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1

 

쓸모연구소 (이우주 공동대표)

따뜻한 봄날 오후, 도봉구 방예리(방학천 문화 예술거리)에 있는 쓸모연구소를 찾았다. 말로만 듣던 쓸모연구소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연구소 앞에 도착하니 예쁘게 가꾸어진 화단이 눈에 들어왔다. 연구소 입구는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동물 캐릭터 엽서와 소품이 눈에 띄었다. 연구소에 들어서자 쥔(?)장이 깜짝 놀라는 모습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기 때문인 듯하다. 많이 놀라시는 표정이다. 하하하

안녕하세요,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서 인터뷰하러 왔습니다.”

, 네 들어오세요.”

따뜻한 커피와 함께 탁자에 옹기종기 자리를 잡았다.

 

▲쓸모연구소 이우주 공동대표

쓸모연구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해주세요.

" 버려졌지만 깨끗한 가구를 이용해 반려동물들을 위한 가구로 재탄생시키다"

블로그활동을 하다가 취미로 시작했다. 버리는 물건을 재활용해서 고양이를 위한 물건을 만들었다. 이러한 작업을 포스팅 해서 블로그에 올렸는데 포털사이트 메인에도 올라가는 등 반응이 좋았다.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좋고 재밌다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익도 창출해보자는 생각에 지원사업을 알아보게 됐다. 2016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upcycling 가구'라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도봉구 길가를 다니다 보면 이사철에 버려진 가구들이 많이 있다. 멀쩡한 것도 많이 버려져있다. 면 안 되기 때문에 화창한 날에 수시로 동네를 돌아다닌다

가구를 수집하다보니 가구가 어떤 절차로 재활용되는지 궁금해서 알아보게 됐다. 뜻밖에도 스티커가 붙은 가구는 수거차가 와서 그 자리에서 가구를 부수어 분해한 후 바로 소각장으로 보내졌다.

그렇게 버려지는 가구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가구를 버리지 말고 반려동물들에게 물려주세요라는 콘셉으로 upcycling을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물건들은 다 재활용품인가요?

아니다, 재활용을 2년 반 정도 했다. 재활용을 하는 데는 한계가 좀 있다.

가구를 일일이 수거해서 가구소재를 확인하는 등 품이 많이 든다. 주로 버려진 가구를 비롯해 목재, 폐목재 등을 활용했지만 지금은 새목재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가구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로 아이들과 upcycling 수업을 한다.

 

가구제작과 함께 자투리를 활용해 교육을 하시는데, 교육은 주로 어디에서 어느 정도 이루어지나요?

교육은 우리가 제안하지는 않고 학교나 기관에서 연락이 온다. 초등학교나 다문화지원센터, 어린이도서관 등에서 했다. 홍보는 따로 하지 않고 블로그에 올리면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하시는 것 같다.

교육은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것 같다. 자투리 자재를 이용해 수업을 하다보니 자재량에 따라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쓸모연구소를 하시기 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나도 그렇고 같이 일하시는 유라씨도 회사에 다녔다. 유라씨는 어린이 놀이터 디자이너로 일했고 나는 방송엔지니어로 일했다.

 

쓸모연구소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역의 청년 작가와 지역 주민을 잇는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지역 청년작가들과 함께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다. 도봉구에 유명하지는 않지만 청년작가들이 많다. 그런 분들과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

반려동물을 사랑하시는 커뮤니티와 작가분들이 함께 원데이 클래스와 같은 수업을 만들어내면서 주민과 작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다.

작가분들에게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클래스 개설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기회가 되고, 주민들은 작가들이 반려동물만을 위해 개발하는 특별한 클래스에 참여하는 기회가 된다. 그런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공간은 이곳 쓸모연구소에서 이루어지나요?

그렇지는 않다. 도봉구 주민이 대상이고 도봉구에 쓸 수 있는 공간자원은 많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잘 연결하면 작가는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받고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도봉지역에서 보면 문화공간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말씀하신 커뮤니티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상이 있을까요?

작년에 도봉구청년참여지원사업으로 봉구야 놀자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봉구는 '도봉구'의 봉구이기도 하고, 강아지 이름으로 친근감 있는 봉구이기도 하다.

'봉구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봉구내의 청년작가와 도봉구민을 대상으로 10회 정도 클래스를 운영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양쪽 다 만족도가 높았다. 작가 분들은 시간과 상관없이 더 해주고 싶어 했고 주민분들도 만족도가 높았다.

 

쓸모연구소를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가구를 만들다보니 거의 대부분 수작업이다. 1~10까지의 단계가 있다면 2~10까지는 우리가 다 해야 하는 것이다. 품이 많이 들어가지만 비용을 많이 책정할 수 없는 형태이고 주문이 많이 들어와도 단기간에 많은 양을 소화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게 힘들다.

 

작업장은 어디에 있나요?

2016년에는 방학2동 도깨비연방 2층에 주민공영목공소가 있어서 주 2회 빌려서 일을 했다. 2017년에는 노원구에 여성공예센터에 입주했다.(유라대표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작업을 했다. 작년부터는 여기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 환경에 맞게 작업을 변경했다. 이곳에서는 5~10정도 되는 단계의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환경에 맞게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선물가게 콘셉이라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다. 우리가 제작하는 것은 일러스트 문구와 가구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 제품에는 쓸모연구소 스티커가 붙어있다.

 

창작의 고통과 가치를 온전히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술인들이 고질적으로 겪는 취약한 재정적인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그냥 열심히 했는데..하하하(웃음)

큰 대비책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묵묵히 하면서 계속 정보 잘 찾고 그랬다.

 

쓸모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의미 있었던 부분이나 문화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되게 사소한 것인데 upcycling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 어째든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서 만들다보니 더러울 것이라고 인식하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페인트나 마감재와 같은 다른 재료들을 자연친화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지 않다. 한 번은 아픈 고양이를 키우는 고객이 와서 자세하게 물어보시고 가구를 구매했다. 고객정보를 아니 그 분의 SNS를 통해 가구를 잘 사용하는지 볼 수가 있다.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소소하지만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타기관이나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도 있고 방예리행사나 도봉청년축제 서울 끝 축제를 준비할 때 홍보물, 포스터 등을 담당했다. LOE, 꿈꾸는터 등과 함께 진행했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활동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청년과 공무원분들이다. 플랫폼을 통해서 다른 활동을 하시는 시민 분들을 만나보고 싶다. 사실 기회가 없어서 못 만나 뵀다. 무슨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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