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30

햇살문화원

(김부자 대표)

 

 

하늘이 파란 가을날,

간송옛집 근방에 위치한 방학 극동아파트를 찾았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알록달록 노인정 팻말이 눈에 띈다.

도심의 빽빽한 아파트단지와 다르게

한적하고 조용한 주택가의 느낌이 든다.

어릴 적 향수를 불러오는 매력적인 곳이다.

아파트 지하에 위치한 햇살문화원의 계단을 내려가니

아이들이 예쁜 캘리그라피 솜씨로 적어 논 햇살문화원 소개가 보인다.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며 사진을 찍었다.

계단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김부자 선생님이시죠?”

, 맞습니다.”

나는 사진 촬영을 멈추고

선생님께서 안내하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앉으세요, 바닥이 따뜻할 거예요.”

지하라 습기가 많아서 난방을 틀었어요.”

영어로 빽빽하게 프린트된 용지를 보니

영어선생님이신가?’ 혼자 생각해본다.

우리는 자그마한 책상에 마주 앉았다.

 

햇살문화원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햇살문화원 김부자 대표

2013년 햇살문화원이 조성되면서 나의 마을활동도 시작됐다.

그전에는 마을활동이라는 개념도 공간지원 커뮤니티사업이라는 명칭조차 몰랐다.

나는 학교와 과외를 통해 고등학생을 가르쳤다. 현재는 햇살문화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햇살문화에서 진행되는 전반적인 활동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문화원이지만 많은 강좌를 운영하기보다는 함께하는 마을 활동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

초창기에는 정기 강좌로 공방을 운영했다. 공방을 운영하다보니 활동가들의 발굴이나 역량강화 차원에서는 상당히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가 어려워 활동의 확장에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3년 전부터는 외부로 나가서 주민들과 함께하는 활동들을 지향하고 있다.

햇살문화원에서 하는 활동으로는 현재 아파트 뒤에 사랑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123 데이라고 해서 1,2,3대가 모여 밥을 먹는 마을잔치를 한다.

올 해부터 마을잔치의 명칭을 ‘123 데이에서 햇살마을 한 밥상으로 바꾸어 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주변의 빌라의 주민들도 함께 초청해 작은 공연과함께 행복한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오는 1017일에 햇살마을 한 밥상을 펼칠 예정이다.

이밖에도 어린이 캠프, 음악회 등을 진행했다.

 

마을잔치는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각자 밥 한 솥, 반찬 한 가지씩을 해오고 고기와 국도 집에서 만든다.

햇살문화원에 주방시설이 없어서 각자 집에서 만들어온다.

 

활동가들은 순환되는 것 같다. 일이 생겨 빠지게 되면 새로운 누군가가 들어오고 그런 흐름 속에서 활동이 유지되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무언가를 하고 있음으로 해서 집안에 계시던 분이 밖으로 나오게 되고 서로 관계를 맺어 확장되고 끈끈한 유대를 맺을 수 있는 것 같다 .

현재 매주 목요일 마다 햇살마켓을 진행한다.

각자 반찬을 만들어서 햇살마켓에서 판매한다.

판매수익금의 일부는 햇살문화원에 후원해주고 나머지는 본인이 가져간다.

햇살마켓은 10명의 운영진들이 2-3명을 주축으로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운영한다.

△ 햇살마켓 홍보 배너 

 

햇살문화원과 수제Bee 프리마켓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나요?

햇살문화원에서 공방을 운영하시던 선생님들주민자치회 주민들과 함께 활동하는 팀이 수제Bee 프리마켓이다. 말하

자면 햇살문화원이 수제Bee 프리마켓의 모태라고 볼 수 있다.

 

프로그램운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해마다 프로그램은 바뀐다.

초창기에는 바느질, 퀼트, 뜨개질, 캘리그라피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현재 정기프로그램은 아동대상 캘리그라피영어 동화방이 운영된다.

외부활동행복텃밭 운영과 승강기와 게시판에 좋은 글과 그림을 게시한다. 격주에 걸쳐 새롭게 게시하고 있다.

△ 캘리그라피 작품들

 

행복텃밭을 운영함으로 해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행복텃밭운영은 먼저 신청을 받은 후 한 가구당 2-3개의 상자텃밭을 분양해준다. 그리고 원하는 채소를 키우는 것이다. 올해 40개정도 텃밭을 분양했다.

텃밭을 운영하면서 생전 처음 보는 이웃과 인사를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닫힌 공간에서 밖으로 나와 주민들을 알아가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본다.

텃밭운영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주민들이 집밖으로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햇살문화원이 지향하는 방향성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재작년에 이곳을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서 한동안 폐쇄를 할까도 생각했다.

여름이면 지하라 곰팡이가 너무 많이 생기고 힘들었다.

그런데 주민분이 재료비만 받고 바닥에 나무를 깔아주셨다.

△ 햇살 문화원 내부 모습 (1)

덕분에 올해는 곰팡이 없이 잘 지냈다.

목표는 햇살문화원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서 어르신들도 오고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여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정적으로 꾸준히 만남이 유지되는 결속력은 무엇일까요?

결국은 사람이다

2016KBS 프로그램에 이웃 사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아빠들에게 미션을 주고 미션수행에 성공하면 아파트에 무언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9개의 가정이 참여해서 단체줄넘기를 했다. 매일 저녁에 모여서 줄넘기 연습을 하다 보니 친해지게 됐다. 아빠들이 친해지다 보니 엄마들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다. 이웃 사이다 팀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애정과 결속력을 보여주었다. 지금도 가을만 되면 집 앞에 고추 깻잎 호박 같은 농산물들이 놓여 있다. 누가 가져다놨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서로 챙기고 정을 나누는 깊은 사이가 됐다.

이웃 사이다 팀의 아빠들은 지금도 1년에 4-5번씩 모이고 여행도 다닌다. 가끔 가족 전체가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한다. 이 모임을 주축으로 한 주민들의 모임과 기존 활동가들의 모임햇살 문화원의 커다란 원동력이 되고 있다.

△ 햇살문화원의 여러가지 활동 사진

 

말씀하신 것처럼 햇살문화원이 지속가능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나도 그게 제일 고민이다.

어쨌든 나와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해답인 것 같다. 혼자서 전전긍긍하다가도 나와서 사람을 만나면 방법이 생긴다. 그래서 사람은 만나야 한다. 정기회의를 통해서든 임시회의를 통해서든 활동을 통해서든 만나야한다. 사람을 만나고 나면 기운이 넘친다.(웃음)

 

 

활동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 햇살 문화원 내부 모습 (2)

제일 힘들었던 것은 공간운영이다. 그리고 사람문제이다.

사람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 적정선을 유지하거나 조율하는 것이 어렵다.

나와 맞지 않는 주민을 쳐내는 것은 마을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 힘들 때가 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제일 힘들게 하고 사람이 제일 힘나게 한다.

지지해주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에 의해 힘을 얻는다.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단체들이 변화되어야할 지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단체들끼리 연합해서 활동할 때 단체끼리의 이기성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런 모습은 탈피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야할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안다면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 햇살문화원 행사를 알리고 있는 게시판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구체화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파트 담장을 넘어서 외부활동을 통해 주민들을 끌어 모으려 한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다양한 분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9

이 자라는 

(김홍경/김수희)

 

 

신선한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아침이다.

푸른 하늘을 떠다니는 뭉게구름이 인상 깊은 오전

꿈땅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대로변 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꿈땅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밝은 느낌이 난다.

바닥과 벽면을 가꾸는데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꿈땅의 문을 두드리니 선생님 두 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꿈땅이 만들어진 배경과 명칭의 의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강북구에 있던 어린이 놀이공원 서울 드림랜드가 2008년에 폐장되고 북서울 꿈의 숲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서 아쉬웠던 차에 2016년 마을계획단 활동을 하면서 청소년공간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구참여예산으로 보증금 천 오백만원을 받았다. 컨테이너하우스를 이용해 아동청소년공간을 만들려고 했지만 컨테이너를 놓을 만한 대지가 없었다. 대지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공간을 임차하기로 했다. 30군데를 알아보다가 지금 이곳에 꿈땅 공간을 마련했다.

 

 

꿈땅의 의미는 꿈이 자라는 땅이다. 아이들의 꿈을 드러내게 하고 이 공간을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고 밟고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서 꿈이 자라나는 땅으로 명칭을 짓게 됐다. 꿈땅은 현재 25명의 회원이 있고 그 중 임원은 15명이다.

임원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임원임기는 1년이다.

임원으로 가입·탈퇴는 자유롭지만 1년 임기동안은 자신의 책임 하에 마무리 짓고 탈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기 총회나 조례규칙과 같은 형식은 없지만 모임의 유지를 위해 모임회칙은 정했다.

회원구성은 빛들의 소리 미술학원을 통해 만난 1,2기 엄마들의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꿈이 자라는 땅 공간 내부

꿈땅은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내고 있다.

초기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비를 걷으려고 했지만 임원들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간식도 만들며 많은 수고를 하는데 돈까지 내는 것은 무리라고 말씀하시는 회원분이 있어서 자율적 참여형식으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운영했다.

2017년 청장님, 동장님, 마을교사, 마을주민 분들을 모시고 꿈땅 개소식을 알렸고

그 후 공간활성화사업, 프로그램운영, 공간대여비와 강사 분들의 후원을 받으며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꿈땅 운영을 3년간 지켜본 남편과 가족들이 우리가 힘들고 지쳐보였는지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조언을 했다. 그래서 작년 겨울방학부터는 겨울이든 여름이든 방학 때는 집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월세가 처음으로 감당이 안됐다. 십시일반 모아서 겨울은 났지만 현재는 월세가 점점 밀려 150만원까지 불었다. 하하하(웃음)

우리에겐 월세가 큰 부담이다.

다행히 서울시와 구청에서 주민공동체를 지원하는 마을활력소가 운영된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선정됐다.

우리에게는 월세 없는 공간이 필요했고 그 공간에서 신나게 놀아줄 아이들이 있었으니 마을활력소로 꿈땅이 딱 안성맞춤이었다.

마을활력소를 잘 설계하고 디자인해서 내년 2월에 준공예정이다.

 

빛들의 소리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빛들의 소리 미술학원을 통해 어머님들이 모이게 됐다. 첫 모임을 가졌던 어머님들이 1기이고 우리가 2기이다. 현재 빛들의 소리 공간은 없어졌고 빛들의 소리 1주민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빛들의 소리 2꿈땅에서 주로 활동한다. 회의는 1,2기 모두 같이하지만 프로그램 활동은 기수별로 다르게 하고 있다.

1기는 4,5,6학년 고학년이고, 2기는 1,2,3학년 저학년으로 구성된다.

학년이 달라서 활동프로그램도 다르고 아이들의 고민지점도 다르기 때문이다.

 

꿈땅의 활동내용이 궁금합니다.

 

작년까지는 아동솔루션으로 성품학교 운영 부모솔루션으로 내 마음의 풍경, 열린 강좌, 드라마치료 운영 청소년솔루션으로 도봉구 탐방, 페스티벌, 생일파티, 파자마파티 청년을 위한 열린 공간(청년들이 공간을 필요로 하면 열어줌)

올해는 임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체험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강좌마을이해를 위한 마을커뮤니티 탐방을 했다.

나는 LOE를 벤치마킹했다. 청년들의 놀이공간이 있다면 아동청소년을 위한 놀이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활동 중에 가장 의미 있던 점과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꿈이 자라는 땅 활동가 김수희

 김수

딸아이는 빛들의 소리 2기이다. 1기의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2기의 저학년 아이들이 모집됐다. 2기 아이들은 빛들의 소리를 통해 놀이치료를 받았다. 놀이를 통해 아이가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활동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선생님으로 함께 활동하게 됐고 2기 학부모 대표도 맡게 됐다.

사실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결혼과 함께 나의 꿈도 잊혀져갔다.

꿈땅에서 선생님활동을 하면서 나의 꿈을 실현한 것 같았다.

남편도 내가 꿈을 이뤘다며 지지를 많이 해준다.

나는 아직도 꿈땅에서 나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변화이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아이가 점차 변화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감동이 있다.

그 첫 사례가 바로 내 아이였다.

 

힘든 부분은 활동과 가사의 양립이 힘들었다.

그리고 활동을 하다 보니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생겼고 그 기대치에 못 미치게 되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나의 성향과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관계가 좋아졌다.

 

△꿈이 자라는 땅 활동가 김흥경

김흥경

어려운 점은 월세. 아직까지는 잘 이끌어가고 있지만 심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은 재정이다. 재정적으로 힘들다보면 아이들이 돈으로 보일까봐 가장 고민이긴 하다.

그렇게 되면 활동의 질은 떨어지고 아이들을 재정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보게 된다.

그러기 전에 빨리 월세를 마련해야한다. 하하하하(웃음)

 

또 힘들었던 점은 큰아이가 ADHD이다보니 큰애에게 신경이 집중돼있었다.

때문에 동생인 딸아이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다.

게다가 꿈땅 활동까지 열심히 하다 보니 딸아이가 엄마를 빼앗겼다는 상대적 박탈감과 공허함에 시달렸다. 그때 많이 힘들었다.

이 활동을 하면서 의미 있었던 부분은 역시 아이들의 변화이다.

꿈땅은 아동뿐만이 아니라 학부모님들의 꿈도 키우고 있다.

꿈땅에서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어른들이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꿈땅에서 활동하는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되나요?

빛들의 소리 1,2기와 영유아를 합치면 60 정도 된다.

최근 청년들도 함께 하고 있다.

 

온라인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이 있나요?

온라인카페 꿈이 자라는 땅을 운영했지만 잘 안 된다.

현재는 카톡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활동자료는 컴퓨터에 저장해서 보관하고 있다.

나중에 자료집을 만들려고 한다.

 

모임이 상당히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에 대한 고민이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고민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형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처럼 생각하고 대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모임이 자유롭고 편하다.

강요가 없고 매우 자율적이지만 그 안에 주인의식이 있었기에 모임이 유지됐던 것 같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한 홍보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주민센터에 시민협력플랫폼에 관한 리플렛이나 홍보소식지만 있어도

우리가 시민협력플랫폼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협력플랫폼이 고민을 가지고 있는 민간단체의 대화파트너가 됐으면 좋겠다.

관으로 가기 전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거점역할을 했으면 한다.

 

끝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문구를 노원의 한 현수막에서 보았다. 글을 읽는 순간 가슴이 멍해졌던 기억이 있다. ADHD를 가지고 있는 우리 아들과 같은 아이들을 사회에서 품을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나라를 사랑하고 건강한 자아상과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이 됐으면 한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8

도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간송옛집

(이미실 실장)

 

△간송옛집 입구

무더위가 한풀 꺾여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오후, 간송옛집을 찾았다.

산자락에 위치한 간송옛집에 들어서니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 고즈넉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오늘 인터뷰로 방문했는데 혹시 이미실 선생님은 어디 계신가요?”

“아,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우리는 2평 남짓한 자그마한 사무실로 들어가 자리를 마주하고 앉았다.

△간송옛집 이미실 실장

간송옛집에 근무하기까지 선생님의 활동 계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나의 활동은 2013년 방학3동 극동아파트의 마을공동체 햇살문화원에서 시작했다.

방학 극동아파트는 160여 세대로 1990년도 초에 준공된 작은 규모의 아파트이다.

어느 날 관리소장께서 아파트 지하의 짜투리 공간을 염두에 두고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공모사업이 있으니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왔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주민들의 손품과 발품을 팔아 70평 정도의 공간을 함께 다듬고 칠하고 가꾸어 20139월에 햇살문화원으로 명명한 공동체 공간을 마련했다.

공간이 지하에 위치하여 햇볕과 통풍이 쉽지 않기에 공동체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안에 햇살처럼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가 잘 스며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햇살문화원으로 짓게 되었다. 그 후 아파트공동체의 대표 사례로서 큰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 명맥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마을 활동은 마음 맞는 사람 세 명만 있어도 뭔가를 해 낼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 15명 정도가 운영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다.

햇살문화원은 평생학습의 개념으로 시작했는데 교육을 받기 위해 멀리 가지 않고 아파트 안에서 해결해보자는 취지였다. 처음부터 강사도 주민이었고 학습자도 주민이었으며, 노인정 어르신들과도 협업이 잘되어 삼대가 어우러지는 공동체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 아파트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었는데 최근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늘 볼 수 있어 아파트에 생기가 돌고 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 영어프로그램, 캠프, 숲 놀이 등 가족과 함께 하는 활동이 새롭게 구성되었다.

아파트 주변에는 빌라가 몇 동 있는데 아파트와 빌라가 형성된 지형이 마치 작은 마을처럼 자리 잡고 있다. 햇살문화원은 올해 가을에도 빌라 주민들과 함께 마을잔치를 계획하고 있듯이 아파트를 넘어 주변 이웃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 봄과 가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주민들이 직접 만든 반찬을 서로서로 나눔 하는 정겨운 모습을 비롯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살맛나는 아파트공동체를 가꾸어 가고 있다.

햇살문화원을 시작으로 수제Bee 프리마켓, 도봉혁신교육지구 마을학교, 방학3동 주민자치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20159월에 간송옛집으로 오게 되었다.

△ 간송옛집 전경

간송옛집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간송옛집, 간송 전형필가옥은 우리 문화재 수호에 큰 공을 세우신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으로 간송의 묘소와 어우러져 자리하고 있다.

간송문화보국(文化保國:문화로 나라를 지킨다)의 일념으로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 문화 유산을 수준 높은 안목으로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하여 이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간송옛집은 19세기 말 그의 양부 전명기(1870~1919)가 인근에 자리한 농장 및 경기북부, 황해도에서 오는 소출 관리를 목적으로 지은 것으로 100여년 역사를 지닌 전통한옥이다. 간송은 부친의 사망 이후 한옥 부근에 묘소를 꾸미고 제사나 차례를 지낼 때 필요한 제구를 보관하며, 일기가 좋지 않으면 본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제사를 지내는 등 재실로도 사용하였으며 양주군의 농장을 방문할 때나 부친의 제사를 모실 때 자주 이곳에 들러 생활하였다. 한국전쟁 당시 대문과 담장 일부 및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전쟁 이후 종로구 본가 및 보화각(현 간송미술관)의 피해 복구로 이곳의 수리가 지연되다가 1962년 간송이 세상을 떠나고 종로의 본가가 철거되면서 나온 자재를 활용하여 부분적 수리가 이루어졌다.

한평생 개인의 안위보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내고자 했던 그의 숭고한 정신을 통해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서 간송이 생전 사용하였던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건축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이다.

201212월 국가등록문화재 제521호에 등재되고, 도봉구와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 에서 20159월 복원·개관하였으며 현재 도봉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간송선생님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간송미술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 하세요>

홈페이지 바로 가기 : http://kansong.org/

 

 

간송옛집을 복원하게 된 계기가 구청장님의 둘레길 산행에서 낡은 옛집에 발길이 멈추면서 단초를 열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간송선생님의 문화보국 정신에 부응하는 청장님의 마음과 후손들의 마음이 하나로 응집되는 운명적인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소중한 마음을 잇는 수많은 분들의 노력을 통해 지금의 간송옛집이 도봉구의 대표적인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된 것 같다.

△간송옛집 전경

 

간송옛집에서 진행되는 행사나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도봉구청과 도봉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것과 문화재청의 사업 공모를 통해 진행하는 생생문화재 사업,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구청 직접 사업으로 봄과 가을에 열리는 음악회, 초등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문화탐방등이 있다.

도봉문화재단 운영 프로그램으로 섬섬옥수, 옛 그림을 수놓다가 있다. “슈지치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져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기본 자수부터 옛 그림을 모티브로 수놓는 작품까지 완성하여 가을에 간송오마주, 솜씨좋은 나날에 작품 전시회를 한다. 작품전은 구청을 비롯해서 몇 군데 순회하면서 전시된다. 지역의 작가를 발굴하여 동양화, 규방공예, 단청회화 등의 특별기획 전시회도 열고 있다.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간송야행, 간송가 전승매듭, 간송동행(청소년 프로그램), 간송오마주 솜씨좋은 나날 등이 있다.

지역 연계 프로그램서울시교육청, 북부교육지원청, 관내 초중고의 교육 프로그램, 관내 관공서의 탐방 프로그램 등을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다.

, 문화재 내에는 냉난방시설이 부족해 한겨울이나 한여름에는 공간사용에 제약을 받는 아쉬움이 있다.

 

△ 간송옛집에서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부분과 의미 있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모든 활동의 공통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제일 힘들지 않을까 한다. 타인에 대한 첫인상도 내가 어떤 마음을 두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아서 관계 설정이 잘못될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삶의 모습 자체가 소통과 불통의 연속이라 할 수 있어서 어떤 경우라도 수용하면서 조율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힘들 때가 있다.

간송옛집에서 의미 있는 부분은 비록 능력의 한계는 있지만 작게나마 선조들의 문화를 계승하고 후대에 이어줄 수 있는 역할이 주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늘 감사하게 여기고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간송옛집 내부 전경

 

그동안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에 발걸음 하나하나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고 했는데 무슨 일이든 초심을 잃지 않고 되돌아보는 자세가 바탕이 되었을 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공동체사업, 혁신교육지구 사업, 주민자치나 협치든지 초심을 견지하고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손길이 필요한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기존의 활동 영역 안에서 쌓아놓은 각자의 벽을 허물어 시야를 넓게 확보하면서 모두를 위한 이정표를 세웠으면 좋겠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도봉구의 시민들이 자신의 역할을 각자 충실하게 하면서 서로 간의 협력을 통해 상생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고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7

숲속(지은림 사무국장)

 

태풍의 영향으로 밤새 폭우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

인터뷰를 위해 숲속애를 찾았다.

숲속애 정원에 들어서니 공기부터가 다르다.

숲내음 가득한 이 공간은 도심의 공간과는 확실히 달랐다.

비가 내려서일까 촉촉한 숲 향기가 온 몸으로 스며드는 것 같다.

숲향기 가득한 숲속애의 아침,

빗소리를 벗 삼아 숲속애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숲속애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숲속애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활동은 얼떨결에 시작했어요. 2013년 직장을 그만둘 즈음에 숲속애 공간이 만들어졌고 지인의 권유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숲속애의 시초는 2010년 후반부 그만놀자(그리고 만들고 놀자)라는 이름으로 방학2나무야, 나무야에서 시작되었고 넘녀노소 삼삼오오 모여 둘레길 걷기, 그림그리기, 자연물로 만들기 등 생태관련 놀이를 하며 생태를 공부하는 주민공동체로 시작, 우리끼리만 이렇게 놀지 말고, 도봉구의 자연 특색을 살려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보자!’ 라는 한마디에 구성원들이 모두 의기투합하여 지역에서 공동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취지숲속애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공동체 활동을 하려고 보니 공간이 필요했고 2012년 사천목씨 종친회로부터 이 공간을 임차하게 됐다.

2013년 건물보수를 위해 벽돌 개당 1만원의 나눔 증권을 발행했다.

벽돌기금으로 오래된 벽을 허물고 숲속애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자는 취지에서 발행했다.

그즈음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이 시작됐고 마침 공간지원 사업에 선정돼서 본격적으로 숲속애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다.

숲속애 공간이 마련되고 나니 이곳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했다.

당시 직장을 쉬고 있던 나에게, 마침 생태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숲속애 공간지기로 활동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받았다.

201310월 숲속애가 공식적으로 문을 열면서 활동을 함께 시작하게 됐다.

 

△ 숲속애 지은림 사무국장

2010년 나무야나무야에서 했던 활동이 작은 소모임 형태의 활동이었다면

2012년은 사업설명회를 통해 협동조합 숲속애의 출자자와 정기회원을 모집하고 임차보증금도 마련하는 숲속애의 기반을 마련하는 폭넓은 의미의 활동이었다.

한 개인이 아닌 우리가 함께 뭉쳐서 공동체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첫걸음이었다.

 

숲속애 공간은 예전에 어떤 공간이었나요?

△ 숲속애로 재탄생한 공간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가득했던 폐가와 공터를 활용해 숲속애로 재탄생 시키다"

숲속애가 이곳에 자리 잡기 전, 이 공간은 버려진 폐가와 공터였다.

무단으로 투기 된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던 음침한 곳이었다.

청소년들의 일탈이나 비행이 이루어지기 쉬운 우범 장소이기도 했다.

버려진 이 공간을 숲속애가 새롭게 디자인하여 사용하게 된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이 공간은 무허가 주택이었고 여전히 무허가 공간이다.

때문에 건물을 증축하거나 신축할 수는 없었고

처음 만들어진 구조 그대로 개보수하여 재활용한 공간이다.

 

숲속애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홈페이지나 정보창구가 있나요?

네이버 카페와 네이버 블로그가 있지만 참여도가 낮고 지역 중심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밴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숲속애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urbanforest8

▶숲속애 네이버 카페: https://cafe.naver.com/dbforest 

▶숲속애 네이버 밴드: https://band.us/n/a2a413oao6XaC

 

'협동조합 숲속애' 밴드에 초대합니다.

'협동조합 숲속애' 밴드에 초대합니다. 밴드는 그룹 멤버들과 함께 사진, 일정,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band.us

 

숲속애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201512월 창립총회를 거쳐 마을공동체 숲속애는 협동조합 숲속애가 되었다.

현재 82명의 조합원이 있고 2016년부터 마을공동체 숲속지기에서 사무국장으로 승격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공간대여비와 텃밭임대, 강의료, 프리마켓을 통한 물품판매 등 숲속애 조합원 및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다.

 

숲속애는 어떤 활동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요?

생태 프로그램숲생태놀이 프로그램 그리고 공동체텃밭을 운영한다.

생태프로그램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자연 친화적 프로그램으로, 손바느질, 지끈 공예, 천연염색, 한지 공에, 실톱공예 등의 활동을 하며 1회 이상 운영한다.

숲생태놀이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산책하기, 밧줄놀이, 생태미술, 바깥놀이, 텃밭 가꾸기, 세시풍속 등의 활동을 하며 2회 이상 운영되고 있는 정기프로그램이다.

주제가 있는 마을 강좌마을주민을 대상으로 하며 다양한 인문학강좌가 주제별로 마련돼 있다. 활동시간은 1회 이상으로 만남이 자유롭다.

정기 프로그램 이외에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행사도 진행한다. 비빔밥 데이. 쌈밥 데이 등 밥상 나눔 활동이나, 숲속 작은 음악회, 달빛 영화 감상, 벼룩장터, 신나는 놀이마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해가 바뀌면서 제일 먼저 여는 행사시농제이다. 시농제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밥상 나눔을 갖는 날이며, 이날은 풍물패와 함께 지신밟기도 하고, 남녀노소 지역주민 150-200명 정도 참여하며 인사 나누고, 밭도 갈고, 모종도 심으며 가마솥에 끓여 낸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 2018 숲속애 시농제 (출처: 숲속애 네이버 카페)

 

얘기만 들어봐도 상당히 힘든 과정이었을 것 같은데 활동 중에 가장 힘든 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해를 거듭 할수록 점점 더 어렵고 힘들다. 이 공간은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공간으로 마련됐지만 이 공간에 정착해서 지속가능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이 늘 부족하여 가장 힘들고, 공간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줄 운영비 마련 부분도 늘 부담이 크고 힘겹다.

숲속애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마음 편하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늘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더 열심히 공간 활성화와 힘을 보태고 있지만, 가끔 숲속애를 위해 봉사해주시는 분들 가운데 숲속애를 위해 봉사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어느 한 개인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실 때가 종종 있어 마음이 무거워 질 때가 훨씬 편할 것 같다.

 

고정적으로 함께 활동하시는 분은 몇 분이나 될까요?

(웃음) 그렇게 많지 않다. 협동조합 대표님 이하 이사님들과 운영진 5~6, 지역 주민 4~5이 참여 하여 활동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어 직원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 어려움이 따르는데, 숲속애가 재정적으로 탄탄해지거나 공간에 인건비 지원이 이루어져서 숲속애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에게도 정당한 활동비를 지불해 줄 수 있으면 반상근자 두세 명이라도 함께하면서 숲속애의 제반 상황에 대해 함께 의논하고 역할을 나누어 활동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숲속애의 밴드 회원은 550명가량으로 밴드를 통해 홍보하고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다양한 문화행사에는 지역의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도움을 주셔서 고맙고, 준비-진행-마무리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편이어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 한지공예 작품이 전시된 내부공간

타기관이나 타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숲속애는 2014년부터 자연스럽게 활동거점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에 대해 몰랐던 분들이 숲속애를 통해 마을을 알게 되고 폭넓게 마을을 이해하며 상호 협조하는 체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주민들이 다양한 마을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으며, 공간이 없는 단체와는 공간 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협조와 재능기부 및 활동 협의 및 연계 활동 등 다양하게 협력하여 하고 있다.

나는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한지 몇 년 되었는데요.

처음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간 동기는 숲속애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주민자치회에서 활동하는 주민들은 숲속애의 활동을 마을활동과는 별개로 생각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숲속애 공간이 관으로부터 운영비지원을 받는 구조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나는 이런 오해가 풀어질 수 있도록 설명하고 주민자치회에서 우리와 같은 마을공간이 전반적으로 잘 활성화 될 수 있게 함께 협력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주민자치회에서 자연생태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숲속애 공간을 알리며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숲속애 내부 공간

그간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지역에서 변화해야할 지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마을 중심의 지역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 졌으면 좋겠고, 관으로부터 정당한 지원도 받고 싶다.

숲속애 공간은 주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로 놀이와 치유, 친교의 장으로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싶고, 숲속애 공간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관에서도 함께 노력해주었으면 한다.

운영을 잘하고 못하고의 설문조사나 평가의 위치가 아니라 이 공간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운영비지원이나 공공근로자를 지원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인력충원을 봉사활동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인력난으로 인해 어떤 공간은 상시적으로 열어두지 못하고 프로그램이 있거나 일이 있을 때 비상시적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곳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활동하시면서 의미 있었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분들이 숲속애를 통해 행복해 하고, 다시 찾고, 인연을 만들어 가고 함께 나눌 수 있어 좋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늘 있는 곳이기에 행복하며..

자연과 더불어 365일을 느끼고 즐기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여서 좋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플랫폼을 통해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지원받고 싶다. 숲놀이 강사자격이 있으신 분이 주 1회라도 수업을 해주신다면 강사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고 질 좋은 강의를 지역주민들이 들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분이 계시다면 저희와 연결하여 보다 다양한 활동들이 숲속애서 만들어 지고 다양한 체험을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6

시끌벅적수랏간(김주희 대표)

 

태양이 뜨거운 오후,

신창시장입구를 지나 시장골목으로 들어섰다.

핸드폰에서 알려주는 대로 시끌벅적수랏간을 향해갔다.

주변을 둘러봐도 시끌벅적수랏간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드리니 주택가 쪽으로 더 내려오란다.

조금 내려가니 시끌벅적수랏간을 알리는 항아리 그래피티

파란색으로 칠해진 담벼락이 눈에 들어온다.

△ 시끌벅적수랏간을 알리는 파란 벽과 항아리 그래피티

, 여기구나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시끌벅적 수락간의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김주희 선생님이시죠?”

인사를 나눈 뒤

건네주신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주택가에 위치한 시끌벅적수랏간

 

시끌벅적사랑방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2013년 서울시 공간지원사업으로 시끌벅적사랑방을 운영하게 됐다

당시 비영리단체였고 5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했다.

장소는 여기가(시끌벅적수락간) 아니고 이 근처에 있는 지하공간을 꾸며서 사랑방을 만들었다.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고 나서 1년간은 주민들이 모은 회비와 행사를 통해 번 수익금 등으로 운영했다.

그 후 201712월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2018년에 시구 상향적·협력적 일자리 창출 공모사업에 지원했고, 선정이 되어 2년째 시끌벅적수락간을 운영 중이다. 시끌벅적사랑방은 시끌벅적수랏간의 전신이다.

△시끌벅적수랏간 김주희 대표

 

시구 상향적·협력적 일자리 창출사업의 내용은 어떤 것인가요?

"경력단절여성의 재능을 살려 건강한 먹거리와 질 좋은 음식을 제공"

말하자면 경력단절여성의 재능을 살려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음식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와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한다.

소박하고 건강한 집밥같은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어머니의 손맛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행사의 도시락이나 뷔페음식 등을 만들어서 행사음식도 대행한다.

이 사업은 서울시와 구의 보조금으로 집행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2년 사업이다. 올해 이 시구 일자리창출 사업이 완료된다.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수랏간을 만들어가는 분들

시끌벅적사랑방협동조합의 활동내용이 궁금합니다.

시끌벅적사랑방협동조합은 출자금으로 시끌벅적수락간이 운영되지는 않는다.

처음 협동조합원이 15명이었지만 현재는 5명으로 최소 임원들만 남아있다.

시끌벅적수랏간에서 창출되는 수익금모두 서울시와 도봉구에서 50% 가져간다.

수랏간에서 받은 사업은 일자리창출사업이다. 관으로 부터 인건비와 운영비를 보조받는다. 때문에 수랏간에서 창출되는 수익금은 모두 시와 구로 돌아간다.

 

수익금을 관에서 가져가면 자립할 수 있는 재투자비용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그렇다. 이런 것들이 모순이다.

관의 입장에서는 자본까지 투자해줬는데 왜 자립을 못하느냐고 말한다그리고 이 사업은 일자리창출이지 수익사업이 아니라고 말한다때문에 벌어들인 수익금을 우리는 사용할 수 없다

이런 부분을 알았다면 다른 방법을 알아볼 수 있었겠지만 조금 아쉽다그리고 우리가 법인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세금혜택도 받지 못한다작년에 세금만 600-700만원을 냈다

이런 형태로는 사실상 자립이 불가능하다.

△시끌벅적수랏간 게시판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취약계층에 있는 분들과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께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보고 싶다.

어차피 돈을 버는 일은 어려울 것 같다. 취약계층에 있는 분들과 사각지대에 놓은 분들을 돌보는 사업을 하고 싶다. 돌봄으로 보조금사업을 받아서 취약계층에 계신 분들께 반찬과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

예전에 비해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긴 했지만 의외로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수급자도 아니고 차상위도 아닌 사람들이 많다. 자녀에게 버림을 받았던가 반대로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 부모로부터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

국가가 이런 사람을 돌보지는 못한다. 그래서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돌보고 싶다.

누가 뭐라고 하든 그런 분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창출되는 수익금은 우리가 재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가 살림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고용할 수는 없지만 최소 필요한 인원으로 구성해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보고 싶다.

 

이런 취약계층에 계신 분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매달 19일, 어르신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어 먹는 '식구데이' 성황리 진행 중"

매달 19일에 식구데이를 하고 있다식구데이는 시범적으로 운영해 본 것이다어느 순간 어르신들이 밥해먹는 것을 잊어버리셨다. 혼자서 먹다보니 복지관이나 어디 다른 곳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는 형태로 식사를 하신다.

그러다보니 어르신들이 밥을 해서 누군가를 대접하는 것도 어렵고, 함께 밥을 해먹는 것도 어려워졌다. 그래서 식구데이를 만들어서 어르신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어 먹는 소통의 을 만들었다. 그 반응이 너무 좋았고 어르신들이 이 시간을 기다리신다. 이 식구데이가 진행되는 날은 2동자원봉사캠프에서 자원봉사자 분들이 오셔서 도와준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고 많이 웃는 모습을 보면 집을 크게 하나 지어서 어르신들과 함께 동고동락할 수 있는 공동체 사업을 해보고 싶다.

△시끌벅적사랑방 식구데이와 행사음식

 

특별히 어르신들이나 노인 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우울증으로 시달리시던 어머님을 잘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이웃 어르신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렇다. 나는 무남독녀 외동딸이다결혼을 하면서 어머님도 함께 시집을 온 셈이다불행히도 어머님이 우울증으로 13년 동안 시달리시다가 돌아가셨다.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돌봤다고 생각했지만 돌아가셨다.

그 후 나도 4년간 우울증으로 아팠다살아계시는 동안 내가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들었다부모는 열 자녀를 키울 수 있지만, 열 자녀는 한 부모를 못 모신다는 말이 있다그 말처럼 어머니를 다정하게 못 해드린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

평소에 어머니께 못했던 것을 어려운 어르신들을 도와드림으로써 갚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통장생활을 8년 정도 하고 있다. 그사이 어려운 이웃들을 발굴해서 도와드리고 있다. 수급자 분들을 발굴해서 생활고를 도와드리고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연결도 해드린다. 현재는 역부족이다. 너무 많은 어르신들이 도움을 청하고 있다.(웃음)

 

활동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과 가장 의미 있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작년 올해 많이 힘들었다. 무급으로 봉사활동을 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게 생각했다. 이 사업(시끌벅적수락간)을 하면서 월급을 받고 봉사를 하니 색다른 눈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그간에 해온 봉사를 내가 이 사업을 받기위해 봉사한 것처럼 말들이 오갈 때가 있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부터 혹은 나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때는 내가 이 마을을 떠나야하나 하는 회의감도 든다.

내가 의도하는 바와 달리 해석될 때 가장 힘들다.

그 전에는 활동이 정말 재미있었다몇 백포기의 김장을 해도 몇 가마의 쌀을 빻아서 송편을 빚어도 힘들지 않고 활동이 즐겁고 재미있었다그런데 지금은 이런 활동을 하면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나는 내가 이 활동을 함으로써 어려운 이웃을 더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렸다.

함께 일하시는 분들은 번외의 일을 원치 않는다그럴 때마다 생각을 같이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한다그래서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서 주변인들과 함께하는 봉사단과 봉사활동을 한다.

쉬는 날은 어르신들을 모셔다가 음식을 만들어서 나누어 먹는다그간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봉사활동을 못했는데 이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하고 나니 보람도 느끼고 힘이 다시 생긴다.

 

활동하면서 의미 있던 부분은 마을에 생신상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꽤 있었다. 이 분들을 위해 큰 생일잔치상을 차려드렸다. 이 잔치상을 받으시고 너무 행복해하셨다.

겨울이 되면 손뜨개모자와 목도리를 만들어서 어르신들 백 명에게 3년째 나누어 드린 때가 있었다. 내가 만든 목도리와 모자를 쓰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길을 가다가 어르신들이 나를 알아보시고 반갑게 맞아주시고 안아주시면 보람을 느낀다아마도 어르신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나만의 지격지심 때문이랄까..

어쨌든 어르신들의 건강상 이유든, 경제적 이유든 나의 도움을 통해 형편이나 상황이 나아진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

 

시끌벅적수락간을 운영하시기 전에는 봉사활동을 어떻게 조직하셨나요?

20년간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과외선생님으로 일했다그래서 공부방을 하는 학부모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물질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십시일반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6년간의 활동을 통해 우울증도 자연스럽게 치유됐다6년간의 삶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고 나를 성장시켰다.

그 전에는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했고 움츠려있었다

이 활동을 통해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고 나눔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들도 개발할 수 있었다.

저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가족과 같은 이웃이 있고 나의 마음과 뜻을 알아주는 분들도 있다.

이러한 분들의 격려를 통해 많은 힘을 얻는다.

 

△시끌벅적사랑방의 시끌벅적한 사진들!

그동안의 활동경험을 토대로 변화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내가 일욕심이 많다. 남을 시키기보다는 혼자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책임감이 컸다. 그러다보니 혼자 일을 맡아서 했고 통솔했던 것 같다.

이제는 일을 나누어 준다. 그러면서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내가 다 맡아서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던 것 같다.

그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런 일로 다른 사람이 속상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마을일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데 필요이상의 주인의식 오지랖이 강했던 것 같다.(웃음)

 

타기관이나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도봉구 자원봉사캠프와 함께 협력적으로 일한다.

그리고 주변의 상인 분들이나 일반주민 분들도 뜻이 맞으면 후원이나 봉사를 해주신다. 주민센터와도 가깝게 일한다. 마을에서 어려운 분들이 발굴되면 주민센터와 연결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린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포럼이나 회의를 가보면 이상주의자 분들이 많다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처음엔 많은 회의에 참석했지만 두 번 정도 나가다가 안 가게 된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다양한 단체가 섞여 있다 보면 자신의 사업소개나 홍보만 하다가 헤어진다.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그룹들이 모여지게 그룹을 세분화했으면 한다. 그러면 공감대도 형성되고 대화가 통할 것 같다.

 

끝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보람을 느끼게 되고, 우리가 지향하는 꿈이 같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 같다. 나는 내게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고 싶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5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주대관 센터장)

 

장마가 시작된 7,

간헐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오후시간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찾았다.

바깥의 습한 공기와는 달리 센터 안은 한결 시원하다.

시원한 물을 한 잔 마시고 나니 센터장님께서 도착하셨다.

통성명과 함께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해 아시는 바가 없다고 하셔서

시민협력플랫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 후 인터뷰를 시작했다.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운영목적과 궁극적인 변화모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도시재생이 무엇"이고 "도시재생을 왜해야하는가"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다.

과거에 도시를 관리하거나 정비하는 방식은 주로 경제자본을 투자해서 개발이익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통해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선진국에 근접할수록 이러한 방식에는 한계가 발생한다. 예컨대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면 더 이상 수요가 발생하지 않게 되고 (민간)경제자본의 투자를 유인해서 도시를 개발하고 정비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도시재생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서, 공간의 가치를 사회적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기존의 재개발이나 신도시건설이 도시의 가치를 개발이익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는 사회적 방식으로 도시와 마을의 가치를 높여야하는 것이다. 나는 도시재생을 그렇게 본다. 쉽게 얘기하면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어서 , 나도 저 동네에서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게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공간의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예컨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쓴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1960)에는 길거리의 눈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시에 미국도 이해가 얽혀 골치 아픈 도심을 버리고 교외화를 꾀하는 팽창적인 도시정책을 펼쳤었는데 시민운동가였던 그는 도시계획가들과는 달리 마을을 지키고 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눈"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럽의 할머니들이 창문 앞에 서서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불법주차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신호위반을 하면 신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도시마을 골목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시고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할머니께 인사를 하는 광경을 상상해보자. 그 아이에게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할머니께서 도와주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골목을 지키고 거리를 지키고 마을을 지키는 것이 사회적 방식으로 공간의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회적 방식으로 만들어 낸 공간의 가치는 무형의 가치이며 비-물적인 가치다. 이러한 가치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생산하고 소유하는 공유재(commons)의 성격을 띤다. 도시재생이 하고자하는 것이 바로 이 무형의 가치인 공유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유재가 여러 사람들이나 지역사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문화나 지역의 역사자원과 같은 것이라면, 도시재생이 생산하는 공유재는 주민들이 집합적으로 실천을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다르다. 때문에 도시재생에서는 공동체와 주민참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주대관 센터장

 

도봉2동 도시재생을 위한 지역개발모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도시재생에는 일본의 마찌츠쿠리(まちづくり)을 직역한 마을만들기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과는 무관하지만 그러한 모델이 적용된 대표적인 도시마을로는 성미산마을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마을만들기 방식을 도시재생에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마을만들기란 일원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 더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공동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동의 가치나 이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할 때, 도시마을과 그 구성원들이 그러한 하나의 가치와 이해로 묶일 만큼 동질적인가 하는 것이다.

도봉 2동만 해도 1500가구 정도가 사는데 이들은 동질적이라기보다는 이질적이며, 일원적이라기보다는 다원적이다. 서로 이해가 상충하는 이들이 단지 좁은 공간을 점유하고 근접하여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도시마을의 다원성은 도시재생지역에서는 더욱 심한 문제로 보인다. 도시재생사업은 뉴타운(재개발)사업이 되지 않고 남겨진 곳들에 우선적으로 지정되는데, 이러한 곳들은 대부분 기존 주민이 상대적으로 적고 외부의 투기꾼-부재지주들이 많은 곳이며, 동시에 재개발이 될 때까지 싼 집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 많은 곳이다. 재개발구역들의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도시재생구역에서의 이해상충과 갈등의 가능성을 짐작케하며, 이로부터 우리는 이런 다양한 주민들의 이해와 가치를 함께 공유시키기란 지난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미산마을 걷고 싶을 지도 (출처: 충북인뉴스)

반대로 성미산마을의 경우, 지역에 들어간 여러 시민단체들의 시민의식과 비슷한 연령대라는 동질성은 육아라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 실천하는 데에 유리한 조건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러한 동질성과 자발적 참여의 원칙으로 선별적인 사람들의 마을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도시재생의 경우는 다르다. 도시재생구역으로 지정이 되면 구역 내의 모든 주민들은 지리적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지리적 공동체 안에는 다양하고도 이해가 충돌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 모든 사람의 다양한 이해를 대변하고 도모해야하는 도시재생지역이 일원적인 마을만들기적 공동체가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을만들기 모델은 농촌마을만들기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농촌마을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고 인구수가 적으며 농업경제라는 공동의 이해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상당히 동질성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이해와 갈등이 상존하는 재개발해제지역의 도시재생구역에서 그러한 모델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앞선 도시재생사업들에서는 자발적 참여의 원칙으로 일원적인 도시재생주민협의체-공동체를 구축해왔으며, 그러한 시도가 성공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봉2동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다원적모델을 적용하여, 소수의 이해관계자들만이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할 수 있는 주민협의체를 꾸리고자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참여하는 주민들 사이에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이는 갈등을 의미한다. 우리사회는 갈등이나 이해의 충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더딜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잘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것인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또, 극복/해결방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최소한의 선과 경우를 지키는'소통'으로 갈등 해결"

 

갈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해야 한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선과 경우를 지킬 줄 알아야한다. 그러기위해 필요한 것은 공동선이 아니라 시민의식이라고 본다.

첫째, 갈등의 소지를 인정해야 한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둘째, 배려가 필요하다. 나와 입장이 다르고 이해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먼저, 마을들은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공동체의식이 살아있다는 말은 정말 좋은 말일까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마을에서 공동체의식이란 때때로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끼리끼리 연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나 공간가치의 사회적 생산에 필요한 공동체의식이 기존 거주하던 사람들만의 기득권으로 인식돼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동체의식은 끼리끼리의 연대가 아니라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연대이며, 사실 그러한 연대는 기성세대보다는 청년들이 훨씬 더 잘한다. 협력도 잘하고 시민의식도 높고 필요할 때 연대도 잘한다.

또한 마을만들기나 참여이론에서의 자발적 참여의 원칙에 대해서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참여를 권리와 의무로서 강조하는 자발적 참여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의 불참을 포기로 간주하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도시재생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 중에는 자발적 불참자도 있겠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들의 불참을 포기로 간주하는 경우 도시재생은 이해관계인들만의 잔치가되고 도시재생주민협의체-공동체는 강자들만을 위한, 정의로운 지리적 공동체의 역할을 포기한 국가와 동일한 것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가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않거나 불이익을 주는 도시재생에 참여하여 공간가치의 생산에 나서겠는가. 따라서 더 많은, 다양한 주민들의 이해를 고민하고 특히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의 참여를 고민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 측면을 넘어서, 도시재생이 가치의 생산뿐 아니라 분배를 고민하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자발적 참여는 시간 많고 이해에 밝은 사람들의 참여를 의미한다.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노인들이고 이해에 밝은 사람들은 집주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나머지 사람들이 제외되는 것인가? 새로 이사 온 사람들, 젊은 부모, 청년, 독거노인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분들을 어떻게 불러낼 것인가가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의 과제로 보고 있다. 물론 그것은 매우 더디고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거짓된 성공으로 가려진 실패를 따라가는 쉬운 길보다는, 또 다른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비판적 인식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선진지만을 찾아다니게 될 것이지만, 우리가 가보는 선진지라는 곳은 매우 운이 좋은 희귀하며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다. 도봉은 도봉 안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도봉2동 지역만의 고유한 특수성 같은 것이 있을까요?

지형적/지리적 특수성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전철이 가깝다던가, 평지라든가 도시계획이 반듯반듯 하게 됐다든가 등의 물리적인 부분을 특성으로 들 수 있겠지만 사회적인 특성이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개인적으로 다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전철이 가깝고, 반듯반듯한 도봉 2동

 

일본 마찌츠쿠리(まちづくり) 모델이 아닌 다른 도시재생 모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2000년대 한국의 도시재생 연구결과들을 보면 유럽모델들이 많이 연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모델은 마을 만들기 모델이고 유럽모델은 자산기반 지역사회 개발(Asset-Based Community Development, ABCD)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마을만들기 모델은 지역주민들의 유대나 경제하는 공동체와 같은 공유재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 여기에는 지방자치의 역사도 포함된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 600년 넘는 중앙집권화 역사를 가지고 있고 주로 도시화과정에서 새롭게 건설된 마을들인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모델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반면에 유럽은 1970년대에 산업시대가 끝나고 탈산업시대로 넘어갔으며, 활용가능한 산업유산도 많으며, 그러한 자산에 대한 토지비용이나 토지공개념과 같은 사회적 인식도 우리와 다르다. 또한 유럽은 우리나라만큼 자영업이 발달해있지 않다. 이러한 차이들은 우리에게 적합한 모델이 우리에게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연구보다는, 유럽모델을 주로 연구하고 일본모델로 일본의 마을만들기모델을 선택했다. 마을 만들기가 돈이 안 드는 모델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민참여만으로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며, 사회적 생산만으로도 공간의 가치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지재생이 결국 마을주민들의 참여와 실천으로 지속적으로 마을의 가치를 유지하고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원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도시재생은 사업을 졸업하면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주민들이 자력으로 지역을 꾸려가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활동과 무관한 주거지재생에서는 그러한 비용을 수익으로서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공공이 사업과정에 그러한 자산을 만들어주고자 해도 그 규모가 작아서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유휴자산이 거의 없고 토지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과 같은 방식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고자 해도 자영업 비중이 높고 아직 사회적 합의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민간/시장영역과의 충돌이라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이런 문제도 같이 고민이 됐어야하고 지금이라도 보완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도시재생에 참여한 전문가로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도 과제다.

△ 도봉2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

도봉2동 도시재생의 진행상황과 앞으로 행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진행상황은 더디다. 이유는 앞 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선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협의체 구성에서 사업이 선정된 후 곧바로 협의체 회장선거를 치르는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시재생의 정치화와 그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일할 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주민협의체가 다원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마을만들기 공동체가 일원적이며 기초적인 친밀 공동체라면, 우리는 도봉2동주민협의체가 무수히 많은 그러한 공동체(집단)들의 연합체형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러한 주민협의체-공동체는 관심과 이해가 서로 충돌하거나 다를 수 있지만, 그런 다양한 기초적 단위의 공동체나 집단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이들 집단들이 마을정치가 아닌, 마을에서의 할 일의 성격에 따라 서로 계기적으로 만나서 일을 함께 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도우려고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물리적인 자료들을 꼼꼼히 보려한다. 주택의 평수, 연령계급, 사회계층 등을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이해가 서로 다르더라도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다.

△ 도봉2동 도시재생대학 1기 진행 중

또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 이곳 도봉2동도시재생지역의 면적은 96,000이며 인구는 2,800여명에 불과하여, 도봉2동으로 봐도 일부분인데, 이 안에서 마을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인적자원을 확보해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마을 바깥에서라도 더 전문적이고 열정 있고 마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간의 조사로 볼 때, 다세대주택의 옥상과 아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다세대주택의 옥상은 공유공간이다.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 친해지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마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여덟 가구가 공유하는 옥상을 매개로 한 동의 다세대주택 주민들의 관계를 개선하는 일에서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들은 그 동안 조사된 마을의 특징으로부터의 전문가들의 생각일 뿐이며, 그러한 결정 역시 주민들의 참여와 결정과 실천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 공동의 관심사가 없으면 어떤 조직도 무너진다. 협력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해서 공급을 하지 않으면 다들 바빠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렵다. 교차지점의 관심사나 일거리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서 계기적으로 함께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4

도봉구주민자치사업단(이영기 단장)

 

갑자기 무더위가 찾아 온 금요일.

창동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봉구 마을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찾아가기엔 애매한 위치라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덥긴 더운 날이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얼굴이 발갛게 상기됐다.

사무실에 계신 이영기 단장님께 인사를 드린 후 아래층 사귐홀에 자리를 잡았다.

단장님께서 건네주신 시원한 커피로 목을 축이니 더운 열기가 한결 내려가는 듯하다.

살짝 긴장(?)하신 단장님께 근황부터 여쭈어 보고 주민자치회에 대한 (사업)설명을 들어보았다.

 

주민자치제도는 20년 전 1999~2000년도에 만들어졌다.

IMF라는 국가적 위기를 봉착한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공부분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주민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읍면동기능전환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이 사업의 핵심은 공공부문을 구조조정하고 효율화 한다는 것이었고

그중에는 공무원 인원감축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실시되지 못하고

다만 동사무소의 남는 유효공간들을 주민들의 자치공간으로 만들기 위하여

동사무소 공간의 일부를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곳이 지금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동주민센터 주민자치센터의 시작이다.(서울시는 ‘자치회관’이라 칭함)

그리고 이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회관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지역의 주민자치 대표로서 자치활동을 수행한다.

당시 주민자치위원회는 권한과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채로

지역의 유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경향성이 있었다.

주민자치위원은 대부분 5-60대 남성 자영업자로 시간적 여유가 있고

봉사정신이 뛰어난 행정에 협조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동장이 위촉하였다.

사실 그 전신에는 과거 동정협의체라는 주민센터 자문기구가 있었으며,

주민자치위원회는 과거의 동정협의체라는 자문기구의 연속성의 측면에서 구성되었다.

서울시는 자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치제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해보자는 차원에서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를 폐지하고 새로운 주민자치 모델을 도입하였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6시간의 사전교육과 공개모집, 공개추첨을 통해 자치위원들이 위촉된다”

 

 

새롭게 구성된 주민자치위원들의 권한은 기존에 비해서 더 커졌나요?

많이 커졌다. 올해부터 개인균등할주민세가(매년 8월에 과세된다) 주민자치회로 교부된다. 그 금액이 동별 평균은 47백만 원이다. 그 예산을 가지고 주민자치회가 자치활동을 하고 특히 우리 동네의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하여 사용하게 된다. 그것을 결정하는 자리가 주민총회이다. 주민의 0.5%이상이 모여야 주민총회가 성사된다.

주민들의 권한이 예전에 비하여 매우 많아졌다. 그 중에 하나가 자치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적인 권한이다. 우리 동의 문제점이나 발전방향들을 주민총회에서 의결하면 그 자치계획에 필요한 예산을 행정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주민자치 위원은 우리 동네의 자치계획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주민의 대표이다. 이는 과거의 마을계획단과 결을 같이한다. 마을계획단을 통해 검증된 주민참여프로세스를 제도권자치영역에 탑재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 과거의 마을계획단은 어떤 방식으로 모집되나요?

공개모집이 원칙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별적 다단계방법이다.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을 데려오는 방식이다. 현수막이나 SNS, 밴드 등에 홍보하지만 일반주민들이 느끼는 홍보의 체감도는 크지않다. 홍보를 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많다. 주민자치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중요하다. 유심히 보면 동네 곳곳 현수막에서 홍보를 하고 있지만 보이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앞으로 주민자치회의 권한과 예산, 자원들이 집중되고 지역의 생활 이슈를 논의하는 중요한 활동무대가 될 것이다. 때문에 다양한 계층의 주민과 활동가들이 요소요소에 참여하면 좋겠다.

 

각 지자체에서 제도적으로 여러 시도가 있는 것 같다. 이 제도가 안착되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주민입장에서는 이 제도가 정권이 바뀌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확실한 것은 민간협력사업에 있어 주민자치영역은 매우 혁신적이고 가장 진화된 영역이다.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향후 몇 년안에 서울시 전동에 확대된다.

그리고 행안부에서 추진하는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추진단에서는 찾동과 서울형 주민자치회 모델을 전국 35백 개의 읍면동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일시적 유행으로 그치는 사업은 아니다.

 

 

▲도봉구주민자치사업단 이영기 단장

동자치지원관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주민자치회의 민주적 운영을 도모하고 자치활동을 촉진하는 매개자"

도봉구 주민자치사업단에 소속되고 해당 동에 가서 주민자치위원회와 각 분과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동에 상주하며 자치활동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활동을 한다. 동자치지원관은 주민자치회가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촉진과 조력의 역할을 담당하며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주민자치는 매우 큰 사업이다. 동별로 주민자치위원이 50명이다. 거기에 분과 원까지 포함하면 100명이 넘는다. 거기에 14개 동이면 직접적으로 주민자치에 관련된 사람이 1400명이 넘게 된다. 이것을 잘 세력화하고 조직화한다면 행정을 견제하고 필요한 지역사회문제해결에 앞장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주민자치위원들은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고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구체적으로 동네에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이 풍부하다. 지역에 대한 가용자원이 많은 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시민의 관점에서 자치를 한다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단장님께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2011년도에 박원순 시장의 등장으로 주민참여사업이 공공역역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협치, 자치와 같은 영역에 비영리조직에서 활동하던 실무자나 활동가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 일부는 공무원이 되거나 민간영역에서 행행과 협업의 기회가 많아졌다.

저는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이하 방아골복지관)에서 10년 넘게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복지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 동안 위탁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행정업무에 익숙하고 행정에 대한 이해도 빠르다. 때문에 2011년 초반부터 여러 가지 인연으로 이러한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게 되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많은 지역 활동가를 배출하는 것 같아요.

초창기에 시민사회운동의 교두보역할을 방아골복지관이 많이 했다. 방아골복지관이 거점이 되어 다양한 시민활동의 근거지를 마련하였다. 방아골복지관은 도봉구에 처음 만들어진 복지관이다. 당시 시혜적인 복지에서 창의적이고 지역운동적 차원에서 복지를 실천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많이 수행했다.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현재 중간지원조직에서 활동하시는 일련의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비영리조직의 실무자들은 과거에 운동성지향이라는 것이 뚜렷했다. 자원이 없으면 서로 모이고 상부상조하는 협동구조였다. 지금은 자원이 넘쳐나니까 굳이 협력하지 않아도 예산에서 다 조달된다. 그러다보니 자기 역역에 집중하여 서로 잘 나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연대와 협력의 경험이 높았는데 현재는 해야 할 일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연대와 협력의 경험은 더 줄어드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당장 눈앞에 있는 과업들을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시간과 여유가 없다.

 

활동 중에 의미 있던 상황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치가 더디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업이지만 제도권 영역에서 주민들의 자발성이 높아지고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본다. 서로 논쟁하고 합일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이일에 매력을 느낀다.

 

중간관리자로서 주민자치 영역에서 이루고 싶은 과업이나 비전은 무엇일까요?

주민자치가 제도권 영역의 장이다. 공공제도를 통해서 시민력을 강화하고 참여하는 주민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되는 권한의 민주화과정이다. 때문에 다양한 영역에서 주민자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좋겠다. 건강한 주민자치회의 모델을 만들어서 지역 안에서 시민력을 강화하고 지역과 융합하고 연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주민자치회원의 임기는 몇 년인가요?

예전에는 종신제였다. 임기가 특별히 없어 본인이 원하면 계속할 수 있었다.

최근엔 조례를 바꿀 예정이어서 2년 임기에 연임이 가능하며 최대 6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6시간 사전교육을 이수하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공개추첨을 통해서 위촉된다. 주민자치회가 실질적으로 자치의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회에 사무국이 구성되어야 한다.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서로 연대하는 건강한 기구를 위해 연대나 협력은 언제나 환영"

연대나 협력은 열려있다. 주민지치회가 안정화되면 시민사회와 연대할 수 있는 건강한 기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민사회에서 지역의제를 적극 제안해주고 주민자치에서 실행하는 경험들을 가졌으면 한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협동조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협동인 것처럼 민민간에 협력이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협력플랫품이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공론의 장들을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연대와 협력의 외연을 계속 확장되었으면 좋겠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3

 

3동 엄마가 간다

(이순례 회장/이인숙 부회장)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3동 엄마가 간다회장님을 만나기 위해 알콩달콩 사랑방을 찾았다.

신창시장입구를 지나 중간쯤 다다랐을 때 회장님이 마중 나오셨다.

알콩달콩 사랑방에 도착하니 시장의 모습과는 달리 환하고 깔끔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연하기에도 아주 넉넉한 공간이다.

회장님께서 내주신 차를 받고 자리를 잡았다.

초면이라 잠시 통성명을 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3동 엄마가 간다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회장 이순례입니다.”

안녕하세요, 부회장 이인숙입니다.”

오늘은 두 분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 '창3동 엄마가 간다' 이순례 회장

 

3동 엄마가 간다모임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순례: 2007년 창동드림지역아동센터가 설립됐다. 그곳에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었다.

당시 조래연 센터장님이 엄마들끼리 모임을 가져보면 어떻냐는 제안에 그래요하고 첫 모임을 2015년에 가졌다. 첫 모임에 4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아이들을 위해 색다른 무언가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말들이 오고갔다.

2013~2015년 당시 이 동네에 불량배들이 많았다. 내가 이 동네에 20대 초반에 들어와서 현재 30년이 간다. 지금은 동네아이들을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다.

당시 우리 아이들을 귀가시키고 난 후 동네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보게 됐다. 어느 엄마가 동네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함께 귀가시키는 방범을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처음 엄마 4명이 시작해서 나중에는 학생들도 함께 봉사로 참여하게 됐다. 수고하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참 예뻤지만 음료수를 마음 편히 사줄 형편이 못됐다. 조연래 센터장님께서 이 상황을 아시고 구청 사업을 알려주셔서 구청으로부터 사업비를 받아 순찰하는 아이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할 수 있었다.

 

씨앗기-새싹기-열매기를 거치는 사업을 받아 한 달에 한 번 소소점을 운영했다.

초기 소소점(소소한 점심 나누기)은 저소득층 및 한부모가정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점심을 제공했는데 아이들이 오기를 꺼려했다. 이곳에 오면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대상을 일반가정의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올 수 있는 모든 아이들로 규칙을 바꾸었다. 그러다보니 안 올 때는 30명에서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함께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소소점을 하고 있다. 전날 학교 앞에 가서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소소점을 홍보하고 있다. 전단지를 보고 오는 아이들도 있고 기억을 했다가 으레 오는 아이들도 있다.

 

3동 엄마가 간다모임명칭의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이순례: 그냥 이사람 저사람 말이 오고가다가 만들어졌다. 초동멤버는 4명이었는데 현재는 2명만 남았다. 총 회원은 11명이다.

 

요즘은 어떤 활동들을 하시나요?

이순례: 한 달에 두 번 2,4째 날은 야간순찰을 돌고 셋째 주 토요일은 소소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부모수다방이라고 해서 엄마들끼리 무언가를 만들어서 판매도 하고 있다.

 

부모수다방에서는 어떤 것을 만드시나요?

이순례: 반찬종류나 식혜 등을 직접 만들어서 시중보다 싸게 판매한다. 판매수익금은 사업이 없을 경우 대비해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실 협동조합을 설립해보려고 교육을 받았지만 금세 내용을 잊어버리고 어려워서 포기했다. 또 회원들이 매달 5천 원씩 회비도 내고 있다.

 

활동하시면서 힘든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이순례: 인력부족이다. 특히 소소점을 운영할 때 힘들다. 야외에서 진행되다보니 천막 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의자, 테이블, 주방집기 등을 나르고 세팅해야한다. 천막은 기부를 받아 구입을 했지만 의자와 테이블은 동사무소에서 빌려와야한다. 옮겨야하는데 남자들이 없다보니 힘들다. 가끔 쉬는 남편이나 아들들을 동행시키지만 한계가 있다. 이일은 대부분 차를 갖고 있는 부회장님이 도맡아한다.

젤 힘든 건 천막을 치고 걷고 의자와 테이블을 동사무소에서 가져오고 가져다주는 일들이다.

 

음식의 분량은 어느 정도 하시나요?

이순례: 50인분은 기본으로 준비한다. 한 번은 50인분을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먹다보니 늦게 온 아이에게 줄 밥이 없어서 마음이 씁쓸했다. 그 후로 넉넉히 준비하려고 한다. 거의 오던 아이들은 꾸준히 온다.

▲ '창3동 엄마가 간다' 이인숙 부회장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하고 인사하면 보람을 느낀다"

이인숙: 우리도 힘들어서 때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건 아이들과 약속이 되어있는 거라 비가 오나 눈이오나 해야 하는 입장이다.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하면 참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이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면 보람이 크다.

 

소소점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몇 분이나 되나요?

이순례: 시간대는 다르지만 회원 대부분이 참여한다. 우리가 금요일 저녁 9시부터 밤 12, 1시까지 준비한다. 일하시는 분들도 이 시간에 맞춰 짬을 내서 밑작업을 도와주거나 아침에 배달하거나 세팅을 한다. 어째든 활동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이인숙: 단합심이 강하다. 우리 엄마들이 숫자는 적어도 단결이 잘 된다.

100200명의 힘보다 우리 11명이 한 사람이 일하는 것처럼 단결이 잘된다.

우리는 하나다.” “어려울 때 협력해서 모든 것을 같이 해나가자라고 늘 심어주고 있다.

 

이런 결속력과 단결이 잘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작은 것도 함께 베푸려는 마음이 서로를 끈끈하게 만드는 비결"

이인숙: 제 생각에는 회장님이나 저나 많이 베푸는 편이다.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집에 있는 것, 밥이라도 함께 나눠먹으면서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자꾸 만든다.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 그만 두고 싶은 젊은 엄마들도 나가지 않고 서로 대화하고 함께 공유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콩 한쪽도 나누어 먹어야 끈끈한 정이 생긴다. ‘끈끈한 정이게 결속력인 것 같다.

 

방범/순찰, 소소점, 부모수다방 외에 다른 활동이 또 있나요?

이순례: 예전에 아빠와 사는 한부모가정이나 조부모가정에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드리는 봉사를 했다. 하지만 각 가정의 식성을 모르다보니 1년 정도하고 중단했다.

 

순찰은 어떻게 조직해서 활동하나요?

이순례: 보통 10명에서 15명 정도 모인다. 순찰을 돌면서 합류하는 방식이다.

순찰을 돌다보면 거리나 교통안전에 필요한 시설물들을 파악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은 구청에 건의하거나 민원을 통해 시설물을 설치하게 한다. 이럴 땐 뿌듯하다.

 

활동하면서 의미 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엄마들이 순찰을 돈 후 동네가 깨끗하고 조용해졌다. 사고가 날 수 있는 환경은 건의를 해 개선했다."

이인숙: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골목골목에 불량배들이 너무 많았다. 우리아이들도 귀가 중에 돈도 빼앗기고 맞기도 했다. 아이들이 불량청소년에게 몇 번 당하고 나서는 신고를 했다. 하지만 불량청소년을 잡지도 못했고 아이들은 혹시 보복할까봐 두려워했다. 어린이집 뒷골목으로 돌아가면 운동장만한 큰 공간이 있다. 이곳은 섬뜩한(?) 느낌이 드는 우범장소이다.

엄마들이 순찰을 돈 이후 동네환경은 하늘과 땅차이로 변화됐다. 불량청소년도 사라지고 조용해졌다. 동네가 깨끗해졌다. 이런 경험을 할 때 뿌듯하다.

그리고 동네를 돌다보면 전선이 늘어져있거나 사고가 날 수 있는 환경들이 눈에 보인다. 이런 것을 건의하고 민원을 넣어서 환경을 개선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방범을 돌다보면 동네사람들이나 경찰들도 좋은 일을 한다고 격려해준다.

순찰을 돌면서 많은 뿌듯한 경험을 한다.

청소년을 선도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이순례: 처음 순찰을 돌면서 아이들에게 절대 말을 시키지 말자고 규칙을 정했다. 담배 피는 아이들을 보거나 불량스러워 보이는 학생들이 모여 있어도 절대 말을 걸지 않았다. 그냥 순찰복을 입고 옆으로 쓰윽 지나가기만 해도 아이들에겐 충분히 선도의 효과를 줄 수 있었다. 특별히 힘든 일은 없었다.

 

다른 팀과 함께 연계해서 하시는 일이 있나요?

이순례: 그런 건 특별히 없다. 3동에서는 야간순찰을 기동순찰대와 방범순찰대가 한다. 주위에서 여성들만 다니면 위험할 수 있으니 방범기동순찰대 분들과 함께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지만 순찰시간대가 다르다. 우리는 저녁 8시에 순찰을 시작하고 기동방범순찰대는 밤 10시에 순찰한다. 그리고 우리 여성들만 다녀도 우리 자체가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다.(웃음)

 

혹시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을까요?

이순례: 지금 이 활동만으로도 한 달이 금방금방 지나간다.

젊은 엄마의 경우 직장을 다니고 있고 지적욕구를 위해 배우러 다니는 엄마들도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 맞추는 게 어렵다. 사실 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었던 엄마도 있었는데 구청에 교육이 있어서 지금 거기에 가있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보니 무언가를 더 해본다는 것은 사실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순례: 한 번쯤은 다른 기관이나 팀과 함께 협력해서 뭔가 행사를 해보고 싶다. 매번은 못하겠지만 한 두 번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은희(시민협력플랫폼): 3동 엄마가 간다의 모델이 참 좋은 것 같다.

특별히 더 큰 활동을 확대하지 않아도 순찰도는 그 행위자체만으로도 그 동네를 밝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런 활동이 필요한 동네가 사실은 곳곳에 있다.

이런 조직들이 필요하지만 사실 잘 조직이 안 된다.

필요는 느끼지만 내가 나와서 활동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2

초록나라 도서관 (김일오 관장)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후,

초록나라 도서관이 이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새 주소를 들고 도봉산역 근처로 향했다.

주택가 안에 자리한 도서관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깨끗하고 아늑한 건물. 주변 환경과 대비를 이루는 듯 했다.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관장님께서 반겨주신다.

안으로 들어가니 빽빽한 도서가 한 눈에 들어왔다.

, 책이 많아요.” 아직 책을 다 정리하지 못했어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창문도 근사하다.

창밖으로 의자가 놓여있고 볕 좋은 날 차를 마시며 책을 본다면 웬만한 카페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바닥이 차다며 담요를 깔아주신다관장님께서 커피를 내오시고 우리는 바닥 탁자에 앉았다.

▲ 초록나라도서관 김일오 관장

 

초록나라도서관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해주세요.

처음에 오게 된 계기는 초록나라도서관 2대 정향란 관장님을 통해서 오게 되었다. 여름방학 유네스코캠프가 개최될 때 이었다. 외국인 대학생들과 어린이가 참여하는 캠프에 와서 밥해줄 수 있냐는 물음에 “네, 할 수 있어요라는 답변과 함께 활동이 시작됐다. 당시 옥수수와 감자를 삶아서 도봉산으로 가져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초록나라도서관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초록나라도서관 활동가에서 현재 관장이 되기까지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 지킴이로 활동했다. 이와 병행하여 도서관 소모임 빛그림 공연단에서도 활동했다. 학교나 유치원, 작은도서관에 가서 공연활동을 했다.

빛그림 공연단은 초록나라도서관에서 처음 결성되어 활동 중인 공연단이다. 기수가 있지만 정기적으로 양성하지는 않는다. 공연이 있을 때 모집을 하고 기존 단원과 신입단원이 함께 공연을 하게 된다.

 

초록나라 도서관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공간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사람과 책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

초록나라도서관이 초창기에는 사람들도 많았고 커뮤니티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잘한 것 같다. 그런데 그 후 몇 년 동안은 활동이 침체되고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다. 어떤 연유에선지 사람들이 오지 않았고 초록나라도서관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공간이 됐다. 도서관이고 커뮤니티 공간인데 사람이 없는 책만 있는 도서관이 됐다. 이런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앞으로 사람이 많이 와서 이곳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관장을 맡으면서 공간을 확 오픈했다. 누구든지 와서 공간을 활용하고 활동을 하게 했다.

그렇게 3년차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는 예전에 비해 사람이 많아졌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말도 많고 사건도 많아지지만 운영비도 조금은 더 모이게 됐다. 공간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록나라 도서관의 회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유료회원은 78명 정도이고 평생회원까지 하면 300명 정도 된다.

회비는 월 5천원부터 시작한다. 혜택은 회비액수와 상관없이 동등한 혜택을 받는다.

 

활동하면서 어떤 것들이 재밌으신가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고, 이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좋다.

사람이 있든 없던 이런 공간이 군데군데 많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일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공식적으로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그 시간동안 아이들과 어머님을 만난다. 오전에 동아리활동이 있으면 오전에도 오픈을 한다. 시간은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운영된다.

이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냐고 묻는다면 모두 다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웃음)

 

활동하면서 의미 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소명의식 있는 활동가들과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이 활력 그 자체"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소명의식이 있다. 그런 소명의식이 있기 때문에 같이 화합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활동가들과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이 활력이 되고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다.

 

타기관이나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학교와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많지는 않다. 어느 특정기관과 연계하고 있지는 않다. 곳곳에서 초록나라도서관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재작년에 도봉 1동에서 골목문화제를 진행할 때 저희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진행했다. 다기관과 함께 했지만 초록이 기획 단계부터 회의에 참여하며 진행했다. 저희 초록이 활동을 하면 믿고 맡긴다는 느낌이 든다. 저희 활동가들이 역량이 꽤 있는 것 같다. (웃음)

도서관 지킴이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을 팅커벨이라고 부른다. 8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8명 이외에 2군의 조력자가 있다. 2군은 팅커벨은 아니지만 행사 때나 도움이 필요할 때 와서 도와주시는 분들이다. 대부분 동네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팅커벨로 함께 활동하시는 분들은 지역에서도 꽤 역량을 발휘했다. 마을사업이나 마을학교와 같은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분들이다.

 

곳곳에 작은도서관이 있다. 초록나라도서관만의 정체성(?)이 있다면?

도서관이긴 하지만 커뮤티공간이다. 누구나 올 수 있는 사랑방이다. 온 세대가 올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그러길 바란다.

 

앞으로 활동방향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책이 하나의 매개가 되어 사람들을 만날 생각이다. 그 작업을 새롭게 마련된 이 공간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카페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 공간으로써도 잘 활용할 계획이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민의 대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어정쩡한 변호인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변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활동가나 민들이 무언가를 시도해 보거나 하고 싶을 때 관과의 답답한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는 중간자의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사실은 민들은 그런 중간조직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민의 편에 서서 제대로 된 민의 변호를 해주는 그런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

도봉구 민간단체 소개 인터뷰 #21

 

쓸모연구소 (이우주 공동대표)

따뜻한 봄날 오후, 도봉구 방예리(방학천 문화 예술거리)에 있는 쓸모연구소를 찾았다. 말로만 듣던 쓸모연구소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연구소 앞에 도착하니 예쁘게 가꾸어진 화단이 눈에 들어왔다. 연구소 입구는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동물 캐릭터 엽서와 소품이 눈에 띄었다. 연구소에 들어서자 쥔(?)장이 깜짝 놀라는 모습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기 때문인 듯하다. 많이 놀라시는 표정이다. 하하하

안녕하세요,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서 인터뷰하러 왔습니다.”

, 네 들어오세요.”

따뜻한 커피와 함께 탁자에 옹기종기 자리를 잡았다.

 

▲쓸모연구소 이우주 공동대표

쓸모연구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말씀해주세요.

" 버려졌지만 깨끗한 가구를 이용해 반려동물들을 위한 가구로 재탄생시키다"

블로그활동을 하다가 취미로 시작했다. 버리는 물건을 재활용해서 고양이를 위한 물건을 만들었다. 이러한 작업을 포스팅 해서 블로그에 올렸는데 포털사이트 메인에도 올라가는 등 반응이 좋았다.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좋고 재밌다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익도 창출해보자는 생각에 지원사업을 알아보게 됐다. 2016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upcycling 가구'라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도봉구 길가를 다니다 보면 이사철에 버려진 가구들이 많이 있다. 멀쩡한 것도 많이 버려져있다. 면 안 되기 때문에 화창한 날에 수시로 동네를 돌아다닌다

가구를 수집하다보니 가구가 어떤 절차로 재활용되는지 궁금해서 알아보게 됐다. 뜻밖에도 스티커가 붙은 가구는 수거차가 와서 그 자리에서 가구를 부수어 분해한 후 바로 소각장으로 보내졌다.

그렇게 버려지는 가구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가구를 버리지 말고 반려동물들에게 물려주세요라는 콘셉으로 upcycling을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물건들은 다 재활용품인가요?

아니다, 재활용을 2년 반 정도 했다. 재활용을 하는 데는 한계가 좀 있다.

가구를 일일이 수거해서 가구소재를 확인하는 등 품이 많이 든다. 주로 버려진 가구를 비롯해 목재, 폐목재 등을 활용했지만 지금은 새목재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가구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로 아이들과 upcycling 수업을 한다.

 

가구제작과 함께 자투리를 활용해 교육을 하시는데, 교육은 주로 어디에서 어느 정도 이루어지나요?

교육은 우리가 제안하지는 않고 학교나 기관에서 연락이 온다. 초등학교나 다문화지원센터, 어린이도서관 등에서 했다. 홍보는 따로 하지 않고 블로그에 올리면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하시는 것 같다.

교육은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것 같다. 자투리 자재를 이용해 수업을 하다보니 자재량에 따라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쓸모연구소를 하시기 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나도 그렇고 같이 일하시는 유라씨도 회사에 다녔다. 유라씨는 어린이 놀이터 디자이너로 일했고 나는 방송엔지니어로 일했다.

 

쓸모연구소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역의 청년 작가와 지역 주민을 잇는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지역 청년작가들과 함께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다. 도봉구에 유명하지는 않지만 청년작가들이 많다. 그런 분들과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

반려동물을 사랑하시는 커뮤니티와 작가분들이 함께 원데이 클래스와 같은 수업을 만들어내면서 주민과 작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다.

작가분들에게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클래스 개설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기회가 되고, 주민들은 작가들이 반려동물만을 위해 개발하는 특별한 클래스에 참여하는 기회가 된다. 그런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공간은 이곳 쓸모연구소에서 이루어지나요?

그렇지는 않다. 도봉구 주민이 대상이고 도봉구에 쓸 수 있는 공간자원은 많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잘 연결하면 작가는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받고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도봉지역에서 보면 문화공간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말씀하신 커뮤니티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상이 있을까요?

작년에 도봉구청년참여지원사업으로 봉구야 놀자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봉구는 '도봉구'의 봉구이기도 하고, 강아지 이름으로 친근감 있는 봉구이기도 하다.

'봉구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봉구내의 청년작가와 도봉구민을 대상으로 10회 정도 클래스를 운영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양쪽 다 만족도가 높았다. 작가 분들은 시간과 상관없이 더 해주고 싶어 했고 주민분들도 만족도가 높았다.

 

쓸모연구소를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가구를 만들다보니 거의 대부분 수작업이다. 1~10까지의 단계가 있다면 2~10까지는 우리가 다 해야 하는 것이다. 품이 많이 들어가지만 비용을 많이 책정할 수 없는 형태이고 주문이 많이 들어와도 단기간에 많은 양을 소화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게 힘들다.

 

작업장은 어디에 있나요?

2016년에는 방학2동 도깨비연방 2층에 주민공영목공소가 있어서 주 2회 빌려서 일을 했다. 2017년에는 노원구에 여성공예센터에 입주했다.(유라대표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작업을 했다. 작년부터는 여기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 환경에 맞게 작업을 변경했다. 이곳에서는 5~10정도 되는 단계의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환경에 맞게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선물가게 콘셉이라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다. 우리가 제작하는 것은 일러스트 문구와 가구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 제품에는 쓸모연구소 스티커가 붙어있다.

 

창작의 고통과 가치를 온전히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술인들이 고질적으로 겪는 취약한 재정적인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그냥 열심히 했는데..하하하(웃음)

큰 대비책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묵묵히 하면서 계속 정보 잘 찾고 그랬다.

 

쓸모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의미 있었던 부분이나 문화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되게 사소한 것인데 upcycling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 어째든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서 만들다보니 더러울 것이라고 인식하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페인트나 마감재와 같은 다른 재료들을 자연친화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지 않다. 한 번은 아픈 고양이를 키우는 고객이 와서 자세하게 물어보시고 가구를 구매했다. 고객정보를 아니 그 분의 SNS를 통해 가구를 잘 사용하는지 볼 수가 있다.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소소하지만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타기관이나 단체와는 어떤 형태로 협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할 때도 있고 방예리행사나 도봉청년축제 서울 끝 축제를 준비할 때 홍보물, 포스터 등을 담당했다. LOE, 꿈꾸는터 등과 함께 진행했다.

 

도봉구시민협력플랫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활동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청년과 공무원분들이다. 플랫폼을 통해서 다른 활동을 하시는 시민 분들을 만나보고 싶다. 사실 기회가 없어서 못 만나 뵀다. 무슨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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