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9

이 자라는 

(김홍경/김수희)

 

 

신선한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아침이다.

푸른 하늘을 떠다니는 뭉게구름이 인상 깊은 오전

꿈땅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대로변 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꿈땅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밝은 느낌이 난다.

바닥과 벽면을 가꾸는데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꿈땅의 문을 두드리니 선생님 두 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꿈땅이 만들어진 배경과 명칭의 의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강북구에 있던 어린이 놀이공원 서울 드림랜드가 2008년에 폐장되고 북서울 꿈의 숲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서 아쉬웠던 차에 2016년 마을계획단 활동을 하면서 청소년공간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구참여예산으로 보증금 천 오백만원을 받았다. 컨테이너하우스를 이용해 아동청소년공간을 만들려고 했지만 컨테이너를 놓을 만한 대지가 없었다. 대지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공간을 임차하기로 했다. 30군데를 알아보다가 지금 이곳에 꿈땅 공간을 마련했다.

 

 

꿈땅의 의미는 꿈이 자라는 땅이다. 아이들의 꿈을 드러내게 하고 이 공간을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고 밟고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서 꿈이 자라나는 땅으로 명칭을 짓게 됐다. 꿈땅은 현재 25명의 회원이 있고 그 중 임원은 15명이다.

임원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임원임기는 1년이다.

임원으로 가입·탈퇴는 자유롭지만 1년 임기동안은 자신의 책임 하에 마무리 짓고 탈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기 총회나 조례규칙과 같은 형식은 없지만 모임의 유지를 위해 모임회칙은 정했다.

회원구성은 빛들의 소리 미술학원을 통해 만난 1,2기 엄마들의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꿈이 자라는 땅 공간 내부

꿈땅은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내고 있다.

초기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비를 걷으려고 했지만 임원들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간식도 만들며 많은 수고를 하는데 돈까지 내는 것은 무리라고 말씀하시는 회원분이 있어서 자율적 참여형식으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운영했다.

2017년 청장님, 동장님, 마을교사, 마을주민 분들을 모시고 꿈땅 개소식을 알렸고

그 후 공간활성화사업, 프로그램운영, 공간대여비와 강사 분들의 후원을 받으며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꿈땅 운영을 3년간 지켜본 남편과 가족들이 우리가 힘들고 지쳐보였는지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조언을 했다. 그래서 작년 겨울방학부터는 겨울이든 여름이든 방학 때는 집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월세가 처음으로 감당이 안됐다. 십시일반 모아서 겨울은 났지만 현재는 월세가 점점 밀려 150만원까지 불었다. 하하하(웃음)

우리에겐 월세가 큰 부담이다.

다행히 서울시와 구청에서 주민공동체를 지원하는 마을활력소가 운영된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선정됐다.

우리에게는 월세 없는 공간이 필요했고 그 공간에서 신나게 놀아줄 아이들이 있었으니 마을활력소로 꿈땅이 딱 안성맞춤이었다.

마을활력소를 잘 설계하고 디자인해서 내년 2월에 준공예정이다.

 

빛들의 소리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빛들의 소리 미술학원을 통해 어머님들이 모이게 됐다. 첫 모임을 가졌던 어머님들이 1기이고 우리가 2기이다. 현재 빛들의 소리 공간은 없어졌고 빛들의 소리 1주민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빛들의 소리 2꿈땅에서 주로 활동한다. 회의는 1,2기 모두 같이하지만 프로그램 활동은 기수별로 다르게 하고 있다.

1기는 4,5,6학년 고학년이고, 2기는 1,2,3학년 저학년으로 구성된다.

학년이 달라서 활동프로그램도 다르고 아이들의 고민지점도 다르기 때문이다.

 

꿈땅의 활동내용이 궁금합니다.

 

작년까지는 아동솔루션으로 성품학교 운영 부모솔루션으로 내 마음의 풍경, 열린 강좌, 드라마치료 운영 청소년솔루션으로 도봉구 탐방, 페스티벌, 생일파티, 파자마파티 청년을 위한 열린 공간(청년들이 공간을 필요로 하면 열어줌)

올해는 임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체험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강좌마을이해를 위한 마을커뮤니티 탐방을 했다.

나는 LOE를 벤치마킹했다. 청년들의 놀이공간이 있다면 아동청소년을 위한 놀이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활동 중에 가장 의미 있던 점과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꿈이 자라는 땅 활동가 김수희

 김수

딸아이는 빛들의 소리 2기이다. 1기의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2기의 저학년 아이들이 모집됐다. 2기 아이들은 빛들의 소리를 통해 놀이치료를 받았다. 놀이를 통해 아이가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활동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선생님으로 함께 활동하게 됐고 2기 학부모 대표도 맡게 됐다.

사실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결혼과 함께 나의 꿈도 잊혀져갔다.

꿈땅에서 선생님활동을 하면서 나의 꿈을 실현한 것 같았다.

남편도 내가 꿈을 이뤘다며 지지를 많이 해준다.

나는 아직도 꿈땅에서 나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변화이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아이가 점차 변화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감동이 있다.

그 첫 사례가 바로 내 아이였다.

 

힘든 부분은 활동과 가사의 양립이 힘들었다.

그리고 활동을 하다 보니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생겼고 그 기대치에 못 미치게 되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나의 성향과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관계가 좋아졌다.

 

△꿈이 자라는 땅 활동가 김흥경

김흥경

어려운 점은 월세. 아직까지는 잘 이끌어가고 있지만 심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은 재정이다. 재정적으로 힘들다보면 아이들이 돈으로 보일까봐 가장 고민이긴 하다.

그렇게 되면 활동의 질은 떨어지고 아이들을 재정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보게 된다.

그러기 전에 빨리 월세를 마련해야한다. 하하하하(웃음)

 

또 힘들었던 점은 큰아이가 ADHD이다보니 큰애에게 신경이 집중돼있었다.

때문에 동생인 딸아이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다.

게다가 꿈땅 활동까지 열심히 하다 보니 딸아이가 엄마를 빼앗겼다는 상대적 박탈감과 공허함에 시달렸다. 그때 많이 힘들었다.

이 활동을 하면서 의미 있었던 부분은 역시 아이들의 변화이다.

꿈땅은 아동뿐만이 아니라 학부모님들의 꿈도 키우고 있다.

꿈땅에서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어른들이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꿈땅에서 활동하는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되나요?

빛들의 소리 1,2기와 영유아를 합치면 60 정도 된다.

최근 청년들도 함께 하고 있다.

 

온라인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이 있나요?

온라인카페 꿈이 자라는 땅을 운영했지만 잘 안 된다.

현재는 카톡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활동자료는 컴퓨터에 저장해서 보관하고 있다.

나중에 자료집을 만들려고 한다.

 

모임이 상당히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에 대한 고민이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고민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형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처럼 생각하고 대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모임이 자유롭고 편하다.

강요가 없고 매우 자율적이지만 그 안에 주인의식이 있었기에 모임이 유지됐던 것 같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한 홍보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주민센터에 시민협력플랫폼에 관한 리플렛이나 홍보소식지만 있어도

우리가 시민협력플랫폼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협력플랫폼이 고민을 가지고 있는 민간단체의 대화파트너가 됐으면 좋겠다.

관으로 가기 전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거점역할을 했으면 한다.

 

끝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문구를 노원의 한 현수막에서 보았다. 글을 읽는 순간 가슴이 멍해졌던 기억이 있다. ADHD를 가지고 있는 우리 아들과 같은 아이들을 사회에서 품을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나라를 사랑하고 건강한 자아상과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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