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54

 

 

 

도봉문화재단 문화도시추진단

(단장 민경찬)

 

 

지속되는 장마와 코로나로 인해 갑갑한 터에

오늘은 간만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대중교통 이용자가 줄었는지 전철 안이 휑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나로선 편하니 좋다.

 

오늘은 문화도시도봉추진단 단장님을 만난다.

도봉 내에 여러 문화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화도시도봉에서는 지역에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궁금하다.

그 이야기와 함께 단장님의 활동이야기를 들어본다.

 

어딜 가도 발열체크와 손소독은 필수가 됐다.

자동발열 체크 후 도봉구청에 들어서니

바로 앞에 도봉구민청 운영지원실이 보인다.

 

구민청 3층에서 뵙기로 했는데

구청 사무실 3층에서 기다린 나는

친절히 안내해주신 단장님의 말씀에도

엇갈리며 왔다 갔다 하다 겨우 만나게 됐다. ㅎㅎㅎ

단장님의 안내로 세미나실에 마주 앉았다.

 

 

▲ 도봉구청 내(內) 도봉구민청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6월부터 문화도시도봉추진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전에는 강북과 도봉에서 음악회나 콘서트를 총감독하는 예술 감독으로 활동했다.

규모 있는 콘서트의 시나리오를 쓰고 총연출을 맡아 공연을 개최했다.

어린이 합창단 지휘감독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초·중·고에서 문화예술을 통한 융합교육을 했다.

음악과 인문학을 연결해서 가르치고 미술과 문학 그리고 명상 등을 접목하여 융합교육을 했다.

 

교육을 통해 빠르게 변화되는 아이들에 비해 부모와 선생님, 어른의 변화는 상당히 정체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이를 깨달은 후부터 어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학부모를 비롯해 선생님, 기관장 등 교육과 관련된 업계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을 폭넓게 만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 중에, 오마이 뉴스의 오연호 대표를 만나게 되면서 한국의 인생학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의 인생학교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콜레’(청소년 인생학교)를 벤치마킹한 ‘꿈틀리 인생학교’이다.

강화도에서 처음 시작했고 5년 정도 됐다.

 

☞ 꿈틀리 홈페이지 가기   http://www.ggumtle.com/html/home.html

 

인생학교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덴마크는 중학교를 마친 후 1년 정도 쉼을 가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

그 과정에 자신의 적성을 찾고 인생 공부도 한다. 이과정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해서 ‘꿈틀리 인생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어른을 위한 인생학교를 전남 신안군에서 시작했다.

짧게 2박 3일이든 일주일이든 원하는 기간만큼 섬에서 쉼을 가지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꿈틀리의 인생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한 계기로 성인을 위한 인생학교에 교장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섬마을에 있는 인생학교를 방문하시는 학부모, 선생님, 정부기관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리더들, 청년들과 함께 인생수업을 하고 있다.

 

❍ 강북에서 활동하시다가 도봉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도봉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강북문화재단에서 주최한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게 되면서이다.

내가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 공연에 도봉문화재단 상임이사님 부부가 참석했는데, 그 공연을 보고 감동을 했고,

도봉문화재단 주최 콘서트 총감독을 내게 의뢰하면서 도봉과 인연을 맺게 됐다.

 

도봉에서 첫 활동은 평화문화진지 개관식 콘서트를 총감독했다. 그 후 역사문화콘서트 ‘푸르게 더 푸르게’를 맡아서 감독했다.

이 공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의 역사이야기를 음악, 춤, 영상, 캘리,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연결하여

담아냈고, 한 두 명의 유명인을 중심이 아니라, 지역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진행했다.

누구도 주인공이 아니지만, 모두가 주인공인 공연을 하고자 했다.

도봉문화재단에서 6개월간 함께 했던 ‘도봉시스터즈’를 비롯해 지역아동센터, 도봉구립어린이합창단, 어르신 합창단

그리고 지역청년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하면서, 모두가 함께 감동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세월호 5주기 때 있었던 416기억문화제의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관이나 재단의 주관한 행사가 아니라, 오롯이 시민들이 주관하고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진행한 문화제여서

더욱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다. 이 때, 도봉의 시민력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도봉의 가능성을 보았다.

 

작년 도봉산축제 때는 ‘문화가 있는 날’에서 주관한 역사문화콘서트 ‘씨ᄋᆞᆯ의 소리’의 총감독으로 함께 하기도 했다.

도봉의 인물인 함석헌 선생님과 전형필 선생님의 이야기를 엮어서 대규모 음악회를 진행했다.

이 때도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약 20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함께 했고,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한껏 누리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문화도시 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문화도시는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서 문화 창조력을 강화하고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도시를 의미한다.

 

도봉은 이전부터 ‘문화도시’를 표방하며 ‘문화도시 도봉’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기까지 왔지만,

문체부가 지정한 법정 문화도시와는 좀 다르다.

법정문화도시로 지정이 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그리고 지자체가 일부 부담하여 조성한 지원금을

5년간 최대 200억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더 적어질 수도 있다.

 

원래 문화도시로 지정되려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문화특화지역조성 사업을 추진해야 했다.

그러나 올 해 부터는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에 참여를 하지 않은 지자체도 누구나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만 41개의 지자체에서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받기 위한 조성계획서를 제출했고,

경쟁은 내년까지 더욱 치열해 질 예정이다.

도봉구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에 선정되며,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올 6월부터는 ‘문화도시 사무국’과 추진단이 출범했다.

문화도시도봉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해 관주도의 문화정책이 아닌 주민 주도의 문화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도시 추진단은 도봉구의 시민들로 구성된 거버넌스로서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 중에 있고

문화도시도봉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공고화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뒷받침하기 위해 구성됐다고 보면 된다.

 

❍ 문화도시 사업은 현재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나요?

그렇다. 문화도시 사업이 시행된 지 3년 정도 됐다.

지금까지 17군데가 선정됐지만 서울지역에서 선정된 곳은 아직 한군데도 없다.

왜냐하면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문화인프라가 좋은 서울이 지정 받기 더 어려운 상황이다.

 

❍ 사실 도봉구는 서울권에 해당되지만 다른 구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정부에 어필해서 문화도시 사업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 그 부분을 잘 풀어서 설득하고 있다.

단 풀어가는 방법이 관주도가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민관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부분이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 문화도시추진단/ 단장 민경찬

 

❍ 현재 민관협치는 잘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제 막 시작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웃음)

6월에 시작해서 7월에 문화도시추진단 승인과 조성계획서의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추진단장 조인식을 했다.

문화도시추진단은 민으로만 구성됐고 활동가, 단체장, 관장, 센터장, 주민 등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도봉구는 다른 구에 비해 민관협치가 잘된다고 인식돼있다. 그럼에도 민관협치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협치가 잘되는 부분은 잘 되지만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도 있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한다.

추진단장을 하면서 꽤 많은 분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민관 거버넌스의 한계와 우려 점들을 말씀하시며, 도봉의 민관 협치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유하기도 하셨다.

정책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함께 했지만 결국 결정권을 가진 관주도로 가게 되는 것을 경험한 여러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게 있게 다가왔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시민들의 이야기에 너무나 깊이 공감되었고, 그와 동시에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민관 거버넌스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추진단장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 단장님은 민관협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은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분들이 실제로 감당해주시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사실 그분들의 도움 없이는 안 되는 일들이 꽤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민에서 느끼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관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사람 중에 한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상호 존중 없이 협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협치는 관에서 느끼는 한계를 민과 함께 극복하고, 민이 할 수 없는 부분은 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적절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서로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민이 잘 성장해서 관이 민을 파트너로 신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과 싸워서 무언가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관이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함께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가능성을 본 것이 작년 <씨ᄋᆞᆯ의 소리>를 준비하면서이다.

이 콘서트는 구청과 도봉문화재단 그리고 민이 함께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민관이 서로 협의하고 맞춰가는 과정을 보면서 민관협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느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작품에 대한 모든 콘텐츠와 사람 등 많은 것을 민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은 최대한 민을 존중했고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물론 만만치 않은 조율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은 서로의 협조하며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민관협치에 있어서 서로의 차이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름으로 인정하면 좋겠다.

무지개색상 빨, 주, 노, 초, 파, 남, 보가 있다.

각각의 색상이 더 선명해진다고 나쁜 것이 아니다. 훨씬 더 아름다워진다.

만일 각각의 다름을 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연결된 무지개로 본다면 연결을 통해 더 아름다워지고 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4·16 기억문화제를 함께하면서 도봉시민의 저력과 시민력을 보았다.

가치 있는 일에 동의가 됐을 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이를 보면서 많이 놀랐다.

관의 시야밖에 있는 사각지대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민이 더 잘 본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관이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부분은 민의 도움으로 해낼 수 있다. 또 민은 관의 행정력의 도움으로 필요한 자원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민관이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나 관점의 차이를 잘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서 하나의 가치를 중심으로 일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업주체가 사업진행과정을 공정하게 하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모두가 납득하고 인정한다면 관도 민간단체를 믿고 함께 파트너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도 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관에서 손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공평하게 좋은 성과를 내려면 결국 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민에서는 관을 성과주의라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관이 시민들을 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시민들이 즐겁고 행복한 것이 관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 성과를 관이 가져가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민관이 함께 그 성과를 누리며, 도시 전체가 함께 성장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관의 체계는 만만치가 않다. 쉽게 바뀔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바꾸더라도 관 스스로 안에서부터 바뀌어야지, 밖에 있는 시민들이 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선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하나된 목소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으로는 힘들지만, 역량 있는 시민들의 하나된 목소리가 있다면, 관이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도시 추진단이 그렇게 역량이 있는 민관 거버넌스가 되면 좋겠다.

 

민관 모두 각각의 펼쳐내고 싶은 욕구와 꿈이 있을 것이다. 이런 한 욕구와 꿈을 펼쳐낼 수 있는 도봉구가 됐으면 좋겠다.

풀어가는 방법의 차이는 있겠지만 종국에는 모두가 함께 잘살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목표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공감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관의 목표를 퍼즐의 작품으로 비교하자면 퍼즐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 조각 한 조각을 끼워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맞지 않는 퍼즐조각을 힘으로 구겨서 끼워 넣는 것이 아니라 퍼즐조각을 돌려도 보고, 다른 것을 끼워도 보며 맞춰가는 과정과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함께 일함에 있어서 설명과 설득 그리고 타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관협치는 민관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감과 견제도 필요하다.

하지만 서로 충돌해서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차전놀이처럼 서로 상승하는 효과를 내야한다.

 

▲ 도봉구민청 3층/ 문화도시추진단 사무실

 

❍ 문화도시도봉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막 협치를 시작하셨는데 잘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하게도 도봉구 안에서 협치의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시다. 그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받고 있다.

물론 피해갈 수 없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협치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고견을 반영해 미리 피할 수 있는 부분들은 피하고 예방하면서 잘 풀어가려고 한다.

 

저를 믿고 단장으로 승인해주신 추진단원들과 의견을 나누며 그 분들의 도움을 받아 문화도시를 함께 만들어 가려고 한다.

앞으로 수행해야할 사업이 많겠지만 사업을 빨리 진행하기보다는 거버넌스를 잘 세워서 시민들이 잘 협업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에서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우선 거버넌스 구축에 집중하려고 한다.

 

문화정책을 긴 안목에서 장기적으로 펼쳐가려고 한다. 그동안의 문화정책은 단기적이고 연속성이 없었다.

이것이 2년 마다 임기가 바뀌는 관의 한계이기도 하다.

열심히 문화정책을 수행했음에도 여러 한계에 부딪히는 지점들이 존재했다.

그러한 한계를 문화도시를 통해 극복하고 풀어가려고 한다.

 

도봉에 문화재단, 문화원, 문화예술지원센터 등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기관이 꽤 있다.

시민들이 보기에는 실행주체가 누가 됐든 비슷한 행사와 축제를 반복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문화도시가 또 다른 문화단체가 돼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도봉구 문화전체를 융성하게 하고

구민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소외되는 곳 없이 균형 있게 문화혜택이 닿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이 모든 활동의 근간에는 도봉주민으로 구성된 문화도시추진단이 있다.

 

❍ 문화도시추진단원의 임기가 있나요?

추진단의 역할이나 임기 그리고 사업방향이나 사업의 구제적인 내용은 현재 마련해 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소그룹으로 모임이 있다.

현재 문화도시추진단은 사업실행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문화정책에 기여하고 사업방향에 대한 논의와 결정을 위한 단위로 생각하면 된다.

아직은 거버넌스를 세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버넌스를 세우는 과정 중에 조례와 내부방침 등 세부적인 내용들을 촘촘하게 채워갈 것이다.

 

❍ 처음 문화도시를 상상했을 때 건물이나 지역공간을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차원의 문화도시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 건물을 짓거나 외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휴먼웨어이다.

사람들을 중심으로 풀어가려고 한다. 도봉주민은 매우 역동적이고 내부적으로 꿈틀거림이 있다.

이는 사람을 귀하게 여겼던 함석헌 선생님의 씨ᄋᆞᆯ 사상과도 잘 연결된다.

그렇다고 문화도시가 함석헌 선생님의 사상을 전파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함석헌 선생님의 씨ᄋᆞᆯ 개념을 가져와서 도봉의 시민들의 힘과 가능성을 설명하고 가치를 모으려는 것이다.

 

함석헌선생님이 말한 ‘씨ᄋᆞᆯ’은 순 우리말로 하면 ‘씨앗’이고, 동시에 ‘민(民)’이고 ‘민초’이다.

씨앗처럼 지금 당장 다 볼 수 없지만, 무수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다.

씨앗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땅에 떨어져 다시 씨앗의 역할을 한다. 그렇게 숲을 만들어간다.

이 생명의 선순환이 도봉 문화의 선순환이 되길 바란다.

한 개인이 씨ᄋᆞᆯ이고 그 개인이 존중받고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려 좋은 공동체를 이루고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 활동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힘드신가요?

아무래도 협업이다. 민관협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어렵다.

무언가가 드러났을 때는 그 배경에 많은 맥락과 콘텍스트가 존재한다.

이런 맥락을 빠르게 파악해서 대처해야 하는데 아직 서툴러서 더디다.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알아가고 시스템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현재는 버벅거리면서 따라가고 있다.(웃음)

 

❍ 활동하시면서 동력이 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나는 4아이의 아빠이다. 큰애가 고 1이고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다.

내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만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현재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 그리고 함께 노래하는 아이들을 통해 굉장히 많은 힘을 얻는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고 힘을 모아주시는 분들로부터 많은 동력을 받는다.

 

각 사람 안에는 사람이기 때문에 심어져있는 좋은 씨앗이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이는 씨알사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음악을 듣고 반응하는 존재가 사람이다. 원숭이는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원숭이는 아무리 심심해도 벽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말하지 않아도 사람은 그림이나 영상을 보고

혹은 음악을 듣고 그 뒤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와 이야기를 캐치하고

깨달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기 때문에 음악만으로도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변화의 경험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좋은 것들이 밖으로 발현된다.

이런 변화의 경험을 확인할 때 많은 힘을 얻는다.

 

❍ 활동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변화돼야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난 번 민민미래기획단 모임에 참여했을 때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모두 납득될 만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는 결론이 없었다.

다양함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공감하는 부분을 부각시켜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시민사회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활동경험이 많은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런 분들과 잘 연결돼서 개인 활동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었으면 한다.

관이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되려면 시민들의 마음이 모아지고 실력도 갖추어야한다. 또한 풍성한 내용도 있어야한다.

시민사회단체로서 고유의 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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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세요!!! ↓↓↓

 

☞ 역사만들기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230?category=741713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안석희센터장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9?category=741713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14?category=741713   

☞ 동북4구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활동가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94?category=741713     

☞ 도봉문화재단 상임이사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35?category=741713      

함석헌 기념관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0?category=741713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50

 

 

동북4구 도시재생 협력지원센터

(도봉구 코디네이터 김싱싱)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행사 때 종종 뵙던 김싱싱 선생님을 만난다.

각자의 활동이 있다 보니 행사자리가 아니면 얼굴보기가 힘들다.

멀지 감치서 인사 나눌 정도의 안면이 있던 청년활동가,

지금은 도봉구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다.

오늘은 김싱싱 선생님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본다.

최근 너른마루가 인터뷰 지정소가 된 듯하다.

너른마루 활동가 선생님들의 얼굴이 친인척보다 더 낯익다.

선생님들과 수다를 떠는 사이

듬직한 청년활동가 김싱싱 선생님의 모습이 보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는 인터뷰를 위해 너른마루 안쪽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 동북4구 도시재생 협력지원센터 도봉구 코디네이터 김싱싱 (왼쪽)

 

 

❍ 지역 활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지역 활동은 2016년 12월 협치도봉사무국의 협치지원관으로 시작했다.

활동계기는 LOE에서 활동하면서 삶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삶을 위해 돈을 벌고 소비한다.

어차피 돈을 벌어야한다면 남에게 도움을 주는 공익적인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사고전환이 있었다.

예전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이었다.

최인설 대표를 만나면서 그래도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도봉구 한일병원에서 태어났고 도봉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최인설 대표와는 알고지낸 사이다.

형의 백수생활부터 힘들게 직장에 취업하고 그 좋은 직장을 과감히 내려놓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뜻깊은 일을 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지역 활동에 뜻을 갖게 된 것 같다.

형을 만나기 전에는 공공의 영역이나 지역 활동에 대해 잘 몰랐다.

그 후 시민사회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보면서 지역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협치도봉사무국에서 실무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시민사회의 선배들과 동료 그리고 활동가들을 만났다.

그간 시민사회의 존재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런 선배활동가 분들의 수고와 고민 그리고 투쟁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알게 됐다.

지역활동을 통해 생각의 범위가 확장되고 내가 하고자하는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다.

 

❍ 최인설 대표의 영향으로 지역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처럼 청년들이 지역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젊은 층은 유행에 민감하다. 지역사회 활동은 유행과 거리가 멀다.

청년들이 느끼기에 매력적인 것들이 지역 안에 많아지면 자동적으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해 모이고 연대하고 활동했다면

지금은 문제해결을 위해 모이기도 하지만 지역 안에서 재있는 꺼리를 생산해내는 기능도 있어야한다.

그래야 청년들도 관심을 갖고 모이게 될 것이다.

현재 공공에서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 매력적인 공간도 만들고 축제도 하고 거버넌스형 운영도 한다.

하지만 도붕구시민협력플랫폼(이하 시플)에 청년분과가 만들어져서 지속적으로 모이고 놀 꺼리를 찾고 재밋거리를 생산했으면 한다.

기회가 된다면 지역자산화를 통해 청년들이 직접 설계한 공간을 운영해보고 싶다.

공간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하다보면 청년들도 자연스럽게 모이지 않을까 한다.

 

❍ 협치도봉사무국에서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로 활동영역을 옮긴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공영역에 들어오기 전에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해 온 것은 음악이다.

중학교 때 밴드에서 보컬활동을 했다. 20대 때는 힙합대회에서 상도 받았다.

그런 문화적 감각들을 주변에서 좋게 봐주셔서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사업에 코디네이터로 추천해주셨다.

협치와 도시재생의 일하는 방식은 비슷해서 이질감은 없다.

사람을 만나고 함께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 활동하는데 큰 어려움이나 차이는 없다.

 

❍ 현재 도봉구에서 추진하는 도시재생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일반적으로 도시재생하면 기존에 있던 지역자원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거나 갖고 있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을 떠올린다.

도시재생의 목적이 지역자원을 활용해 도시를 사회적, 경제적, 물리적, 환경적으로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도봉구 창동지역의 도시재생(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은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지역이다 보니 지역경제자체를 살리기 위해 여러 다양한 물리적 인프라 증설 및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건물과 시설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완성됐을 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적인 장치를 도시재생에서 고민하고 있다.

공간 안에 어떤 사람들이 모이고 활동할지를 고민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이 미치고 지역주민의 삶과 질은 어떻게 변화될지를 미리 예상해본다.

경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하드웨어가 만들어지는 속도에 맞춰 소프트웨어가 실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하드웨어가 마련된 후에 어떠한 변화가 예상되고 우리는 그 변화에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를 준비하고 있다.

 

 

 

 

❍ 현재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의 사업추진은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인가요?

노원상계지구는 아직 착공 못했고 도봉창동지구는 세대융합형 복합시설 및 창동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가 작년에 착공식을 했다.

서울아레나는 올해 착공이 예정되어 있으나 코로나 여파로 조금 늦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준공이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도봉구 창동지역이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창동의 변화된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내가 가고자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나는 사람을 남기고 싶다.

도시재생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청년 및 청소년들이 지역사회로 합류하고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과 활동을 통해 활동가, 문화예술인, 지역 소상공인 등 다양한 협력 파트너들이 발굴됐으면 한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새로 들어설 시설을 통해 보다 많은 동료가 생기고 이웃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고 기대한다.

새롭게 등장한 건물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 건물을 통해 만나게 될 사람들, 활동가들, 청년 및 청소년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

 

❍ 활동하시면서 힘드신 부분은 없으신가요?

글쎄요, 생각을 좀 해봐야겠는데요.(웃음)

아마도 함께하던 동료들이 떠나갔을 때인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든 함께 활동하던 동료가 더 이상 함께 활동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힘들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활동 경험이 많지 않던 나로선 함께하던 동료가 떠나가는 것이 조금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다.

 

❍ 활동에 동력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소위 “요즘 청년들에게 정주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 이다” 라고들 하는데 나는 내가 살고, 살아온 도봉구가 너무나도 좋다.

아마도 마을에 대한 애착심이 나를 이곳에 머물게 하고 활동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나는 국내외의 핫(hot)하다고 하는 곳을 많이 가봤다.

새로운 문화와 장소, 감각적인 공간을 만나는 것을 몹시 즐겨하는 나로선 국내외의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녔고

호주와 영국, 아일랜드 등 경치 좋고 인프라 좋은 곳에 직접 체류하며 새로운 도시의 양식과 문화를 직접 경험해본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살고있는 우리 동네가 정말 좋다. 그런데 좋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이유 외엔 뚜렷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는데 말이다.

그냥 좋다.(웃음) 도봉구 자체가 나의 동력이 된다.

 

❍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문제 지점들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많다.(웃음)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우선 우리 주변엔 비슷한 중간지원조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물론 조직마다 약간씩 성격이 다르고 중간지원조직의 필요는 명확하다.

하지만 거버넌스를 구성함에 있어 중복되는 사업과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

그러다보니 활동가들이나 참여하는 주민들의 에너지가 너무 소진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정부사업이다 보니 각종 성과공유회, 축제 등 행사가 특정 기간 (10월,11월 등)에 몰리게 된다.

거버넌스와 행사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의 수는 늘어나지 않는데 거버넌스의 수와 행사수는 계속 늘어나다보니

활동가와 주민들의 피로도가 쌓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행사들을 통폐합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필요한 사업은 각자하더라도 축제나 행사는 예산을 합쳐서 한꺼번에 했으면 한다.

물론 실무적인 이슈들이 생겨나겠지만 이렇게 한 번에 모여서 효율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행사주간을 정하고 함께 할 수 있을 몇 기관의 행사를 하나로 묶어 순차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마무리한다던지.

이렇게 되면 행사비용도 절감되고 절감된 비용은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곳에 잘 풀어서 사용하면 어떨까 한다.

한 번의 행사로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절감된 비용을 연속성을 갖고 활동을 지원하고 활동의 범위를 늘려가는 방식이다.

행사의 수보단 활동가의 수가 늘어났으면 한다.

 

❍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제안하거나 실행해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고민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으로 옮길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아이디어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을 텐데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보니

시간을 따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또 하나의 일로 느껴질 수가 있다.

 

❍ 윗세대 활동가와 청년활동가가 좀 더 이해하고 친밀한 관계로 활동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말씀해주세요.

윗세대 활동가와 지금의 청년활동가 사이에 중간활동가가 없다.

그 이유를 나름 생각해봤다. 과거에 활동하시던 활동방식과 현재 청년들이 활동하는 방식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기존이 방식의 옳고 그름을 떠나 활동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서로를 ‘그냥 두고 지지하는 것’이 해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례로 시플에서 제주 워크숍을 갔을 때 청년활동가들이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저녁에 다같이 모여 시간을 보내던 중에 지목을 통해 한 명씩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상황이 있었다.

청년들은 매우 당황했고 마음이 어려웠다.

왜나면 우리세대의 문화 속에서 혼자 일어나 노래 부르는 것은 아주 높은 수위의 ‘벌칙’이기 때문이다.

그 상황 자체가 너무 낯설고 힘이 들었다.

나중에 윗세대 활동가 분들의 놀이문화를 전해 듣고 매우 놀랐다.

MT가됐든 어떤 형태로든 사람이 모여서 놀 때 한 사람씩 돌아가며 노래를 이어받아서 부르는 문화가 선배들의 놀이 문화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처음 듣던 이야기라 매우 놀랐다. 우리는 그런 문화가 아예 없다.

아랫세대의 문화 놀이문화의 범주안에서 누군가 혼자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하나의 벌칙이지 놀이문화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선배활동가 분들은 고기를 먹으러 혼자 고기뷔페나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밥 먹듯이 한다. 이런 식으로 세대가 바뀌면서 문화가 완전히 달라진 것들이 있다.

예전에 당연했던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기도 한다.

이렇듯 서로의 문화가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의 문화를 권하는 것을 지양하면 어떨까 한다. ‘함께와 따로’가 공존해야하는데,

공동체기에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과 불편해도 꾹 참아야 하는가에 대한 부담이 더 큰 불편함을 만드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놀이문화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활동에서도 일어난다.

윗세대 분들이 말씀하시는 방식과 청년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이 다르다.

윗세대의 선배들이 사용하던 단어와 요즘 청년들이 쓰는 언어가 다르고 선택하는 단어 또한 다르다.

이 차이를 윗세대에서 ‘어려서 그래’ 혹은 청년세대에서 ‘꼰대라서 그래’ 라고 생각하는 순간 대화를 이어갈 수 없다.

서로 ‘이해가 안 돼’ 라고 할 것이 아니다. 이해 안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서로를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선배활동가 분들이 활동할 당시는 그 방식이 옳았던 것이고 그것에 대해 청년세대가 대답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 선배활동가 분들은 청년세대가 가진 가치에 대해 왜 저렇게 하지? 라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선배들이 보시기에 우리의 방식이 틀렸어도 그대로 두면 틀린 대로의 그 경험치를 통해 성장할 것이다.

너무 많은 도움보다 적정한 거리에서 지지하고 응원해주시는 것이 훨씬 도움 된다.

오히려 잘해주고 도움을 주려고 할 때 성장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청년들이 자생하려면 망해도 보고 살아가는 방법을 직접 찾아내고 활동하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성장해야한다.

때로는 너무 큰 관심과 도움이 청년들에게 오히려 부담되고 이런 부분들로 인해 어른들로부터 도망(?)치고 싶게 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서 서로를 지지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선배활동가 분들이 오래 고민하고 활동해온 유산들은 너무 귀한 것들이다.

우리 청년들이 본받을 것은 본받아 확장하되, 청년들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풀어야 할 것들은 또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힘을 기르면 좋겠다.

 

❍ 좋은 말씀을 해주신 것 같아요. 전세대를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세대를 아우르는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해볼 만한 시도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세대별로 나누어서 관심 있는 분야와 사업으로 풀어내면 좋겠다.

예를 들어 40-5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은 신중년들이 하고, 20-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은 청년들이 맡아서 하는 방식으로 모임을 가지면 좋겠다.

같은 공간에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세대별로 각각의 트랙으로 진행하고 이 층층이 나중에 하나로 모이는 형태의 구조로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플이라는 큰 틀의 네트워크와 연대 안에서 각각의 층이 조직되고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형태를 상상해 본다.

 

❍ 더나은 도봉조직위원회회의를 보면 청년의 참여도 적지만 막상 참여한 청년이 별 말이 없다. 말을 안 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경험이 많은 분들은 그만큼 말씀을 많이 하신다.

또 한국이란 사회문화 안에서는 어른들이 이야기하면 청년들은 들어야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러다보니 청년들은 그런 자리나 회의를 힘들어한다.

우리끼리 모이면 여러 생각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굉장히 말을 많이 한다.

그러다 윗세대 활동가 분들과 함께 자리를 하면 대부분의 청년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시플 컨퍼런스 때 청년 분과를 따로 구성해서 자율권이 주워졌을 때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이런 식으로 연령별로 분과나 모임, 사업을 풀어 가면 좋을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환경의 변화이다.

예전처럼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던 세대가 아니라 핸드폰 속에서 사는 세대이다 보니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나이 차이까지 많이 나면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더욱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살갑다’는 단어 조차도 모른다.

그런데 어른들께서 살갑게 다가오면 좋겠다는 기대를 한다면 청년들은 더 큰 거리감을 느낄 것이다.

 

그나마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고민해보고 그 최소한의 것을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활동을 함께 함에 있어 윗세대와 청년세대가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더 경험하고 성숙해지면 선배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20대 청년활동가가 30대까지 그리고 40대까지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지금은 최인설 대표가 청년의 중간허리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역의 청년들이 최 대표처럼 살아남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청년활동가들이 지역에 남기위해선 이들끼리의 건강하고 오래 갈 수 있는 네트워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셔야한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청년활동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에서 지지와 격려를 보내며 지켜봐주시는 것이다.

 

❍ 앞으로 세대와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가능하다. 우선 세대별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사회문제를 놓고 뭉쳤다면 나와 같은 또래는 개인의 관심사를 놓고 뭉친다.

이런 식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감각과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모이다’라는 청년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공간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의 모임이다.

이렇듯 다양한 관심사를 중심에 두고 재밌게 활동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지금 우리세대의 청년들이다.

우리보다 더 어린 스마트폰세대의 청소년들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해서 모일 것이다.

그땐 우리 또한 그 세대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그 세대와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다름을 봤을 때 공격하지 않고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해하는 능력이 생길 때 ‘그래, 그럴 수 있지’ 하는 포용력이 생긴다.

 

❍ 사실 기성세대도 청년세대에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말씀해주세요.

어렵지 않다. 우리 청년세대나 우리보다 더 어린 청소년세대는 칭찬에 인색하다.

그냥 “요즘 잘하고 있지?” 아니면 “요즘 ~하고 있다며”, “지난번 일은 꽤 세련됐더라.” 라는 식의 관심과 격려면 충분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관심과 격려 그리고 지지를 표현해주시면 된다.

이런 식의 지지와 든든함이 전해지다면 충분히 세대 간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기대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시민자산화가 잘됐으면 한다. 시민사회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목포에 ‘건맥 1897 협동조합’이 있다.

이들은 허름한 건물을 매입 해 저렴하게 지역사회의 청년 및 활동가들에게 임대해줄 건물주를 찾아 나섰고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건물주는 정말 최소한의 월세만 받고 지역의 청년들에게 3층짜리 건물을 내어주었고,

그 공간은 100명의 지역주민이 주인이 된 전국최초 마을펍&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실패 유무를 떠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벤치마킹해서 시민협력플랫폼에 모인 단체 중에 시민자산화에 뜻있는 단체들이 함께 시도해봤으면 한다.

무수골에 빈집들이 많다. 만일 시민자산화가 가능하다면 그곳에 건물을 매입하고 공간을 매력적으로 운영하면서

도봉시민사회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그 공간을 통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면 한다.

 

 

함께보면 도움이 되는 인터뷰와 정보입니다.

클릭하세요!!! ↓↓↓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안석희센터장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9?category=741713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14?category=74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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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47

 

도봉환경교육센터

(실장 마은희)

 

2020년 5월 19일(화) 오후 2시/도봉환경교육센터

 

비가 오고난 뒤

높고 청명한 하늘이 유난히 아름답다.

방학 3동 주민자치센터를 지나 발바닥 공원으로 들어서니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도봉환경교육센터로 가는 발바닥 공원은 여러 나무와 잎이 어우러져

숲 속을 연상시킬 만큼 초록 잎이 무성하다.

이곳을 지나면서 도봉환경교육센터를 봤지만 들어가 볼 용기(?)는 없었다.

오늘 마은희 센터장님을 만나고 이곳을 좀 둘러 볼 예정이다.

 

도봉환경교육센터 건물을 카메라에 담고

꽃가람관으로 들어서니 센터직원 분께서

센터장님과 인터뷰할 장소로 안내해 주신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것 같아요”

“네. 저도 처음 뵙는 것 같네요”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우리는 자리에 앉았다.

▲ 방학 3동 발바닥공원 내에 있는 도봉환경교육센터

 

❍ 지역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살고 있는 곳은 도봉이었고 활동은 사단법인 환경교육센터 본부에서 처음 시작했다. 환경교육센터가 도봉지역에 위탁을 받으면서 도봉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 사단법인환경교육센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환경교육센터는 전국단위 비영리민간단체이고 환경교육전문기관이다.

환경 관련된 교육콘텐츠와 교구개발을 하고 있다.

 

❍ 도봉환경교육센터에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초창기에는 지역에 있는 환경자원을 잘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두고 환경교육의 대중화를 목표로 교육을 실시했다.

현재는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함께 도봉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교육을 구상하고 있다. 환경교육의 대중화뿐만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환경도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기성세대뿐만이 아니라 미래세대도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과 환경교육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자리매김 중이다.

교육활동의 주체는 지역주민이고 이 분들의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양성교육과 함께 심화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다. 주민들의 욕구를 취합해서 그에 맞는 강좌를 개설하고 양성되신 분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서 운영 중이다.

 

▲ 도봉환경교육센터 입구

 

❍ 교육운영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신가요?

정기적으로 일 년에 한 번 환경교육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해 교육자원봉사자로 양성된다. 교육기간은 6개월 정도 된다.

이 과정을 이수하신 분들에 한에 환경교육을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의 자격을 드린다. 이후 2,3년의 자원봉사 교육활동을 통해 교육역량과 가치관이 갖추어지면 그린스쿨 강사단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린스쿨 강사단은 외부기관이나 학교에 투입돼 수업을 한다.

그린스쿨 교육 강사단이 발족된 배경은 환경적 가치관이나 소양이 갖추어진 환경교육 활동가 분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곳 센터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는 어렵다. 강사단 활동을 통해 강사비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지역의 인적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그린스쿨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환경교실이 있다.

그린스쿨 교육의 호응이 상당히 좋아서 이 교육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 외에는 정기적으로 아이들이 찾아오는 교육에 대한 프로그램 기획, 운영 및 개발을 하고 있다.

 

❍ 강사단과 교육자원봉사자 분들의 자격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강사단 활동을 하려면 환경교육기관에서 강사활동경력이 최소 2년이상 되어야한다. 외부강사로 출강하다보니 강사로서의 자질이나 소양을 알아보기 위해 면접심사를 통과해야한다. 저희 기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시작하신 지원자들에게는 가산점을 주고 있다.

 

❍ 활동가 분들은 몇 명이나 되나요?

자원봉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56명 정도 된다. 실제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30명에서 35명 내외이고 나머지 20명 정도는 직장생활을 하거나 비정기적으로 활동하신다.

 

❍ 교육프로그램 이외에 다른 활동은 없나요?

2018년부터 도봉구 생태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도봉구에 있는 하천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도봉구 전체 하천과 관련된 자료가 10년 이상 됐거나 존재하지 않는 자료가 많아서 이를 보완하고자 시민모니터링단 사업을 2년째 이어오고 있다.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전문영역이라는 생각이 들고, 경험이 축척되어갈수록 전문화된 모니터링 활동단을 어떻게 보완하고, 향후 신입 모니터링 요원을 어떻게 충원하게 될지 고민중이다.

환경과 관련된 주제의 활동을 교육으로 풀어 내고 있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도봉환경교육센터 프로그램>

교육자원봉사자 교육

도봉환경교육센터 교육자원봉사자 양성과정 진행

교육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심화교육, 연수프르그램 운영

도봉환경교육센터 교육자원봉사 단체: 도봉환경교육센터 자연해설단, 행복한 생태놀이교사 산돌림, 학교 숲 가이드 꿀비

정기프로그램

계절을 담은 발바닥공원 자연체험

찾아가는 환경교실 그린스쿨

기후변화 교실

지역모니터링

하천생물모니터링

공원식물모니터링

지원프로그램

청소년 특별활동 지원

지역단체 환경교육활동 지원

진로직업체험교육 지원

특수분야 연수기관 지정

개별신청 프로그램

개별신청 프로그램은 월별 프로그램 기획형태로 진행

www. ecoclass.or.kr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 및 신청가능

계절별 특화프로그램

우수환경교육지정 프로그램

도봉구 그린섬_환경지킴이

우리 동네 철새들

알아두면 쓸모 있는 환경이야기

계절을 담은 발바닥공원 자연체험

 

▲ 도봉환경교육센터 내부공간

 

❍ 2004년에 도봉환경교육센터가 개소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당시 제가 이곳에서 근무하지는 않아 잘 모르지만 센터 전임자 선생님께 들은 바로는 방학 3동 발바닥공원이 판자촌이었다고 한다. 이곳이 복개되면서 그 위에 공원이 들어서고 공원 안에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처음 이공간은 사진 등을 전시하는 아트리움(atrium )으로 사용됐다.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지 않자 지역의 몇 몇 분들이 환경교육공간으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 후 방학 3동발바닥공원을 기반으로 환경교육 시작하는 공간이 생겼고,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민간과 함께 만들어낸 공간이기에 도봉환경교육센터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다른 지자체의 환경교육센터는 지열냉난방, 태양광에너지. 빗물회수시스템등 에너지의 투입을 최소화 하는 여러 가지 기술이 들어가있는 공간에 비해 우리의 공간은 부족한면이 많다. 하지만 하나씩 부족한 부분을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우리에게 맞게 변경하며 시설은 운영하고 있다.

발바닥공원이 10년이 넘으면서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숲을 만들어 주었고, 그공간에서 교육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점은 방문한 사람들의 모두가 이야기하는 숲 안에 있는 교육센터라는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도봉환경교육센터의 비전과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활동이 우리를 위한 활동이 될 수도 있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연계된 활동임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하려고 한다. 함께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꾸준히 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환경문제나 환경이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환경을 이끌어갈 주역이다. 때문에 청소년들의 환경에 대한 의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과제이다.

지금의 어른들은 자연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세대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누린 자연의 즐거움을 잘 누 릴수 없고, 야기되는 여러 가지 환경문제들 대자연환경의 혜택, 즐거움 등을 잘 누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세대의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야한다. 자신들의 미래 환경을 어른들이 함께 보존해 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환경교육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미래세대가 목소리를 잘 낼 수 있을지, 지역 주민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야 도봉의 환경을 보전하고 보존할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중이다.

 

▲ 도봉환경교실센터 마은희 실장

 

❍ 환경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청소년들이 구체적인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봉사 활동하는 아이들에게 가끔 물어본다.

“기후 변화 어떻게 생각해?”

“ 태어났을 때부터 기후 변화였어요.”

“ 솔직히 공부하느라 기후변화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 어른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 어른들이 이렇게 만들어 놨는데” 등 여러 이야기가 오고가긴 한다.

아이들의 당면과제가 대학입시이다 보니 환경에 관심이 있어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앞으로 환경변화를 이끌어갈 주체라고 생각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 센터장님께서 경험한 10대 때의 도봉구의 환경과 지금의 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데.. 이 질문을 받고 한참을 생각해야 하는거 보니, 둔감했다. 환경의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야겠다.

일단, 건물이 많이 들어셨다. 지렁이잡기 및 곤충을 관찰하던 공간에 건물이 들어가 있고, 일 부분 물이 말랐던 하천은 물이 연중 흐르고 있고, 미세먼지라는 경보를 받고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었다.

 

❍ 환경적인 측면에서 도봉지역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도봉은 도시적이기 보다 시골스러움이 있다. 서울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도봉의 이런 정서를 느낄 수가 없다. 시골스러움의 풍경과 시골스러움의 정서가 매력인 것 같다. 그 시골스러움의 매력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도시적인 측면의 개발을 하다보면 도봉의 그런 부분을 놓치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교육은 없는지요?

창 3동 도시재생팀에서 교육의뢰가 왔었다. 교육을 통해서 환경보존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교육하고 싶었지만 환경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주민과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지역주민으로 나뉘었다. 상권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지 공동체로 묶여서 함께 마을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지 고민 중에 있었다. 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내부결속을 다진 후 도시재생을 통해 발전해 가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 최근 이슈가 되는 환경문제는 무엇인가요?

시의성을 배제할 수 없다보니 미세먼지와 재활용쓰레기가 가장 큰 이슈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쓰레기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 내 눈앞에서 안보이면 누군가 잘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쓰레기는 그대로 어딘가에 쌓인다. 교육을 통해 주민의 인식이 바뀌고 환경을 위한 실천행동을 해도 정책적으로 담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원순환이나 미세먼지 해결은 어렵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말자 라고 했을 때 주민들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일회용품은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고 카페나 가게에서 흔히 접한다. 주민들이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에서도 생산을 규제하거나 일회용품 배출을 제안하는 등의 환경정책을 마련해야한다.

 

❍ 질 좋은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행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아껴쓰기, 쓰레기 배출 줄이기, 가까운 거리 걸어 다니기, LED전구로 교체하기 등이 있다. 이미 다 아는 것들인데 실천을 안 한다.(웃음)

내가 알고 있는 것 세 가지만 실천해도 환경위기를 막는데 기여할 수 있다.

 

❍ 홍보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도봉뉴스 소식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하고 있다. 사실 홍보가 가장 취약하다.

교육의뢰가 들어오거나 파견교육을 나갈 때는 소외된 지역부터 교육하려고 한다.

 

❍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올 해로 활동 13년차이다. 처음 간사로 이곳에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선생님들의 연령대가 다 어머님 나이여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참 어려웠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역량 때문에 위기가 있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 등으로 고민했던 적이 있다.

 

❍ 활동의 동력이 되는 부분은 어떤 게 있었나요?

선생님들이 수상을 하거나 대외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것도 뿌듯하지만 무엇보다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의 역량이 강화되고 지역에서 활동가로 성장하는 것이 매우 뿌듯했다. 궁극적으로는 저희 교육센터가 없더라도 지역주민들이 활동가로서의 가치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금은 활동가 선생님들을 씨앗으로 심어놓고 함께 성장하고 역량을 키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지역네트워크나 연대 등 타기관과 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개인과 개인으로 만나거나 개인으로 참여할 때는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단체의 대표성을 가지고 만났을 때는 매우 어렵다. 행동함에 있어 제약을 받는 것 같다. 나의 행동이나 발언이 내가 속한 단체의 대표성을 나타내는 것인가? 이것까지 해야 하는 게 맞는가? 라는 생각들이 순간순간 스치면서 복잡해진다. 그래서 연대를 할 때나 협업을 할 때는 조심스럽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 지역에서 협업이 잘되려면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단체를 끼고 만나다보니 만남자체가 업무로 느껴지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이 해소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체 회의를 가보면 의제나 협업의 내용은 나왔지만 선뜻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본다. 일을 하려면 컨트롤타워가 있어야하는데 그 역할을 맡는 것이 부담되는 것이다. 그래서 주저주저 한다. 결국 제일 먼저 의제를 발의한 단체에서 그 역할을 가져가게 된다. 담당자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낸 것뿐인데 하나의 업무를 가져가다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 같다.

누군가 처음부터 역할을 맡아서 한다면 아이디어나 네트워크 사업이 더 활발히 유지될 것 같다.

 

 

❍ 도봉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네트워크 구조는 유지돼야한다. 성과가 있든 없든 네트워크 단위는 주기적으로 모여져 한다. 도봉의 단체가 모이고 있다는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모여야 한다.

그리고 플랫폼이 좀 더 열려있었으면 한다. 단체베이스의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단체에 소속돼있지 않은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놓으면 좋겠다.

그리고 홍보가 잘 이루어졌으면 한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이 플랫폼으로써 단체 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도봉의 친정집 같은 느낌으로 기반이 돼주면 좋겠다. 이곳을 통해 정보도 얻고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 1번의 창구가 됐으면 좋겠다.

그 역할만 해준다면 자동적으로 도봉구에 있는 단체들이 모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함께보면 도움이 되는 인터뷰와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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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14?category=741713

☞ 동북4구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인터뷰가기 dbplatform.tistory.com/179?category=741713

☞ 도봉환경교육센터 홈페이지 www.ecoclass.or.kr/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46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센터장 안석희)

 

바람이 꽤 부는 오후시간이다.

오늘은 실무자분들과 함께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를 찾았다.

플랫폼창동61 3층에 위치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워크숍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안석희 센터장님과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 실무자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신다.

플랫폼창동61의 구조는 나에게 늘 미로와 같다. ㅎㅎㅎ

잠시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으니 센터장님께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소개해주신다.

인도에서 온 차를 비롯해 독일에서 커피대용으로 마신다는 보리차도 소개해주셨다.

다양한 차 중에 인도의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에 어울리는 차인가보다.

벌써 몸과 마음을 노곤하게 하는 마력이 느껴진다.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입구

 

 

❍ 먼저 문화예술영역에서 활동하시다가 도시재생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문화도시 도봉추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에 대해 알고 있었고,

문화기획을 통한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우연히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장이 공석이라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다.

 

❍ 도시재생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웃음)

말하자면 기존의 것을 없애고 재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건축물을 리모델링해서

기존의 것을 보존·복원하는 방식이다. 거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부흥시키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도시재개발하면 도시계획을 통한 도시공학, 건축·설계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도시재개발의 방식은 도시를 다 파헤치고 아파트와 빌딩을 세운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쫓겨나고 돈 있는 사람들이 이 새로운 도시를 차지하게 된다.

선주민은 배제되고 이주한 신 주민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형태로 현재까지 재개발이 이루어져왔다.

이제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가 환경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야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된다. 이러한 인식은 그 동안 항상 도시개발로 점철되어왔던 도시정책의 방향이 도시재생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됐다.

 

❍ 센터장님께서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노리단 활동할 당시 도시재생에 관한 여러 사례를 접했다.

예를 들면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들과 태극도(증산도) 신자들이 판잣집 800호를 지어 집단 정착하면서 형성된다.

이후 급속한 도시개발 속에서 이 달동네는 존폐의 위기에 처하지만 젊은 여행자와 예술가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존치라는 명제 하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감천동에 위치한 달동네는 감천문화마을로 변신하게 된다.

감천문화마을은 동학사상과 증산도의 교리에 영향을 받아 집을 지었다. 평등사상에 입각해 앞집이 뒷집의 시야를 가리지 않게 집을 지었다. 모두가 평등한 시야를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이다.

6·25가 발발하고 피난민들이 부산지역으로 물밀듯이 유입된다. 그러다보니 주택수요가 급증했고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산을 타고 마을이 형성됐다. 부산의 모든 산중턱에 집들이 있는 이유가 피난민들을 받아들이면서 산중턱에 판자촌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산중턱에 집들이 생성되면서 산동네를 연결하는 산복도로가 개통된다. 이것이 부산의 풍광이다.

하지만 해운대를 중심으로 정책적으로 부산의 강남을 만들기 위한 개발이 시작되면서 낮은 주택단지 사이에 높은 빌딩들이 들어섰다. 부산의 풍광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높게 쌓아올린 빌딩과 건물들은 미분양과 공실로 남고 부산시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었는데 당시 후쿠시마를 겪은 일본의 자본이 부산에 투자하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개발목적의 토건방식은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를 과열시키는 형태로 흘렀다.  그 후 문화적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왔고 있는 것들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도시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방식이 전환된다.

도시재생은 장소를 끼고 문화기획을 하게 된다. 그 공간에 어울리는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함으로써 고유의 특성을 살리고 보존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하게 된다. 부평깡통시장이나 야시장 등이 일례라고 할 수 있다.

도시재생이라고 함은 낡은 것을 싹 밀어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낡은 공간 혹은 옛 공간을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공간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지역주민의 참여와 애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마중물의 역할은 문화예술이 담당한다.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지역에 몇 개의 문화앵커시설과 공유지가 필요하다. 그 공유지에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문화기획자와 예술가 그리고 문화 활동과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에서 중요한 지점은 지역주민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참여이다.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사무실 내부(위)와 워크숍 스튜디오(아래)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는 현재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동북 4구 도시재생센터가 만들어진 전사가 있다.

2008년쯤 한신대의 정건화 교수와 동북 4구(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의 활동가들이 강북이 저개발 되고 베드타운화 되는 것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각 구의 구청장들과 함께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모임을 갖는다.

강북의 도시계획을 각 구별 단위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권 4구가 하나의 권역으로 함께 대응한다.

동북 4구는 행복4구 PLAN을 만들어 박원순 시장을 만난다.

그리고 서울 최초로 권역별 도시계획전략에 의한 창동상계 신경제지구로 발탁된다.

노원구의 차량기지와 창동의 주차장부지에 GTX와 아레나 그리고 R&D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신경제 중심지가 들어서는 노원구와 도봉구에 비해 강북구과 성북구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동북4구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의 역할은 현장을 지원하고 동시에 동북4구를 아우르는 개발을 통해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실 현장지원은 어렵지 않지만 동북4구 전체를 아우르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은 큰 과제이다.

도봉의 도시재생에 있어서 아쉬운 점은 지역주민이나 시민사회와 적절한 소통을 못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재생에 대해 들어봤지만 도시재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른다.

때문에 어떻게 도시재생에 개입하고 의견을 제시해야할지 모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재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창동에 아레나가 만들어지면 음악 산업이 유입될 것이고, 50플러스센터와 청년주거단지가 조성되면 많은 연습생들이 이곳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결이 다른 신주민들이 앞으로 창동에 유입될 것이다. 이들이 이곳에 사는 지역주민들과 어떤 식으로 소통할 것인가도 앞으로의 관심사이다.

지역 안에서 정보 불균형과 소통의 부재로 발생하는 문제들이 앞으로 더 가시화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잘 풀어 갈 것인가도 센터의 과제이다.

 

❍ 스페인 메트로폴리스-30의 경우 민관의 연합체이자 파트너로서 빌바오의 도시재생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민관이 파트너로서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판단하시는지요?

빌바오 사례의 경우 기본적으로 싸우고 협약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돼왔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협약과 숙의과정이 충분히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파트너로서 협업이 가능했다.

동북4구의 경우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기에는 경험치가 모자랐고 행복4구 플랜이 창동상계신경제지구로 현실화되면서 4구의 협력과 균형발전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다.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는 이런 파편화된 사업들을 어떻게 전체적인 거버넌스로 함께 할 것인가를 논의 중이다.

 

▲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안석희 센터장

 

❍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민관 협치가 잘 이루어지려면 어떤 지점이 개선돼야할까요?

민과 관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려면 일차적으로 언어가 같고 소통이 돼야한다.

예를 들어 '성과' 라는 의미는 관의 입장에서는 '숫자' 이고 민의 입장에서는 '정보가 얼마나 잘 주민들에게 전달됐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화되었는가' 이다.

성과라는 말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것은 처음부터 언어가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비용이 발생해야한다. 함께 모여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이해관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한다.

나이브하게 같이 모여서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면 안 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만든 다음에 협상테이블을 마련해야한다.

관에서 만들어 놓은 사업에 민을 모집해서 실행하는 것은 진정한 협치가 아니다. 그저 일을 수행하는 용역에 불가하다.

진정한 협치가 이루어지려면 시민의 자발성과 시민력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이루어져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섬세한 셋업과 적절한 커팅 그리고 필요한 것을 제때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세 번째로 리더십과 팔로우 십을 통한 협력적 관계성을 통해 창조적인 파트너 십으로 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민관이 파트너로서 함께 하려면 충분한 논의와 숙의의 과정으로 가능할까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어느 때는 논의를 확 줄이고 결정으로 가야한다.

숙의는 매우 좋은 것이지만 때론 숙의를 넘어서는 판단들을 내려야한다.

그럴 때 결정에 대해 반기하면 안 된다. 물론 숙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주의적 훈련과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결정해야할 때는 리더에게 위임함으로써 리더의 선택과 결정을 수용하고 지지를 보내는 리더십과 팔로우 십을 갖추는 훈련과정도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이러한 훈련이 안 돼 있고 관료적인 지시와 수행에 익숙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으로 인해 노점 상인들과 갈등이 있었는데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돼있는 문제들에 대해 센터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규모 사업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존재하고 갈등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갈등을 잘 다루면 사업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이나 우리 같은 중간지원조직들이 적절히 개입하고 무엇보다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신뢰를 쌓아야한다, 그 신뢰가 쌓인다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센터가 중점적으로 추구하게 될 사업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센터가 중요하게 염두에 둔 것은 창동지역의 변화에 걸맞은 몇 가지 대안을 수립하고 창동의 변화에 지역주민이나 주변의 이해당사자들이 가능한 한 서로 협력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동북4구가 각 구별로 구심력을 갖고 활동함과 동시에 동북4구의 공동경험을 토대로 원심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창동·상계지구에서 일어나는 사업들이 동북4구 전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현하고 각 사업이 외화 된 형태로 모두가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창동·상계지구의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협력지원하고 동시에 동북4구가 전체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하는 것이다.

 

❍ 현재 거주민의 지역 환경뿐만 아니라 풀뿌리활동가들의 활동환경도 변화됐다. 이 변화된 환경 속에서 우리 같은 풀뿌리활동가들이 포괄적 네트워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안석희

질문하신 최인설 대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되물어봐야겠다.(웃음)

▰ 최인설

현재의 구조는 전문가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을 통해 그림을 그린 다음

두 개 정도의 안을 가지고 전체 회의를 통해 의견수렴 후 확인 작업을 거쳐 결정하는 구조이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의사를 결정하는 그룹이 지역에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단체는 아니지만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슈나 고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그룹이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안석희

말씀하신 구조는 게이트와 같은 관문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내 생각엔 지역 안에 지지해줄 수 있는 관계망이 존재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지역 안에 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관계적인 지원을 하면 좋겠다.

수많은 관계망 속에서 서로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계의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

특정사업이나 특정이해에 걸리지 않게 잘 균형을 잡았으면 한다.

현재 우리는 변화가 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 흐름을 막으려들지 말고 흐름을 같이 타고 가야한다.

때로는 방파제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막는 순간 낡아갈 수도 있다.

현재의 변화는 나쁜 변화가 아니다. 막아야할 변화가 아니다.

때론 소외된다는 느낌이 저항을 만들어낸다. 그 저항은 또 다른 외면을 낳는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선순환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한다.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힐 때는 이해관계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사람이 중심에 서고 극단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힘을 조금 뺄 수 있게 터치하는 역할을 시민협력플랫폼이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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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인터뷰가기 https://dbplatform.tistory.com/114?category=74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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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45

 

마음돌봄 동네책방 모모

(책방지기 김은진)

 

김은진 선생님께서 책방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도봉 1동 동네책방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늘 그렇듯이 네이버지도를 보고 다녀도

제대로 위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은 늘 답답하다.

결국 전화를 걸어 선생님께 현재 위치를 말씀드리니

어디선가 “선생님 여기요”하는 외침이 들린다.

너무 반가운 외침이 아닌가?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주택의 지하공간에 마련된

책방으로 들어갔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화분들이 눈에 띈다.

아 이런 느낌이구나...

공간 구석구석을 기억하기 위해 폰카메라로 찰칵 찰칵 찍어댔다.

그 사이 선생님께서는 도서행사코너를 정리하신다.

서로의 할 일(?)이 마무리되고서야 우리는 탁자 앞에 마주 앉았다.

 

▲ 지상층은 주거공간이고 반지하층은 마을돌봄 동네책방으로 사용된다

 

❍ 본인소개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마을교육과 마을공동체에 관심 있는 활동가이자 지금은 동네책방지기이다.

2015년까지는 워킹맘으로 생활했다. 직장만 다니다가 삶이 끝나는 것은 너무 허무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표를 냈다. 당시 아이들이 혁신학교인 도봉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것을 계기로 혁신학교를 알리는 학부모활동가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마침 같은 해에 도봉구는 혁신교육지구가 됐다. 주민설계마을학교에 참여하면서 혁신교육활동가 양성과정 1기 과정을 이수했다. 이 과정에서 혁신교육과 마을교육공동체, 그리고 활동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2016년에는 권역별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내기 위한 중간지원 활동을 했고, 2017년에는 교육공동체의 단위를 동별로 세분화해서 활동을 이어갔다.

혁신교육지구에서 3년 정도 활동하고 나니 내 자신이 발전하기보다 정체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2018년에는 도봉구마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마을지원활동가로 일했다. 또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전공분야를 살려 두빛나래 교육상담연구소에서    교육상담활동가의 일도 시작했다.

마을지원활동가로는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는 성인주민을 만났고, 교육상담활동가로는 정서적 위기를 겪고 있는 아동,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활동의 폭을 넓힌 한해였다.

❍ 동네책방을 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중학교 때 “너 뭐할래?” 하고 물으면 “서점주인하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점을 열 돈도 없었고 서점으로 먹고 살 자신도 없었다. 마을살이를 지속적으로 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일,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동네책방은 ‘서점 주인’이라는 어린 시절의 나의 꿈과 ‘마을공동체의 씨앗을 뿌려 잘 키워보고 싶다’는 활동가로서의 나의 비전을 (친)언니가 실현해준 것이다. 자본의 의미에서 보면 한푼도 보태지 않은 나는 주인이 아니고, 돈벌이가 되지 않는    동네책방은 상업공간이 아니다.

 

▲ 김은진 선생님

 

❍ 최근 책방을 개업하게 된 계기가 마을활동의 영향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마을활동을 하면서 연결시켜주는 일을 많이 했다.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연결시키고 여기와 저기를 연계시켜서 시너지효과가 낼 수 있도록 돕는게 성과도 보이고 재미도 있었다.

활동을 하면서 갈증을 느꼈던 부분은 내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우스갯소리로 “너의 쌀을 가지고 얘의 솥에서 저 집의 불을 빌려서 떡을 만들었다면 쌀도, 솥도, 불도 나의 것이 아닌데 떡에 대한 나의 기여는 뭐냐?”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쌀만 있고 솥만 있고 불만 있는 사람을 끌어내서 떡이 되게 하는 활동이 중간지원활동가가 해야 할 일이고 매우 의미는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중간역할을 하더라도 나도 내 것을 내놓고 함께 하자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처음 마을활동을 할 당시 마을교사,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마을교사들을 몇 십 명씩 모아서 크고 작은 모임을 할 때마다 적합한 공간을 찾아 이곳 저곳에 부탁해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마을공동체 혹은 네트워크에 크고 번듯한 공간이 필수적인 것 같았고, 나에게 공간을 맡기면 굉장히 잘 운영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욕심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고 번듯한 공간만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들어 놓은 공간은 많지만 한쪽에서는 공간을 운영할 사람이 없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여전히 이용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작지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크게 일을 벌이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규모가 커지게 되면 오가는 사람들이 더 이상 반가운 이웃으로 보이기보다는 돈으로 보일 것 같았다.

자본을 댄 언니도 혹시나 있을 손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언니와 꾸준히 동네책방 모모가 할 수 있는 마을활동에 대한 비전을 나누고 있다.

❍ 동네책방을 이곳에 마련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도봉을 좋아해서 이곳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 또한 도봉에서 온갖 질곡을 다 겪었고 활동가라는 이름을 붙여준 곳이기에 남다른 애정이 있고 다른 곳에서 나를 또 만드는 것보다 이곳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주거와 활동공간이 동시에 갖춰진 집을 물색했고, 이 집을 만나게 됐다.

온가족이 이사를 하고 지하공간을 언니와 내가 직접 조금씩 꾸몄다. 작년 11월 임시로 문을 열고 ‘영업시사회’라는 이름으로 이웃들에게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의견수렴을 했다. 그리고 12월 7일에 오픈행사를 했다. 잘알고 지내던 이웃들이 축하공연을 해주고, 맛난 음식을 준비해주고, 시간을 내서 행사를 도와주고, 내 일처럼 기뻐해준 모습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 구멍가게가 매우 만족스럽다. 누구든 언제든 방문해서 책을 사거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모임을 하는 등 여러 모양으로 사용가능한 공간이다.

 

▲ 모모책방 출입구(왼쪽)와 회의공간(오른쪽)

 

▲ 상담실(왼쪽)과 휴식공간(오른쪽)

 

❍ 공간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신청해야하나요?

현재는 주로 단체나 모임별로 신청한다. 대관이라고 해도 서류로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소통하고, 시간만 맞으면 실비 수준의 이용료만 받고 대관한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찾아와 나와 끊임없는 수다를 펼쳐놓는 이웃들도 종종 있다.

❍ 현재 책방운영 이외에 또 다른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두빛나래 사회적협동조합에서 교육상담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현재는 방학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책방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몇가지의 자발적인 모임들에 참여하고 있다.

❍ 운영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월~목요일은 오후 1시부터 7시이다. 어떤 분들은 운영시간이 애매한 시간대라고 말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책방을 연 이유는 나의 삶도 중요하게 지키겠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점심 먹고 나서 문을 열고, 문 닫고 들어가서 가족과 저녁 먹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내 삶도 평온하게 지키고 삶의 균형을 맞추려는 취지이다. 그래서 토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대신 금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4시에 오픈해서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마을사랑방의 역할을 하려면 늦은 시간에만 이용가능한 이웃들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식적인 영업시간 외에 사전 협의된 공간사용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 모모책방 내부공간

❍ 공간운영은 선생님 외에 또 누가 있나요?

실질적 사장님인 언니와 함께 운영한다. 각자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서로 조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마음돌봄 동네책방 모모에서 ‘마음돌봄’은 상담을 매개로 활동한다는 의미이다. 언니도, 나도 상담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1:1 상담방을 만든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독서모임은 토론보다는 주로 독서를 통한 심리상담이다.

현재 이곳을 방문하시는 이웃들은 언니를 잘 모른다. 모모를 통해 언니도 마을살이에 물들고 있다. 자신을 ‘도봉 언니’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점차 모모가 마을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면, 이용하는 주민들이 공간지기의 역할을 함께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책방이 자리를 잡고 언니가 마을에 자리잡을 때까지 당분간 내가 공간을 지킬 예정이다.

❍ 프로그램운영은 어떻게 운영하시나요?

이웃이 강사로 재능기부를 하는 ‘빨강머리 앤과 함께 하는 영어 한마디’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 20분짜리 만화영화를 보고 영어표현을 배워보는 1시간 수업이다. 애니메이션이 50편짜리라 정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모의 월말수업’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주제도서를 한달에 한편 선정해서 읽고 매월 말일에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그 외에 전문강사를 섭외해서 클래식과 책, 그림과 책, 고사성어와 책 등 다양한 분야를 책을 매개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동화읽기, 잡지읽고 필사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주민 책모임도 운영할 예정이다.

❍ 홍보활동과 프로그램 참여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무차별 홍보는 지양하고 있다. 나는 수줍은 마케팅을 선호한다.(웃음) 페이스북을 통해서 홍보하면서 ‘좋아요’ 요청도 안할 정도다. 밴드는 도봉동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두개 정도에만 올리고 있다. 대부분 참여하셨던 분들이 주변에 홍보도 하고 다시 참여도 하고 있다.

한 번이라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분들께 문자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단골우대라고 보면 된다. 모모에 방문하면 행사 안내를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요청이 있어서 좀더 접근성이 좋은 SNS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 이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은 참가비 5천원이 적용된다. 참가비는 다과와 차, 음료 그리고 강사비로 지출된다. 프로그램 참여 인원은 평균 8~9명 정도 된다. 조금 더 큰 규모의 행사를 열 필요도 있어 공간 리모델링도 계획중이다.

▲ 월간 기획전시를 준비 중인 김은진 선생님

❍ 마음돌봄 동네책방 모모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알음알음 찾아오는 편안함이 있는 곳, 골목한편에 자리 잡은 곳, 늘 믿을만한 누군가가 지키고 있어서 언제든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갈 수 있는 곳, 그런 공간이 모모에서 시작해서 이 골목에 점점 펴져갔으면 한다.

앞집도 오래된 단독주택이고 지하가 비어있었다. 우리가 뚝딱뚝딱 공사를 하니 와서 보고 너무 좋은 생각이라며 자신도 지하에 음악연습실을 꾸며서 사람들과 놀아야겠다고 했다.

나중에 도봉이 이러저러한 것들 때문에 재밌고 살만하다는 말을 들었으면 한다. ‘그 시작이 모모가 책방을 열면서 시작된 거잖아’ 라는 말을 듣는 것이 꿈이다.

모두가 자리를 지키면서 감당할 수 있는 크기만큼 하다보면 동네가 살아날 것이다. 상업시설이 들어선다거나 집값이 오른다는 의미가 아니다. 골목과 이웃을 지키면서 공동체문화가 살아났으면 한다. 이것이 도시재생이라고 본다.

❍ 철학적인 질문 같지만 선생님의 삶에 가치는 무엇인가요?

선한 영향력이다. 누군가가 나의 행동을 보고 ‘저 사람이 하면 믿음이 가’, ‘저 사람이 하면 나도 하고 싶어져’라는 생각이 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했으면 좋겠다.

그게 선한 영향력이라 생각한다. 내가 큰 손해나 희생을 억지로 감당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는 게 중요하다.

❍ 활동 중에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나의 제안들이 제안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활동가의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로 멈춘다. 아무리 말을 해도 변화되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이제는 ‘말은 할 수 있어도 실행은 불가능한 부분들이 많은가 보다’, 혹은 ‘달라졌는데 내가 모르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잔소리 할 시간에 내가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비판도 잘 안하고 비난은 거의 안한다.(웃음)

❍ 힘듦에도 불구하고 활동의 동력이 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모든 것이 프로그램과 사업위주로 돌아가서 답답했다. ‘무엇을 할까’라고 했을 때 먼저 사업을 어떻게 구현할까를 생각한다. 물론 성과는 남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이 남을 것인가 고민이 됐다.

이런 고민 중 최근 한 포럼을 통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한 발제자가 ‘프로그램은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초대장이다. 우리의 목표는 초대장이 아니라 관계를 잘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초대장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그램이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프로그램이 얼마나 중요한 매개인가를 잊어서도 안 된다.’는 말에 많은 공감을 했다.

나 역시도 사람과 관계를 맺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한 명이라도 더 책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서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최소한 서로 민폐는 끼치지 않은 사회를 기대한다. 여기에 내가 일정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책을 벽지로 재활용한 실내 인테리어

❍ 마을과 교육활동을 하시면 활동가들이 잊지말아야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활동가가 자신의 활동안에 가치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행정에서는 성과나 결과물이 중요할 뿐 가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가치를 잊고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관의 하청 인력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예산이나 사업을 통해 담아내도록 노력해야한다. 그 가치가 확장되고 범위를 넓히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도 하다.

행정의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민간의 역할인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그 말에도 일정부분 동의는 한다. 그렇다고 행정과의 연계도 없고 예산도 없이 활동하는 것은 과연 맞는 것일까?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팔짱끼고 비켜서 버리면 오히려 가치나 비전에는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예산을 가져가서 멋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이 든다. 마음에 안들고 싫은 부분이 있더라도 손을 놓지 말고 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 활동경험을 토대로 지역단체가 변화되어야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이하 시플)도 현재 예산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고, 협치도 사업으로 풀어가고 있다. 민관협치가 사업으로 풀어갈 문제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민민의 협력이 이렇게 돈을 쏟아 붓고 인력을 투입해서 사업을 해야 되는 상황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뚜렷한 대안이 없어 참 어렵고 조심스럽다.

물론 실무자들의 성장은 상당히 크고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민의 발견과 성장은 매우 가치 있다. 하지만 사무국에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필요를 절감하면서 만나지 못하고 있는 서로를 연결해주는 착한 브로커(?)의 역할은 아직 못하고 있다.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년간 시플을 보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기보다 사업의 모양만 바뀌었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되면 네트워크가 과연 남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물론 시플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민간단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의미는 있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플에 대해 모르거나 시플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사업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타까웠다.

더나은 도봉조직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분들이 자신들의 기관이나 단체에 가서 회의내용을 공유할까 라는 생각을 한다. 초창기 두빛나래의 일원으로 시플회의에 참석했을 때 나는 회의내용을 우리 기관에 공유하지 않았다. 다른 참여단체들은 시플을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업으로 생각할까? 시플을 민간연대체로 염두하고 회의내용을 보고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 외에 시플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모른다면 함께하는 사업이 아니다. 이는 개별사업이다. 한 명의 개인 활동이고 과외활동인 것이다. 서로 연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10월 이후에도 남아있었으면 한다.

사업이 끝났다고 해서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읽은 책에 ‘물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에 이름을 붙여 물화함으로써 실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시플은 그 물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뜬구름 같은 조직이다. 앞으로 그 물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보면 도움이 되는 인터뷰와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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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인터뷰가기https://dbplatform.tistory.com/114?category=741713

☞ 독립서점 도도봉봉 인터뷰가기https://dbplatform.tistory.com/74?category=74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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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5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주대관 센터장)

 

장마가 시작된 7,

간헐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오후시간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찾았다.

바깥의 습한 공기와는 달리 센터 안은 한결 시원하다.

시원한 물을 한 잔 마시고 나니 센터장님께서 도착하셨다.

통성명과 함께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해 아시는 바가 없다고 하셔서

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 후 인터뷰를 시작했다.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운영목적과 궁극적인 변화모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도시재생이 무엇"이고 "도시재생을 왜해야하는가"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다.

과거에 도시를 관리하거나 정비하는 방식은 주로 경제자본을 투자해서 개발이익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통해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선진국에 근접할수록 이러한 방식에는 한계가 발생한다. 예컨대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면 더 이상 수요가 발생하지 않게 되고 (민간)경제자본의 투자를 유인해서 도시를 개발하고 정비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도시재생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서, 공간의 가치를 사회적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기존의 재개발이나 신도시건설이 도시의 가치를 개발이익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는 사회적 방식으로 도시와 마을의 가치를 높여야하는 것이다. 나는 도시재생을 그렇게 본다. 쉽게 얘기하면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어서 , 나도 저 동네에서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게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공간의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예컨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쓴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1960)에는 길거리의 눈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시에 미국도 이해가 얽혀 골치 아픈 도심을 버리고 교외화를 꾀하는 팽창적인 도시정책을 펼쳤었는데 시민운동가였던 그는 도시계획가들과는 달리 마을을 지키고 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눈"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럽의 할머니들이 창문 앞에 서서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불법주차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신호위반을 하면 신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도시마을 골목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시고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할머니께 인사를 하는 광경을 상상해보자. 그 아이에게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할머니께서 도와주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골목을 지키고 거리를 지키고 마을을 지키는 것이 사회적 방식으로 공간의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회적 방식으로 만들어 낸 공간의 가치는 무형의 가치이며 비-물적인 가치다. 이러한 가치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생산하고 소유하는 공유재(commons)의 성격을 띤다. 도시재생이 하고자하는 것이 바로 이 무형의 가치인 공유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유재가 여러 사람들이나 지역사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문화나 지역의 역사자원과 같은 것이라면, 도시재생이 생산하는 공유재는 주민들이 집합적으로 실천을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다르다. 때문에 도시재생에서는 공동체와 주민참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주대관 센터장

 

도봉2동 도시재생을 위한 지역개발모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도시재생에는 일본의 마찌츠쿠리(まちづくり)을 직역한 마을만들기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과는 무관하지만 그러한 모델이 적용된 대표적인 도시마을로는 성미산마을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마을만들기 방식을 도시재생에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마을만들기란 일원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 더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공동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동의 가치나 이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할 때, 도시마을과 그 구성원들이 그러한 하나의 가치와 이해로 묶일 만큼 동질적인가 하는 것이다.

도봉 2동만 해도 1500가구 정도가 사는데 이들은 동질적이라기보다는 이질적이며, 일원적이라기보다는 다원적이다. 서로 이해가 상충하는 이들이 단지 좁은 공간을 점유하고 근접하여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도시마을의 다원성은 도시재생지역에서는 더욱 심한 문제로 보인다. 도시재생사업은 뉴타운(재개발)사업이 되지 않고 남겨진 곳들에 우선적으로 지정되는데, 이러한 곳들은 대부분 기존 주민이 상대적으로 적고 외부의 투기꾼-부재지주들이 많은 곳이며, 동시에 재개발이 될 때까지 싼 집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 많은 곳이다. 재개발구역들의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도시재생구역에서의 이해상충과 갈등의 가능성을 짐작케하며, 이로부터 우리는 이런 다양한 주민들의 이해와 가치를 함께 공유시키기란 지난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미산마을 걷고 싶을 지도 (출처: 충북인뉴스)

반대로 성미산마을의 경우, 지역에 들어간 여러 시민단체들의 시민의식과 비슷한 연령대라는 동질성은 육아라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 실천하는 데에 유리한 조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러한 동질성과 자발적 참여의 원칙으로 선별적인 사람들의 마을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도시재생의 경우는 다르다. 도시재생구역으로 지정이 되면 구역 내의 모든 주민들은 지리적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지리적 공동체 안에는 다양하고도 이해가 충돌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 모든 사람의 다양한 이해를 대변하고 도모해야하는 도시재생지역이 일원적인 마을만들기적 공동체가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을만들기 모델은 농촌마을만들기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농촌마을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고 인구수가 적으며 농업경제라는 공동의 이해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상당히 동질성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이해와 갈등이 상존하는 재개발해제지역의 도시재생구역에서 그러한 모델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앞선 도시재생사업들에서는 자발적 참여의 원칙으로 일원적인 도시재생주민협의체-공동체를 구축해왔으며, 그러한 시도가 성공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봉2동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다원적모델을 적용하여, 소수의 이해관계자들만이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할 수 있는 주민협의체를 꾸리고자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참여하는 주민들 사이에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는 갈등을 의미한다. 우리사회는 갈등이나 이해의 충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더딜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잘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것인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또, 극복/해결방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최소한의 선과 경우를 지키는'소통'으로 갈등 해결"

 

갈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해야 한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선과 경우를 지킬 줄 알아야한다. 그러기위해 필요한 것은 공동선이 아니라 시민의식이라고 본다.

첫째, 갈등의 소지를 인정해야 한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둘째, 배려가 필요하다. 나와 입장이 다르고 이해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먼저, 마을들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공동체의식이 살아있다는 말은 정말 좋은 말일까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마을에서 공동체의식이란 때때로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끼리끼리 연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나 공간가치의 사회적 생산에 필요한 공동체의식이 기존 거주하던 사람들만의 기득권으로 인식돼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동체의식은 끼리끼리의 연대가 아니라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연대이며, 사실 그러한 연대는 기성세대보다는 청년들이 훨씬 더 잘한다. 협력도 잘하고 시민의식도 높고 필요할 때 연대도 잘한다.

또한 마을만들기나 참여이론에서의 자발적 참여의 원칙에 대해서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참여를 권리와 의무로서 강조하는 자발적 참여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의 불참을 포기로 간주하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도시재생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 중에는 자발적 불참자도 있겠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들의 불참을 포기로 간주하는 경우 도시재생은 이해관계인들만의 잔치가되고 도시재생주민협의체-공동체는 강자들만을 위한, 정의로운 지리적 공동체의 역할을 포기한 국가와 동일한 것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가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않거나 불이익을 주는 도시재생에 참여하여 공간가치의 생산에 나서겠는가. 따라서 더 많은, 다양한 주민들의 이해를 고민하고 특히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의 참여를 고민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 측면을 넘어서, 도시재생이 가치의 생산뿐 아니라 분배를 고민하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자발적 참여는 시간 많고 이해에 밝은 사람들의 참여를 의미한다.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노인들이고 이해에 밝은 사람들은 집주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나머지 사람들이 제외되는 것인가? 새로 이사 온 사람들, 젊은 부모, 청년, 독거노인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분들을 어떻게 불러낼 것인가가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의 과제로 보고 있다. 물론 그것은 매우 더디고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거짓된 성공으로 가려진 실패를 따라가는 쉬운 길보다는, 또 다른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비판적 인식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선진지만을 찾아다니게 될 것이지만, 우리가 가보는 선진지라는 곳은 매우 운이 좋은 희귀하며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다. 도봉은 도봉 안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도봉2동 지역만의 고유한 특수성 같은 것이 있을까요?

지형적/지리적 특수성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전철이 가깝다던가, 평지라든가 도시계획이 반듯반듯 하게 됐다든가 등의 물리적인 부분을 특성으로 들 수 있겠지만 사회적인 특성이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개인적으로 다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전철이 가깝고, 반듯반듯한 도봉 2동

 

일본 마찌츠쿠리(まちづくり) 모델이 아닌 다른 도시재생 모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2000년대 한국의 도시재생 연구결과들을 보면 유럽모델들이 많이 연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모델은 마을 만들기 모델이고 유럽모델은 자산기반 지역사회 개발(Asset-Based Community Development, ABCD)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마을만들기 모델은 지역주민들의 유대나 경제하는 공동체와 같은 공유재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 여기에는 지방자치의 역사도 포함된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 600년 넘는 중앙집권화 역사를 가지고 있고 주로 도시화과정에서 새롭게 건설된 마을들인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모델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반면에 유럽은 1970년대에 산업시대가 끝나고 탈산업시대로 넘어갔으며, 활용가능한 산업유산도 많으며, 그러한 자산에 대한 토지비용이나 토지공개념과 같은 사회적 인식도 우리와 다르다. 또한 유럽은 우리나라만큼 자영업이 발달해있지 않다. 이러한 차이들은 우리에게 적합한 모델이 우리에게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연구보다는, 유럽모델을 주로 연구하고 일본모델로 일본의 마을만들기모델을 선택했다. 마을 만들기가 돈이 안 드는 모델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민참여만으로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며, 사회적 생산만으로도 공간의 가치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지재생이 결국 마을주민들의 참여와 실천으로 지속적으로 마을의 가치를 유지하고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원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도시재생은 사업을 졸업하면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주민들이 자력으로 지역을 꾸려가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활동과 무관한 주거지재생에서는 그러한 비용을 수익으로서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공공이 사업과정에 그러한 자산을 만들어주고자 해도 그 규모가 작아서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유휴자산이 거의 없고 토지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과 같은 방식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고자 해도 자영업 비중이 높고 아직 사회적 합의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민간/시장영역과의 충돌이라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이런 문제도 같이 고민이 됐어야하고 지금이라도 보완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도시재생에 참여한 전문가로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도 과제다.

△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

도봉2동 도시재생의 진행상황과 앞으로 행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진행상황은 더디다. 이유는 앞 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선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협의체 구성에서 사업이 선정된 후 곧바로 협의체 회장선거를 치르는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시재생의 정치화와 그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일할 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주민협의체가 다원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마을만들기 공동체가 일원적이며 기초적인 친밀 공동체라면, 우리는 도봉2동주민협의체가 무수히 많은 그러한 공동체(집단)들의 연합체형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러한 주민협의체-공동체는 관심과 이해가 서로 충돌하거나 다를 수 있지만, 그런 다양한 기초적 단위의 공동체나 집단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이들 집단들이 마을정치가 아닌, 마을에서의 할 일의 성격에 따라 서로 계기적으로 만나서 일을 함께 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도우려고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물리적인 자료들을 꼼꼼히 보려한다. 주택의 평수, 연령계급, 사회계층 등을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이해가 서로 다르더라도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다.

△ 도봉2동 도시재생대학 1기 진행 중

또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 이곳 도봉2동도시재생지역의 면적은 96,000이며 인구는 2,800여명에 불과하여, 도봉2동으로 봐도 일부분인데, 이 안에서 마을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인적자원을 확보해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마을 바깥에서라도 더 전문적이고 열정 있고 마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간의 조사로 볼 때, 다세대주택의 옥상과 아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다세대주택의 옥상은 공유공간이다.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 친해지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마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여덟 가구가 공유하는 옥상을 매개로 한 동의 다세대주택 주민들의 관계를 개선하는 일에서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들은 그 동안 조사된 마을의 특징으로부터의 전문가들의 생각일 뿐이며, 그러한 결정 역시 주민들의 참여와 결정과 실천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 공동의 관심사가 없으면 어떤 조직도 무너진다. 협력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해서 공급을 하지 않으면 다들 바빠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렵다. 교차지점의 관심사나 일거리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서 계기적으로 함께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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