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34

 


서울시 동북권 NPO 지원센터

(박영주 센터장)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입구

 

갑자기 쌀쌀해진 가을날

창동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시 동북권 NPO 지원센터를 향했다.

회의장소로 종종 이곳을 찾았지만 물리적인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을 만나러 가는 느낌은 왠지 다르다.

한 개인의 활동이야기와 개인사를 듣는 다는 것은 늘 설렘을 동반한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활동가 한 분이 인사를 건넨다.

곧 센터장님이 나오신다.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회의실로 이동했다.

 

 

지역활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상근자로 8년을 활동했다. 중앙단위에서 8년을 쉼 없이 활동하다 보니 많이 지쳐서 아이를 핑계로 쉬기로 했다. 아이가 4살 때 시댁에 왔다가 집 앞이 공원이라는 이유로 성북구 삼선교에 살게 되었다. 이때부터 지역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10년을 아이와 함께 지역에서 재미나게 놀았다. 10년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또래 부모들과 품앗이교육을 하고 아르바이트로 인구총주택조사와 사업체조사 등을 했는데 이는 마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이후 마을활동의 자양분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지역의 교육운동 단체에 회원으로 들어가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전국녹색소비자연대라는 시민단체에 들어갔지만 그만두고 지역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3부터 서울시마을종합지원센터 마을상담원(마을지원활동가), 성북구 마을활동지원가, 컨설턴트 등 하였고 2015 성북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지원단에서 마을총괄팀장을 맡아 활동을 하였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동북권에 NPO지원센터가 설립 가능한지에 대한 시범사업에 합류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박영주 센터장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서울시 단위의 광역NPO지원센터는 있지만, 권역별 NPO지원센터로는 동북권이 처음 생긴 것이다.

지역특성으로 보면 큰 시민단체보다는 작은 풀뿌리시민단체가 많다.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이하센터”)는 5개의 자치구 강북, 노원, 도봉, 성북, 중랑의 비영리단체, 조직과 활동가를 지원한다.

우리 센터의 슬로건이 공익활동가들의 놀이터이다. 센터를 위한 센터가 아니라 공익활동가들이 언제든 와서 쉬고 의논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5개 자치구가 함께 활동을 하려다 보니 무엇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무엇을 중심으로 함께 사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해보니 의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권 의제로 구 단위의 행정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의제와 주체가 발굴되면 워킹그룹을 구성하여 역량강화, 공론화, 실천 등까지 공익활동가들이 주체적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의제가 있더라도 주체가 없으면 실행하기가 어렵다. 센터는 의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지원할 수 있지만 실천 활동까지 가기가 힘들다. 실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 센터이다.

 

의제워킹그룹젠더, 50플러스, 느린 학습자, 교육, 거버넌스, 다문화, 환경, 공유자산화 등이 8개가 활동 중이다. 활발히 활성화되는 워킹그룹도 있고 그렇지 않은 워킹그룹도 있다. 가장 오래된 워킹그룹이 젠더, 50플러스, 느린 학습자이다. 각각의 워킹그룹은 구성, 시너지효과, 발전단계, 목표 등이 다르다.

 

젠더 워킹그룹은 단체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활동하였던 단체, 모임이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가 생기면서 센터를 중심으로 모여 각 구의 여성정책을 비교하고 정책을 바꿔나가는 작업을 공동실천하고, 역량교육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이런 것을 기반으로 서울시 전반의 25개 자치구로 퍼져나갔다. 이런 활동이 풀뿌리운동과 어떻게 맞닿아서 가야 할지는 고민이다. 예를 들어, 작년 미투운동 때 각 구의 단체들은 미투운동에 서명하고 활동을 하였지만 워킹그룹의 이름으로 하지 않았다. 풀뿌리운동까지 연결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과제이기도 하다.

워킹그룹의 발전단계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공동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느린 학습자 워킹그룹의 경우 대상이 보통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IQ70-85사이에 분포된 사람들이다. 느린학습자는 사회구성원으로 당연히 필요한 대우와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 비장애로 사람을 나누고, 여기에 경증과 중증으로 나누어 차등 지원을 하는 현실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느린학습자의 어려움은 개인의 문제, 가족의 문제로 한정되어 사회적 주변화가 만연하다.

2018<동북권 느린학습자 생애주기별 어려움에 대한 기초 연구>에서 밝혔듯이 학령기 또래관계, 교육소외, 치료 및 사교육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인식부족으로 인한 가족내 갈등, 성인기 관계 고립과 사회 진입 실패 등 생애전반에 걸쳐 다양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지원체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센터는 의제가 사회 이슈화될 수 있도록 역량강화, 공론장을 통해 확장해 나가는데 지원하고 있다.

이달 말(10/30)서울시의원회관에서 느린학습자정책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에 조례제정 정책을 제안하려고 한다. 이 워킹그룹은 단체설립을 위해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센터의 지원역할이 컸다고 본다. 이것이 구의 의제로만 남아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권역을 넘어서 광역의 의제로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권역에서 벌어지는 사각지대의 의제를 이슈화하고 협력시킴으로써 단체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50플러스재단도 있고 구에 따라 지원센터 있고 캠퍼스도 있다.

우리가 50플러스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50대의 지역 활동가들이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다른 하나는 지역에 센터들이 많이 설립됐지만 탑다운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대부분 문화센터나 평생학습관처럼 많은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②50플러스는 은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역에서 50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본다. 50대들이 어떤 정책을 제안할지 어떤 일을 함께할지 이런 부분을 네트워킹을 통해서 논의하고 센터를 통해 각 구에 제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창동에 50플러스 북부캠퍼스가 생긴다. 그 전에 구마다 인프라를 구축해서 캠퍼스를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성북50플러스센터와 커뮤니티가 공론장을 만들려고 했다. 작은 커뮤니티가 구센터와 함께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보다 동북권 NPO 지원센터가 함께 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높다.(대우가 달라진다는 것?) 씨앗커뮤니티팀 오소리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그리고 성북50플러스센터가 공동주최하여 공론장을 성공리 끝마쳤다.

 

* '50플러스 당사자 공론장' 행사가 궁금하시다면~ 

링크 클릭! : https://blog.naver.com/dbnpo/221636398508

 

이런 방식으로 각 구의 커뮤니티에서 인프라를 구축하면 저희 동북권 NPO지원센터에서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구센터 와 파트너십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려 한다. 5개의 자치구에서 50플러스 인프라가 구축됐으면 좋겠다. 센터가 센터 중심으로 가지 않도록 지역의 커뮤니티는 능동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센터의 이용자가 아니라 50대들이 원하는 것을 센터에 제안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라운지

 

워킹그룹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각각의 워킹그룹마다 다르다.

네트워킹이 형성된 후 실천행동이 목표일 수도 있고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인프라를 구축해서 활동하는 게 목표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느린 학습자의 경우 단체가 만들어지면 워킹그룹으로서의 목표는 다했다고 본다. 그다음 단계는 다른 지원를 마련하거나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관심만 가지고 워킹그룹을 움직일 수는 없다. 자기일과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젠더는 단체에서 그러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워킹그룹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발휘한다. 별다른 이질감이 없다. 느린 학습자도 마찬가지. 문제인식의 주체가 부모당사자이고 관련 기관이고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자기일의 연장이다. 때문에 워킹그룹이 가능하다고 본다또한, 50플러스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고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자치구의 워킹그룹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조직하시나요?

처음 센터를 시작할 때 공모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

센터가 설립된 시점이 하반기라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서 안 했다.

하지만 공모사업이 마중물사업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올해 예산에서 공모사업이 삭제되어서 소모임지원을 네트워크에서 풀어 내었는데 워킹그룹을 만드는 기반이 되기도 하고 센터를 홍보하는 기능을 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2020년에는 공모사업을 할 예정이다.

 

워킹그룹의 경우는 PM제도를 둬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주도적으로 워킹그룹을 이끌어 가도록 하였다. 이것을 공모사업으로 했을 경우 활동비등을 줄 수 없어 어려웠을 것이다.

지역에 많은 의제사업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의제들을 관통해서 함께 할 수 있는 의제가 무엇일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동 단위를 넘어서고 구 단위를 넘어서는 의제가 있다면 저희와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 다양한 의제발굴을 위해 의제실험을 하고 있다. 5개 자치구의 활동가들이 모여서 워킹그룹을 하고 있는데, 의제실험은 한구에서 의제가 발생했다 해도 확장성이 있으면 진행을 하고 있다. 실험실 워킹그룹이 잘 성장했으면 한다. 하지만 성장을 못 해도 어쩔 수 없다. 좋은 의제가 있어도 활동할 사람이 없으면 진행할 수가 없다. 워킹그룹은 네트워크를 넘어 활동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그룹이다. 그 때문에 자발적인 주체가 돼서 활동하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다.

 

*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워킹그룹이 궁금하시다면~

링크 클릭! :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bnpo&logNo=221531804656&parentCategoryNo=1&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추가적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청년들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구마다 청년단체도 많고 청년으로 일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청년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는 없지만 연대는 할 수 있다.

있는 것들을 굳이 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없는 것을 개발하고 민에서 할 수 없던 것을 지원하면 된다.

시민단체는 많은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그리 많지 않다.

마을사업이나 사경센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겹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져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그것은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는 것이다.

느린 학습자를 발굴했을 때 그 의제와 관련해서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부모든 교육자든 모인 사람들을 역량 강화해서 활동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면 거기에 늘 사람이 있다.

결국, 새로운 사람들도 의제를 중심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주변에 많은 대학이 있다. 그러나 대학은 지역과 함께하지 않는 지역의 섬처럼 존재한다.

예전에는 학생운동이든 지역운동이든 시민운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흐름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은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없는 구조다. 학생들이 시민사회에 남든 안 남든 다양한 시민사회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의 서비스러닝을 통해 학생들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도 고민이다. 대학에서 보여줄 수 없는 것을 지역에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지역을 알리고 지역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을 보여주고 싶다.

 

△ 회의실에서 인터뷰 중인 박영주 센터장

 

활동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예전에는 지쳐가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노조 활동했을 때 소진되는 상황이었다. 재충전할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현실이 못돼서 많이 힘들었다.

현재에도 활동가들은 소진되고 있다. 활동가들이 지속가능한 활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는 논의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NPO지원센터는 중간지원조직이다. 비영리단체나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보조금사업장이다보니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그래서 현장의 변화를 빠르게 피드백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지역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센터가 설립되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시민력 강화를 위해 동북권시민사회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권역별 NPO로서는 처음 시도되고 시작하다 보니 많은 관심과 시선을 받고 있다. 잘해야 한다 부담감이 있다.

 

△ 라운지 안쪽에 위치한 센터 사무국의 모습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사람이다. 사람에게 실망도 하지만 사람에 의해 힘도 얻고 희망을 품는다. 사람이 희망이기 때문에 이 활동을 계속한다.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 그 결정을 잘했다.’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힘을 얻는다. 사람이 나의 원동력이다.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단체가 변해야 할 지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우리 중간지원조직도 그 역할을 다했을 땐 없어질 것이다.

단체도 마찬가지다. 필요에 의해서 단체가 만들어지는 생성기가 있고 그 다음엔 번성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쇠퇴기가 온다. 그다음엔 필요 없는 시기가 온다.

단체라면 활동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목적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지 아니면 영향력 없이 자기들끼리 자치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냉철하게 조직을 들여다보고 판단해야 한다.

생명을 다한 조직이면 과감하게 문을 닫아야 한다.

만일 변할 수 있는 조직이면 시대변화에 맞게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해야 한다. 우리 세대의 운동방식과 지금 세대의 운동방식은 다르다. 옛날 방식을 고집하면 안 된다. 시대 흐름에 맞게 단체도 조직도 변해야 한다. 조직이 늙지 않았으면 한다. 시대를 반영했으면 한다.

지역 안에 매몰되지 말고 세계의 정세도 읽으며 지역사회도 한국사회도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면서 자신의 활동을 정립했으면 한다.

지역 안에 있는 나보다 세계시민 속에 나를 그렸으면 한다. 한국의 정세 속에서 자신의 활동은 어떻게 가야 할지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교육장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이 만들어진 목표가 있을 것이다.

그 목표에 부합한 형태로 무언가가 남았으면 한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조직이라면 이슈가 있을 때 느슨한 형태라도 모일 수 있게 만들고 플랫폼의 DB라면 플랫폼의 활동경험이 그냥 흘러가지 않게 아카이브해서 후배활동가들이 볼 수 있게 만들었으면 한다.

목표한 만큼 지역에 흔적이 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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