요라는 답변과 함께 활동이 시작됐다. 당시 옥수수와 감자를 삶아서 도봉산으로 가져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초록나라도서관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초록나라도서관 활동가에서 현재 관장이 되기까지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 지킴이로 활동했다. 이와 병행하여 도서관 소모임 빛그림 공연단에서도 활동했다. 학교나 유치원, 작은도서관에 가서 공연활동을 했다.

빛그림 공연단은 초록나라도서관에서 처음 결성되어 활동 중인 공연단이다. 기수가 있지만 정기적으로 양성하지는 않는다. 공연이 있을 때 모집을 하고 기존 단원과 신입단원이 함께 공연을 하게 된다.

 

초록나라 도서관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공간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사람과 책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

초록나라도서관이 초창기에는 사람들도 많았고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잘한 것 같다. 그런데 그 후 몇 년 동안은 활동이 침체되고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다. 어떤 연유에선지 사람들이 오지 않았고 초록나라도서관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공간이 됐다. 도서관이고 커뮤니티 공간인데 사람이 없는 책만 있는 도서관이 됐다. 이런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앞으로 사람이 많이 와서 이곳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관장을 맡으면서 공간을 확 오픈했다. 누구든지 와서 공간을 활용하고 활동을 하게 했다.

그렇게 3년차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는 예전에 비해 사람이 많아졌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말도 많고 사건도 많아지지만 운영비도 조금은 더 모이게 됐다. 공간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록나라 도서관의 회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유료회원은 78명 정도이고 평생회원까지 하면 300명 정도 된다.

회비는 월 5천원부터 시작한다. 혜택은 회비액수와 상관없이 동등한 혜택을 받는다.

 

활동하면서 어떤 것들이 재밌으신가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고, 이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좋다.

사람이 있든 없던 이런 공간이 군데군데 많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일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공식적으로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그 시간동안 아이들과 어머님을 만난다. 오전에 동아리활동이 있으면 오전에도 오픈을 한다. 시간은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운영된다.

이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냐고 묻는다면 모두 다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웃음)

 

활동하면서 의미 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소명의식 있는 활동가들과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이 활력 그 자체"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소명의식이 있다. 그런 소명의식이 있기 때문에 같이 화합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활동가들과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이 활력이 되고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다.

 

타기관이나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학교와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많지는 않다. 어느 특정기관과 연계하고 있지는 않다. 곳곳에서 초록나라도서관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재작년에 도봉 1동에서 골목문화제를 진행할 때 저희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진행했다. 다기관과 함께 했지만 초록이 기획 단계부터 회의에 참여하며 진행했다. 저희 초록이 활동을 하면 믿고 맡긴다는 느낌이 든다. 저희 활동가들이 역량이 꽤 있는 것 같다. (웃음)

도서관 지킴이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을 팅커벨이라고 부른다. 8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8명 이외에 2군의 조력자가 있다. 2군은 팅커벨은 아니지만 행사 때나 도움이 필요할 때 와서 도와주시는 분들이다. 대부분 동네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팅커벨로 함께 활동하시는 분들은 지역에서도 꽤 역량을 발휘했다. 마을사업이나 마을학교와 같은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분들이다.

 

곳곳에 작은도서관이 있다. 초록나라도서관만의 정체성(?)이 있다면?

도서관이긴 하지만 커뮤티공간이다. 누구나 올 수 있는 사랑방이다. 온 세대가 올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그러길 바란다.

 

앞으로 활동방향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책이 하나의 매개가 되어 사람들을 만날 생각이다. 그 작업을 새롭게 마련된 이 공간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카페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 공간으로써도 잘 활용할 계획이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민의 대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어정쩡한 변호인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변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활동가나 민들이 무언가를 시도해 보거나 하고 싶을 때 관과의 답답한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는 중간자의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사실은 민들은 그런 중간조직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민의 편에 서서 제대로 된 민의 변호를 해주는 그런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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