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39
무중력지대 도봉
(김동훈 센터장)
하늘이 흐린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다.
오늘은 무중력지대 센터장님을 만난다.
최근 무중력지대에서 회의를 하다 보니
꽤 들락거렸지만 이곳 무중력지대에서
어떤 활동들이 펼쳐지는지 구체적으로 알진 못했다.
오늘은 김동훈 센터장님을 만나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듯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무중력지대 2층 사무실에 들어서니
무언가에 집중하고 계신 센터장님이 보인다.
인사를 나누고 사무실을 나와
옆 회의실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다.
❍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항상 소개할 때 무중력지대 도봉에서 일하는 김동훈 이라고 소개합니다.(웃음)
❍ 지역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나 동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무중력지대 개관은 2018년 6월 22일 이다. 내가 무중력지대에서 일하게 된지는 올 4월 말부터였다. 무중력지대 오기 전에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일을 했다. 당시 주변 환경을 바꾸기 위해 이직을 알아보고 있을 때 무중력지대 도봉에서 구인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
무중력지대와 관련해서는 조금 활동경험이 있었다. 무중력지대 성북을 운영하는 성북신나 협동조합에서 1년 정도 조합원으로 활동했다.
그 전에는 문화재단, 사회적기업 노리단, 구리 YMCA 활동 경험이 있다. 기업 쪽보다는 민간단체에서 일을 많이 했다.
❍ 일반기업보다 민간단체를 선호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일을 할 때 소득도 중요하지만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서로 상생할 때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물론 소득이 높은 직장을 골라서 다닐만한 스펙도 아니었고) 그러다보니 재미를 찾아 이직을 많이 했다. 2000년 대 초반 NGO에서 일할 당시 제 또래의 실무자들이 많았다. 급여는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었고 환경도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선배들이 부추겨서 자연스럽게 끌렸던 것 같다.(웃음)
❍ 무중력지대에서 센터장님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총괄업무를 한다. 내가 무중력지대에 오기 전 이 자리는 공석이었다. 사실상 센터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직원 분들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센터장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웃음)
전 직장에서 위탁사업을 한 경험으로 행정업무와 운영체계를 안정화하는 것에 신경썼다. 외부 협의나 의사결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데서 실무자들이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실무자들이 더 많은 경함을 할 수 있도록 외부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이런 경험이 사업내용을 채우고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무중력지대가 생겨난 배경과 취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무중력지대는 2016년 금천구 G벨리와 대방에 처음 생겼다.
그 전에 서울시 청년허브가 먼저 생겼다. 청년허브는 청년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청년허브를 통해 청년들이 모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청년들이 편하게 무언가를 시도할 공간이 더 많이 생겨야한다는 필요에 의해 무중력지대가 만들어졌다.
'무중력'이라는 말은 원래 다른 배경에서 다른 의미로 쓰이기 시기작한 말이다. 무중력한 상태(운둔형 외톨이)의 청소년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서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 유유자적 살롱에서 ‘은둔형 외톨이’ 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어 대신에 ‘무중력 청소년’으로 표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무중력의 의미가 청년들에게는 조금 다르게 해석된다. 청년들의 경우 여기저기에서 너무 많은 중력을 받고 있다. 취업이라는 중력, 결혼이라는 중력, 경제라는 중력. 이 중력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실험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무중력지대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말하자면 중력에서 벗어나 보자는 의미이다.
❍ 무중력지대의 의미를 알고 보니 너무 멋집니다. 그렇다면 무중력지대는 그 의미처럼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중력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청년들의 교류와 소통, 실험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지만 수치 상의 주된 이용자들은이 취업준비생이다.
공부를 하러 오는 분들도 센터사업에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활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이 그런 활동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이 공간에서 준비를 잘해서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면 그것도 하나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무중력지대를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으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무중력지대 도봉의 활동방향이나 비전은 무엇인가요?
초기에는 무중력지대를 안착시키고 안정화하는데 집중했다.
지금은 도봉구에서 활동하는 청년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청년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각자 활동하는 공간이 있겠지만 전체가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청년들이 공간을 이용하는데 좀 원활할 수 있게 규칙을 수정하려한다.
청년들이 대관규칙에 대해 벽을 느끼고 있어서 청년들에게 한해서 무분별하지 않게 더 개방성을 가지려한다. 청년 이외의 사용자에게는 벽을 좀 더 높여서 청년들이 무중력지대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청년에게 집중하려한다.
청년이 활동한다고 하면 대관형태가 아니라 협력사업처럼 공간지원을 하는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 함께 활동하는 청년단체들은 어떤 단체가 있나요?
올 해 사심가득 클래스, 사심가득 소모임으로 활동했던 팀이 40팀 정도 있고 청년정거장지원사업에 참여하는 팀은 리버노스, 나부랭이, 액션랩, 크크공방, 극공작소 뜬구름, 도도봉봉, 시선, LOE가 있다.
❍ 활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운영상에서의 어려움은 무중력지대가 위탁사업이다 보니 함께 근무하시는 분들이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고용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좀 더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구조에서 안정성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
현재 근무하시는 분들은 20대 초반에서 30대까지 아우른다.
첫 직장인 분도 계시고 이직하신 분도 있다.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활기가 함께 어우러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조직에 결속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이다.
물론 다들 자신의 역할들을 잘하고 있다. 약간 욕심을 낸다면 좀 더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팀원들끼리는 화기애애한데.(웃음)
자유롭게 의견도 내고 논쟁(?)도 했으면 한다. 그러면서 관계성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왠지 의견을 내는데 주저하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울 때가 있다.
혹은 제안들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느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더 많이 소통하고 이야기하다보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 무중력지대는 어느 법인이 위탁받나요?
무중력지대 도봉은 도봉문화재단이 위탁법인이다. 무중력지대마다 운영하는 주체의 성격이 다르다. 협동조합도 있고 주식회사도 있고 다양한 주체가 운영하는 것은 매우 좋은 형태라고 생각한다.
* 도봉문화재단 인터뷰가 궁금하시다면?!
https://dbplatform.tistory.com/135?category=741713
❍ 개인적으로는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개인적으로는 되게 행복하다.(웃음)
❍ 매우 행복해 보여서 참 좋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내가 하는 역할이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들 때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우선은 지금 행정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고 있고 또 센터에 망가진 것들을 잘 고친다.(웃음) 프로그램 기획이나 운영에는 별로 참여하지 않았다. 워낙 실무자들이 잘하고 있다.
❍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단체가 변화되어야하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도봉구의 시민단체 벽이 높다고 종종 들었다. 벽이 느껴져서 진입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일반 단체가 그렇다면 청년들도 아마 더 크게 느낄 것이다. 청년단체로 ‘청년 인정’이나 ‘LOE’는 그래도 시민플랫폼에 들어와 있지만 청년단체들은 좀 주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짧은 경험에서 추측해본다면 청년들이 시민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려면 너무 많은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것 같다.
생계를 위한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 따로 시간을 내서 활동해야하는데 시간에 대한 부담이 크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면서 활동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형태라면 다를 수 있겠지만 현재 시민단체의 상황도 잘 모르고 역사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민단체 안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걸림돌을 넘어서 참여한다 해도 조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더욱 주저하게 될 것이다.
❍ 그렇다면 청년들이 시민단체 안으로 유입되기 위한 대책이 있을까요?
시대와 상황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나는 YMCA에서 청소년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YMCA에서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청년들이 각자 활동하는 사무실이나 작업공간 이외에 만날 수 있는 장소는 공공에서 제공한다. 무중력지대같은 커뮤니티공간이나 문화, 창업단지 같은 곳이 그런 곳이다. 청년들이 필요한 공간이나 정보, 자료, 예산도 공공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민단체에서는 청년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일차적으로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년들에게 제공할 만한 콘텐츠가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또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청년들이 생존문제를 해결한 후에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생존문제가 해결됐을 때 활동을 찾아다녔던 것 같다. 청년들에겐 그런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이 돼야 활동이 가능한 것 같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더나은도봉조직위원회 회의에 딱 한 번 참석했다. 그때 느낀 점은 회의에 참여한 단체들의 공동목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연대를 위한 목표가 부재한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에 지역단체들과 함께 활동한 적이 있다. 당시 지역단체와 연대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성명서를 낸다든가 사무실을 임대해서 함께 공유한다던가, 회의를 통해 지역사회의 방향성을 잡는다든가 하는 공동의 목표나 공동행동이 있어서 연대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없어지니 교류도 적어졌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도 공동의 목표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는 시도해 볼 수 없는 일을 함께 시도해보는 것도 공동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간을 함께 임대해서 사무실과 회의실을 공유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참여하는 팀의 규모에 따라서 사무실 공간을 분배를 하는 등 참여와 기여도에 따라 유연성 있게 운영하면 될 것 같다.
개인적인으로는 컨퍼런스 같은 향사는 경우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기 쉽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지속적인 참여를 위한 방법이 필요한데 기금마련 같은 건 어떨까 한다.
아니면 공간마련을 위해 가능한 몇 단체가 먼저 시작해서 꾸준히 기금마련에 참여하고 하나 둘 더 참여하다 보면 공간마련을 위한 Seed Money나 보증금이 만들어 지고 현재 사무실을 옮길까 고민하시는 단체들이 먼저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면 부담도 훨씬 적을 것이고 더 나은 컨디션의 공간을 찾게 될 것이다.
먼저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하면 그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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