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7

숲속(지은림 사무국장)

 

태풍의 영향으로 밤새 폭우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

인터뷰를 위해 숲속애를 찾았다.

숲속애 정원에 들어서니 공기부터가 다르다.

숲내음 가득한 이 공간은 도심의 공간과는 확실히 달랐다.

비가 내려서일까 촉촉한 숲 향기가 온 몸으로 스며드는 것 같다.

숲향기 가득한 숲속애의 아침,

빗소리를 벗 삼아 숲속애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숲속애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숲속애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활동은 얼떨결에 시작했어요. 2013년 직장을 그만둘 즈음에 숲속애 공간이 만들어졌고 지인의 권유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숲속애의 시초는 2010년 후반부 그만놀자(그리고 만들고 놀자)라는 이름으로 방학2나무야, 나무야에서 시작되었고 넘녀노소 삼삼오오 모여 둘레길 걷기, 그림그리기, 자연물로 만들기 등 생태관련 놀이를 하며 생태를 공부하는 주민공동체로 시작, 우리끼리만 이렇게 놀지 말고, 도봉구의 자연 특색을 살려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보자!’ 라는 한마디에 구성원들이 모두 의기투합하여 지역에서 공동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취지숲속애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공동체 활동을 하려고 보니 공간이 필요했고 2012년 사천목씨 종친회로부터 이 공간을 임차하게 됐다.

2013년 건물보수를 위해 벽돌 개당 1만원의 나눔 증권을 발행했다.

벽돌기금으로 오래된 벽을 허물고 숲속애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자는 취지에서 발행했다.

그즈음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이 시작됐고 마침 공간지원 사업에 선정돼서 본격적으로 숲속애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다.

숲속애 공간이 마련되고 나니 이곳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했다.

당시 직장을 쉬고 있던 나에게, 마침 생태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숲속애 공간지기로 활동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받았다.

201310월 숲속애가 공식적으로 문을 열면서 활동을 함께 시작하게 됐다.

 

△ 숲속애 지은림 사무국장

2010년 나무야나무야에서 했던 활동이 작은 소모임 형태의 활동이었다면

2012년은 사업설명회를 통해 협동조합 숲속애의 출자자와 정기회원을 모집하고 임차보증금도 마련하는 숲속애의 기반을 마련하는 폭넓은 의미의 활동이었다.

한 개인이 아닌 우리가 함께 뭉쳐서 공동체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첫걸음이었다.

 

숲속애 공간은 예전에 어떤 공간이었나요?

△ 숲속애로 재탄생한 공간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가득했던 폐가와 공터를 활용해 숲속애로 재탄생 시키다"

숲속애가 이곳에 자리 잡기 전, 이 공간은 버려진 폐가와 공터였다.

무단으로 투기 된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던 음침한 곳이었다.

청소년들의 일탈이나 비행이 이루어지기 쉬운 우범 장소이기도 했다.

버려진 이 공간을 숲속애가 새롭게 디자인하여 사용하게 된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이 공간은 무허가 주택이었고 여전히 무허가 공간이다.

때문에 건물을 증축하거나 신축할 수는 없었고

처음 만들어진 구조 그대로 개보수하여 재활용한 공간이다.

 

숲속애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홈페이지나 정보창구가 있나요?

네이버 카페와 네이버 블로그가 있지만 참여도가 낮고 지역 중심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밴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숲속애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urbanforest8

▶숲속애 네이버 카페: https://cafe.naver.com/dbforest 

▶숲속애 네이버 밴드: https://band.us/n/a2a413oao6XaC

 

'협동조합 숲속애' 밴드에 초대합니다.

'협동조합 숲속애' 밴드에 초대합니다. 밴드는 그룹 멤버들과 함께 사진, 일정,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band.us

 

숲속애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201512월 창립총회를 거쳐 마을공동체 숲속애는 협동조합 숲속애가 되었다.

현재 82명의 조합원이 있고 2016년부터 마을공동체 숲속지기에서 사무국장으로 승격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공간대여비와 텃밭임대, 강의료, 프리마켓을 통한 물품판매 등 숲속애 조합원 및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다.

 

숲속애는 어떤 활동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요?

생태 프로그램숲생태놀이 프로그램 그리고 공동체텃밭을 운영한다.

생태프로그램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자연 친화적 프로그램으로, 손바느질, 지끈 공예, 천연염색, 한지 공에, 실톱공예 등의 활동을 하며 1회 이상 운영한다.

숲생태놀이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산책하기, 밧줄놀이, 생태미술, 바깥놀이, 텃밭 가꾸기, 세시풍속 등의 활동을 하며 2회 이상 운영되고 있는 정기프로그램이다.

주제가 있는 마을 강좌마을주민을 대상으로 하며 다양한 인문학강좌가 주제별로 마련돼 있다. 활동시간은 1회 이상으로 만남이 자유롭다.

정기 프로그램 이외에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행사도 진행한다. 비빔밥 데이. 쌈밥 데이 등 밥상 나눔 활동이나, 숲속 작은 음악회, 달빛 영화 감상, 벼룩장터, 신나는 놀이마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해가 바뀌면서 제일 먼저 여는 행사시농제이다. 시농제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밥상 나눔을 갖는 날이며, 이날은 풍물패와 함께 지신밟기도 하고, 남녀노소 지역주민 150-200명 정도 참여하며 인사 나누고, 밭도 갈고, 모종도 심으며 가마솥에 끓여 낸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 2018 숲속애 시농제 (출처: 숲속애 네이버 카페)

 

얘기만 들어봐도 상당히 힘든 과정이었을 것 같은데 활동 중에 가장 힘든 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해를 거듭 할수록 점점 더 어렵고 힘들다. 이 공간은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공간으로 마련됐지만 이 공간에 정착해서 지속가능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이 늘 부족하여 가장 힘들고, 공간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줄 운영비 마련 부분도 늘 부담이 크고 힘겹다.

숲속애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마음 편하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늘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더 열심히 공간 활성화와 힘을 보태고 있지만, 가끔 숲속애를 위해 봉사해주시는 분들 가운데 숲속애를 위해 봉사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어느 한 개인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실 때가 종종 있어 마음이 무거워 질 때가 훨씬 편할 것 같다.

 

고정적으로 함께 활동하시는 분은 몇 분이나 될까요?

(웃음) 그렇게 많지 않다. 협동조합 대표님 이하 이사님들과 운영진 5~6, 지역 주민 4~5이 참여 하여 활동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 직원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 어려움이 따르는데, 숲속애가 재정적으로 탄탄해지거나 공간에 인건비 지원이 이루어져서 숲속애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에게도 정당한 활동비를 지불해 줄 수 있으면 반상근자 두세 명이라도 함께하면서 숲속애의 제반 상황에 대해 함께 의논하고 역할을 나누어 활동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숲속애의 밴드 회원은 550명가량으로 밴드를 통해 홍보하고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다양한 문화행사에는 지역의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도움을 주셔서 고맙고, 준비-진행-마무리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편이어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 한지공예 작품이 전시된 내부공간

타기관이나 타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숲속애는 2014년부터 자연스럽게 활동거점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에 대해 몰랐던 분들이 숲속애를 통해 마을을 알게 되고 폭넓게 마을을 이해하며 상호 협조하는 체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주민들이 다양한 마을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으며, 공간이 없는 단체와는 공간 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협조와 재능기부 및 활동 협의 및 연계 활동 등 다양하게 협력하여 하고 있다.

나는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한지 몇 년 되었는데요.

처음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간 동기는 숲속애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주민자치회에서 활동하는 주민들은 숲속애의 활동을 마을활동과는 별개로 생각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숲속애 공간이 관으로부터 운영비지원을 받는 구조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나는 이런 오해가 풀어질 수 있도록 설명하고 주민자치회에서 우리와 같은 마을공간이 전반적으로 잘 활성화 될 수 있게 함께 협력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주민자치회에서 자연생태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숲속애 공간을 알리며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숲속애 내부 공간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지역에서 변화해야할 지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마을 중심의 지역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 졌으면 좋겠고, 관으로부터 정당한 지원도 받고 싶다.

숲속애 공간은 주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로 놀이와 치유, 친교의 장으로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싶고, 숲속애 공간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관에서도 함께 노력해주었으면 한다.

운영을 잘하고 못하고의 설문조사나 평가의 위치가 아니라 이 공간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운영비지원이나 공공근로자를 지원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인력충원을 봉사활동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인력난으로 인해 어떤 공간은 상시적으로 열어두지 못하고 프로그램이 있거나 일이 있을 때 비상시적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곳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활동하시면서 의미 있었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분들이 숲속애를 통해 행복해 하고, 다시 찾고, 인연을 만들어 가고 함께 나눌 수 있어 좋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늘 있는 곳이기에 행복하며..

자연과 더불어 365일을 느끼고 즐기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여서 좋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플랫폼을 통해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지원받고 싶다. 숲놀이 강사자격이 있으신 분이 주 1회라도 수업을 해주신다면 강사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고 질 좋은 강의를 지역주민들이 들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분이 계시다면 저희와 연결하여 보다 다양한 활동들이 숲속애서 만들어 지고 다양한 체험을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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