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54

 

 

 

도봉문화재단 문화도시추진단

(단장 민경찬)

 

 

지속되는 장마와 코로나로 인해 갑갑한 터에

오늘은 간만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대중교통 이용자가 줄었는지 전철 안이 휑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나로선 편하니 좋다.

 

오늘은 문화도시도봉추진단 단장님을 만난다.

도봉 내에 여러 문화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화도시도봉에서는 지역에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궁금하다.

그 이야기와 함께 단장님의 활동이야기를 들어본다.

 

어딜 가도 발열체크와 손소독은 필수가 됐다.

자동발열 체크 후 도봉구청에 들어서니

바로 앞에 도봉구민청 운영지원실이 보인다.

 

구민청 3층에서 뵙기로 했는데

구청 사무실 3층에서 기다린 나는

친절히 안내해주신 단장님의 말씀에도

엇갈리며 왔다 갔다 하다 겨우 만나게 됐다. ㅎㅎㅎ

단장님의 안내로 세미나실에 마주 앉았다.

 

 

▲ 도봉구청 내(內) 도봉구민청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6월부터 문화도시도봉추진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전에는 강북과 도봉에서 음악회나 콘서트를 총감독하는 예술 감독으로 활동했다.

규모 있는 콘서트의 시나리오를 쓰고 총연출을 맡아 공연을 개최했다.

어린이 합창단 지휘감독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초·중·고에서 문화예술을 통한 융합교육을 했다.

음악과 인문학을 연결해서 가르치고 미술과 문학 그리고 명상 등을 접목하여 융합교육을 했다.

 

교육을 통해 빠르게 변화되는 아이들에 비해 부모와 선생님, 어른의 변화는 상당히 정체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이를 깨달은 후부터 어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학부모를 비롯해 선생님, 기관장 등 교육과 관련된 업계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을 폭넓게 만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 중에, 오마이 뉴스의 오연호 대표를 만나게 되면서 한국의 인생학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의 인생학교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콜레’(청소년 인생학교)를 벤치마킹한 ‘꿈틀리 인생학교’이다.

강화도에서 처음 시작했고 5년 정도 됐다.

 

☞ 꿈틀리 홈페이지 가기   http://www.ggumtle.com/html/home.html

 

인생학교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덴마크는 중학교를 마친 후 1년 정도 쉼을 가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

그 과정에 자신의 적성을 찾고 인생 공부도 한다. 이과정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해서 ‘꿈틀리 인생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어른을 위한 인생학교를 전남 신안군에서 시작했다.

짧게 2박 3일이든 일주일이든 원하는 기간만큼 섬에서 쉼을 가지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꿈틀리의 인생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한 계기로 성인을 위한 인생학교에 교장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섬마을에 있는 인생학교를 방문하시는 학부모, 선생님, 정부기관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리더들, 청년들과 함께 인생수업을 하고 있다.

 

❍ 강북에서 활동하시다가 도봉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도봉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강북문화재단에서 주최한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게 되면서이다.

내가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 공연에 도봉문화재단 상임이사님 부부가 참석했는데, 그 공연을 보고 감동을 했고,

도봉문화재단 주최 콘서트 총감독을 내게 의뢰하면서 도봉과 인연을 맺게 됐다.

 

도봉에서 첫 활동은 평화문화진지 개관식 콘서트를 총감독했다. 그 후 역사문화콘서트 ‘푸르게 더 푸르게’를 맡아서 감독했다.

이 공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의 역사이야기를 음악, 춤, 영상, 캘리,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연결하여

담아냈고, 한 두 명의 유명인을 중심이 아니라, 지역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진행했다.

누구도 주인공이 아니지만, 모두가 주인공인 공연을 하고자 했다.

도봉문화재단에서 6개월간 함께 했던 ‘도봉시스터즈’를 비롯해 지역아동센터, 도봉구립어린이합창단, 어르신 합창단

그리고 지역청년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하면서, 모두가 함께 감동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세월호 5주기 때 있었던 416기억문화제의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관이나 재단의 주관한 행사가 아니라, 오롯이 시민들이 주관하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진행한 문화제여서

더욱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다. 이 때, 도봉의 시민력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도봉의 가능성을 보았다.

 

작년 도봉산축제 때는 ‘문화가 있는 날’에서 주관한 역사문화콘서트 ‘씨ᄋᆞᆯ의 소리’의 총감독으로 함께 하기도 했다.

도봉의 인물인 함석헌 선생님과 전형필 선생님의 이야기를 엮어서 대규모 음악회를 진행했다.

이 때도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약 20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함께 했고,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한껏 누리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문화도시 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문화도시는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서 문화 창조력을 강화하고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도시를 의미한다.

 

도봉은 이전부터 ‘문화도시’를 표방하며 ‘문화도시 도봉’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기까지 왔지만,

문체부가 지정한 법정 문화도시와는 좀 다르다.

법정문화도시로 지정이 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그리고 지자체가 일부 부담하여 조성한 지원금을

5년간 최대 200억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더 적어질 수도 있다.

 

원래 문화도시로 지정되려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문화특화지역조성 사업을 추진해야 했다.

그러나 올 해 부터는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에 참여를 하지 않은 지자체도 누구나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만 41개의 지자체에서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받기 위한 조성계획서를 제출했고,

경쟁은 내년까지 더욱 치열해 질 예정이다.

도봉구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에 선정되며,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올 6월부터는 ‘문화도시 사무국’과 추진단이 출범했다.

문화도시도봉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해 관주도의 문화정책이 아닌 주민 주도의 문화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도시 추진단은 도봉구의 시민들로 구성된 거버넌스로서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 중에 있고

문화도시도봉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공고화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뒷받침하기 위해 구성됐다고 보면 된다.

 

❍ 문화도시 사업은 현재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나요?

그렇다. 문화도시 사업이 시행된 지 3년 정도 됐다.

지금까지 17군데가 선정됐지만 서울지역에서 선정된 곳은 아직 한군데도 없다.

왜냐하면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문화인프라가 좋은 서울이 지정 받기 더 어려운 상황이다.

 

❍ 사실 도봉구는 서울권에 해당되지만 다른 구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정부에 어필해서 문화도시 사업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 그 부분을 잘 풀어서 설득하고 있다.

단 풀어가는 방법이 관주도가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민관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부분이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 문화도시추진단/ 단장 민경찬

 

❍ 현재 민관협치는 잘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제 막 시작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웃음)

6월에 시작해서 7월에 문화도시추진단 승인과 조성계획서의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추진단장 조인식을 했다.

문화도시추진단은 민으로만 구성됐고 활동가, 단체장, 관장, 센터장, 주민 등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도봉구는 다른 구에 비해 민관협치가 잘된다고 인식돼있다. 그럼에도 민관협치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협치가 잘되는 부분은 잘 되지만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도 있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한다.

추진단장을 하면서 꽤 많은 분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민관 거버넌스의 한계와 우려 점들을 말씀하시며, 도봉의 민관 협치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유하기도 하셨다.

정책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함께 했지만 결국 결정권을 가진 관주도로 가게 되는 것을 경험한 여러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게 있게 다가왔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시민들의 이야기에 너무나 깊이 공감되었고, 그와 동시에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민관 거버넌스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추진단장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 단장님은 민관협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은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분들이 실제로 감당해주시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사실 그분들의 도움 없이는 안 되는 일들이 꽤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민에서 느끼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관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사람 중에 한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상호 존중 없이 협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협치는 관에서 느끼는 한계를 민과 함께 극복하고, 민이 할 수 없는 부분은 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적절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서로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민이 잘 성장해서 관이 민을 파트너로 신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과 싸워서 무언가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관이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함께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가능성을 본 것이 작년 <씨ᄋᆞᆯ의 소리>를 준비하면서이다.

이 콘서트는 구청과 도봉문화재단 그리고 민이 함께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민관이 서로 협의하고 맞춰가는 과정을 보면서 민관협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느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작품에 대한 모든 콘텐츠와 사람 등 많은 것을 민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은 최대한 민을 존중했고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조율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은 서로의 협조하며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민관협치에 있어서 서로의 차이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름으로 인정하면 좋겠다.

무지개색상 빨, 주, 노, 초, 파, 남, 보가 있다.

각각의 색상이 더 선명해진다고 나쁜 것이 아니다. 훨씬 더 아름다워진다.

만일 각각의 다름을 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연결된 무지개로 본다면 연결을 통해 더 아름다워지고 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4·16 기억문화제를 함께하면서 도봉시민의 저력과 시민력을 보았다.

가치 있는 일에 동의가 됐을 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이를 보면서 많이 놀랐다.

관의 시야밖에 있는 사각지대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민이 더 잘 본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관이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부분은 민의 도움으로 해낼 수 있다. 또 민은 관의 행정력의 도움으로 필요한 자원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민관이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나 관점의 차이를 잘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서 하나의 가치를 중심으로 일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업주체가 사업진행과정을 공정하게 하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모두가 납득하고 인정한다면 관도 민간단체를 믿고 함께 파트너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도 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관에서 손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공평하게 좋은 성과를 내려면 결국 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민에서는 관을 성과주의라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관이 시민들을 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시민들이 즐겁고 행복한 것이 관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 성과를 관이 가져가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민관이 함께 그 성과를 누리며, 도시 전체가 함께 성장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관의 체계는 만만치가 않다. 쉽게 바뀔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바꾸더라도 관 스스로 안에서부터 바뀌어야지, 밖에 있는 시민들이 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선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하나된 목소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으로는 힘들지만, 역량 있는 시민들의 하나된 목소리가 있다면, 관이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도시 추진단이 그렇게 역량이 있는 민관 거버넌스가 되면 좋겠다.

 

민관 모두 각각의 펼쳐내고 싶은 욕구와 꿈이 있을 것이다. 이런 한 욕구와 꿈을 펼쳐낼 수 있는 도봉구가 됐으면 좋겠다.

풀어가는 방법의 차이는 있겠지만 종국에는 모두가 함께 잘살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목표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공감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관의 목표를 퍼즐의 작품으로 비교하자면 퍼즐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 조각 한 조각을 끼워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맞지 않는 퍼즐조각을 힘으로 구겨서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퍼즐조각을 돌려도 보고, 다른 것을 끼워도 보며 맞춰가는 과정과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함께 일함에 있어서 설명과 설득 그리고 타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관협치는 민관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감과 견제도 필요하다.

하지만 서로 충돌해서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차전놀이처럼 서로 상승하는 효과를 내야한다.

 

▲ 도봉구민청 3층/ 문화도시추진단 사무실

 

❍ 문화도시도봉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막 협치를 시작하셨는데 잘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하게도 도봉구 안에서 협치의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시다. 그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받고 있다.

물론 피해갈 수 없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협치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고견을 반영해 미리 피할 수 있는 부분들은 피하고 예방하면서 잘 풀어가려고 한다.

 

저를 믿고 단장으로 승인해주신 추진단원들과 의견을 나누며 그 분들의 도움을 받아 문화도시를 함께 만들어 가려고 한다.

앞으로 수행해야할 사업이 많겠지만 사업을 빨리 진행하기보다는 거버넌스를 잘 세워서 시민들이 잘 협업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에서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우선 거버넌스 구축에 집중하려고 한다.

 

문화정책을 긴 안목에서 장기적으로 펼쳐가려고 한다. 그동안의 문화정책은 단기적이고 연속성이 없었다.

이것이 2년 마다 임기가 바뀌는 관의 한계이기도 하다.

열심히 문화정책을 수행했음에도 여러 한계에 부딪히는 지점들이 존재했다.

그러한 한계를 문화도시를 통해 극복하고 풀어가려고 한다.

 

도봉에 문화재단, 문화원, 문화예술지원센터 등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기관이 꽤 있다.

시민들이 보기에는 실행주체가 누가 됐든 비슷한 행사와 축제를 반복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문화도시가 또 다른 문화단체가 돼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도봉구 문화전체를 융성하게 하고

구민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소외되는 곳 없이 균형 있게 문화혜택이 닿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이 모든 활동의 근간에는 도봉주민으로 구성된 문화도시추진단이 있다.

 

❍ 문화도시추진단원의 임기가 있나요?

추진단의 역할이나 임기 그리고 사업방향이나 사업의 구제적인 내용은 현재 마련해 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소그룹으로 모임이 있다.

현재 문화도시추진단은 사업실행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문화정책에 기여하고 사업방향에 대한 논의와 결정을 위한 단위로 생각하면 된다.

아직은 거버넌스를 세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버넌스를 세우는 과정 중에 조례와 내부방침 등 세부적인 내용들을 촘촘하게 채워갈 것이다.

 

❍ 처음 문화도시를 상상했을 때 건물이나 지역공간을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차원의 문화도시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 건물을 짓거나 외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휴먼웨어이다.

사람들을 중심으로 풀어가려고 한다. 도봉주민은 매우 역동적이고 내부적으로 꿈틀거림이 있다.

이는 사람을 귀하게 여겼던 함석헌 선생님의 씨ᄋᆞᆯ 사상과도 잘 연결된다.

그렇다고 문화도시가 함석헌 선생님의 사상을 전파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함석헌 선생님의 씨ᄋᆞᆯ 개념을 가져와서 도봉의 시민들의 힘과 가능성을 설명하고 가치를 모으려는 것이다.

 

함석헌선생님이 말한 ‘씨ᄋᆞᆯ’은 순 우리말로 하면 ‘씨앗’이고, 동시에 ‘민(民)’이고 ‘민초’이다.

씨앗처럼 지금 당장 다 볼 수 없지만, 무수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다.

씨앗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땅에 떨어져 다시 씨앗의 역할을 한다. 그렇게 숲을 만들어간다.

이 생명의 선순환이 도봉 문화의 선순환이 되길 바란다.

한 개인이 씨ᄋᆞᆯ이고 그 개인이 존중받고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려 좋은 공동체를 이루고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 활동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힘드신가요?

아무래도 협업이다. 민관협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어렵다.

무언가가 드러났을 때는 그 배경에 많은 맥락과 콘텍스트가 존재한다.

이런 맥락을 빠르게 파악해서 대처해야 하는데 아직 서툴러서 더디다.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알아가고 시스템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현재는 버벅거리면서 따라가고 있다.(웃음)

 

❍ 활동하시면서 동력이 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나는 4아이의 아빠이다. 큰애가 고 1이고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다.

내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만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현재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 그리고 함께 노래하는 아이들을 통해 굉장히 많은 힘을 얻는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고 힘을 모아주시는 분들로부터 많은 동력을 받는다.

 

각 사람 안에는 사람이기 때문에 심어져있는 좋은 씨앗이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이는 씨알사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음악을 듣고 반응하는 존재가 사람이다. 원숭이는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원숭이는 아무리 심심해도 벽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말하지 않아도 사람은 그림이나 영상을 보고

혹은 음악을 듣고 그 뒤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와 이야기를 캐치하고

깨달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기 때문에 음악만으로도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변화의 경험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좋은 것들이 밖으로 발현된다.

이런 변화의 경험을 확인할 때 많은 힘을 얻는다.

 

❍ 활동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변화돼야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난 번 민민미래기획단 모임에 참여했을 때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모두 납득될 만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는 결론이 없었다.

다양함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공감하는 부분을 부각시켜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시민사회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활동경험이 많은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런 분들과 잘 연결돼서 개인 활동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었으면 한다.

관이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되려면 시민들의 마음이 모아지고 실력도 갖추어야한다. 또한 풍성한 내용도 있어야한다.

시민사회단체로서 고유의 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함께보면 도움이 되는 인터뷰와 정보입니다.

클릭하세요!!! ↓↓↓

 

☞ 역사만들기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230?category=741713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안석희센터장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9?category=741713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14?category=741713   

☞ 동북4구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활동가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94?category=741713     

☞ 도봉문화재단 상임이사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35?category=741713      

함석헌 기념관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0?category=741713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44

 

 

함석헌 기념관(실장 윤채원)

 

오늘은 함석헌기념관에서 근무하시는 윤채원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

인터뷰이로 추천을 받아서 찾아뵙는 윤채원 선생님의 이야기보따리가 궁금하다.

도봉구민회관 건너편 정의여고 근처에 있는 함석헌기념관은 일반 주택가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깔끔하게 정리된 가옥의 정경이 주변 가옥과 대비를 이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위험으로 인해 2월 초부터 함석헌기념관도 임시휴관이라 대문이 굳게 닫혀있다. 휴대전화로 선생님께 문 앞에 와있다고 알리니 선생님께서 대문을 열어주시러 나오셨다.

“안녕하세요”

“네, 어서 오세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함석헌 기념관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반긴다.

처음 이 장소를 방문한 터라 궁금한 것이 많아 공간 곳곳을 먼저 스캔하고 선생님께서 안내해주시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 함석헌 기념관

 

❍ 본인 소개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곳 기념관 직원이자 글을 쓰는 작가이다. 무명의 작가지만...(웃음)

도봉문인협회 소속으로 8년 정도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하며 도봉의 문인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았고 지금도 이사로 문단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도서관이나 책사랑방에서 아이들 논술 수업, 성인 글쓰기 강좌를 진행했고, 2014년 4월부터 김수영문학관에서 3년을 근무하다 2017년 4월부터는 이곳 함석헌기념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는 시를 쓰고 수필을 쓴다. 에세이집 두 권을 냈다. 2013년 첫 번째 수필집 <윤채원의 토닥토닥>과 2017년 두 번째 에세이집 <마음을 탐하다>를 출간했다.

<마음을 탐하다>는 2017년 세종 우수도서로 선정된 작품집인데 도봉의 인물들과 도봉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담겨있다. 도봉지역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의 이야기도 책에 담아내게 되는 것 같다.

두 번째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를 마을카페인 <행복한이야기>에서 진행했는데 도봉 지역의 지인들이 함께 준비하고 축하해주셨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 하고 서로의 기쁨을 같은 크기로 느끼며 응원해주는 귀한 인연으로 산다는 것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

 

▲ 윤채원 선생님

❍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역 활동 단체에 소속되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글 쓰는 일을 주로 해서 지역의 문학단체인 도봉문협에서 활동하며 주로 문학과 관련된 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지역에 거주하시는 향토시인들을 초대해 문학 강연회를 열거나 시 낭송회를 열어 주민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그 후 2013년 김수영문학관이 개관된 후로는 김수영문학회를 2014년에 발족해서 인문학 강좌, 시 콘서트, 시낭송 모임 등을 진행하며 문학회 회원들과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6년째 인문학 강좌와 스터디를 하면서 김수영문학을 알리는데 애쓰고 있다.

그리고 방학3동에서 진행된 마을미디어교육을 받고 은행나루마을방송국에서 팟캐스트, 아름드리초대석, 문학이 꽃피는 나루, 수필집 낭독 등을 진행하다 지금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다.  

 

요즘은 몇 개의 낭독 모임을 만들어 소리 내어 책 읽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직장인으로 살다 보니 개인적인 활동에는 시간적인 제약을 받는다.

사람과의 관계와 인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때때로 모든 것이 차단된 답답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 후로는 함석헌 선생님에 대해 새로 공부할 것도 많고 기획해야 할 일들도 많아 다른 활동을 할 여력이 없었다. 보람을 가지고 분주하게 잘 지낸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외로움이 밀려들었다.

내가 그들을 찾아갈 수 없다면 사람들이 기념관으로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념관 활성화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 함께하고 있다.

 

❍ 이런 모임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기념관에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힐링 인문학’이다. 어느새 3년 차로 들어섰다. ‘무욕청정’시낭송 모임도 기념관에서 진행된다. ‘무욕청정낭송’ 모임은 한 달에 두 번씩 모여서 함석헌시와 각자 준비한 애송시를 낭송하는데 도봉지역 외에도 강북, 수유, 노원 등에서도 오고 있다. 또 한 달에 한번 만나는 ‘수요락(수요일에 만나는 즐거움)’이라는 낭독’ 동아리가 있다.

외부에서 진행하는 ‘끌림낭독회가 있고, 최근에 새로 만든 ’겹불낭독회‘가 있다. 퇴근 후 외부에서 진행하는 낭독회에 가보니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분위기가 서로 다른 낭독회를 통해 좋은 사람들과 만나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으로 소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끌림’과 ‘겹불’낭독회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모이게 됐고 오픈된 모임이라 관심 있는 분들도 언제든지 참여가 가능하다.

나의 꿈은 도봉지역에 삼삼오오 낭독 모임이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에 동참하는 기쁨을 공유하는 것이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낭독회가 도봉구 곳곳으로 번져나가는 것을 꼭 보고 싶다.

 

▲ 함석헌 기념관 전경

 

❍ 함석헌기념관에서는 근무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이곳에서 근무한 후로는 아무래도 ‘인권’이나 ‘평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지 않는가.(웃음)

함석헌 선생님을 <씨알의 소리>나 <사상계>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 근무하면서부터는 책도 읽고, 강의도 들으러 다니고, 생전 영상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께 공간을 오픈하고 대관해서 친밀감을 갖는 일에 집중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1년에 한 번씩 정원음악회를 개최하고 온실에서 미니가드닝강좌, 함석헌 사상강좌, 시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시월의 문학’ 등 다양하게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기념관에 씨알갤러리가 있는데 지역 예술인들에게 무료로 대관하며 지경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김수영문학관에 근무하면서 시문학에 집중했다면 이곳에서는 아무래도 함석헌의 사상과 관련된 인권, 자유, 비폭력, 평화, 등 함석헌 선생님의 정신을 알아가는 일에 집중하게 되는 거 같다. 기념관에 근무하면서 나 자신이 조금 더 깊어지는 것 같다.

 

❍ 어떤 분들이 주로 방문하시나요?

다양하다. 초창기에는 주로 어르신들이 오셔서 둘러보시거나 강의를 듣고 가셨다. 최근에는 마을사업이나 혁신교육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한다. 마을여행팀, 탐방동아리, 가족단위 등 다양하게 방문하고 있다. 현재는 초창기보다 많이 알려진 공간이 되었다.

 

❍ 도봉문인협회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문학작품으로 등단한 도봉의 문인들이 모인 사단법인이다. 도봉지역에 사실 향토작가들이 꽤 많은데 훌륭하신 분들이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매우 안타깝다. 도봉문인협회는 도봉을 대표하는 문인단체고 작품집 출간뿐 아니라 시화전, 시낭송회, 문학스터디, 도봉의 문학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문작가들의 모임이다.

 

▲ 함석헌 선생님

❍ 함석헌선생님과 기념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이자 언론인, 사상가, 비폭력 평화 운동가이다.

한국의 간디라고 불려졌다. 1901년에 태어나서 1989년에 돌아가셨다. 3.1만세운동에 직접 참여하셨고 우리나라의 지난하고 아픈 역사 전체를 관통하고 사셨기에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셨던 분이다. 독립운동, 민주화운동을 하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시다 돌아가셨고, 아무런 권력이 없는 씨알들이 이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말씀하셨던 훌륭한 분이다. 평북이 고향인 선생님은 북에 어머님과 큰아들, 큰딸을 두고 오신 이산가족으로 살다보니 더 이상의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사실 선생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두 번이나 추천됐다.

함석헌기념관은 2015년 9월에 개관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가끔 기념관의 작은 규모에 놀라며 쌍문 2동 이곳에 함석헌기념관이 있는 것을 궁금해 한다. 이곳은 함석헌선생이 마지막 여생을 보낸 곳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왜 평화가 중요한지, 왜 우리가 전쟁을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앞서 걸으셨던 함석헌 선생님의 발자취를 통해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 그리고 함석헌 선생님의 철학과 사상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기념관하면 어느 정도의 규모가 갖춰진 곳을 상상하게 되는데요, 함석헌기념관은 크지는 않지만 지역사회에 잘 스며든다는 느낌이 듭니다.

규모가 작지만 실제 그분의 흔적과 정신이 남아있는 공간에서 함석헌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아래 커뮤니티공간이 있는데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아와 책을 읽고 가기도 한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간의 주체로서 지역주민들의 회의나 동아리 모임에 공간을 대관하고 있어서 그런지 주민들이 기념관에 친밀감을 갖고 있는 게 느껴진다.

 

❍ 홍보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함석헌 기념관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을 많이 한다. 인물기념관이다 보니 선생님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는 ‘함석헌 사상강좌“가 매년 4월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 사상강좌의 주제는 ‘노장으로 만나는 함석헌의 평화’이다. 앞으로도 함석헌의 사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볼 예정이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정원음악회가 9월에 진행되고, 매년 10월에 시인들을 초대해 지역주민들에게 문학 강좌를 한다. 씨알갤러리 전시공모를 통해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충분히 홍보 효과도 있다.

인물기념관이긴 하지만 다양한 공간을 주민들에게 무료대관하면서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함석헌 기념관 입구
▲ 함석헌 기념관 내부 전시실( 사진 위), 함석헌 선생의 유품과 서재(사진 아래)

 

❍ 함석헌기념관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인물을 놓치지 않고 함석헌의 사상과 정신을 계승하면서 지역사회에 열린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평화, 인권, 비폭력의 문제는 지금도,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가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함석헌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함석헌 선생님의 정신과 그가 걸었던 발걸음을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과도 함께하고 싶다. 함석헌과 동시대에 사시며 활동하셨던 분들과 연관단체 및 외부 기관과 함께 교류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 ‘사부작사부작’ 일을 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지역에서 드러나지 않게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함석헌선생님이 말씀하신 ‘씨알’은 씨앗을 얘기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주체가 되고 평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하셨다. 모두가 주인공이 돼서 씨앗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부작사부작’은 아까 말한 대로 천천히 깊게 ‘씨알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이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열매를 맺으면 축하할 일이고 기쁜 일이다. 나 역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내 곁에서 충분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격의 문제도 있겠지만 드러나지 않고 사부작사부작 일하는 게 좋다.(웃음)

 

❍ 활동 중에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들과의 관계의 문제인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 쉽게 변하거나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사람에게 다치고 상처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위로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 그렇게 극복하는 것 같다. 세상엔 좋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웃음)

 

❍ 활동의 동력은 무엇인가요?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더불어 가는 세상이다. 타인의 아픔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이런 마음을 지켜가고 싶다. 큰 욕심은 없다. 더러 바보 소리를 듣더라고 손해 보는 듯한 삶을 살고 싶다. 글로 사람으로 책으로 힐링하며 동력을 얻는다.

 

❍ 활동 경험을 토대로 지역단체가 변화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어떤 행사나 모임이 진행될 때 인맥이나 끼리끼리 문화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게 포용하는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 당장의 결과물이 아닌 멀리, 길게 보고 깊게 생각해서 행동했으면 한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무엇이든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시민력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니 단체나 조직의 자익보다 시민의 역량강화를 위해 시민을 우선순위에 두었으면 한다. 그리고 더 많은 도봉지역사람들이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을 알 수 있도록 홍보했으면 한다.

▲ 유리온실/ 커뮤니티 공간

 

 

 

☞ 도봉문화재단 상임이사 인터뷰 https://dbplatform.tistory.com/135?category=741713

☞ 함석헌 기념관(도봉) http://hamsokhon.dobong.go.kr/intro.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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