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33
수제Bee어울터
(한경애 대표/정희경 활동가)
오후시간
방학3동 신동아프라자 1층에 위치한
'수제Bee 어울터'를 찾았다.
상가건물이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정문에서 상가 안쪽으로 쭉 걸어가면
수제Bee 어울터의 공간이 있다.
어울터 문을 여니
안쪽에서 뭔가에 몰입하고 계시던
정희경 선생님께서 나를 반기신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한경애 선생님은 조금 늦는다고 하셨어요.”
정희경 선생님은 안면이 있는 분이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만났기에 근황을 물으며 수다를 떨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한경애 선생님께서 도착하셨다.
우리는 탁자에 마주하고 앉았다.
❍ 수제Bee & 어울터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 한경애
수제Bee는 작가들이 활동하는 단체명이다. 그리고 어울터는 방학3동 주민센터와 수제Bee프리마켓 운영진 그리고 사천목씨 종친회가 만든 복합커뮤니티 공간이다.
그간 수공예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작품을 선보일 공간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공유공간인 수제Bee & 어울터(이하 수제Bee)가 생겨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줬다. 그래서 현재 이 공간은 작품을 전시하고 수공예를 배우려는 주민들의 배움터로 활용되고 있다.
❍ 지역 활동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한경애
나는 방학 극동아파트의 주민이고 햇살문화원 창립멤버이다.
초기 햇살문화원을 운영했고 회원을 모집하고 마을주민들을 모아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물론 그전엔 전업주부였다. 그러나 햇살문화원 활동을 계기로 여러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는 서양자수와 퀼트를 매개로 활동하고 있다. 20년간 바느질을 하고 있다. 취미로 배운 것이 어느덧 직업이 됐고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이 크다.
마을활동을 하면서 지역에서 손을 꼼지락거리는 선생님들을 알게 됐다.
사실 지역에서 손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설자리는 그간 거의 없었다.
물론 강사활동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수제Bee가 만들어진 것은 우연히 밥을 먹다가 우리끼리 작은 모임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서 시작됐다. 당시 마을공동체과에서 마을활동에 예산이 지원된다고 해서 지원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이 시작됐다.
도봉구에선 처음으로 핸드메이드 프리마켓이 열렸다. 수제Bee 프리마켓을 정기적으로 몇 년 진행하다보니 타 지역에서 탐방도 오고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한 번은 수제Bee 프리마켓 명칭이 재미있다고 이름을 빌려달라고 해서 거절했다. 그리고 바로 운영진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이름특허등록을 했다.(웃음)
▰ 정희경
이 지역에서 학원 강사로 활동을 오래 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고 이러한 부분을 충족해 줄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던 중 2011년 도봉구청에서 자기주도학습상담사 양성교육이 있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300여명의 신청자 중에 60명의 교육생이 발탁되어 6개월간의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마치고 몇 몇 의지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더 심화된 수업을 받으며 스터디를 했다. 그리고 자기주도학습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 비로소 아이들에게 강의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처음엔 무료봉사로 수업을 시작하고 방학때는 구청에서 자기주도학습 캠프도 진행하였다. 이렇게 3년쯤 지나니 구청에서 선생님들의 역량을 보고 학교수업과 센터수업을 의뢰했다.
수업을 통해 지역의 아이들을 만나보니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고 교육복지담당 선생님들과 함께 활발하게 지역에서 교육활동을 시작했다.
나는 손으로 만드는 수공예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문화센터를 다니며, 여러가지 수공예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때 마침 방학 극동아파트에 햇살문화원이 생기면서 그곳에 계신 선생님들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수공예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4-5년 정도 햇살문화원을 다니다보니 선생님들의 일을 돕게 됐고 자연스럽게 이곳에 발을 담게 됐다. 이렇게 두 가지 활동을 지역에서 시작하게 됐다.
* 햇살문화원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
링크 클릭! https://dbplatform.tistory.com/126?category=741713
❍ 수제Bee 프리마켓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되나요?
▰ 한경애
밴드에 500명 정도 있다.
도봉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셀러, 강사, 취미생활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핸드메이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다.
수제Bee에는 거의 모든 분야의 수공예가 다 들어와 있다. 그리고 이제는 활동이 안정화되면서 학교나 기관에서 수업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그러면 수제Bee에서 강사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링크 클릭해서 밴드 가입하기! https://band.us/band/69527088
❍ 수제Bee 프리마켓의 운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한경애
수제Bee 운영진은 6명이고 참여작가, 셀러, 강사 등의 역할을 겸한다.
수제Bee 프리마켓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57회 정도 열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열린다.
관내에 행사나 축제에 초대되면 작가들을 모아서 참여하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어울터의 경우 2018년 작년에 만들어졌다.
이 공간은 방학동 사천목씨종친회의 건물이다. 사천목씨종친회에서 이 공간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방학3동 주민센터에 의뢰를 했다. 그리고 방학3동 주민센터에서 우리(수제Bee)에게 어울터 공간운영을 맡겼다. 이 공간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주민들을 위해 매월꼼지락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꼼지락데이는 재료비만 받고 저렴하게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3-4개정도의 프로그램이 매월 진행된다.
❍ 정희경 선생님이 활동하시는 자기주도학습 상담사 분들은 몇 분이나 되나요?
▰ 정희경
12명 정도 된다. 처음 구청에서 활동할 당시 팀명은 창문 두드림 봉사단이었다. 지금은 다른 팀과 합쳐서 마을학교 꿈나누리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꿈나누리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 꿈나누리센터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 정희경
진로코칭, 자기주도학습코칭 등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에 우리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학습에서 학은 배울 학(學)이고, 습은 익힐 습(習)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배우기만 하지 습이 되지 않는다. 학원을 몇 개씩 다니고 많이 배워도 습이 되어있지 않으니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게다가 저소득층 아이들은 학원조차도 다니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신경 써서 알려주고 있다.
❍ 수제Bee 프리마켓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정희경
협동조합을 만들어볼까 했었는데 아직 준비가 안 돼서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 현재는 도봉지역에서 작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시단위의 프리마켓을 운영해보고 싶다.
▰ 한경애
현재 서울시나 구의 예산을 받아 운영되는 마켓들이 많이 생겼다.
수제Bee는 주민들의 모임이자 주민들의 활동이다. 때문에 예산이 지원되는 행사나 축제와는 다르게 소박하다. 또 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그래서 특히 올 해는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다.
방학3동은 역사적인 곳이 꽤 있다. 외지에서 탐방을 오는 코스가 있다. 이 탐방코스의 역사적인 부분과 연계해서 프로그램 매뉴얼을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면 전형필 가옥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을 수공예 작품으로 표현해보는 수제Bee만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정립하려한다.
❍ 활동하시면서 힘든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 정희경
저희는 지역주민들이 작가이고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수제Bee 프리마켓을 운영해왔다. 수제Bee 프리마켓이 정착될 즈음 관에서 주도하는 프리마켓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작가들이 참가비도 없고 작품이 잘 팔리는 관주도의 프리마켓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프리마켓 일정이 겹칠 경우 작가들이 관이 주도하는 프리마켓에 참여하고 싶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타격을 입는다. 참여하는 작가가 줄어들수록 운영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맘고생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인간관계가 어렵다. 활동에 대한 의미나 목적이 달라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시간적으로 쫓기는 것이 좀 힘들다. 한 가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여러 활동을 동시에 하다 보니 시간안배나 할애하는 것이 좀 어렵다.
❍ 수제Bee 프리마켓에는 몇 분들이 참여하나요?
▰ 한경애
발바닥 공원에서 했을 때는 40-50명 정도 참여했다.
야외에서 프리마켓을 진행하다보니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
우천시에는 천막 등 안정장치가 필요하다.
현재는 방학3동 주민센터에서 공간을 개방해주셔서 주민센터 1층 로비에서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로비공간에 맞춰서 20-25팀 정도 참여하고 있다.
❍ 수제Bee 프리마켓에서 판매된 수익금은 본인이 가져가시나요?
▰ 한경애
수익금은 본인이 가져간다. 단 판매금액의 5%는 수제Bee에 기부해서 연말에 불우이웃을 돕는데 후원한다. 해마다 구청에서 열리는 기부행사에 참여하고 기부금을 마련해 전달하고 있다. 올 해부터 수제Bee 프리마켓 참가비에 기부금을 포함해서 함께 받는다. 전에는 참가비 오천 원에 판매금액 5% 기부금을 따로 받았다. 올 해부터 참가비 일만 원안에 기부금도 포함되어 있다.
❍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단체가 변화되어야할 지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한경애
프리마켓을 통해 협업은 어려운 것 같다. 관과의 협업은 성과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어렵고 민과의 협업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실 협치, 협력은 어렵다. 그냥 내가 사는 마을이 마을활동가들에 의해서 필요한 뭔가가 마련되고 공동체들이 잘 형성된다면 만족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그 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굳이 힘들게 협력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마을활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 동네, 내 아파트, 우리 골목에서 부터 활동하면 된다.
뭔가를 추진하고 협력해야한다는 생각을 좀 내려놨으면 한다.
지치지 않게 자기의 자리에서 꾸준히 활동하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서로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정희경
전에는 예산이 없어도 활동하는 게 즐거웠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예산이 쏟아지고 뭔가가 많이 생기면서 단체들이 급박하게 활성화됐다.
그러면서 부작용도 많이 생긴 것 같다. 초심을 잃은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염려되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한다.
이젠 모두가 누구를 위한 활동이고 무엇을 위한 활동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나부터 성찰을 해야 할 것 같다.(웃음)
❍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 한경애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여러 힘든 상황에도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의 보람과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손으로 작업하시는 분들이 수면 밑에 있다가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뿌듯해하고 행복해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나도 병아리단계가 있었다. 지금은 이만큼 성장해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런데서 오는 행복감이 동력이 아닐까 한다.
▰ 정희경
전체적인 활동에서는 아이들이고 수제Bee 활동에서는 작가와 셀러 분들의 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처음 프리마켓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점차 자신감을 갖고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볼 때 기쁘고 활동의 의미를 느낀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정희경
인터뷰를 통해 소개된 단체 분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 좋겠다. 도봉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서로 확인하는 그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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