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55

 

도봉문화원

(최영근 사무국장)

 

가을햇살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9월이다.

도봉구에 문화와 관련된 기관이 꽤 있다는 것을 알지만

도봉문화원이 구민회관에 있는 줄 이제야 알았다. ㅎㅎㅎ

가끔 구민회관에 교육이나 행사가 있어서 방문했지만

이곳에 문화원이 있는 줄 몰랐다.

 

오늘은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신

도봉문화원 사무국장님을 만나러 간다.

도봉문화재단과는 어떤 결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여전히 코로나 방역이 철저한 시국이다.

방역절차를 마치고 안내원의 안내지시에 따라

도봉문화원 건물로 향했다.

 

좀 일찍 도착한 터라

문화원에 진열된 게시물을 둘러보고 있었다.

낯선 분이 다가오신다.

 

“어떻게 오셨나요?”

“오늘 최영근 선생님과 인터뷰 일정이 있습니다.”

“아 일찍 오셨군요.”

나는 직원 분의 안내를 받고 사무실 탁자에 앉았다.

▲ 대동여지전도(왼쪽) 도봉문화원 입구(오른쪽)

 

❍ 도봉문화원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과 도봉문화원의 설립배경이 궁금합니다.

도봉문화원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얼떨결에 하게 됐다.(웃음)

나는 언론 쪽에서 일을 했다.

20여 년 전 문화원에서 1년 정도 함께 일을 해달라고 제안이 왔다.

당시 문화원은 열악한 상황이었고 보수 없이 일하기도 했다.

1년을 일해 보니 문화원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우연히 문화원에 발을 들이게 됐고 활동하다보니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문화원과 불란서문화원은 알아도 대한민국의 지방문화원은 잘 모른다. 심지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미문화원이 자국의 우수한 문화를 알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처럼 도봉문화원은 도봉의 우수한 문화를 알리기 위하여 설립됐다.

다시 말해 도봉의 고유문화를 발굴하고 현대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지자체에 문화원이 설립되기 시작한지는 70년 이상이 된다.

1947년도부터 설립되기 시작했다. 지방의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설립됐다.

1950년대 미국 공보원 산하 공보관들이 중심이 되어 문화원을 설립하다 보니

정부의 홍보역할을 하는 창구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정책도 문화원을 통해 홍보하곤 했다.

때문에 관변단체 혹은 직능단체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하지만 당시 행정에서는 지방문화원 지원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었다.

70여년의 역사를 거슬러 보면 관례적인 예산 지원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문화원에 대한 지원은 매우 미미하고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 지방문화원과 지역문화재단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역문화재단의 설립근거를 마련한다.

지자체장이 지역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할 수 있고 지역문화기관으로써 역할을 한다.

 

반면 지방문화원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지역의 뜻있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지역민들이 모여서

만든 공공법인으로 법정법인의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지방문화원은 지역의 특수성과 다양성으로 지역문화를 발굴하여 활용하고 있다.

❍ 도봉문화원과 도봉문화재단의 활동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도봉문화원은 도봉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도봉학연구소도 활발히 운영 중이고 지역문화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또 지역의 인물을 중심으로 축제를 개최한다.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다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일반주민들이 봤을 때는 문화재단이나 문화원에서 하는 사업이나 행사를 하나의 행사로 볼 것이다.

문화라는 단어 안에 문화원과 문화재단이 통으로 보일 것이다.

때문에 문화재단과 문화원의 역할을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단이나 문화원이 각각의 제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향유는 훨씬 풍부해질 것이다.

문화원은 도봉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연구하고 발굴하면서 도봉문화를 알린다.

반면 문화재단은 예술지원정책을 바탕으로 곳곳의 문화예술가들을 지원하고

도시재생을 통한 낙후된 공간을 새롭게 재구성해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부흥시킨다.

이렇게 각자의 차별화된 역할을 하다보면 도봉의 문화는 훨씬 더 풍성해질 것이다.

 

▲ 도봉문화원 최영근 사무국장

 

❍ 말씀하신대로 지역주민들이 중복된 행사와 축제를 한다고 종종 말한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중복된 사업을 하게 되면 지역주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때문에 각 단체나 기관마다 특성을 잘 살려서 사업을 하면 된다.

다시말해 각 기관과 문화단체들은 설립 목적에 맞게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

‘~다운 사업을 하면 된다.’ 문화원은 문화원 다운 사업을 하고 문화재단은 문화재단다운 사업을 하고

구청의 문화관련 담당부서는 담당역할을 하면 된다.

 

각자 제 역할을 잘할 때 지역문화가 성장하고 슬기로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

트렌드를 쫓거나 잘되는 사업을 쫓아서 한다면 결국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중복된 결과만 낼 뿐이다.

 

청소년을 위해 운영되는 기관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니어를 위한 기관에서는 시니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된다.

각자 대상에 맞는 기관의 역할을 하면서 상호 교류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관에서 사업하는 것과 교류는 별개의 차원이다.

교류를 통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시민협력플랫폼처럼 각 기관이나 단체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각각의 상황과 현실에 맞게 공동 작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상호소통하면서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 가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전문성을 높여야한다.

 

❍ 도봉문화원의 초창기 활동은 주로 어느 부분에 주력했나요?

우선 전통문화를 계승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초장기 도봉문화원에는 어르신들이나 지역의 유지 분들에 출입이 많았다.

대부분의 연령층이 고령이었고 국악인과 문인들이 많이 왕래하셨다.

당시 나는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젊은 층을 문화원으로 유입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초등생 대상의 지역답사부터 교사연수까지 이와 관련된 내용의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맡아서 운영했다.

그리고 국악강좌를 통해 교육생이 강사로 양성되고 현재는 교육생이 지역의 강사로 활동 중이다.

 

도봉구와 강북구가 분구되기 전에는 현재의 강북구 의회(당시 새마을회관)에 문화원이 소재했다.

1996년 분구되면서 강북에서 현재 도봉 구민회관 이곳 건물 2층으로 옮겼다. 현재는 3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 강좌는 100여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학을 중심으로 지역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문적 체계를 구축하려한다.

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지역의 콘텐츠를 개발하려면 지역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지역학이란 개념을 도입해 학문적으로 지역의 역사자료를 구축해 놓으려한다.

 

❍ 도봉구에 함석헌기념관, 김수영문학관, 간송옛집 등이 잘 알려져 있는데 그에 관한 연구가 별도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나요?

인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지만 현재 집중적으로 하는 연구는 경흥로의 함흥차사길이다.

함흥차사 길은 동대문에서 시작해서 북한 함흥 서수라 까지 연결되는 도로이다. 그 도로가 도봉로 바로 옆길이다.

 

경흥로는 조선시대 6대로중 2대로이며 도봉옛길은 경흥로의 도봉구 구간을 의미한다.

현재 도봉옛길의 관광 프로젝트를 실행 중에 있으며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 도봉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탁본

 

❍ 이런 역사적인 자료나 행사는 어떻게 홍보가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보는 도봉구 공공채널을 이용하고 있다.

이제 막 도봉옛길에 대한 네이밍 작업을 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흥로를 함흥차사길로 알고 있기 때문에 길 표시 작업부터 하려고 한다.

그리고 경흥로가 도봉옛길이라는 길 표시 작업도 현재 준비 중에 있다.

아직은 답보상태지만 하반기 도봉옛길에 대한 세미나와 학술회의 그리고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계획 중에 있다.

 

❍ 문화원에서 활동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어려우신지 궁금합니다.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재정과 문화원에 대한 인식부분이다.

우선 재정은 인건비 등 고정경비에 대한 지원체계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많은 한계를 느낀다.

법과 제도적으로 지방문화원에 대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문화원에 대한 정부의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문화원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시민단체가 아닌 사회단체이다.

그러다보니 관에는 우리를 민으로 보고 민에서는 우리를 관으로 본다.

이런 반민반관에 대한 인식 때문에 우리의 포지션이나 입장을 표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민원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공무원과 똑같이 민원제기를 받는다.

주민들은 우리를 행정기관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이나 대책마련을 공무원처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공무원에 준하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민들의 불평과 욕설을 고스란히 받기만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어려운 점이 있다.

세 번째로 문화예술은 지원을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한다.

충분히 지원하고 어디에 썼는지 확실히 감시하되,

자율성과 독립성을 충분히 부여하고 책임성을 강조하면 된다.

▲ 도봉서원도(왼쪽)/ 도봉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탁본(오른쪽)

 

❍ 선생님께서 도봉문화원에 오래도록 머물게 되는 의미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라는 데가 없어서 머물고 있다.(웃음)

처음에 이 일이 재미있어서 시작했다.

그리고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그런 소소함 때문에 머물게 됐던 것 같다.

돈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곳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웃음)

 

❍ 지역에 있는 시민영역의 단체나 기관에서 변화돼야할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현재 시민영역에 몸담고 있는 분들의 자생력과 관련된 단초가 필요한 것 같다.

그 분들의 능력이 강화돼야한다. 외부의 힘을 빌려서 운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시민영역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열띤 토론을 통해 논쟁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취할 것은 취하고 감내할 것은

감내하면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시민단체 본연의 모습이 아닌가? 그것이 시민단체의 매력이 아닌가?

 

❍ 시민영역이 예전에는 하나의 가치로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었는데 현재는 통일할 수 있는 힘이 부재한 것 같다.

시민단체의 목적이 무엇인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왜 이일을 하는지 망각하고 의미를 찾지 못하면 움직이기 어렵다.

목적이 뚜렷하고 가치가 명확해진다면 함께 움직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소통의 부재로 발생되는 많은 문제가 있다.

토론을 통해 이어가든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소통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 감사장 및 상장

 

❍ 시민사회영역에서 부딪히는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안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나도 잘 모른다.(웃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실행했으면 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원칙을 잘 지키며 활동하면 좋겠다.

나는 제 3자로서 사이드에서 바라보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잘 협의하고 원칙을 정해서 실행하면 좋을 것 같다.

어떤 문제든 대화와 소통을 통해 그 간극을 좁혀하는 과정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기대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이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시민협력플랫폼은 시민(력)을 모이게 하고 경우에 따라선 시민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거나 시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장(場)이자 정보의 플랫폼일 것이라 추측한다.

 

바라는 바는 각 시민영역에서 경험하는 문제점을 잘 해결하고 시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 좋겠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를 통해 공공의 선을 지향하면 좋겠다.

시민영역을 제 3영역이라고 하는 이유가 그만큼 시민영역이 중요하고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지와 격려를 통해 시민들이 각각의 목적지에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지역단체나 기관이 설립목적을 늘 상기하면 좋겠다.

왜 설립을 했으며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정을 가지고 운영한다면

지역에서 건전하게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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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문화원 홈페이지 www.dobong.or.kr/main/index.php

☞ 도봉문화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dobongculture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51

 

도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사영미팀장)

 

 

매번 새로운 분들을 만나

활동과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늘 설레고 힘이 된다.

 

한 번도 얼굴을 뵌 적 없는 분을 만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오늘은 도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사영미 팀장님을 만난다.

어떤 분인지도 궁금하고 또 어떤 색다른 이야기와 경험이 있을지

벌써부터 기분이 들뜬다.

 

약속시간이 될 즈음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

도대체 어떤 분이 사영미 선생님인지

긴장된 마음으로 너른마루 출입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 분이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두리번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혹시 사영미 선생님?”

“네”

우리는 서로 인사를 나눈 뒤 중앙 쪽에 마련된 2인 테이블에 앉았다.

 

 

▲ 도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사영미 팀장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도봉문화재단에서 다양한 문화사업을 하고 있는 사영미라고 한다.

(당황하신 듯) 본인소개라고 하니 굉장히 어렵다.(웃음)

 

❍ 도봉문화재단에서 활동하시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부산하기관에서 근무하며, 지역문화를 비롯해 문화영역에 대한 정책수립, 계획, 진행 및 평가까지 문화행정 전반에 관련된 일을 했다. 주로 지역의 문화정책을 수립하거나, 문화콘텐츠 자원을 발굴하고 축제를 기획하는 등의 업무를 했다. 결혼 후 육아를 하면서 지역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됐고 지역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도봉문화재단에 지원하게 됐다.

 

❍ 정부산하기관에서의 활동과 중간지원조직의 활동에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관에서는 주로 연구 리서치를 하거나 전문가나 조직을 대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일을 했다.

지역 안에서 활동가로서 활동한 경험은 없다. 그러나 도봉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의 여러 상황을 활동가 분들을 통해 전해 듣고 파악하고 있다.

다양한 정책과 사업, 그리고 다양한 주체들의 활동들이 지역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관찰도 하고 직접 진행도 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이 어떤 역할을 해야 지역 활동이 활성화될지 늘 고민이다. 관과 민을 잘 연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 문화 사업팀에서 하고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도봉문화재단에서 하고 있는 사업은 다양한 영역이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사업팀은 크게 세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역의 주민, 기획자, 예술가가 연결하여 진행되는 지역문화사업, 도봉산페스티벌 등 축제행사운영, 그리고 간송옛집, 김수영문학관, 함석헌기념관과 같이 문화공간을 운영한다.

지역문화진흥사업을 통해 문화기획자를 양성 하고, 지역의 자원과 지역주민, 활동가와 연결하여 다양한 프로젝트 진행한다.

도봉지역과 공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봉쓰담> 이라는 작은 책자도 만들고 있다.

 

❍ 문화사업팀은 평화문화진지와 같은 문화적 공간을 정립하는 역할을 하고 있나요?

정립한다기보다 평화문화진지, 무중력지대 도봉, 구민청과 같이 새롭게 조성된 경우, 각각의 공간이 가진 방향과 특성에 맞게 공간을 기획하고 각 공간이 원활이 운영될 수 있도록 새롭게 조직이나 운영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추진해 왔다.

함석헌기념관, 간송옛집, 김수영문학관 등 지역에서 운영되는 공간에는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가 있다.

재단이 공간을 운영한다기보다 각각의 공간이 잘 운영될 수 있게 통합적으로 지원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을 것 같다.

공간의 고유한 특성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외부에 홍보하며 문화공간이 안정적으로 시스템화 될 수 있게 지원한다.

 

❍ 현재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은 몇 곳인가요?

평화문화진지, 함석헌 기념관, 김수영 문학관, 간송옛집, 무중력지대 도봉, 구민청과 구립 도서관을 운영 중이고, 여러 팀에서 나누어서 운영 중에 있다.

 

❍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관에서는 우리보고 민적인 입장에서 말한다고 이야기하고, 민에서는 우리를 관으로 보신다.

우리 재단은 두 개의 성격을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부서마다 특성이 있지만 문화사업팀은 활동가처럼 일하지만 예산사용은 행정의 틀로 일한다.

재단은 두 가지의 언어를 잘 이해해야한다. 관과 민의 언어가 다르고 흐름이 다르다.

이 두 언어를 잘 이해해서 연결을 해야 하는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중간지원조직도 여러 형태와 기능을 갖고 있다.

문화재단의 경우 문화예술영역의 중간조직이다 보니 그 해석의 폭이 더 넓다.

각각의 이해관계와 수요에 맞게 행정에 잘 안치는 작업도 수반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에 대해 관으로부터 잘 이해받지 못할 때도 있고 민의 활동을 행정에 잘 안치기 위해 많은 설명과 이해를 시켜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재단의 강점도 있다. 담당자들이 지속성을 갖고 근무한다.

문화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일련의 과정과 이야기를 누적하고 축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관의 경우 담당자들이 자주 바뀌는 반면 재단은 사람이 많이 바뀌지 않고 연속성을 갖고 일한다는 강점이 있다.

재단의 경우 (지역)활동을 행정 안에 잘 담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고민을 많이 한다.

어떠한 요구도 되도록이면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여러 방법들을 다 찾아본다.

그래도 안 될 땐 안 된다고 말한다. 사실 이런 과정은 잘 드러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다보니

결과적으로 안 된다고 했으면 안도와줬다라는 평가만 남게 된다. 이럴 땐 아쉽다.

 

❍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민관협업이 잘되려면 어떤 점을 놓치지 말아야할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재단은 지역 활동가분들을 많이 기다린다.

활동가분들과 재단의 협업지점이 꽤 많은데 재단이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도 재단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그 기능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서로 잘 모르다 보니 연결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예전에 도봉구 시민협력플랫폼(이하 시플) 행사에 갔을 때 들었던 생각은 시플과 어떤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어느 지점부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어떻게 접근하고 어느 지점부터 이야기를 나눠야할지 고민이 된다.

일을 함께 시작하려면 먼저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상태에서 일이 시작돼야하나 하는 고민이 들었다.

나의 경우 지역 활동경험이 없다보니 지역 활동가분들과 어떻게 일을 시작해야할지 참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서로가 처음 시작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해결되면 잘 해결될 것 같다.

 

❍ 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주체는 어떻게 모집이 되고 있나요?

주체는 사업의 성격 및 방향에 따라 다르다.

전문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생활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 대상에 맞춰 모집공고도 하고 기존에 활동하신 분을 소개받기도 한다.

지역문화는 개인, 단체, 기획자, 예술가, 공간이 서로 연결되고 구성돼야한다.

도봉지역에 기획자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도봉지역에 기획자분들이 있긴 하겠지만 우리 팀과의 접점이나 긴밀한 협력이 없다보니 사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3년째 기획자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기획주체를 새롭게 발굴하는 양성과정이다.

단순교육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현장과 이론의 갭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초기 기획자들에게 실험적 프로그램을 해보실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개인주체나 단체들이 기획자로 등장하고 발굴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역 분들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도 많이 해야 하는데 지역분 만나기가 참 어렵다.

재단의 문턱이 낮은데 높게 인식이 되는 것처럼 재단도 열려있긴 하지만 지역 분들께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 저희 시민협력플랫폼의 고민과 비슷한 것 같다. 

시민협력플랫폼도 열려있고 문턱이 높지 않지만 외부에서 문턱이 높게 인식된다.

그래서 지역 분들의 관심과 참여유도가 더딘 것 같다.

문화사업팀은 몸으로 뛰고 지역사람을 만나야하는 일이 많다. 그러다보니 지역 활동가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시플과 비슷한 고민지점이 있는 것 같다.

역할에 대한 고민과 지역을 위해서 어떤 것들을 더 해야 하는지 이런 고민지점이 비슷한 것 같다.

❍ 지역예술가 분들이 지역에서 단기적인 활동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있다.

일차적으로 어떤 분들이 지역에 계신지 확인하고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을 통해 의견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툴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문화예술가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설문조사를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실태와 대처방안을 찾아보기도 했다.

문화예술가들이 지역에 많다고 하는데 실제적으로 주체로 등장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지역에 어떤 예술가분들이 있는지 계속해서 조사하고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이분들의 정보를 DB로 만들고 플랫폼에 등록해서 추후 프로젝트가 있을 때 이 분들을 추천하거나 소개하는 방식으로 연결해드린다.

초기 진입 예술가분들은 프로필이 없는 경우가 많다. 프로필제작과 함께 홍보지원을 하고 있다.

도봉지역은 거주하는 예술인들에 비해 활동할 공간이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예술인들은 도봉지역을 활동공간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일부 예술가분들도 있지만 활동하지 않는 예술가분들이 지역에 더 많을 것이다.

이러한 실태를 파악해서 활동하지 않는 예술가분들이 필요한 니즈를 파악해고 그에 적합한 환경을 마련하려고 노력중이다.

예술가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자 한다.

사실 도봉문화재단이 문화예술가분들의 생존을 책임지는 것은 어렵다.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은 국가단위의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광역단위의 서울문화재단이 있고,

도봉문화재단과 같이 지자체 산하 기초문화재단 등이 있다. 이런 다양한 문화예술기관 안에서 각각의 역할이 분담돼있다.

도봉문화재단의 경우 시민문화예술향유나 생활문화예술을 통한 문화 복지확대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있기는 하다.

문화예술이 개개인의 삶속에 녹아들고 주민의 삶이 풍요롭고 윤택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예술인들의 개인생계와 관련된 부분은 오히려 예술인복지재단 쪽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예술인섹터와 주민섹터의 정책들이 다르게 작동된다.

사업이든 지원체계든 각각의 여건에 맞게 세팅된다.

문화재단이 문화예술영역의 전문기관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다루지는 못한다.

지역의 형태에 맞게 요구에 맞게 세팅작업을 한다.

 

❍ 그렇다면 지역의 전문예술가들이 재단으로부터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구조이겠네요.

어렵다기보다 지역의 전문예술가분들이 지역에 좀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 지역 전문예술가들의 활동무대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부분을 재단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장소를 만들어줄 수 있다기보다 그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재단은 의견수렴기관이고 이러한 의견을 잘 담아서 행정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지역의 실태조사와 수요조사를 통해 자료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리해서 행정에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 재단이 여러 역할이 있지만 주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지역에 필요한 것을 행정의 언어로 잘 정리해서 일이 실행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개인이 제안하면 민원이 되지만 이런 개인들의 목소리를 잘 모아서 공론화하고 우리 지역과 타 지역의 사례를 통해 자료를 정리해서 행정에 전달한다.

지역의 문화영역을 대변하고 지역의 문화적 욕구를 잘 정리해서 행정에 전달하는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

더불어 정책적으로 내려오는 사업을 지역에 맞게 적용하고 작동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단위에서 내려온 사업이 마을극장을 마련하는 것이라면 이 공간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자들을 만나

공간의 필요성부터 방향성 등 구체적인 공론화 작업을 한다. 그리고 행정에 제언을 하는 방식으로 문화정책의 기능을 한다.

지역에 필요한 것과 수요를 알리는 작업부터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까지 문화영역의 전반을 아우르려고 한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문화는 천천히 흐름과 방향성을 갖고 진행되기 때문에 당장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천천히 스며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재단에서 공간을 건립하거나 시설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려면 많은 예산과 추진력 그리고 거대자본이 투입돼야한다.

우리에겐 그러한 역할과 기능이 있지는 않다.

대신 공간에 대한 필요성과 각각의 공간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자리와 기능 폭을 넓히는 작업을 한다.

또 주민들의 문화인식을 넓히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의 변화가 우리에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 예술가분들의 고민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 적합한 공간에 대한 갈급함이 공통적으로 있는 것 같은데,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술장르마다 공간의 필요부분이 다를 것이다. 사실 도봉구에 공간이 적지는 않다.

단, 분야별로 제대로 구성된 공간이 많지 않다. 말하자면 전문적인 공간이 많지 않다.

각각의 공간은 그 역할과 기능이 있고 분화돼있다. 그리고 공간의 목적과 방향성에 맞게 운영돼야한다.

그런데 가끔은 그 맥락과 지향점이 고려되지 않은 채 개인의 당사자성으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다.

그럴 때 그에 대한 해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없다. 이로 인해 공간이 폐쇄적이다 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 같다.

사실은 이러한 대처에는 그럴 만한 과정이나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런 앞뒤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다보니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아쉽고 고민지점으로 느껴진다.

 

❍ 민관협치 어떻게 가능할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저도 항상 그게 고민입니다.(웃음)

원탁구조나 거버넌스의 구성으로 계속해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재단 기준에서의 원탁구조와 시플의 원형에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협력이 잘 될 것인가는 늘 고민과제인 것 같다. 어떻게 이야기를 잘 담아서 논의구조로 가져갈지 늘 고민이다.

‘해야 한다’와 ‘하고 싶다’ 는 있지만 ‘어떻게’는 잘 모르겠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이 오해도 받았다 풀렸다를 반복했던 것 같다.

4년 차가 되니 지역 분들의 얼굴이 낯익고 이름도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천천히 지속성을 갖고 알아가는 것도 협력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플랫폼에서 연락 왔을 때 매우 기뻤다.

왜냐하면 사업과 연결된 활동가 몇 분은 알고 있지만 그 외 다른 분들을 만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번 인연을 맺고 고민을 이야기하다보면 나중에 시민사회와 무언가를 함께할 때 의논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더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 한 분 한 분을 만나 뵙는 계기를 만들다보면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사람과 지역을 알아가는 데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꾸준히 같은 시각으로 지역을 바라보면서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같은 현상을 보고 각각 다른 주체의 입장으로 다른 해석을 서로 이야기하고 해소해가는 과정과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는 마을사경센터 같은 중간지원조직은 이젠 친숙할 것이다.

재단도 현재의 하는 일들이 누적되다보면 재단의 역할에 대해서도 친숙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과정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시플의 인터뷰제안이 도움이 되셨나봅니다.(웃음)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좋다. 내가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사실 시플은 나에게 약간 미지영역이자 낯선 영역이었다.

고민지점이 비슷한 것은 지역사회와 주민이라는 우리의 대상이 같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중에 재단은 문화영역이고 플랫폼은 좀 더 포괄적인 범위를 아우르는 것 같다.

방향은 같지만 풀어가는 방법과 전개되는 방식이 다른 것 같다.

 

❍ 활동하시면서 의미 있게 다가오는 지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보람을 느끼는 지점은 지역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느낄 때와 출퇴근길에 아는 얼굴이 많이 있다고 느낄 때이다.

그리고 지역에 관한 이야기 소재가 늘어나고 지역에 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이다. (웃음)

예전에는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동료들이 없었는데 현재는 협업할 수 있는 주체들이 늘어나고 무언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럴 때 보람을 느낀다.

예를 들어 플랫폼에서 전화주신 것도 큰 기쁨 중에 하나이다. 그 전에는 이렇게 먼저 연락을 주신 분들이 없었다. (웃음)

대화의 주체로 받아주신 것도 감사하다.

더 나은 도봉조직위에서 만나게 될 주체 분들과 또 상의할 수 있은 자리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기대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플랫폼의 틀을 지역에 안착시키고 커다란 활동으로 연결됐으면 한다.

플랫폼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유지가 돼서 그 기능과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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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문화재단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35?category=74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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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기념관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0?category=74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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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가는 길/ 반디극장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28?category=741713

☞ 도봉문화재단 홈페이지 www.dbfac.or.kr/front/main.do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44

 

 

함석헌 기념관(실장 윤채원)

 

오늘은 함석헌기념관에서 근무하시는 윤채원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

인터뷰이로 추천을 받아서 찾아뵙는 윤채원 선생님의 이야기보따리가 궁금하다.

도봉구민회관 건너편 정의여고 근처에 있는 함석헌기념관은 일반 주택가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깔끔하게 정리된 가옥의 정경이 주변 가옥과 대비를 이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위험으로 인해 2월 초부터 함석헌기념관도 임시휴관이라 대문이 굳게 닫혀있다. 휴대전화로 선생님께 문 앞에 와있다고 알리니 선생님께서 대문을 열어주시러 나오셨다.

“안녕하세요”

“네, 어서 오세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함석헌 기념관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반긴다.

처음 이 장소를 방문한 터라 궁금한 것이 많아 공간 곳곳을 먼저 스캔하고 선생님께서 안내해주시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 함석헌 기념관

 

❍ 본인 소개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곳 기념관 직원이자 글을 쓰는 작가이다. 무명의 작가지만...(웃음)

도봉문인협회 소속으로 8년 정도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하며 도봉의 문인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았고 지금도 이사로 문단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도서관이나 책사랑방에서 아이들 논술 수업, 성인 글쓰기 강좌를 진행했고, 2014년 4월부터 김수영문학관에서 3년을 근무하다 2017년 4월부터는 이곳 함석헌기념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는 시를 쓰고 수필을 쓴다. 에세이집 두 권을 냈다. 2013년 첫 번째 수필집 <윤채원의 토닥토닥>과 2017년 두 번째 에세이집 <마음을 탐하다>를 출간했다.

<마음을 탐하다>는 2017년 세종 우수도서로 선정된 작품집인데 도봉의 인물들과 도봉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담겨있다. 도봉지역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의 이야기도 책에 담아내게 되는 것 같다.

두 번째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를 마을카페인 <행복한이야기>에서 진행했는데 도봉 지역의 지인들이 함께 준비하고 축하해주셨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 하고 서로의 기쁨을 같은 크기로 느끼며 응원해주는 귀한 인연으로 산다는 것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

 

▲ 윤채원 선생님

❍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역 활동 단체에 소속되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글 쓰는 일을 주로 해서 지역의 문학단체인 도봉문협에서 활동하며 주로 문학과 관련된 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지역에 거주하시는 향토시인들을 초대해 문학 강연회를 열거나 시 낭송회를 열어 주민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그 후 2013년 김수영문학관이 개관된 후로는 김수영문학회를 2014년에 발족해서 인문학 강좌, 시 콘서트, 시낭송 모임 등을 진행하며 문학회 회원들과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6년째 인문학 강좌와 스터디를 하면서 김수영문학을 알리는데 애쓰고 있다.

그리고 방학3동에서 진행된 마을미디어교육을 받고 은행나루마을방송국에서 팟캐스트, 아름드리초대석, 문학이 꽃피는 나루, 수필집 낭독 등을 진행하다 지금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다.  

 

요즘은 몇 개의 낭독 모임을 만들어 소리 내어 책 읽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직장인으로 살다 보니 개인적인 활동에는 시간적인 제약을 받는다.

사람과의 관계와 인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때때로 모든 것이 차단된 답답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 후로는 함석헌 선생님에 대해 새로 공부할 것도 많고 기획해야 할 일들도 많아 다른 활동을 할 여력이 없었다. 보람을 가지고 분주하게 잘 지낸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외로움이 밀려들었다.

내가 그들을 찾아갈 수 없다면 사람들이 기념관으로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념관 활성화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 함께하고 있다.

 

❍ 이런 모임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기념관에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힐링 인문학’이다. 어느새 3년 차로 들어섰다. ‘무욕청정’시낭송 모임도 기념관에서 진행된다. ‘무욕청정낭송’ 모임은 한 달에 두 번씩 모여서 함석헌시와 각자 준비한 애송시를 낭송하는데 도봉지역 외에도 강북, 수유, 노원 등에서도 오고 있다. 또 한 달에 한번 만나는 ‘수요락(수요일에 만나는 즐거움)’이라는 낭독’ 동아리가 있다.

외부에서 진행하는 ‘끌림낭독회가 있고, 최근에 새로 만든 ’겹불낭독회‘가 있다. 퇴근 후 외부에서 진행하는 낭독회에 가보니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분위기가 서로 다른 낭독회를 통해 좋은 사람들과 만나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으로 소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끌림’과 ‘겹불’낭독회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모이게 됐고 오픈된 모임이라 관심 있는 분들도 언제든지 참여가 가능하다.

나의 꿈은 도봉지역에 삼삼오오 낭독 모임이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에 동참하는 기쁨을 공유하는 것이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낭독회가 도봉구 곳곳으로 번져나가는 것을 꼭 보고 싶다.

 

▲ 함석헌 기념관 전경

 

❍ 함석헌기념관에서는 근무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이곳에서 근무한 후로는 아무래도 ‘인권’이나 ‘평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지 않는가.(웃음)

함석헌 선생님을 <씨알의 소리>나 <사상계>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 근무하면서부터는 책도 읽고, 강의도 들으러 다니고, 생전 영상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께 공간을 오픈하고 대관해서 친밀감을 갖는 일에 집중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1년에 한 번씩 정원음악회를 개최하고 온실에서 미니가드닝강좌, 함석헌 사상강좌, 시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시월의 문학’ 등 다양하게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기념관에 씨알갤러리가 있는데 지역 예술인들에게 무료로 대관하며 지경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김수영문학관에 근무하면서 시문학에 집중했다면 이곳에서는 아무래도 함석헌의 사상과 관련된 인권, 자유, 비폭력, 평화, 등 함석헌 선생님의 정신을 알아가는 일에 집중하게 되는 거 같다. 기념관에 근무하면서 나 자신이 조금 더 깊어지는 것 같다.

 

❍ 어떤 분들이 주로 방문하시나요?

다양하다. 초창기에는 주로 어르신들이 오셔서 둘러보시거나 강의를 듣고 가셨다. 최근에는 마을사업이나 혁신교육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한다. 마을여행팀, 탐방동아리, 가족단위 등 다양하게 방문하고 있다. 현재는 초창기보다 많이 알려진 공간이 되었다.

 

❍ 도봉문인협회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문학작품으로 등단한 도봉의 문인들이 모인 사단법인이다. 도봉지역에 사실 향토작가들이 꽤 많은데 훌륭하신 분들이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매우 안타깝다. 도봉문인협회는 도봉을 대표하는 문인단체고 작품집 출간뿐 아니라 시화전, 시낭송회, 문학스터디, 도봉의 문학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문작가들의 모임이다.

 

▲ 함석헌 선생님

❍ 함석헌선생님과 기념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이자 언론인, 사상가, 비폭력 평화 운동가이다.

한국의 간디라고 불려졌다. 1901년에 태어나서 1989년에 돌아가셨다. 3.1만세운동에 직접 참여하셨고 우리나라의 지난하고 아픈 역사 전체를 관통하고 사셨기에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셨던 분이다. 독립운동, 민주화운동을 하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시다 돌아가셨고, 아무런 권력이 없는 씨알들이 이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말씀하셨던 훌륭한 분이다. 평북이 고향인 선생님은 북에 어머님과 큰아들, 큰딸을 두고 오신 이산가족으로 살다보니 더 이상의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사실 선생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두 번이나 추천됐다.

함석헌기념관은 2015년 9월에 개관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가끔 기념관의 작은 규모에 놀라며 쌍문 2동 이곳에 함석헌기념관이 있는 것을 궁금해 한다. 이곳은 함석헌선생이 마지막 여생을 보낸 곳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왜 평화가 중요한지, 왜 우리가 전쟁을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앞서 걸으셨던 함석헌 선생님의 발자취를 통해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 그리고 함석헌 선생님의 철학과 사상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기념관하면 어느 정도의 규모가 갖춰진 곳을 상상하게 되는데요, 함석헌기념관은 크지는 않지만 지역사회에 잘 스며든다는 느낌이 듭니다.

규모가 작지만 실제 그분의 흔적과 정신이 남아있는 공간에서 함석헌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아래 커뮤니티공간이 있는데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아와 책을 읽고 가기도 한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간의 주체로서 지역주민들의 회의나 동아리 모임에 공간을 대관하고 있어서 그런지 주민들이 기념관에 친밀감을 갖고 있는 게 느껴진다.

 

❍ 홍보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함석헌 기념관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을 많이 한다. 인물기념관이다 보니 선생님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는 ‘함석헌 사상강좌“가 매년 4월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 사상강좌의 주제는 ‘노장으로 만나는 함석헌의 평화’이다. 앞으로도 함석헌의 사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볼 예정이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정원음악회가 9월에 진행되고, 매년 10월에 시인들을 초대해 지역주민들에게 문학 강좌를 한다. 씨알갤러리 전시공모를 통해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충분히 홍보 효과도 있다.

인물기념관이긴 하지만 다양한 공간을 주민들에게 무료대관하면서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함석헌 기념관 입구
▲ 함석헌 기념관 내부 전시실( 사진 위), 함석헌 선생의 유품과 서재(사진 아래)

 

❍ 함석헌기념관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인물을 놓치지 않고 함석헌의 사상과 정신을 계승하면서 지역사회에 열린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평화, 인권, 비폭력의 문제는 지금도,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가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함석헌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함석헌 선생님의 정신과 그가 걸었던 발걸음을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과도 함께하고 싶다. 함석헌과 동시대에 사시며 활동하셨던 분들과 연관단체 및 외부 기관과 함께 교류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 ‘사부작사부작’ 일을 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지역에서 드러나지 않게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함석헌선생님이 말씀하신 ‘씨알’은 씨앗을 얘기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주체가 되고 평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하셨다. 모두가 주인공이 돼서 씨앗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부작사부작’은 아까 말한 대로 천천히 깊게 ‘씨알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이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열매를 맺으면 축하할 일이고 기쁜 일이다. 나 역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내 곁에서 충분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격의 문제도 있겠지만 드러나지 않고 사부작사부작 일하는 게 좋다.(웃음)

 

❍ 활동 중에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들과의 관계의 문제인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 쉽게 변하거나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사람에게 다치고 상처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위로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 그렇게 극복하는 것 같다. 세상엔 좋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웃음)

 

❍ 활동의 동력은 무엇인가요?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더불어 가는 세상이다. 타인의 아픔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이런 마음을 지켜가고 싶다. 큰 욕심은 없다. 더러 바보 소리를 듣더라고 손해 보는 듯한 삶을 살고 싶다. 글로 사람으로 책으로 힐링하며 동력을 얻는다.

 

❍ 활동 경험을 토대로 지역단체가 변화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어떤 행사나 모임이 진행될 때 인맥이나 끼리끼리 문화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게 포용하는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 당장의 결과물이 아닌 멀리, 길게 보고 깊게 생각해서 행동했으면 한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무엇이든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시민력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니 단체나 조직의 자익보다 시민의 역량강화를 위해 시민을 우선순위에 두었으면 한다. 그리고 더 많은 도봉지역사람들이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을 알 수 있도록 홍보했으면 한다.

▲ 유리온실/ 커뮤니티 공간

 

 

 

☞ 도봉문화재단 상임이사 인터뷰 https://dbplatform.tistory.com/135?category=741713

☞ 함석헌 기념관(도봉) http://hamsokhon.dobong.go.kr/intro.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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